◆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4월 2일 (화요일)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정태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최근 국가대표 출신 전직 프로야구 선수인 오재원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긴급 체포 결국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건 너무나도 치밀했던 오 씨의 발언이었는데요. 한 인터넷 신문사에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마약 수사와 회피법을 훤히 꿰뚫고 있는 것처럼 보였죠. 하지만 완벽 범죄는 없었습니다. 과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오씨가 자신의 혐의를 제대로 인정하게끔 만든 스모킹건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그는 어떤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될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진행을 맡은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정태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정태근 변호사 (이하 정태근) : 안녕하세요. 정태근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정 변호사님 야구 좋아하십니까?
◇ 정태근 : 저는 신림동에서 고시 공부하던 시절에도 목동에 왔다 갔다 하면서 야구 볼 정도로 정말 야구를 좋아합니다.
◆ 이원화 : 정말 광팬이신가 보네요. 그러면 선수 시절에 오재원 선수도 기억하고 계시죠?
◇ 정태근 : 그럼요. 국가대표 선수로도 공을 많이 세웠고 두산에서도 에이스 중에 한 명 아니었습니까? 오재원 선수의 팬이었고 그래서 이번 사건이 있었을 때 사실 큰 충격이었습니다.
◆ 이원화 : 그렇죠.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시는 분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 처음에는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었죠.
◇ 정태근 : 지난 3월 10일 함께 있었던 여성의 신고로 마약 혐의 조사를 받게 되었는데요. 오재원 선수는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바 있습니다. 당시 간이시약 검사에도 응해서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간이시약 검사는 짧은 기간의 투약 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때는 일단 음성이 나왔습니다. 그 길로 귀가 조치됐고요. 그래서 더욱 완강하게 부인하였던 것이 아닌지 추측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서 긴급 체포됐잖아요. 어떤 이유였습니까?
◇ 정태근 : 정밀 검사를 기다리던 중에 마약 투약의 단서 예를 들면 구매에 대한 증거와 같은 추가 증거가 확인되면서 19일 긴급 체포가 됐고요. 22일 구속영장이 신청되면서 22일에는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거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유아인 씨는 두 차례 구속영장이 신청됐는데 모두 기각됐잖아요. 그런데 왜 오재원 씨는 단박에 구속이 됐을까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설명해 주시죠.
◇ 정태근 : 오재원 선수 같은 경우에는 경찰이 투약에 사용한 주사기를 확보한 점이나 그 주사기에서 나온 DNA와 오재원 선수의 DNA가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아무래도 증거가 확실하면 실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주 우려도 높아지고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아마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한 인터넷 신문사에서 르포 형식으로 굉장히 디테일하게 사건이 소개됐거든요. 신고한 여성과 오재원씨의 통화 내역도 공개됐고요. 변호사님도 보셨죠?
◇ 정태근 : 네 봤습니다.
◆ 이원화 : 제모, 염색은 물론 토치까지 들고 다녔다는 것 아닙니까? 이런 거 보면 평상시에도 혹여 수사를 받게 될까 나름 철저했던 것 같거든요. 변호사로서 이 부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 정태근 : 이게 과연 일반인들 입장에서 가능할까 이런 생각이 들었고, 누군가로부터 전문적인 조력을 사전에 받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 이원화 : 요즘 워낙 관련 사건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마약 투약자들 사이에 매뉴얼 같은 게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 정태근 : 맞습니다. 그 암암리에 공유되는 대응 방법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이런 것들이 너무 디테일하게 대중들에게 공개되는 것은 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통화 내역 보면 "포렌식만 안 나오면 돼." "영상이나 사진 안 보냈지? 다 지웠지?"라든지 "걔는 판매로 들어가면 징역 15년이야. 우린 단순 투약이야. 필로폰은 죄질이 무거워서 집행유예 최대 구속이야." 일반적인 통화 내역은 확실히 아니죠. 특히 어떤 점이 눈길이 가던가요?
◇ 정태근 :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마치 훈련된 듯한 오랫동안 어떤 전문적인 조력을 받아서 준비를 한 것과 같은 발언으로 보여집니다.
◆ 이원화 : 이런 것들이 밝혀지면 추후 법정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까요?
◇ 정태근 : 당연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적극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했고, 증인이 될 수 있는 공범에게 허위 진술을 교사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죄질이 굉장히 나쁜 범행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이원화 : 이 언론사에 보도된 통화 내역도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까요?
◇ 정태근 : 이 사건 최초 신고자인 제보자가 오재원 선수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이고 아마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 녹음 파일에는 오재원 선수가 범행을 시인하는 내용도 다수 들어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증거로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 이원화 : "수면제 먹고 헛소리한 거라고 해." "서로 주고받은 적 없는 거야. 세뇌시키라고." 이런 식으로 신고 여성에게 강요 내지는 사주한 것 법적으로 봤을 때 이것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보십니까?
◇ 정태근 : 목격자나 공범에 대해서 허위 진술을 요구하는 것 이거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요. 우선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범죄를 처벌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혼자 한 것이라고 주장하라고 한 부분은 범인 도피를 교사한 것이 아닌지 검토해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마약 투약 혐의뿐만 아니라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았다 이런 의혹도 제기된 상태잖아요.
◇ 정태근 : 맞습니다. 자신의 수강생이나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 직원에게까지 부탁해서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대리 처방해 준 사람 부탁해서 받은 사람 다 처벌받게 됩니까?
◇ 정태근 : 이 경우는 대리 처방을 해준 의사가 의료법 위반의 죄책을 지게 되는데 1년 이하의 징역, 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대리 처방을 받은 사람의 경우에는 아직 이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공범으로라도 처벌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문제되지만 이 경우에는 처벌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집니다.
◆ 이원화 : 맞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사를 보면요. 이 수면제가 졸피뎀이라는 얘기가 있는데요. 졸피뎀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마약 관련 범죄로는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한 부분은 뭐라고 보세요?
◇ 정태근 : 당연히 마약의 공급책을 잡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계좌 이체 내역이라든지 휴대폰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추적해 나가는 수밖에 없는데 불법적인 마약 거래를 하는 마약상들이 대부분 추적이 어려운 대포 폰이나 대포통장을 사용하고 있어서 검거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입니다.
◆ 이원화 :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 씨 필로폰은 죄질이 무겁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건데요. 어려운 일입니다만 청취자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요. 어느 정도의 형량 예상해 볼 수 있을까요? 선처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 정태근 : 필로폰의 경우에는 메스암페타민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데요. 법정형이 그대로 선고되는 것은 아니라서 실제 판결은 대법원 양형 기준인 1년 내외의 형량이 예상되는데 여기서도 초범인 경우를 감안한다면 집행유예 판결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공범을 통해서 죄증을 임명하는 인멸하려는 시도를 한 것과 같이 굉장히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높은 정황들이 있기 때문에 오재원 선수가 또 공인이라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실현 가능성 충분히 높다고 보여집니다.
◆ 이원화 : 네 지금까지 정태근 변호사였습니다.
◇ 정태근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