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5~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봄에 꽃보다 '시신'을 더 많이 보는 법의학자 유성호는 알랭들롱 안락사를 찬성할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3-22 12:04  | 조회 : 1799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3월 22일 (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1부는 생활 속 이슈들을 속속들이 들어보는 이슈in터뷰 시간입니다. 프랑스 배우 알랭들롱이 안락사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죠. 그의 아들에게 안락사를 부탁했다는데요. ‘안락사’란 무엇이고 ‘존엄한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알아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주요 사건과 범죄 관련 부검의로 잘 알려진 분이시죠.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이하 유성호): 안녕하세요.

◇ 이현웅: 교수님 강의나 방송에 나왔던 걸로만 항상 접하다가 오늘 이렇게 인터뷰하니까 영광이네요. 알랭들롱 소식 혹시 들으셨나요.

◆ 유성호: 지면에서 봤습니다.

◇ 이현웅: 현재 스위스에 거주 중이라서 안락사를 선택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알려졌는데 스위스는 법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는 건가요.

◆ 유성호: 2천년에 안락사와 관련된 법률이 통과된 이후에 의사단체의 도움을 받아서 안락사 정확히 말하면 의사 조력 사망인데요. 의사가 도와줘서 사망할 수 있는 법률이 제정돼 있습니다.

◇ 이현웅: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의사 조력 사망을 말씀을 해주신다면요.

◆ 유성호: 치명적인 약물을 혼자가 아닌 의사 단체로 구성된 단체는 라이프 서클이라든지 디그니타스라든지, 인터네셔널 이런 여러 단체가 있는데요. 이 단체에서 서류를 심사해서 그 기준에 맞으면 약물을 처방해서 환자 스스로가 투여해서 사망케 하기 때문에 일종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자신의 선택, 자기의 의지만 있다면 어떤 경우든 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건가요.

◆ 유성호: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기준이 있는데요. 견디기 힘든 고통이 있어야 되고 회복의 전망이 없어야 되고 치료 수단이 없고요. 그다음에 의사 표현이 명확해야 합니다. 치매나 우울증이라든지 심각한 상태에서는 받아주지 않습니다.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한 사람에게 심사를 통해서 허용합니다.

◇ 이현웅: 이때는 가족의 동의라든가 보호자의 동의 이런 것들은 필요가 없나요.

◆ 유성호: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가족의 의사도 중요한데요. 외국 같은 경우는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가족의 의사는 전혀 고려의 대상은 아닙니다. 이걸 선택하는 분들이 당연히 가족과는 상의를 하겠죠.

◇ 이현웅: 말씀해 주신 내용을 들으면 무언가의 병에 의한 선택이 기준이 된다는 것 같은데 예를 들어 나 생활고가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이 너무 심해서 안 되겠어요 라고 하는 경우는 허용이 안 되는 건가요.

◆ 유성호: 생활고 같은 경우는 진단 기준에 맞지 않고요. 우울증 같은 경우도 질병 때문에 다른 치료 수단이 있다면 배제가 되고요. 다만 데이비드 구달이라는 세계적인 식물학자가 스위스의 호주 사람인데요. 스위스에 가서 의사 조력 사망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고령이었기 때문에 선택한 경우는 있었습니다. 그것도 힘든 고통이 있고 회복의 전망이 없잖아요. 치료 수단도 없고 이런 것에 충족한 거죠.

◇ 이현웅: 저희가 일반적으로 안락사 얘기를 할 때 스위스의 예를 많이 드는데 전 세계에서 안락사를 인정하는 곳이 스위스밖에 없는 건가요.

◆ 유성호: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의사 조력 사망은 스위스뿐만 아니라 벨기에, 네덜란드 그다음에 질병에 있는 것으로 엄격하게 구분하는 미국 같은 경우에는 오레건주라든지 워싱턴주 그다음에 호주 같은 경우에는 빅토리아 3주 등이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외국 사람에게 허용하는 유일한 나라는 스위스이기 때문에요. 그게 좀 유명하게 된 거죠.

◇ 이현웅: 그래도 의외로 자국민에게 선택권을 주는 나라나 혹은 도시들은 꽤 있는 거네요.

◆ 유성호: 그렇습니다.

◇ 이현웅: 우리나라는 관련 논의가 어떻게 진전이 되고 있나요.

◆ 유성호: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여러분 아시겠지만 웰다잉법이라고 알려져 있는 연명의료 중지에 관한 법률이 있고요. 일부분 쉽게 소극적 안락사라고 연명의료를 중단하기 때문에요. 회생의 가능성이 없고 말기일 경우에 심폐소생술이라든지 혈액투석 항암제라든지 수혈 이런 것들을 안 받겠다. 결정할 수 있는 연명의료 중단 소위 소극적 안락사는 우리나라에서 허용하고 있는데요. 바로 윗 단계가 스위스나 아니면 미국의 오레건주 같은 데서 허용하고 있는 의사 조력 사망인데요. 이거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죠. 이번에 알랭들롱이 선택한 것도 알랭들롱은 신청서를 낸 것으로 보이고요. 아직 심사는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요 만약에 심사에 들어가겠다. 이런 정도의 의사를 표명한 건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결정은 불가하죠.

◇ 이현웅: 연명의료 중단 앞서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러면 이걸 위해서라면 가족들 동의가 필요한 건가요.

◆ 유성호: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도 본인이 누구나 건강할 때 19세 이상이라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라는 것을 작성해서 건강할 때라도 내가 혹시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게 되면 심폐소생술이라든지 인공호흡기 항암제 아니면 혈압 상승제 이런 것들을 투여하지 마라 미리 써놓을 수 있고요. 만약에 내가 질병에 걸려서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면 의사에게 요청해서 연명의료계획서라는 것도 작성할 수 있어서요. 연명으로 중단된 우리나라는 아직 홍보가 많이 안 돼서 그렇지 실질적으로는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 이현웅: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분들께서 의견을 남겨주고 계신데 일단 애플리케이션 통해서 미니제리 맘 님께서 세기의 미남 배우 알랭들롱 참 좋아했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아직 세상을 떠나신 건 아니고요. 지금 안락사를 본인의 의지로 선택을 하겠다는 인터뷰가 뉴스를 통해서 전해지고 있다는 내용 말씀을 드리겠고요. 아름 지은 아빠님께서는 안락사 찬성에요. 저희 할머니는 90년대에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마지막에는 중환자실에서 눈물만 흘리다가 돌아가셨어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십니다. 저는 모르겠어요. 삶 못지않게 죽음도 굉장히 중요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을 늘 갖고 있거든요. 이런 생각을 갖는 분들이 점차 좀 많아지지 않나요.


◆ 유성호: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기대수명, 평균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까 아무래도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80대 이상에는 한 3분의 1 정도가 암을 겪게 된다. 라는 통계가 있고요. 긴 기대수명에서 우리가 질병에 닥치고 마지막에 올 때 스스로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된다는 요구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오랫동안 이것에 대해서 터부시하기는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쉽게 논의가 이루어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이현웅: 제가 고등학생 때, 대학생 때 10년도 더 넘었는데 그때에도 이 안락사를 허용하느냐 반대하느냐 이 토론을 되게 많이 했던 걸로 기억이 나거든요. 그 논의가 더 많이 발전되지 못했다. 이런 생각이 좀 드네요.

◆ 유성호: 안락사라는 용어부터 시작해서 존엄사 또 여러 가지 용어가 굉장히 스펙트럼 그러니까 범위가 넓습니다. 이거를 그냥 하나의 단어로 얘기하다 보니까 자칫 잘못 생각하다 보면 마치 나치가 유대인이나 집시를 학살한 것도 안락사 아니냐는 극단적인 생각부터 시작해서 그냥 나이 든 사람은 그러면 죽게 해야 하는 거냐 이런 잘못된 의견까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죠. 한단으로만 정리할 수 없는 굉장히 넓은 범위이기 때문에 토론이 어렵고요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오레곤 주나 워싱턴주 그리고 스위스에서 허용하는 회복할 수 없는 그리고 견디기 힘든 고통을 수반한다고 그러면 한번 고려해 봐야 되지 않나 하는 논의는 시작해야 된다고 봅니다.

◇ 이현웅: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그 도시들과 나라들과 좀 차이가 있는 건가요, 어떤 차이가 있죠.

◆ 유성호: 연명의료 중단은 가장 기본적인 거예요. 전 세계적으로 거의 다 선진국이라면 허용하고 있는 건데요. 제가 이제 마지막 순간에 다시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회복될 가능성이 없고 말기라고 하면 근원적인 회복 가능성이 없고 점차 증상만 악화되는 시기라고 법률에 정해져 있는데요. 그럴 경우라면 그런 고통이 수반하거든요. 이런 영명으로 같은 경우도 이걸 중단해달라는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것도 10년의 논의 끝에 2018년부터 재정이 된 거라서 굉장히 어렵게 된 거예요. 가장 낮은 단계의 안락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교수님은 정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굉장히 가까이 계시잖아요. 안락사를 어느 정도로 찬성을 하시는 건가요.

◆ 유성호: 제 개인적인 의견은 막 말하고 다니기는 좀 그렇지만 분명히 고려의 대상은 된다. 왜냐하면 한 번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경험하신 분들이라면 아까 90세 할머니 폐암 시청자 청취자분도 보내주셨잖아요. 그런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도 누구나 한 번쯤은 마지막 순간의 존엄을 위해서 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셨을 거예요. 이걸 사회적 공론화시켜서 물론 반대하시는 분도 많이 계실 겁니다. 종교계에서는 다들 반대하실 거라고 보고요. 이런 것들을 공론화시키는 거가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듭니다.

◇ 이현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이기 선상님께서는 미비포유라는 영화를 보면 안락사에 대한 얘기가 이해가 조금 더 다가옵니다. 죽음을 선택하는 것도 존엄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하셨고요. 2476님께서는 웰다잉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삶은 잠깐 들렸다 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이런 말씀도 해주십니다. 우리 교수님은 요즘도 부검을 계속하고 계신가요.

◆ 유성호: 그렇습니다. 계속 월요일 금요일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제가 3년 전 인터뷰 교수님 인터뷰 찾아보니까 꽃 피는 봄이 오면 꽃보다 시신을 더 많이 본다고 하던데 지금도 똑같으신가요.

◆ 유성호: 그렇습니다. 안타깝게 겨울철에 돌아가신 분들이 늦게 발견된다든지 아무래도 활동량이 적어지니까요. 여러 가지 이유로 꽃이 환하게 필 때 오히려 시신을 보는 직업이 이죠. 

◇ 이현웅: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걸로 알고 있고 제가 듣기로는 우리 교수님이 당시에 공부할 당시에는 법의학 하시는 분들이 많이 없어서 선택을 하셨다고 들은 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가요.

◆ 유성호: 요즘도 그렇게 인기 직업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죽음을 맞이하는 직업이니까 선택을 많이 할 가능성이 없고요. 경제적인 이유도 아직까지 주저하는 학생이 많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 이현웅: 부검을 하시다 보면 어떤 죽음을 맞이했을 때 가장 안타깝다고 느끼세요.

◆ 유성호: 아무래도 젊은 나이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을 만나게 될 때면 이분들의 남은 분들의 슬픔이라든지 또 이분이 만약에 이걸 넘겼다면 앞에 펼쳐질 많은 인생들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안타깝게 생각하게 됩니다.

◇ 이현웅: 물론 죽음의 순간에서의 선택도 중요하지만요 그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들도 중요할 것 같거든요. 아무래도 교수님은 그 경계에 많이 다가서 있다 보니까 우리가 일상에서 죽음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 이런 것들도 있을까요.

◆ 유성호: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거잖아요. 언제 올지도 모르고요. 지금 현재 우리의 삶을 최선을 다하고 사는 게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도 그리고 미래도 너무 불확실하고 과거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이거에 사로잡히지 말고 지금 내 앞에 놓여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사는 게 우리가 나중에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이현웅: 약간 구체적으로 우리 교수님은 하루하루 어떻게 좀 살고 계세요.

◆ 유성호: 그냥 루틴대로 삽니다. 제가 늘 하던 가장 편한 방법 너무 늦게까지 뭘 하지도 않고 너무 무리하지도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그날 일을 최선 하루하루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50이 넘었는데 살다 보니까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현웅: 개인적으로 최근에 집에 상이 한 번 있었어가지고 저도 죽음에 인사를 하고 온 적이 있었는데 이게 맨날 후회가 되는 것 같아요. 살아계실 때 잘 해야지라는 얘기를 늘 마음속에 담고 있으면서도 잘 못하는 것 같고 본인의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 유성호: 맞습니다. 우리 모두 외로운 존재니까요. 서로서로 후회하지 않도록 꽉 안아주고 사랑해 주는 삶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어떤 죽음이 존엄한 죽음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마지막 정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유성호: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사실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그런 후회가 남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현재의 삶에 충실하게 대하고 우리가 언제든지 죽음이 올 수 있다는 걸 생각하고 주변과 함께 늘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현웅: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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