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 방송시간 : [일] 20:20~21:00
  • 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잠시만요] 30년 도시의 발자취를 걷다...<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4-04 16:33  | 조회 : 105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2년 4월 3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김종신, ‘정다운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30년 도시의 발자취를 걷다...<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서로 다른 색깔이 모여서 하나의 아름다운 색이 탄생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역시 그렇습니다. 다양한 꿈이 모여서 꿈처럼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는데요. 오늘의 주인공.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의 김종신, 정다운 감독 모시고 다 함께 조화를 이루는 도시 건축에 대한 이야기 만나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 김종신 감독(이하 김종신)> 네, 안녕하세요.

◈ 정다운 감독(이하 정다운)> 네, 안녕하세요.

◇ 이성규> 지금 마스크를 쓰고 오셔서 인상을 잘 모르겠는데 조금 두 분 닮으신 것 같은데요.

◈ 정다운> 감사합니다. 사실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청취자 여러분께 직접 자기소개를 먼저 해 주시죠. 우리 정다운 감독님부터.

◈ 정다운> 네, 안녕하세요. 저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를 만든 정다운입니다. 반갑습니다. 

◇ 이성규> 김종신 감독님.

◆ 김종신> 공동 연출을 한 김종신이라고 합니다.

◇ 이성규> 근데 두 분 닮으신 거를 이렇게 보니까 기록에는 안 나오는데 두 분이 왜 닮았죠?

◈ 정다운> 아기를 같이 키우고 있고, 닮았다는 얘기 굉장히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저희 남편이 미남이어서.

◇ 이성규> 김종신 감독님은 좋아하시네요. 이렇게 꼭 옆구리 찔러서 말씀드려야 될 것 같아요. 2012년에 건축전문 영화 영상 제작사 -  기린그림을 설립 하셨더라고요. 그동안 어떤 작품들을 만드셨어요.

◆ 김종신> 저희가 건축가분들하고 작업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대표적으로 황두진, 김찬중, 조병수 선생님, 이런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선생님들이 저희에게 의뢰를 해주셔서 예전에는 건축 잡지 같은 데 실릴 만한 사진들을 많이 찍었다고 하면, 요즘은 영상 시대니까 건축을 꼭 사진으로만 기록하지 않고 영상으로 기록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면서 저희가 그런 작업들을 했고요. ‘이타미 준의 바다’라는 다큐멘터리를 2019년에 개봉했었습니다.

◈ 정다운> 이타미 준이라는 유동룡 선생님. 재일 한국인 선생님이시거든요. 건축가 이야기예요. 그래서 제주도의 명작들이 많이 있는 수풍석 미술관, 포도호텔, 그런 명작들이 굉장히 많으신 재일 한국인 이타미준 선생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였습니다. 그래서 ‘이타미 준의 바다’라는 그 작품을 2019년에 저희가 또 개봉을 했었어요.

◇ 이성규> 그러셨군요. 이게 기린그림, 기린이 뭐예요.

◆ 김종신> 저희 생활 속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그 기린이 맞습니다.

◇ 이성규> 그림은요.

◆ 김종신> 영화사나 이런 이름을 보면 ‘무슨 무슨 픽쳐스’라고 많이 하는데 저희는 우리말로 이름을 좀 지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음반 제목 중에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이라는 그런 음반 제목이 있었는데 거기서 이제 기린그림으로 우리말로 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조감도라고 하잖아요. 건축물을 볼 때 저희가 약간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림으로 내려다보는데 기린의 높이에서 내려다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도 해봤고요.

◈ 정다운> 그리고 기린 눈이 너무 예뻐 가지고 미학적으로 아름답게 보고 싶다.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기린의 눈이 굉장히 예뻐서요.

◇ 이성규> 상상은 되는데 미학적으로 그냥 예쁘다.

◈ 정다운> 미학적으로 표현을 하는 거죠. 그 공간성을. 그래서 저희가 발견해내는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일반 관객들한테 조금 편안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담긴 이름이에요.

◇ 이성규> 두 분이 나오셔서 인터뷰를 하시는 날에는 보통 말씀하시는 걸 제가 눈빛으로 이렇게 지정을 해주거나 그렇게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도 두 분이 너무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되시는데 두 분이 평상시에 호흡이 잘 맞으시나 봐요? 오늘이 이례적인 건가요, 늘 이러시나요.

◆ 김종신> 네. 호흡이 잘 맞습니다.

◈ 정다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관계가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근데 작업을 하실 때는 좀 부딪히지 않으세요.

◆ 김종신> 단계를 넘어섰다고 해야 될까요. 그럴 때가 많이 있었죠. 근데 어느 정도 이제 시간이 지나니까 아까 약간 우스갯소리 말씀드린 것처럼 노사 관계로 지내고 있습니다.

◇ 이성규> 누가 노고, 누가 사냐. 청취자 여러분들이 지금 잘 모르실 텐데.

◆ 김종신> 대표님이 정다운 감독님이십니다.

◇ 이성규> 정다운 감독님이 ‘사.’ ‘노’라고 그러려고 그러셨죠. 마음을 들킬 뻔 하셨네요.

◈ 정다운> 제가 영국에서 건축과 영상이라는 공부를 했어요. 그래서 워낙 공간이랑 건축에 관심이 많이 있었고 그리고 영화를 한국에서 전공을 했는데 영국에서는 제가 더 관심이 있었던 공간을 탐구하고 싶어가지고 건축과 영상이라는 코스를 했거든요. 그래서 건축 관련 프로젝트를 하는 제작사니까 제가 그냥 대표가 된 그런 셈입니다. 공동 대표예요. 사실.

◇ 이성규> 근데 그 영국의 건축하고 한국 건축이 좀 달라요? 어때요?

◈ 정다운> 그게 이제 어느 공간에 놓이느냐, 어느 땅에 놓이느냐, 라는 것. 그게 다르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죠. 모던건축으로 들어오면서 비슷해지고 그러는 게 있지만, 결국 한국에 놓이는 건축. 그리고 영국에 놓이게 되는 건축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 김종신> 저희 다큐멘터리에 나와 주시는 승효상 건축가께서 ‘지문’이라는 표현을 쓰시는데 먼저 땅의 무늬. 건축은 그 땅에 맞는 건축이라는 게 따로 있다, 라는 말씀을 하시곤 하셨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영국과 한국의 건축이 다르다, 이렇게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그런데 다큐멘터리 영화 만드신 거, 이번에 선을 보이게 되셨는데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이게 어떤 작품이죠.

◆ 김종신> 네. 파주 출판도시를 아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세계에서 정말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민간이, 그러니까 일반인들이 도시를 만들겠다는 꿈을 꾼 거예요.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 바로 파주 출판도시입니다. 출판인들과 건축가들이 함께 꿈을 꿔서 만들어진 그 도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루고 있는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이성규> 그런데 이 작품으로 제12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예술공헌상’ 수상하셨더라고요. 축하드립니다. 왜 이 상을 받으셨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이번에는 ‘사’주님.

◈ 정다운> 공동대표 정다운입니다. 저희가 공간을 다루고 공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거든요. 그래서 보통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되는 것에서 조금 확장을 해서 그 공간 자체가 어떻게 보면 주인공 중에 하나인 셈이니까요. 그 공간성을 표현해낸 저희들의 스타일 같은 것을 높게 사줬다고 감사드리고 있어요.

◇ 이성규> 파주 출판도시 이야기 조금 나왔으니까 거기는 어떤 데예요.

◆ 김종신> 기본적으로 출판사들이 1단계, 2단계, 단계가 좀 나눠져 있는데요. 1단계에는 출판과 관련된 출판 인쇄, 출판과 관련된 회사들이 입주를 했고 2단계에는 영상과 관련된 매체 회사들이 입주를 해 있습니다. 사실 달리 표현하자면 파주 출판도시라는 표현도 있지만, 산업단지라고 법적으로는 규정이 돼요. 그럼 어떤 분은 거기 공단 아니냐. 공단을 어떻게 도시라고 부를 수 있냐,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희가 봤을 때는 충분히 도시라고 불릴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30년 동안 기획됐던데 1980년대. 이때 난개발이 막 유행하던 땐데 파주가 어떻게 개발된 것 같아요?

◈ 정다운> 그렇죠. 그러니까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최대한 땅 부지의 면적을 넓히고 그래서 땅값을 전체적으로 내리고. 그리고 최대한 높이 올리고. 이런 식으로 난개발이 횡행하던 시절이죠. 사실 그게 경제성에서도 앞서가는 측면이 있었고. 그런데 파주에서 출판도시를 만들겠다, 라고 생각을 했던 출판인들하고 건축가들은 정말 다른 접근을 했어요. 그러니까 거기가 파주의 유수지가 있는 그런 곳이었고 조그만 샛강이 흐르는데 걔를 그냥 의미 없이 그냥 다 메워서 땅으로 만들어 버리고 거기에다가도 건물을 세울 수 있게 하자, 라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그때 당시는 그런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안 하시고 이 샛강이 주는 생태적인 가치라는 것이 우리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때, 땅덩어리가 조금 더 넓은 것보다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다, 라는 것을 알고 계셨던 분들이셔서 처음부터 그 샛강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노력을 하셨어요. 그래서 접근법이 달랐던 거죠. 미래 세대를 위해 더 좋은 공간을 전달하려면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할까? 이런 걸 아주 초기부터 생각을 하셨고 그런 더 좋은 공간성 안에서 좋은 책을 만들자, 라는 꿈을 꾸셨던. 그래서 특별한 도시가 됐다고 생각을 합니다.

◇ 이성규> 네. 파주가 그래서 매력이 있어요, 없어요?

◆ 김종신> 아주 매력이 많은 곳입니다. 특히 이제 봄, 가을에 봄에는 어린이 책 잔치. 가을에는 파주 북소리라는 페스티벌이 열릴 때 많이들 찾으시고 하는데요. 요즘에는 한적하게, 거기에 지혜의 숲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거기서 편안하게 무료로 책을 이렇게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인데 특히 코로나 시대에 집에만 계시면 답답해하실 수 있는 그런 상황에서 그런 넓은 공간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 그 자체가 굉장히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다운> 게다가 24시간 오픈이에요. 그 넓은 도서관 공간이.

◇ 이성규> 요즘도요 이 암흑기에도.

◈ 정다운> 언제든지 가서 그냥 책을 펼칠 수 있습니다.

◆ 김종신> 네. 혹시 런던의 ‘바비칸 센터’라는 것을 저희는 참 좋아했었는데 ‘바비칸 센터’ 같다는 느낌을 저희는 받았어요. 거기서도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고 학생 때니까, 돈이 없으니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참 좋았는데 파주 지혜의 숲이 그런 곳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성규> 이번에 다큐멘터리 제목을 위대한 계약이다. 그랬는데 이 계약을 ‘위험한 계약’이라고 표현하셨더라고요. 그거 왜 그러셨어요?

◈ 정다운> 그게 위험할 수밖에 없는 계약이었다, 라는 표현으로 사실 위험한 계약인데 위대한 계약이 됐다, 라는 말씀을 민현식 건축가 선생님이 하세요. 파주 출판도시를 같이 만드신 건축가 분 중에 한 분이신데 그 이유가 그게 쉽게 개인적인 욕심이 앞서가는, 어떻게 보면 욕망의 산물인 부동산이랑 연관된 프로젝트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좀 내려놓고 공동의 가치를 위해 자기들이 세워놓은 조금 더 좋은 공간에서 좋은 책을 만들자, 라는 공동성의 가치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위해 개개인의 욕심을 다들 조금씩 다 내려놓은, 쉽지 않은 계약이었거든요. 그리고 거기에는 법적인 규제가 강하게 들어가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스스로 자기들이 그것을 내려놓고 그것을 지켜줘야 되는 부분이 있었던 건데 됐다는 거죠. 그래서 정말 위험했지만 굉장히 위대했던.

◇ 이성규>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의 김종신, 정다운 감독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두 분 이쯤에서 우리가 노래 하나 듣거든요. 뭐 하나 소개시켜 주실래요.

◆ 김종신> 양방언 선생님이라고 재일 한국인 음악가가 계신데요. ‘드림 레일로드’라는 곡이 있습니다. 꿈꾸는 철도.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양방언 선생님이 아버님은 제주도 분, 어머니는 신의주 분. 그래서 통일을 꿈꾸는 그런 노래를 한번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남에서 북으로 향하는 기차를 노래로 만드셨는데 그 노래가 저희 영화에 좀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게 파주 출판도시가 개성에서부터 30Km. 그리고 서울 시청에서부터 30Km. 딱 그 지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기회가 되면 조금 더 말씀드리고 싶은데 아무튼 통일에 대한 그런 염원도 파주 출판도시에 같이 담겨져 있어서 그 노래를 부탁드렸습니다.

◇ 이성규> 두 분이 추천하신 양방언의 ‘드림 레일로드’ 듣고 오겠습니다. 네, 양방언의 드림 레일로드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의 김종신, 정다운 감독입니다. 이게 뭘 담았을지 상상이 별로 좀 안 가거든요. 뭘 담으셨습니까.

◆ 김종신> 현 시대의 젊은이들, 지금은 각자도생의 시대라고 생각을 해요. 정말 부끄러운 말씀이지만 저희 때는 대학 다닐 때 학점도 별로 신경도 안 쓰고 나라가 발전기였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젊은이들은 굉장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파주 출판도시를 꿈꾸셨던 분들이 함께 무언가를 한다. 공동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함께 꿈을 꾸고 함께 그 꿈을 이뤄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요즘 젊은 분들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다운> 그리고 같이 모여서 더 좋은 책을 만들자, 라는. 혼자서 잘나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 같이 뭔가를 좀 해보자, 라는 끈끈한 것이 결국은 후대의 미래 세대에도 더 좋은 도시를 줄 수 있는,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이루게 된 그 뜨거웠던 열정 같은 걸 저희가 담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가치, 그걸 잘 전달하고 싶은 그런 영화였습니다.

◇ 이성규> 근데 그게 쉬운 것도 있고 어려운 것도 있을 텐데 어쨌든 어려움이 좀 컸을 거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촬영 과정에서 그런 것도 느끼셨을 거고, 또 촬영 과정도 어려웠을 거고. 그런 느낌이 드는데요.

◈ 정다운> 일단 굉장히 많은 분들이 다 똑같은 생각을 하시는 건 아니시잖아요. 그분들을 찾아뵙고 인터뷰 허락을 받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고요. 그리고 조금 다른 부분을 말씀 해주시고자 하셨던 분들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남으니까 인터뷰를 못 해 주신다는 분들도 많으시고. 그래서 그거를 객관적으로 조율하는데 그런 것도 굉장히 어려웠고요. 그리고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계시고, 그런 과정에서 아름다운 역사를 그래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잘 정리하는 그 과정 자체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워낙 그분들이 평생 당신들의 삶을 바친 역사잖아요. 그러니까 그 역사에 대해 저희가 함부로 할 수 없는 그런 어려움이 굉장히 컸죠. 그래서 매 순간 코멘트 하나를 편집을 할 때마다 사실은 저희 입장에서도 걱정도 많이 하고 이렇게 두려운 부분도 있고 혹시 누가 되면 안 되는. 이런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또 만들고 나서 그래도 파주 추반도시의 전반적인 역사를 그래도 어떻게 보면 조금이라도 전달을  잘 했다는 부분이 있어서 그것에 대한 만족도는 굉장히 크고 감사해하고 있어요.

◇ 이성규> 그 작품을 만들면서 30년이면 그 중에는 상당히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있었을 텐데 일반 시청자님들이 얼핏 생각하는 것과 찍다가 알아낸 사실 중 약간 편차가 있을 것 같은 게 있으면 그걸 좀 줄여주시죠.

◈ 정다운> 저는 개인적인, 어떻게 보면 이익이라는 것을 굉장히 크게 생각하고 파주 출판도시를 바라보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분들은 뭔가 성공했으니까 거기에 큰 사옥을 가지고 계시지. 아니면 들어가서 부동산으로 부자가 됐다더라. 이런 식의 어떻게 보면 밖에서 그런 루머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 김종신>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 땅을 사지 말자, 라고 해서 정말 그 지역의 땅을 사지 않아서 지금 와서 후회한다. 이런 얘기를 하시는 분도 사실은 계셨고요. 살 걸 그랬다. 이런 얘기를 하셨던 분도 계셨고. 그다음에 출판계 분들과 건축가분들이 같이 꿈을 꾸셨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건축가분들도 그때 조금 아쉬웠던 지점들이 있어서 2단계 계획을 할 때는 조금 더 보완을 해서 이용하시는 분들이 이용하시기 편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이성규>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인가요.

◈ 정다운> 그렇습니다. 3단계까지 꿈꾸고 계시고요. 3단계는 아티스트 그룹들이 조금 주요 멤버들이 되셔서 또 3단계의 꿈을 꾸고 계세요. 그래서 여전히 미래를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꿈꾸는 건 통일 시대를 꿈꾸시는 거죠. 그러면 거기가 북과 남, 남과 북을 연결하는 그런 문화 기지, 전진 기지가 될 것이다. 그것이 꿈이세요.

◆ 김종신> 조금만 덧붙이면 저희가 촬영을 하러 수십 번을 거길 갔을 거잖아요. 가면서 어느 순간 표지판에 교통 자유로에 ‘개성’이라고 이렇게 적혀져 있는 거예요. 개성까지. 그 이후에 평양이라고 또 그게 바뀌었어요. 뭔가 굉장히 뭉클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이성규> 예. 영화 소개를 보니까 도시에 깃든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 라고 돼 있더라고요.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 김종신> 아까 유수지를 메우지 않았다. 이 얘기를 잠깐 드렸는데 거기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철새들을 볼 수 있는, 도시 안에서 희귀종을 볼 수 있는 거의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곳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 정다운> 도시 안에 있는 샛강에서, 철새를 볼 수 있는 거죠.

◇ 이성규> 이런 얘기가 이제 영화 안에서도 나오는 거죠.

◈ 정다운> 그렇습니다. 그리고 건물이 4층 높이여서요. 하늘이 굉장히 넓고 자연 안에 있는 그런 도시인 거예요. 그래서 정말 아름다운 생태 도시입니다.

◆ 김종신> 어떤 건물 하나가 주인공이 되는 게 아니라 모든 건물이 조화로움을 추구했다, 라는 게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그리고 도시건축 다큐멘터리는 좀 딱딱한 느낌이 드는데 두 분 말씀 듣다 보니까 제가 다 녹아가지고요. 근데 어떠세요. 이 영상 만드시면서 다큐멘터리 매력이 좀 있던가요.

◆ 김종신> 전 말씀을 듣는 거를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너무 저는 운이 좋은 거죠. 이런 직업을 갖고 선생님들 만나서 저희가 만들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그거를 다시 편집을 하면서 저희가 다큐멘터리 한 편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운이 좋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다운> 그리고 그 공간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또 있으니까요. 그 공간이 들려준 이야기를 잘 전달해 하는 그런 다큐멘터리가 건축 도시 다큐멘터리인 것 같습니다.

◆ 김종신> 그래서 저희가 운이 좋게도 전작 ‘이타미 준의 바다’라는 건축 다큐멘터리가 배급사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의 관객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능성이 있겠다. 조금 더 해보자, 라고 저희 열심히 으쌰으쌰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4월 21일 개봉한다죠. 왜 봐야 되는지 말씀하시면서 마무리 말씀 한마디씩 해주시죠.

◈ 정다운> 저희 삶 속에 공간이 너무너무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또 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두 가지가 다 합쳐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김종신> 의식주라고 우리에게 필요한 거를 표현한다면 옷하고 음식 관련된 콘텐츠들은 많이 있는데, 최근에 공간이라든가 집에 대한 콘텐츠들도 많이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저희가 그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앞으로도 할 수 있도록 재밌는 영화로서 여러분께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성규> 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의 김종신, 정다운 감독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두 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예, <이런 사람도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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