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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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청취자, 독자들이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11-27 04:41  | 조회 : 350 

[열린라디오 YTN]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방송일 : 20231125(토요일)

진행 : 최휘 아나운서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최휘> 소장님 오늘은 뉴스 회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신다고 하셨는데요. ‘뉴스 회피라는 표현 사실 좀 낯설거든요. 정확히 어떤 뜻인가요?

 

김언경> 뉴스 회피는 뉴스에 대한 적극적이거나 의도적인 저항 혹은 거부를 뜻하는데요. 다시 말해서 그냥 뉴스를 보지 않는 것보다 더 적극적인 의사 표현 행동으로 간주된다고 해요. 사실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말이나, 허위조작정보, 오보, 편파보도, 선정성 등이 싫어서 뉴스를 안보겠다는 말을 사람들은 예전에도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너무 이런 말을 많이 하는 거예요. “뉴스 보기 싫다. 나는 요즘 뉴스 안 본다라고 말이에요.

 

최휘> 사실 저도 요즘 주변에서 뉴스 보기 지쳤다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되는데요. 한 때는 뉴스가 드라마보다 재미있다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기도 했는데, 요즘은 상황이 좀 다른 것 같더라고요. 소장님은 어떠세요?

 

김언경> 저도 요즘은 예전처럼 뉴스를 자주는 안 봅니다. 예전에는 종이신문을 꼭 1부 이상 정독했지만 지금은 구독해서 보는 신문은 없어요. 공영방송 저녁종합뉴스를 실시간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보며 오늘 어떤 뉴스가 중요했나 살펴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냥 인터넷으로 뉴스 몇 가지만 선택해서 보게 됐습니다. 저는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을 다 찾아서 보곤 했고, 특별히 좋아해서 즐겨듣는 출근길, 퇴근길 시사프로그램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뉴스 다이어트를 많이 했어요. 특히 포털에서는 뉴스를 보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신경을 씁니다. 유튜브 시사프로그램도 예전보다는 적게 봅니다. 처음에는 제가 뉴스보기를 직업으로 하다 지쳐서 그런 거라고, 나만의 특별한 증상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주위를 둘러보니 저처럼 뉴스가 보기 싫어졌다는 사람들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이런 상태를 뭐라고 불러야하나 찾아봤어요. 뉴스 혐오, 뉴스 기피, 이런 키워드를 넣어보다가 이미 뉴스 회피라는 단어로 연구가 많이 되어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게 세계적 추세로 심각한 상태라는 것도요.

 

최휘> 그러니까, 뭔가 우리나라만 겪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뉴스를 회피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것이죠?

 

김언경> 맞습니다.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간하는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2>가 있어요. 각국 뉴스 이용 현황과 인식을 조사·분석·비교해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보고서인데요. 협력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 한국>에 따르면 2022년에 전 세계적으로 뉴스를 회피하는 이용자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겁니다. 조사대상 46개국의 뉴스 회피평균 비율은 69%, 한국은 그나마 그 평균보다는 조금 낮은 67%였습니다.

 

최휘>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답변했나요?

 

김언경>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독일, 프랑스, 핀란드 등 36개국 이용자들은 뉴스 회피의 주된 이유로 정치,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주제를 너무 많이 다룬다를 꼽았습니다. 미국, 영국, 그리스, 나이지리아 등 9개국 이용자들은 뉴스가 내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를 꼽았고요. 한국 이용자들은 유일하게 뉴스를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를 뉴스 회피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국 이용자들이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로 꼽은 내용과 비율을 살펴볼게요. 뉴스를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42%) 정치,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주제를 너무 많이 다룬다.(39%) 뉴스가 내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28%), 많은 양의 뉴스가 쏟아져 지쳤다.(26%) 회피하고 싶은 논쟁에 휘말리게 된다.(19%),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15%), 얻은 정보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낀다.(15%), 뉴스를 따라가거나 이해하기 어렵다.(11%) 순이었습니다.‘

 

최휘> 만약 지금 저에게 해당 조사지를 주면서 체크해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쓸까 고민될 것 같아요.

 

김언경> 솔직히 저는 답변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8가지 이유 모두 다 일면 공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제가 여러 글들을 좀 읽어봤는데요. 아직까지 뉴스회피의 요인은 이거다, 딱 떨어지게 말하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연구결과들을 살펴보면서 뉴스 회피의 요인은 매우 복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우리 언론에 많이 지쳤고, 뉴스를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라고 느끼며, 뉴스의 질도 떨어지고, 허위조작정보도 너무 많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뉴스를 볼 수 있는 미디어는 너무 많아졌고, 내가 찾지 않아도 알고리즘이 나에게 무차별적으로 많은 뉴스를 들이대고 있는 것도 짜증나고, 그 내용도 다 비슷비슷하고 수많은 정치보도가 쏟아져 나오는데도 지쳤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그런 뉴스를 읽을 시간도 부족하고 따라가기 버거워졌고요. 그런 뉴스들이 나를 우울하게 하고, 회피하고 싶은 논쟁에 휘말리게 할 뿐이고, 열심히 사회의 문제와 현상을 고발하는 뉴스들을 봐도 내가 개선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최휘> 갑자기 뉴스를 전하는 보도전문채널 종사자로서 조금은 복잡한 마음인데요. 한편으로는 말씀하신 것을 들어봐도 언론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드네요.

 

김언경> 맞습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큰 몫을 차지합니다. 월간지 <신문과 방송> 11월호에 실린 [뉴스 떠나가는 이용자들, 원인은] - ‘변화된 뉴스환경 이용자도 변하고 있다에서도 뉴스 회피에 대해서 다뤘는데요. 장윤재 서울여대 교수는 이 글에서 뉴스 이용 감소가 오롯이 언론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뉴스 이용자의 요구와 태도 또한 급격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디어 이용 맥락이 개인화되고 볼 것이 너무나 많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뉴스보다 재미있는 즐길 거리가 늘어났다는 점, 그리고 사람들이 뉴스를 찾아다닐 이유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사에 위협이 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건 위의 답변 중 많은 양의 뉴스가 쏟아져 지쳤다.(26%) 회피하고 싶은 논쟁에 휘말리게 된다.(19%),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15%)의 답변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최휘> 그런데 모든 종류의 뉴스를 다 회피하고 있는 걸까요?

 

김언경> <신문과 방송> 11월호에 실린 천현진 한국신문협회 신문발전연구소 연구원의 글에서는 [뉴스의 위기와 언론사의 생존 전략]을 살펴봤는데요. 이 글에서는 뉴욕타임스의 조사를 근거로 해서 특히 주목해 볼 점은 뉴스 회피가 모든 뉴스에서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글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특정 주제의 뉴스를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국내 정치(62%), 범죄·개인 안전(21%) 등 기존 미디어에서 가장 주요하게 다뤄온 의제들입니다. 여기에서도 뉴스를 기피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뉴스가 내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싫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최휘>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이 뉴스를 회피하고 있다고 분석되나요?

 

김언경> 아닙니다. 연령대와 정치적 성향에 따른 뉴스 회피경향이 다른데, 다른 세대에 비해 2030세대가,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 이용자보다 진보성향 이용자가 더 뉴스를 회피하는 경향이 높았습니다. 2020년 발행된 토프와 칼로게로풀로스연구에서는 젊은 개인, 여성,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의 사람들, 그리고 뉴스에 대한 내부 효능이나 신뢰도가 낮은 사람들이 더 높은 비율로 뉴스를 회피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실 이건 더 속상한 일인데요. 공론장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더 활발하게 사회를 개선시키고자 애쓰던 사람들이 아예 뉴스를 외면해버린 것이니까요.

 

최휘> 그렇군요. 사실 저도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이라서 당연히 이런 현상이 위기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꼭 저희 언론인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언경> 단순하게 보더라도 국민이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뉴스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해주는 장치잖아요. 비록 지금의 언론 보도가 너무 과도하게 많은데 비해 정확하고 공정하지 못하고, 깊이와 품격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뉴스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이고요. 저는 뉴스 회피가 더욱 심각해지면 국민의 정치, 사회적 참여는 줄어들 것이고, 활발한 공론장이 사라지게 될 것임으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매일 매일 벌어지는 세상 속 여러 사건·사고와 노동하며 생존하는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 속에서 토론하며, 연대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데요. 우리의 뉴스 기피가 심화되면, 누군가가 당하는 인권침해 현장도, 억울한 사연도, 부조리한 문제점도 알지 못하게 될 것이 뻔하니까요. 이처럼 함께 개선해야할 수많은 문제들이 공론장에서 배제되거나, 보도되어도 대중에게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휘> 그러면 이런 현상 속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요?

 

김언경> 뉴스를 보도록 언론사들이 노력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어맨다 리플리(Amanda Ripley)<워싱턴 포스트>에 실은 202278일자 오피니언 칼럼에서 나는 뉴스 읽는 것을 그만뒀다. 내가 문제인가, 뉴스가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함을 강조했는데요. 이 글을 보면 암울한 주제를 보도할 때 필수적 내용 외에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더 많이 전달하자 기후 변화와 같은 이슈들을 다룰 때 언론사가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만 보도하지 말고 상황을 개선시킬 방법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자 암울한 내용의 보도를 할 때 좀 더 공감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자고 제안했어요.

아까 말씀드린 신문과방송의 천현진 연구원 글에서도 뉴스 이용자들은 뉴스를 회피하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긍정적인 뉴스’(47%)를 가장 많이 제시했다고 합니다. 이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뉴스’(42%)를 꼽았다는 건데요. “결국 이용자들이 뉴스를 외면하지 않게 하려면 긍정적인 뉴스를 담아내고 우리 사회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뉴스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라고 평했습니니다.

물론, 말이 쉽지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겁니다. 정말 매일 다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저널리즘의 공간을 확보할 것인지, 어떻게 미디어 공공성을 확보할 것인지 언론 정책에서부터 시작해 미디어 환경에 맞는 다양한 고민과 개선방안 제시, 그리고 실행이 필요해보입니다.

 

최휘> 이미 뉴스 회피를 하고 있는 분들께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김언경> 사실 저 자신도 뉴스 회피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 민망하기도 한데요. 저는 그런 자신을 알아챈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내가 뉴스가 싫어졌구나. 뉴스에 지쳤구나. 그리고 이게 나만의 현상이 아니라 미디어환경의 변화 속에서 세계적인 추세였구나이것을 알면 마음이 좀 가벼워지기도 하고 또 해결책도 보이는 것 같아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두 가지 정도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는 뉴스를 봐야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대안은 좋은 뉴스를 많이 나누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주위를 보면 좋은 영화, 좋은 책을 권하는 글이나 영상은 많잖아요? 그런데 좋은 뉴스를 권하는 글이나 영상은 별로 없어요. 저부터가 매번 뉴스의 문제점을 지적만 했죠. 그러지 말고 좋은 뉴스를 소비하자고 권하는 그런 글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서로 좋은 뉴스를 권하고 또 감동을 나누고,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그런 뉴스를 서로 권하는 그런 작은 변화라도 실천하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최휘> 다소 부정적인 소식들 속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더 나은 방향에 대해 다룬다면 좋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오늘 미디어 비평에서는 뉴스 회피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소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언경> 감사합니다.

 

최휘>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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