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5~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IMF때보다 더 힘들다? "우리 경제 그래도 잘 버티고있다, 상대적 양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12-12 14:33  | 조회 : 800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박정호 명지대 특임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이른바 3고 시대라고 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만큼이나 경기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인데요. 국민들 모두 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경제 진단 한번 해보고요, 앞으로 전망도 살펴보겠습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정호 명지대 특임 교수(이하 박정호): 안녕하세요. 

◇ 이현웅: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정말 ‘3중고’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물가 얘기부터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물가를 잡는다’라는 말을 참 많이 하게 되는데, 이거는 물가를 더 이상 오르지 않게 한다는 겁니까, 아니면 물가를 내린다는 겁니까?

◆ 박정호: 물가를 더 이상 오르는 속도를 늦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해 보입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지금 많은 국가에서 물가를 잡겠다라는 목표치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물가 상승률입니다. 통상적으로 많은 국가에서는 물가 상승률을 2% 수준으로 매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통상적인데요. 그런데 유럽 같은 경우는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 기준으로 10%가 넘는 상황이고요. 중남미 국가들도 15%가 넘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물가가 오르는, 즉 물가 상승률을 예전 수준인 2% 수준으로 계속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 물가를 떨어뜨린다라든가 아니면 물가가 똑같은 상태로 유지된다, 이런 것을 목표로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 이현웅: 물가 상승률을 2% 정도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말씀이신데, 우리도 똑같습니까?

◆ 박정호: 우리나라도 똑같습니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물가 상승률의 목표치는 2% 수준입니다. 2%를 목표로 잡는 이유는 물가가 유지되는 게 좋은 것이지, 고물가라 하더라도 계속 오르는 게 적합하냐, 이런 의구심을 가지실 수 있는데요. 물가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사실 소비와 투자가 정상적으로 유발되고 있고 경제활동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면서 발전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까 물가가 떨어지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수준으로 계속 올라가는 것을 정책 당국자들 그리고 경제학자들은 선호하는 것이죠.

◇ 이현웅: 앞서서 유럽의 10%대 물가 상승률도 말씀해 주셨는데, 우리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지난번에 6.3% 최고치 기록했고. 지난달에는 5% 정도로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긴 한데 아직은 앞서서 말씀해 주신 목표치 안정이라고 할 수 있는 2%랑은 좀 거리가 먼 것 같아요. 지금 우리 상황, 어떻습니까?

◆ 박정호: 예, 맞습니다. 사실 지금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이라는 건 여타 국가와 비교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유럽이라든가 미국이라든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서는 물가 상승률 자체로만 보면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이 견조한 수준으로 그래도 조금 덜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타 국가에 비해서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체질이라는 것은 그래도 상대평가 기준으로 했을 때는 견딜 수 있는 수준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보면, 과거 코로나19 터지기 전에는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를 넘기지 못한 경우가 많았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지금 물론 정점을 찍고 조금 내려오기는 합니다만 통상적으로 우리가 예전에 직면했던 물가 수준보다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물가들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요. 이 때문에 많은 가계 그리고 기업들이 최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자체적으로는 분명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전 세계와 비교했을 때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라고 분류될 수 있다. 이게 결론인 것 같습니다.

◇ 이현웅: 근데 다른 나라랑 비교하기 전에요. 그냥 당장에 제 지갑이 걱정이 돼서요. 아마 우리 청취자분들도 마찬가지이실 것 같은데, 이게 5%라고 하지만 실제로 제 주변, 제가 소비하는 것들은 대부분 10%씩은 올랐더라고요. 소비자 물가라는 게 어떤 것들을 지표로 합니까?

◆ 박정호: 소비자 물가라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주로 즐겨 사용하는 물건들을 가지고 집계를 하는 게 통상적입니다. 지금 말 그대로 소비 품목이라고 할 수가 있죠. 그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전반적인 모든 물가들, 예를 들어서 기업들이 주로 구매하는 철근이라든가 벽돌, 이런 것들은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 집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라는 건 우리가 흔히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사는 물건들을 가지고 집계되는 게 통상적인데. 그런데 여기에서 많은 분들이 ‘내가 마트에서 구매하려고 보니까 10% 이상의 상승으로 보이는데 왜 통계에서는 5% 내외라고 자꾸 말을 하는 거냐’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심리적인 요인도 관계가 큽니다. 많은 분들이 소비를 할 때는 상대적으로 마트에서 가격이 떨어진 물건도 있고, 가격이 그대로인 물건도 있고, 가격이 오른 물건도 있는데요.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가격 동향은 가격이 오른 것들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왜냐하면 물가가 많이 오르면 다 자신에게 부담이 되니까요. 그 때문에 실질적으로 마트에서는 우리가 물가 상승률 추이보다는 낮은 폭의 상승에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물건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 남은 게 크게 오른 물건들이 주로 각인되다 보니까 그런 실제 인식과 통계상의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그러면 소비자 물가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면, 좀 더 우리의 물가 상황을 근본적으로 짚어볼 수 있는 지표도 있습니까?

◆ 박정호: 근원인플레이션 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이 근원인플레이션 지수라는 것은 에너지라든가 농축수산물과 같이 계절적으로 또는 경기 변동에 따라서 가격이 크게 요동치는 물건들을 배제하고요. 그 나라에서 실질적으로 물가가 어느 정도 올라갈 수 있는 기본적인 펀더멘탈을 가지고 있는지를 추려서 집계하는 물가 지수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물가지수, 물가 상승률 같은 경우는 최근 이렇게 연말, 연시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이럴 때는 다소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도 있고 또 휴가철에는 좀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그런 부분을 모두 배제하고 통상적인 그 나라의 물가 상승의 추계를 진단하는 그런 지표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그래서 보완적으로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알겠습니다. 지금 6%대에서 5%대로 내려왔고 다소 둔화했는데, 내년에 이 흐름 이어갑니까? 어떻게 됩니까?

◆ 박정호: 지금까지 많은 경제학자들이나 정책 당국자들도 내년에도 이 추세를 어느 정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하셔야 할 게 있는데요. 물가 상승률이 6%에서 5%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는 3~4% 후반대로 내려온다 하더라도 물가 상승률이라는 것은 전년 동월 대비 집계되는 경제지표입니다. 그러니까 5%대에서 마치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내려왔다고 하는 것이 물가가 그러면 떨어졌다라고 오해를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게 아니라 물가가 상승되는 속도가 줄었다고 이해하셔야 되는 겁니다. 그러니 올해 많은 물건들이 평균적으로 5% 정도 상승을 했는데 내년도에 다시 그 5%에서 다시 3~4% 정도 또 추가적으로 상승된다는 것이니까, 결국 올해 5%에 다시 4%가 추가적으로 오르는 게 됩니다.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재작년 대비 10% 가까운 물가 상승률을 보이는 것이죠. 그래서 물가 상승률 자체가 낮아진다는 것이 물가 자체가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걸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현웅: 그래도 발표되는 수치 자체는 3~4% 정도로 예상을 하고 계신 건가요?

◆ 박정호: 예, 맞습니다. 올해보다는 상승 속도가 완전히 둔화될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아마 또 그에 영향을 미치는 게 금리가 아닐까 싶은데, 지금 일단 우리나라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히 미국의 기준금리일 테고요. 이번 주 FOMC도 있는 상황인데 미국 금리,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망을 해 주신다면요?

◆ 박정호: 미국 금리 같은 경우는, 최종 목표 금리가 4.5% 수준에서 5.0% 수준으로 더 목표금리를 올려 잡은 상황입니다. 이렇게 목표 금리를 추가적으로 올려 잡은 가장 큰 이유는 금리를 올리는 속도는 다소 둔화하는 대신 목표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정책적으로 대응하기로 미국 연준 의장인 파월이 발표를 한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중요한 게 주택담보대출 금리라든가 많은 가계대출 문제가 요즘 시급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현재 미국이 목표 금리 수준을 오히려 더 올렸다는 것은 매달 우리가 부담하는 이자 부담이 더욱더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는 게 더 좋겠습니다.

◇ 이현웅: 그러다 보니까 지금 아파트 거래 물량도 상당히 많이 위축돼 있는 상태고, 미국에서도 전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인 에릭 로젠그렌이 “경기 침체 없이는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던데, 이걸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 박정호: 이게 참 불편한 진실인 것 같습니다. 방금 말씀해 주셨던 분 같은 경우는 지금 현직이 아니라 전직에 해당되는 분이시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직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에서 자유롭게 어떻게 보면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론으로 따지면 우리가 물가가 낮아지기 위해서는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들의 수요가 줄거나 아니면 공급 자체가 더 늘어났을 때 물가가 떨어지는 게 통상적인데요. 그런데 지금 방금 말씀 주셨던 그분의 입장 같은 경우는 결국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가 줄어들었을 때 그것으로 인해 물가가 잡힐 수 있는 요인들을 말씀하신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제 경기 침체와 같은 일이 만약에 본격화된다면 소비 위축, 투자 위축 등으로 인해서 물가가 가파르게 안정될 수 있는 기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많고요. 지금 최근에 국가에서 물가 상승률이 다소 하락으로 예전보다 높은 수준보다는 낮아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도, 지금 신흥국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경기 침체의 우려감과 실제 소비와 투자의 위축 등으로 인해서 유발된 일들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지금 공식적으로 그런 표현을 쓰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실제로 제 주변에도 보면 마치 IMF 때 같다, 굉장히 힘들다. 이런 표현들을 많이 쓰고 계신데, 우리 경제를 지금 경기 침체라고 볼 수 있는 겁니까?

◆ 박정호: 이것도 말씀을 드리면, 역시 상대평가와 우리나라 내부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 두 가지로 나눠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유럽이라든가 아니면 아시아 나머지 국가들 그다음에 중국, 일본 등까지 다 포함했을 때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펀더멘탈은 견실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다른 국가들 같은 경우는 더욱더 경기 침체나 경기 축소 등이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분명 그런 것과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는 우리나라의 경기 상황이 좀 더 좋은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만 급격히 투자 위축 등이 전개되고, 특히 가계 대출이나 기업 대출 부담감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런 것들에 대한 어려움들을 토로하는 분위기 또한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건 이렇게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전 세계 경기가 맞물리면서 많은 세계 경제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조금 그래도 잘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앞으로 우리도 기준금리 계속 올리지 않겠습니까? 어디까지 올릴 거라고 내다보시나요?

◆ 박정호: 네, 일단 기준금리는 당연히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것은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다소 줄여줘야지만 환율 등이 안정될 수 있고 그런 여러 가지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화자금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인데요.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 기준금리 추이도 한은 총재의 예고성 발언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3.5% 수준까지는 올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히신 바 있습니다. 그런데 환율 시장이 다소 안정 국면으로 내려오긴 했습니다만 만약에 다시 1,300원대 후반대라든가 1,4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금리 차이를 더 줄이기 위해서 다시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이 더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이현웅: 근데 그렇게 되면요. 진짜 잘 버틸 수 있는 겁니까? 내년에 가계 대출 심각하다는 얘기 계속 쏟아지고 있는데, 무언가 다른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 박정호: 사실 기준금리라는 것은 특정 경제 주체에게만 선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어떤 정책적인 수단은 아니고요. 말 그대로 국가 전반에 적용되는 금리 수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최근 국가 차원에서 가계대출을 추가적으로 지원해 준다든가, 기업 대출을 추가적으로 지원해 주기 위해 금융당국으로 하여금 대출에 추가적인 여수신에 대한 능력을 부여하고 적극적으로 대출을 해줄 수 있는 내용들을 권고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 최근 부채와 관련된 통계를 보면, 은행권에서 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대출의 규모를 더 늘려주는 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대출을 더 늘려주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요. 이것은 실질적으로 기업 부분에서 더더욱 앞으로 불확실성이 더 높다라고 은행 측에서는 금융권에서는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현웅: 여러모로 걱정이 되는 상황임은 분명한 것 같은데 당국의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렇게 경제 진단 그리고 내년 전망까지 함께 들어봤습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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