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계신 아버지의 통장을 보니 낯선 여성에게 계속 돈을 보냈어요"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1월 13일 (목요일)
□ 출연자 : 하나은행 100년 리빙트러스트센터장

-신탁 통해 재산보호장치 마련 
  -미리 계약 조건 논의해야 
-동반자를 사후 수익자로 지정해 갈등 방지할 수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화나고 답답하고 억울한 당신의 법률 고민 함께 풀어볼게요. 하나은행 100년 리빙트러스트센터 배정식 센터장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배정식 센터장(이하 배정식): 네, 안녕하세요. 

◇ 양소영: 오늘도 준비된 사연 듣고, 자세한 얘기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게는 5년 전, 혼자 되신 90대의 부친이 계십니다. 아버지는 젊었을 때부터 아팠던 어머니를 돌보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부모님은 동네에서도 소문난 잉꼬 부부였습니다. 늘 주위 사람에게도 잘 하시고 호탕하신 아버지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버지의 통장 거래 내역을 보게 되었는데요. 정기적으로 특정인에게 송금이 된 걸 봤습니다. 알고 보니 아버지가 알고 지낸 여자 분이신데 형편이 어려워 아버지가 도와주고 있으셨다는 겁니다. 아버지는 가지고 있는 재산이 집과 금전으로 꽤 있는 상태입니다. 아버지가 워낙 친절하고 성격이 쾌활해서 주변에 혼자 계신 할머니들이 관심을 갖는데요. 남은 여생 편히 지내면 제일 좋지만 큰 돈이 중간에 문제가 될까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재산을 자식들이 관리하겠다는 것도 언짢아하실까 말씀드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해결 방안이 있을까요?” 홀로 계신 아버지에 대한 걱정을 하고 계신 사연입니다. 사실 주변에 이런 고민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죠?

◆ 배정식: 생각보다 참 많습니다. 사연자분처럼 부친이 특히 혼자 된 경우에는 아무래도 재산과 관련된 이슈가 더 고민이 되는 경우인데요. 아무래도 이제 남성분들은 노후에 여자 분들하고 달리 식사를 좀 챙기거나 이런 것도 좀 어렵고 친구들 중에서 먼저 세상을 떠나버리고, 거동이 불편한 경우에는 혼자 남기 때문에 외로움을 더 타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그러니까요. 그래서 관련해서 아버지의 재산이 아버지의 노후 생활을 위해서만 쓰일 수 있다면 걱정이 없을 텐데, 지금 제 주변에 위험 요소라고 하니까 좀 그렇긴 합니다만, 표현이 위험 요소들이 좀 있어 보입니다.

◆ 배정식: 네, 이 사연자분 입장에서는 참 위험 요소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부모님 노후의 가장 큰 고민은 부친의 재산이 부친을 위해서 온전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중간에 큰돈이 없어지거나 또 전혀 모르는 사람이 배우자로 등록이 돼 버린다면 그것처럼 큰 리스크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그러니까요.

◆ 배정식: 또 이미 혼인 등록을 해버렸으면 사실관계를 다 증명해야 되기 때문에 그것도 취소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고요. 결국 자녀들이 알았을 때는 대개는 부친이 치매 등으로 더욱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 이런 걸 좀 많이 보게 됩니다.

◇ 양소영: 그래서 아마 질문을 미리 주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 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배정식: 이런 경우는 정말 신탁 제도가 필요합니다. 신탁을 통해서 자산을 보호하는 장치 이런 게 필요해 보이죠. 예를 들어서 금전의 경우에는 아버님이 매달 쓰실 돈만큼만 본인 스스로 지급하게끔 하고 큰돈이 나갈 때는 아버님께서 허락을 해주신다면 자녀들과 상의해서 지급한다, 이런 결정을 하는 것도 좀 좋을 것 같습니다. 

◆ 배정식: 신탁으로 관리를 하더라도 생활비 외에도 어떤 병원비라든지 간병비, 요양비 모든 것을 원활하게 지급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급의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은 좀 덜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그런데 우리 사연자분도 그렇지만 자녀들이 이런 부분을 얘기를 하면 부모님이 좀 언짢으시지 않을까 걱정들 많이 하세요. 어땠을까요?

◆ 배정식: 그렇습니다. 저희 센터에도 자녀분들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걱정해서 문의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데요. 결국 부모님들은 꺼리는 경우가 많아서 끝까지 뵙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친께도 아무래도 상속 문제를 언급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연세가 많으시니 은행 방문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 자녀들이나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돈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시자, 이렇게 좀 그런 점을 부각을 시켜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양소영: 실제로 은행 창고에서 이런 일들이 많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특정인을 지정해서 하도록 하기도 하고, 미리 이렇게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해서, 부모님하고 마음을 열고 같이 얘기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사실 아버님도 재산을 잘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으시겠습니까?

◆ 배정식: 그렇습니다. 어르신들을 만나보면 실제 마음속에 내가 이 재산은 누구에게 주고 싶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자녀들은 말을 못 하지만 이 불경스러운 마음 때문에 그렇지만 실제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아버님하고 함께할 동반자분이 계신다면 오히려 그걸 숨긴다기보다는 미리 신탁도 설정하고 노후 관리도 하면서 일정 부분은 그 동반자분을 사후 수익자로 미리 지정을 해놓는 것도 아버님 입장에서는 훨씬 더 자녀들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 양소영: 사실 저희가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들이 제일 당황스러운 경우가 본인들 모르게 배우자로 혼인신고가 되어 있는 경우, 동거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게 이제 소송 가게 되고 혼인무효 소송을 가게 되고... 왜냐하면 배우자가 되면 상속을 하게 되니까 다툼이 있을 수 있는데요. 지금 센터장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동반자분이 나중에 사후 수익자로 지정되도록 신탁이 되어 있다면 굳이 무리해서 혼인신고를 하거나 본인의 상속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법한 일을 하도록 이런 것은 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상속에 대한 갈등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 배정식: 오히려 그 내용들을 명확하게 해서 동반자분하고도 내용을 상의를 하고 적절한 규모의 내용들을 신탁으로 설정을 해서 처리를 한다면 오히려 서로 무리한 방법을 동원할 리스크,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이제 좀 생각이 듭니다.

◇ 양소영: 센터장님이 실제로 진행하신 건들 중에서 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었으면 설명을 조금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배정식: 아버님이 기업을 운영하셨고 자녀들에게 기업 승계 부분은 다 마무리가 됐었고요. 어느 정도 재산 여유가 있었던 아버님이신데, 결국 약간 경도인지장애가 오면서 자녀들이 걱정이 된 겁니다. 어머님은 돌아가셨고요. 그러다 보니까 자녀들은 그 주어진 범위 내에서 아버님이 편안하게 사시면 좋겠다. 그런데 이제 동반자분하고 법적 배우자로 이렇게 진행하겠다.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나 봅니다. 그래서 아버님을 자녀들이 잘 설득을 해서 신탁을 하시고 동반자분에게도 일정 부분 배려했던, 이런 게 오히려 조금 해결책이 됐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 양소영: 우리나라 민법에 유류분이라는 제도가 있다 보니까 배우자가 법률상 배우자가 돼버리면 이미 자녀들에게 승계한 가업 승계와 관련해서 유류분을 주장해 버릴 위험이 있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아버님이나 자녀들이 법률상 배우자가 되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요. 지금 센터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법적인 배우자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한 재산을 어쨌든 신탁을 통해서 사후 수익자로 되고 나중에 받을 수 있다면, 하나의 대안이 충분히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마 이런 고민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 오늘 상담이 많이 도움 되셨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배정식: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