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 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잠시만요] 홍주의"한의사, 한복에 짚신 신고 다녀야 하나? 현대 진단기기 사용 당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01-25 09:57  | 조회 : 1018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3년 1월 22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홍주의"한의사, 한복에 짚신 신고 다녀야 하나? 현대 진단기기 사용 당연"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오늘의 주인공은 약 20년간 한의사로 계시다가 재작년 4월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분입니다. 시민들이 더 편하게 한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의학을 발전시키고 또 세계 진출을 목표로 삼고 계시기도 한데요. 더 자세한 한의계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홍 회장님?

◆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하 홍주의)> 안녕하세요.

◇ 이성규> 네, 반갑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 직접 한번 자기소개 좀 해 주시죠.

◆ 홍주의> 안녕하세요. 제44대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홍주의입니다.

◇ 이성규> 아, 44대예요?

◆ 홍주의> 예, 그렇습니다. 

◇ 이성규> 그러면 몇 년 된 거예요?

◆ 홍주의> 저희가 연혁으로는 125년이 됐고요. 해방 이후로 치면 지금 72년 정도 됐습니다.

◇ 이성규> 그러면 연혁으로 할 때는 언제부터 해요?

◆ 홍주의> 저희가 대한의사총합소라고, 우리 구한말에 대한제국 때 대한의사총합소가 만들어집니다. 그것이 한의사들이 주축이거든요. 한의사가 주축이 아니라 한의사들만 있었죠. 그때는 한의사가 의사였으니까요. 그랬는데 일제시대 때 조선총독부가 독립운동에 가담하는 한의사들을 핍박하기 위해서 한의사 제도를 없앱니다, 중간에. 그래서 그때 잠시 의생으로 격하가 돼서 약 2~30년 간을 한의사 제도가 없는 채로 유지하다가, 그러다가 해방 이후에 51년도에 다시 면허가 인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 이성규> 또 그런 역사적 사실이 있었군요. 지난 2021년 4월, 한의사협회 회장님으로 부임하셨나요?

◆ 홍주의> 예, 그렇습니다. 

◇ 이성규> 그 전에도 협회에서 뭔가 봉사를 하셨을 것 같아요.

◆ 홍주의> 제가 대한한의사협회장 되기 전에는 서울시 한의사회장을 두 번 역임을 했고요. 그 전에는 임원으로도 활동을 했고 그랬습니다.

◇ 이성규> ‘한의학의 발전과 세계 진출을 목표로 삼는다’ 이러셨는데. 요즘 한의학, 전반적으로 어떠세요?

◆ 홍주의> 저희 한의사, 한의학이 국민들에게 굉장히 각광받고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약 10여 년 전부터 사회의 제도적인 변화로 인해서 저희 한의사들이 제도권에서 조금 배제되기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도가 사람들의 행위를 결정하지 않습니까? 그런 문제 때문에 조금 한의학이 위축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이성규> 한의사 경력이 언제부터 시작됐습니까?

◆ 홍주의> 제가 2002년도에 면허를 땄습니다. 그래서 이제 막 20년이 넘었고요. 로컬에서, 그러니까 소위 지역에서 한의원 원장으로 약 20여 년을 진료를 했고요. 재작년에 회장 당선된 이후로는, 저희가 겸직 금지입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지금은 진료에서 손을 떼고 협회 일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근데 원래 이력을 봤더니 회장님은 생화학을 전공하셨다고 돼 있더라고요. 근데 생화학은 오히려 양의 쪽 개념 아닌가요? 그런데 왜 또 한의학으로 편입을 하신 건지. 전학을 하셨어요. 왜 그러셨습니까?

◆ 홍주의> 먼저 그 두 학문에 대한 기본적인 걸 설명을 좀 드리면요. 생화학이라고 하는 학문은 인체 내에 일어나는 생물학적 반응을 분자 수준에서 화학적으로 고찰하고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즉, 바꿔 말하면 조금 전에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서양의학의 기초가 된 학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의대, 치대, 약대, 간호대, 한의대 모든 곳에서 생화학을 다 배웁니다. 그런데 반면에 한의학은 인체 내에 생리나 병리 현상을 좀 더 종합적이고 과학적으로 관찰해서 인체의 생리학적 균형을 유지하는 학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해석하는 방식이 좀 다릅니다. 마치 영어와 중국어, 영어와 러시아어가 같은 물건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처럼 해석하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그렇지만 해석하는 방식이 다를 뿐, 사람 몸을 관찰하고 그 원리를 찾는 학문적인 방향성은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떤 모티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계기 때문에 수능을 다시 봐가지고 한의대에 다시 들어오게 됐습니다.

◇ 이성규> 그 모티브가 궁금한데요?

◆ 홍주의> 제가 생화학 전공 중에 군대를 가게 됐고요. 군대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전공 덕분에 약제병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군대에서 약사 생활을 하는 거죠. 그 약제병을 하는 도중에 최전방에서 근무를 했는데, 거기서 제가 우연치 않게 야생 더덕을 제가 섭취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랬는데 그 더덕을 먹고 제가 굉장히 큰 몸의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 와서 제가 이제는 한의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알지만 그때 당시에는 몰랐거든요. 더덕이 제 체질에 딱 맞는 약재였던 겁니다. 그랬는데 그때는 제가 생화학적 마인드로 도저히 이것이 해석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생화학적으로 분석을 해보기 위해서 4학년 때 졸업 논문으로도 준비를 했었고요. 졸업 논문에서 제가 연구했던 것이 인삼, 더덕, 뱀에 모두 공통되게 사포닌이 들어 있습니다.

◇ 이성규> 뱀에도 들어가 있어요?

◆ 홍주의> 예. 뱀독에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데서는 사포닌이 독으로 작용하고, 어떤 데서는 똑같은 약초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 인삼 어떤 사람이 먹으면 좀 안 맞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열나게 하는 보양 작용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몸이 따뜻한 사람에게 식혀주는 보음 작용을 하기도 하고. 저희가 볼 때 서양과학적 마인드로 봤을 때 이해가 좀 안 되는 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한번 공부를 해보자 하고 바로 수능 준비를 해서 다시 한의대를 입학을 하게 됐습니다.

◇ 이성규> 근데 4학년 때 그 연구를 하셨으면 생화학과를 다 졸업을 하셨네요?

◆ 홍주의> 그렇죠. 졸업하고 3일 뒤에 한의대 입학했으니까요.

◇ 이성규> 그러니까요. 왜 편입을 안 하시고 수능을 다시 보셨어요?

◆ 홍주의> 제가 한의대에 대해서 예전부터 준비를 했던 게 아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4학년 때 지적 호기심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딱 들었을 때 마침 수능 접수 기간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러면 한번 접수해서 기회가 된다면 한번 공부해 봤으면 좋겠다 하고 접수를 그냥 하게 됐습니다.

◇ 이성규> 진짜 공부하신 시간도 몇 달 안 됐겠네요.

◆ 홍주의> 미처 준비를 제대로 못 하고 시험을 봤죠.

◇ 이성규> 평소 실력으로 그냥 가신 거네요.

◆ 홍주의> 운이 좋았던 겁니다.

◇ 이성규> 한의원 하면 또 한약, 침 말고도 또 여러 가지가 있나요?

◆ 홍주의> 예. 아직은 광범위하게 국민들에게 홍보가 안 돼서 자세히들 모르고 계신데요. 일단 한의사는 8개의 전문의가 존재하는 전문 과목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 전문의 별로 특장점들이 조금씩 있는데요. 일반적인 한의계를 크게 아우르다 보면 크게는 내과 질환 혹은 근골격계 질환 혹은 피부나 미용, 이런 쪽으로도 다양하게 치료를 많이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이제 코로나 등의 감염병에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등에 대한 우수한 효과는 예방의학적으로, 우리가 백신 맞으면 완전히 예방은 안 되지만 덜 고생하면서 지낸다고 하지 않습니까? 한의학적으로 한약을 복용하거나 이랬을 때 코로나에 실제로 걸리는 분들이 굉장히 가볍게 지나갑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에 후유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또 역시 후유증 치료가 굉장히 잘 되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요법으로 얘기하면 추나요법도 있고 약침요법도 있고 매선요법 이런 여러 물리치료 요법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근데 한의원을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는 내용인데, 아직 한의학을 접하지 못하셨거나 자세히 모르시는 분들은 이 기회를 통해서 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성규> 약침이라는 거는 침에다 약을 발라놔요?

◆ 홍주의> 아닙니다. 약침이라고 하는 것은 한약재에서 유효 성분을 추출을 해서 마치 주사액과 비슷한 약침 원액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을 약침 주입기라고 하는 주사기 형태의 주입기를 통해서 인체 내의 경혈 자리에 주입함으로써 침의 효과와 한약의 효과를 동시에 보는 것이 약침요법입니다.

◇ 이성규> 그게 이제 흔히 봉침, 그거랑 비슷한 건가요?

◆ 홍주의> 예. 봉침도 있고 중성어혈, 자하거, 소위 말하는 태반주사, 이런 것들이 다 한의학적인 약침요법입니다.

◇ 이성규> 태반주사는 양의에서도 쓰지 않나요?

◆ 홍주의> 그것이 이제 원래 한의약에서 자하거라고 해서 약침으로 먼저 썼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명칭을 태반주사로 바꿔서 양방에서도 쓰는 거죠.

◇ 이성규> 양 태반도 있고 인 태반도 있고 그렇다고요?

◆ 홍주의>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인 태반 위주로 했었는데 이것이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보니까 최근에는 인 태반은 활용이 안 되고 있고요. 돼지 태반이나 아니면 양 태반이나 이런 동물 태반 위주로 해서 원재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이성규> 회장님께서 예전에 서울협회장 때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 진료를 하셨을 거 아니에요. 기억에 남는, ‘이거는 이렇게 했었으면 더 잘했을걸’ 또는 ‘이랬더니 진짜 이런 효과가 나타나더라’ 그런 사례가 있으면 좀 소개시켜 주시죠.

◆ 홍주의> 이게 한의학과 양방의학의 아주 근본적인 차이를 제가 소개하는 어떤 예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우리가 소위 말해 입병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입안에 구내염이 생기는 경우. 그러면 환자분들이 이것이 생명에 영향을 주는 질환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너무 불편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한다든지 생활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방해를 받게 되고 불편하니까 사람들이 건강에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물론 크고 위험한 질환을 치료한 사례들도 있지만, 제가 기억에 남는 분 같은 경우는 한 20여 년을 구내염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고생하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물론 그동안에 소위 ‘닥터 쇼핑’이라고 하는데, 여러 병의원을 전전하셨죠. 그래서 보통 비타민C를 섭취한다든지 아니면 구내염 연고를 바른다든지 해서 임시방편으로 이렇게 근 20여 년을 고생하시던 여자 환자분이신데요. 그분 같은 경우에 접근법을 좀 달리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그래서 근본적으로 6개월여 간 한약 투약을 하면서 치료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거의 정상으로, 완치에 가깝게 치료가 되셨거든요. 여기서 제가 이분을 굳이 기억에 떠올리고 말씀드린 이유는, 저희는 보통 질환이 어느 병소에 생기면 그 국소부위에 집착을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거기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 이성규> 주로 양의는 그렇다는 거죠?

◆ 홍주의>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병증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중요하게 보는데, 한의학은 그 원인을 찾아갑니다. 그래서 그 환자분 같은 경우에는 기본 내과적으로 속에 열이 문제가 있는 분이었고, 그 가짜 열을 치료하는 것이 반복적으로 재발되는 구내염을 뿌리째 뽑을 수 있는 원인이라고 제가 진단을 했기 때문에 그 치료를 꾸준하게 6개월을 했고. 결과는 좋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6개월 동안 한약을 먹는 게 쉽지가 않거든요. 그 환자분도 믿고 따라와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고, 저 역시도 환자분을 믿고 꾸준히 치료했던 덕분이라고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우리 이때쯤 노래 하나 듣거든요. 어떤 노래 하나 소개하시겠어요?

◆ 홍주의> <행진>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굉장히 오래된 노래거든요. 이 노래가 제 기억에 들국화가 불렀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 이성규> 왜 좋아하세요, 이 노래?

◆ 홍주의> 어두웠던 과거나 아니면 현재의 역경, 고난 이런 것을 뚫고 이겨내서 계속 앞으로 발전해 나가고자 하는 그런 의지가 담긴 노래여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 노래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네, 그럼 홍주의 회장님이 추천하신 들국화의 <행진> 듣고 오겠습니다. 

들국화 / <행진> Play

◇ 이성규>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입니다. 회장님, 당선 공약을 살펴보니까 ‘현대 진단기기 사용권 확보’라는 항목이 있더라고요. 이게 뭐예요?

◆ 홍주의> 한의사나 양의사나 모두 국민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치료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명의 발달로 인해서 개발된 어떤 기기들을 양의사들은 마치 전유물인 것처럼 쓰게 하고 한의사들은 못 쓰게 하는 불합리한 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런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서 국민들을 보다 정확하게 진찰하고자 현대 진단 기기를 한의사들이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것이 그 공약의 내용입니다.

◇ 이성규> 그러니까 현대 진단 기기라는 게 현대화된 초음파 진단기기, 그런 부분이 적합한 예가 되나요?

◆ 홍주의> 예. 아주 대표적인 예입니다. 초음파라는 것이 우리가 눈으로 미처 보지 못하는 곳을 초음파를 쏨으로 인해서 초음파의 음영을 통해 인체 내에 여러 부위를 어떤 상태인지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도구를 쓰게 되면 보다 자세하고 정확하게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거죠.

◇ 이성규> 그런데 그런 거를 양의에서는 썼는데 한의학에서는 못 쓰게 했다, 그동안에. 지금도 못 쓰게 하나요? 대법원 판례가 있던 것 같던데.

◆ 홍주의>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연말에 12월 22일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새로운 판단 기준을 세워주셨습니다. 그때 그 판단 기준을 보면, 신체 내부를 촬영하고 진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런 의료기기들은 즉, 현대 진단 기기입니다. 과학과 문명의 산물이기 때문에 어느 특정 직역이 전유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리고 또한 국민들에게 특별한 위해성이 없고 법으로 사용을 못 하게 금지한 규정이 없다면 국민들을 위해서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새로운 판단 기준을 내려주신 겁니다.

◇ 이성규> 그런데 그전에도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런 규정은 없었다는 거죠?

◆ 홍주의> 그렇습니다. 한의사 선생님들이 초음파를 굉장히 많이 활용을 하셨고요. 실제로 초음파의 진단 이해, 초음파 활용법, 이런 책자를 한의사 선생님들이 쓰기도 했고요. 그랬는데 약 2010년 이후로 되면서 여러 가지 판례들로 인해서 저희가 못 쓰는 그런 상황에 처했을 뿐입니다.

◇ 이성규> 그런데 의사협회에서는 대법원 판례, 이번에 나온 판결에 대해서 불만이 좀 있는 것 같던데요?

◆ 홍주의> 불만이 상당히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이성규> 어떤 내용이죠?

◆ 홍주의> 의사들은 서양의학 원리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그 초음파를 동양의학의 기반인 한의사가 쓰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은 전제부터가 잘못된 거거든요. 지금 우리는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거꾸로 한의사들은 한복 입고 짚신만 신고 다녀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이건 도구거든요. 그래서 어떤 제도나 법을 해석하거나 정비하는 데 있어서는 누구를 위한 법인가가 중요하거든요. 즉, 국민들을 위한다면, 국민의 보건과 건강을 위한다면 국민들의 질병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도록 의료인들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맞고요. 만약에 의사라고 하는 특정 직역만을 위하는 법안이라면 ‘의사 이외에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법이 정비가 돼야겠죠. 그런데 대법원은 국민들을 대표하는 사법부의 대표 기관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의사협회의 권익보다는 국민들의 권익을 더 중요시 여겼다는 판단으로 저희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조금 전에 말씀드린 그 판결이 한의사 교육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네요?

◆ 홍주의> 그런 질문을 제가 굉장히 많이 받는데요. 실제로 한의대에서는 저희가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과거, 소위 말하는 전통의학적인 과목뿐만 아니라 양방의학이라고 하는 속칭 현대과학문명에 관련된 기기들, 이런 과목들을 굉장히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이성규> 이미 배우고 있군요?

◆ 홍주의> 예. 이미 엑스레이, 초음파, 기타 등등 아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는 해부학도 하고 있고요. 그런데 그것들이 반영이 안 되다가 뒤늦게 이번에 반영이 됐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이성규> 또 건강보험의 장벽도 넘어야 된다, 이게 무슨 얘기죠?

◆ 홍주의> 무슨 말이냐면요. 국민들은 잘 모르실 수 있는데요. 우리 병원에서 하는 진료 행위는 건강보험이 보장되는 행위와 인정되는 비급여 행위와 그다음에 임의 비급여라고 합니다. 크게 세 카테고리로 나뉘게 됩니다, 진료 행위가. 그런데 이번의 대법원 판결은 한의사가 (현대 진단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고 타당하다라는 판결이지만, 이것이 국민들에게 저희가 진료를 하고 활용을 하는 데 있어서는 비용적으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미 양방에서 초음파가 급여화되고 있으니까 한방을 이용하는 국민들도 초음파로 진료를 받았을 때에는 마땅히 급여가 돼야 된다, 이런 말씀입니다.

◇ 이성규> 급여가 돼야 된다라는 게 건강보험에 적용되어야 된다, 그 말씀이군요. 한의학 그러면 ‘계량화되지 않아서 비과학적이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제도 개선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실 생각이 있나요?

◆ 홍주의> 제가 외람되지만, 표현을 좀 바꿔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의학은 이미 과학입니다. 다만 오랜 기간의 경험과 학문적 연구를 통해서 정립된 과학입니다. 예를 들어서 영어를 쓰는 이가 한국어를 이해 못 한다고 해서 한국말이 언어가 아니라고 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한의학은 이미 과학인데 서양의학을 전공하신 분들이 저희 한의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비과학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언어도단인 것 같고요. 다만 이 부분을 다수의 주류가 이해할 수 있게끔 객관화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통역사가 영국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통역해 주듯이 한의학적인 어떤 진료 행위와 그런 결과물들 학문적 이론을 서양의학적으로도 해석해내서 많은 서양 의사들과 국민들이 좀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고 쉽게 납득이 되면 그것을 객관화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위해서 지금도 많은 한의사 임상 선생님들과 학회에 계신 교수진께서 많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끝으로 한의계의 발전을 위한 회장님으로서의 앞으로 계획, 있으면 말씀해 주시죠.

◆ 홍주의> 저는 한의계가 차별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유는 한의계가 차별을 받으면 불행해지는 것은 국민들입니다. 한의 진료를 이용하시는 국민들께서 보다 성실하고 정확하고, 그다음에 본인의 질환에 딱 맞는 그런 의료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여건들이 지금 제도적으로 아직 불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의계에 대한 차별은 결과적으로 한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불이익을 주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의료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홍 회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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