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6:47~06:57, 12:47~12:57, 19:47~19:57)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3년 11월 28일 (화요일)
■ 대담 : 김한울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부동산 경계 침범, 취득시효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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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 안녕하세요, 사건 파일 이승우 변호사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열어볼 사건 파일은 ‘부동산 경계 소송’ 사건입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토지, 부동산의 경계 측량과 소송‘입니다. 토지 측량은 토지의 ①경계, ②위치, ③크기, ④형상 및 ⑤지형을 정확하게 결정하기 위해 수행합니다. 토지 측량의 결과로 작성되는 ’측량성과도‘는 토지의 경계와 소유권을 명확하게 나타내며, 부동산 거래나 분쟁 해결에 중요한 근거 자료로 사용됩니다. ’측량성과도‘는 다양한 토지 이용 계획과 부동산 프로젝트의 기반이 됩니다. 특히 토지 소송의 중요한 법리인 ’취득시효‘에 대해서 법무법인 법승의 부동산 전문변호사인, 김한울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김한울 변호사(이하 김한울) >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 변호사님이 주로 활동하시는 지역, 화성, 용인, 평택, 수원, 안성 등 경기남부 지역에는 부동산 프로젝트 , 토지 개발이 활발해서 토지 측량이 전국적으로도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지요?
◆ 김한울 > 네, 그렇습니다. 용인시 지역과 화성시, 평택시 지역은 사방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고, 다양한 토지경계 분쟁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이승우 > ’토지, 부동산 경계 측량‘에 어떠한 문제가 있어서 다양한 토지 경계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것인가요?
◆ 김한울 > 오늘 소개해 드릴 사건은 실제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형의 사건인데요. 땅을 소유하고 그 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 땅을 침범해서 벌어지는 경계 침범 사건입니다. 지도와 다르게 실제 땅 위에는 경계선이 그어져 있지 않다 보니 건물을 짓거나 부동산 개발을 하려면 측량을 해야 하는데요. 이 측량이라는 것이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고, 측량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는 일도 많습니다.
◇ 이승우 > 그 말씀은 경계 측량이 잘못될 수도 있고, 실제로 내 토지가 침범되는 사건도 자주 발생한다는 말씀이지요.
◆ 김한울 >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내 땅의 모양이 정확하게 지적도와 현황이 어떻게 일치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거든요. 그래서 내 땅이라고 생각하고 점유하고, 사용하는 상태로 있다가 다양한 이유로 경계측량이 이루어지면서 법정 분쟁이 다투어지고, 취득시효 같은 어려운 부동산 소송상 주장을 하고 싸우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 이승우 > 취득시효가 무엇인지 설명을 해주세요. 청취자 분들이 소멸시효는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 취득시효가 무엇인지는 좀 많이 낯설 것 같아요. 근데, 취득시효가 중요하다고요?
◆ 김한울 > 측량이 정확하게 이뤄졌는지는 눈으로 봐서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실수로 남의 땅을 침범하더라도 오랫동안 알기 힘든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래서 경계 침범 사건이 벌어지면 항상 같이 생각해야 할 것이 취득시효입니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취득시효란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내 물건이 아니어도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면 내 소유물이 된다는 것인데요. 부동산의 경우에는 설령 다른 사람이 소유한 땅이라도 ‘20년이 넘도록 내 땅으로 믿고 별다른 이의 제기도 받지 않은 채 점유’한다면 취득시효가 완성되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 이승우 > 그럼 오늘 준비해오신 사건으로 들어가보죠. 어떤 사건인가요?
◆ 김한울 > 이 사건 의뢰인은 2004년 무렵에 경기남부 지역 교외에 있는 땅 한 필과 그 위에 지어진 건물 한 채를 매수했습니다. 당시 의뢰인에게 땅과 건물을 판 매도인은 부부였는데, 무슨 사정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땅은 남편이, 건물은 아내가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당시에는 훗날 이 부분이 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두 사람에게서 땅과 건물을 한 번에 매수했습니다. 아무튼, 시간이 한참 흐르도록 의뢰인은 아무런 문제 없이 땅과 건물을 소유했습니다. 그런데 의뢰인은 땅과 건물을 사고 18년이 지난 2022년 무렵 황당한 내용증명우편을 한 통 받게 되시는데요. 우편 발신인은 의뢰인이 소유한 토지와 이웃한 토지를 소유한 사람이었는데, 의뢰인이 소유한 건물 담장 일부가 인접 토지를 침범하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인접 토지 소유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의뢰인을 상대로 경계를 침범해서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부분을 철거하고 토지도 인도해라, 그리고 토지 사용료도 내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이승우 > 취득시효 잠깐 언급하셨는데, 이 사건에서는 18년이 지난 후 연락이 온 상태에요. 법적으로는 어떻게 봐야할까요?
◆ 김한울 > 민법 제245조 제1항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설령 다른 사람이 소유한 땅이라도 ‘20년이 넘도록 내 땅으로 믿고 별다른 이의 제기도 받지 않은 채 점유’한다면 취득시효가 완성되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내 땅인 줄 알고서 점유했다’고 하는 요건을 법률용어로는 자주점유라고 하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악의의 무단 점유, 즉 타인 토지를 자기 소유가 아닌 줄 알면서도 무단으로 점유했는데도 취득시효를 인정해 준다면 상식적으로만 봐도 너무 부당하지요. 그리고 소유권을 취득하는 시점은 20년 넘게 점유한 시점이 아니라 처음 점유를 시작한 날이 됩니다. 즉, 소급효가 인정되는 것이지요. 또 중요한 부분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사람은 내가 점유한 기간뿐 아니라 나에게 부동산 점유를 넘긴 사람이 점유한 기간을 합산하여 20년이 넘어간다면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땅을 사고 1년밖에 점유하지 않았어도, 나에게 땅을 판 사람이 19년 넘게 점유했다면 취득시효 완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생깁니다.
◇ 이승우 > 네, 그럼 사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설명해주시죠.
◆ 김한울 > 이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취득시효 완성을 인정받는다면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게 되는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취득시효가 완성되면 소급효가 인정됩니다. 그러니까 비록 내 소유물이 남의 땅을 침범한 결과 내가 남의 땅을 무단으로 점유한 게 되더라도, 취득시효가 완성되면 처음부터 내 땅을 점유한 것이니까 어떤 의무도 부담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지요. 다시 사건으로 돌아와서, 부동산 취득시효를 주장하면 20년 넘게 남의 땅을 점유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사건 의뢰인분은 땅과 건물을 산 지 18년이 된 때 소송이 진행됐기 때문에 앞선 점유자, 즉 매도인이 그 경계를 침범한 담장을 점유한 기간을 합해서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문제는 담장이 최초 설치된 시점이 2022년을 기준으로 20년 이상 과거, 즉 2002년 이전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사건을 진행하면서 사진이나 영상, 항공사진과 같은 명확한 자료를 확보하지는 못했는데, 관공서에서 보관하는 토지개발과 관련 자료를 증거로 확보해서 이 부분을 입증할 수가 있었습니다.
◇ 이승우 > 담장 설치된 게 20년 이상이라는 건 입증이 되었고, 사건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 김한울 > 이 사건에서 더 큰 문제는 의뢰인과 매도인의 자주점유,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내 땅을 내가 점유한다고 믿고서 20년 넘게 타인 토지를 점유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앞서 의뢰인에게 땅과 건물을 넘긴 매도인이 부부 두 사람이었고, 부부가 땅과 건물을 각각 소유하고 있어서 문제가 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면, 의뢰인이 만일 경계를 침범한 담장을 건물 소유자인 아내에게서 넘겨받았다고 하면, 의뢰인은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매도인 부부 중에서 아내는 남편이 가진 땅 위에 담장을 설치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지 한 번도 자기 땅을 점유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의뢰인이 담장을 매도인 부부 중 남편에게서 넘겨받았다면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의뢰인에게 담장 소유권과 점유를 넘긴 매도인이 처음부터 내 땅에 담장을 설치해서 소유·점유한다고 생각했지만 의도치 않게 경계를 침범한 결과 타인 토지를 내 땅으로 믿고 점유하였다는 주장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담장이 건물에 딸려 있는 물건이냐, 아니면 토지에 딸려 있는 물건이냐가 굉장히 중요한 쟁점이었는데, 담장의 기능과 형태, 인근 지세를 살펴보면 담장이 실은 지반 붕괴를 막는 옹벽에 해당하며, 건물이 아닌 토지에 딸린 물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하고, 나아가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피고가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하는 반소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원고 측에 어떠한 배상도 하지 않은 채 새롭게 토지 소유권까지 취득할 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 이승우 > 오늘 ‘부동산 경계 침범 사건’을 살펴봤는데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 같아요,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
◆ 김한울 > 토지 경계 침범을 이유로 한 민사소송에서는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소송 향방과 결과가 크게 뒤바뀔 수 있으므로, 소 제기를 계획하시거나, 피고로서 소장을 송달받으신 상황이라면 우선 취득시효 완성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취득시효는 법리적으로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에 속합니다. 법리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주장조차 명확히 정리하기 어렵고, 입증은 더욱 어렵습니다. 취득시효와 관련한 문제로는 반드시 관련 소송 경험이 있는 법률전문가와 상담을 거치시기를 권합니다.
◇ 이승우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한울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한울 > 감사합니다.
◇ 이승우 >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 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줄 사건파일, 함께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