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혜민 PD
■ 방송일 : 2022년 1월 3일 (월요일)
■ 대담 :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모든 대선후보들의 기후위기공약.모호하고 형식적. 산업계만 보호해(청소년기후행동)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2022년 한 해를 여는 인터뷰 주제를 고르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올해 첫 인터뷰 주제는요. 바로 정말 심각하지만 사실은 심각성을 아직도 잘 모르는 이슈, 바로 기후 위기입니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2년 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 여러분 들어보셨어요. 저는 연말에 이 연설을 한 번 더 들으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거든요. 잠시 들어보실까요.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 있으면 안 됩니다. 저는 학교로 돌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희망을 바라며 우리 청소년들에게 오셨다고요. 어떻게 감히 그럴 수가 있나요. 여러분은 헛된 말로 제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운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하시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지금 외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지금이 아니면 미래가 없다, 라고 외치면서 기후위기에 직접 목소리를 높이는 청소년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청소년 기후행동 윤현정 활동가 화상으로 연결합니다. 어서 오세요. 활동가님.
◆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이하 윤현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좀 해 주시겠어요.
◆ 윤현정> 네,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청소년 기후행동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윤현정이라고 합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청소년 기후 행동, 제가 앞서 들려드린 스웨덴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학교에 결석하고, 또 의회 앞에서 시위를 하면서 청소년 기후 행동이 시작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 윤현정> 청소년 기회 행동과 미래를 위한 금요일을 약간 따로 봐야할 것 같은데요. 그레타 툰베리가 의회 앞에서 시위를 하면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단체가 생겨났고요. 저희 청소년 기후행동은 한국의 단체로서, 이제 미래를 위한 금요일과 연대를 하고 있는 한국 지부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그러면 청소년 기후 행동은 오리지널 한국이네요. 우리 한국에서 만난 한국 청소년들이 만든.
◆ 윤현정> 2018년 여름쯤에 청소년들의 작은 기후운동 소모임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2019년부터 기후 위기 결석 시위를 시작으로 해서 단체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제 기후위기 당사자 단체로서 기후 파업 이외에도 다양한 정치와 정책의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들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 김혜민> 몇 명 정도의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 윤현정> 지금은 약 230명 정도의 청소년들이 40개 지역에 다 흩어져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 현정 씨는 어떻게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 윤현정> 저 같은 경우는 사실 저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잘 알던 사람은 아니었는데요. 근데 사실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점차 많이 나오게 되면서, 2019년 여름쯤에 기후 위기를 다시 접하게 되었고. 그때 접했을 때 저는 기후 위기라는 게 흔히 학교에서 말한 것처럼 분리수거 잘하면 해결될 문제 정도로만, 되게 가볍게 생각을 했었거든요. 하지만 그때 바라봤던 기후 위기는 저의 일이었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문제였고 개인적 실천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정치, 그리고 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문제라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활동을 시작했고. 사실 저는 그때 지역에 사는 청소년이었기 때문에 청소년이란 위치에서 갈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고, 게다가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사실 활동이나 단체가 지역에 사는 청소년에게 열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그 청소년 기후행동 단체는 이제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단체라서 그때 만나게 되었고. 실질적인 변화를 여기에서 함께한다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때부터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 김혜민> 우와, 절박함이었군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함께하게 된 거예요. 그 절박함이 빠른 말투에서도 느껴져요. 현정 씨, 조금 천천히 이야기해도 될 것 같아요. 지금 상근자로 활동한다고요 학교를 그만뒀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 윤현정> 네, 맞습니다.
◇ 김혜민> 어떻게 그런 결심을 했어요.
◆ 윤현정> 사실 제가 학교를 그만뒀다고 말씀하시면 다른 분들이 전부 다 기후 운동하려고 학교를 그만뒀나 보다, 라고 하시는데 그건 아니고요. 학교는 제가 따로 개인적인 이유로 학교라는 공간에서 자퇴를 결심하고 난 후에 시간이 많이 생기게 됐잖아요. 학교를 가지 않다. 보니까,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많은 시간이 생겼으니까 이 시간을 어디에 쓸까, 라고 고민했을 때 저는 지금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이슈, 사회 문제는 기후 위기이고 나는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은 내 시간과 폼을 좀 쏟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러면 내가 청소년 기후운동이라는 이전부터 몸담고 있었던 이 단체에서 상근을 하거나 하는 식으로 좀 더 많은 시간을 쏟아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서 지금 상근자로서 계속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한 인터뷰에서 우리 현정 씨가 이런 말 한 걸 봤어요. 내 삶의 전체가 기후 운동이 되어도 괜찮겠다. 맞나요.
◆ 윤현정> 네, 사실 그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때는 기후위기라는 게 사실. 저는 기후운동을 하면서 계속 그게 더 절박해졌었거든요. 기후 운동을 계속함으로써 어떻게 보면 정부라든가 아니면 정치권에 더 가까워지면서 그 사람들이 하는 말들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그러면서 오히려 정치권이 정말로 기후위기 대응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구나. 전혀 아무것도 하지 않구나, 를 되게 더 잘 느끼면서 더 절박해졌던 것 같아요.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생각이. 그러면서 그때 나는 지금 내 시간을 기후운동에 다 써도 전혀 아깝지 않을 것 같고 내 삶의 전부가 기후 운동에 써도 괜찮을 것 같다, 라는 확신이 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혜민> 여러분. 제가 왜 2022년 첫 인터뷰를 이 주제로 청소년 기후행동의 윤현정 활동가와 나누는지. 여러분들이 좀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이 벅찬 느낌, 그리고 미안함. 이런 마음들을 아마 우리 어른들이 이 방송을 들으면 느낄 것 같은데. 어른들과 정부가 우리만큼 절박하지 않구나, 라는 거를 이 기후위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지자체와 정부 정치권과 대화할 때 우리 현정 씨가 느꼈군요.
◆ 윤현정> 네, 사실 어른들은 아니고. 왜냐하면 어른들도 어떻게 보면 기회의 당사자이시니까요. 저희와 함께하실 분들이니까 어른들은 빼고. 흔히 이 위기를 초래한 정치권, 그리고 기업 같이 지금 기후위기에 가장 많은 책임을 느껴야 할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서 좀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은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자신들이 이익을 가져갔고 그 사람들은 그럼 지금의 이 위기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도 늘. 기후 얘기는 사실 정치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는 늘 분리수거 잘하면 기후위기가 해결될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계속해서 회피하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제대로 된 정책이라든가, 그런 것도 내놓지 않고 있고. 그렇게 자신의 일을 미루기만 하는 태도에서 많은 회의감도 느껴지기도 했었고. 그러면서 오히려 기후운동에 대한 생각이 더 커져갔던 것 같아요.
◇ 김혜민> 기후위기를 만든 산업계, 또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정치권들이 너무 소극적으로. 그리고 너무 안일하게 이 문제를 바라봤던 게,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더 위기감을 느끼게 했던 것 같아요. 지자체, 정부, 정치권에 직접적으로 목소리도 우리 청소년 기후행동이 냈잖아요. 이게 좀 잘 반영된 것 같으세요.
◆ 윤현정> 변화가 생기긴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변화, 그러니까 2035년 탈 석탄이라든가, 아니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등에 기후위기 대응을 하기 위해서 꼭 지나가야 하는 길들이 있는데요. 그 길을 완전히 다 우리가 지나가고 있느냐, 라고 하면 아직은 잘 모르겠고. 아직은 그만큼의 성과가 없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저희는 변화를 만들기는 했거든요. 예를 들면 교육청에게 저희가 예전에 응답하라 교육청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교육청에서 사용하는 이제 금고, 교육청이 사용한 주거래 은행, 교육청의 예산을 맡겨주는 은행을 금고라고 하는데요. 그 은행에 석탄발전소에 투자를 하게 되면 교육청에 그 어마어마한 큰돈이 다 석탄발전소로 흘러들어가게 되는 거잖아요. 저희가 교육청에게 석탄 발전소에 투자를 하는 은행에게 예산을 맡기지 말라, 라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응답하라 교육청 캠페인이었고. 그때 17개 교육청에게 저희가 서한을 보냈었는데 14개의 교육청에서 14개의 교육청에서 그러겠다고 답이 왔고 탈 석탄 선언을 했었고 실제로 조례가 개정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거에 이어서 교육청 예산들이 사실 한두 푼이 아니라 굉장히 큰돈이다 보니까 이제 은행 금융권에서 이제 인식을 하고, 금융권도 이제 kb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탈석탄 선언이 일어나서 지금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탈 석탄 선언을 한 상태입니다.
◇ 김혜민> 그때 엄청 보람이 있었겠어요. 우리가 낸 목소리가 정말 행동으로 옮겨졌고, 어떤 단체와 어떤 기관들이 결심할 수 있는 씨앗이 된 거잖아요.
◆ 윤현정> 처음 그때 결과를 받아서. 사실 기후 운동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하면 한다고 성과가 바로바로 나오는 활동은 아니다 보니까 성과에 대한 기대를 하는 경우가 드물기도 한데, 이때는 성과가 나와서 좀 뿌듯했던 경험이 생각이 나요.
◇ 김혜민> 그럼요. 우리가 그동안 장기적으로 망쳐온 시간이 있는데, 어떻게 단기적으로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이런 작은 실천들, 그리고 정말 바로바로 나올 수 있는 결과물들이 모아졌을 때 우리가 이 장기적인 과제인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우리 청소년 기후 행동이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에 참여했었다가 사퇴를 했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윤현정> 사실 이제 대통령 직속의 탄소중립위원회가 만들어질 때 저희에게 제안이 왔었어요. 단체 활동가한테. 이때 제안이 들어올 때도 사실 저희는 되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탄중이라는 위원회에 사실 청소년에게 문이 열려 있었던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항상 전문가들, 소수의 전문가들에게만 열려 있었고. 청소년에게는 그 문이 열려져 있지 않았었는데 이런 기회가 오니까 우리가 이 안에 들어가서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기회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매달릴 수밖에 없었고. 그 탄중에 들어가 보니까 사실 기후위기 문제, 되게 시간이 부족한 문제이고 지금까지의 일을 생각하면은 급박하게 움직여야 하는 문제잖아요. 하지만 근데 지금 탄중위에 있는 논의 구조 같은 것들, 기존에 정부가 사용하던 그런 논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했었고 그래서 그 위원회 들어가신 분들도 전부 다 한 기업에서 높은 자리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이 들어가 있었고. 기업을 대표하는, 산업계를 대표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었고. 아니면 전문가들이라든가. 실제로 기후위기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받은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지 않았거든요. 기후 위기라는 건 가장 먼저 피해를 받을 사람이 되게 분명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가장 먼저 반영이 돼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을 해요. 하지만 노동자라든가, 농민이라든가, 청소년이라든가. 그런 기후위기 당사자에 대한 목소리는 전혀 포함이 되어 있지 않았었고. 여전히 산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정치의 이해관계를 따지는 논의들만 이루어지다 보니까, 저희는 이런 비민주적인 논의 구조를 보이콧하고 거부하기 위해서 결국은 이제 사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정부나 어른들에게만 맡기지 말자, 미래의 당사자인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내겠다는 의지였던 것 같아요. 기후 시민의회를 제안했죠. 제가 그 제안 서문을 조금 읽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의지가 없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재난의 상황 속에서도 결정의 주도권을 가진 이들은 여유롭습니다. 그들의 권력과 자본이 그 여유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먼저 재난을 마주하는 사람들이 가장 초조한 이들입니다. 정작 기후위기로 인해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재난의 위험에 노출되어 가는 우리들은 식량, 주거, 빈곤, 노동 등 사회 안에서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들을 또 마주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 영향을 더 오래, 또는 더 많이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또는 추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배제되곤 합니다. 제가 지금 읽은 이 부분이 아마 직접적인 목소리를 이제 우리 청소년들이 내자라고 기후시민 의회를 제안한 배경이겠죠.
◆ 윤현정> 네, 맞습니다.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사퇴를 하면서 기존의 정부의 당사자들을 배제하고, 전문가들만 부르고, 산업계 이익만 대변하고. 기존의 정치적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는 그런 논의가 아니라 진짜로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그리고 정말로 포함되어야 할, 정말로 우리에게 닿아야 할 목소리들이 포함되는 그런 자리가 필요하다, 라고 생각을 해서 저희가 기후 시민의회를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논의 구조가 아니라 우리만의 진짜로 포함되는 목소리가 담기고, 그리고 진짜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평등한 문화 안에서 같이 이야기하고. 그거에 대해서 같이 탐구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기후 시민의회를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 김혜민> 사실은 현정 활동가하고 인터뷰를 나누면서도 기후 위기에 대한 절박함과 절절함이 저는 사실 현정 씨보다 없거든요. 좀 저한테 표현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청소년들은 이 기후 위기의 절박함이 어느 정도일까요.
◆ 윤현정>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저 같은 경우는 기후 위기라는 문제를 처음 바라봤을 때는 저도 사실 기후 위기를 심각하게 생각하던 사람이 전혀 아니었고. 단순히 북극곰이 죽는 문제, 투발루가 물에 잠기는 문제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제 일이 전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기후 위기를 다시 접하게 되었을 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문제라는 걸 알았을 때는. 그러면 사실 바로 제 일로 닥치게 되는 거죠. 사실 저는 기후 위기라는 게 100년 후의 문제, 200년 후의 문제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거든요. 근데 지금 10년도 남지 않은 문제라고 하는 거는 지금 당장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거고. 그리고 이게 되게 가벼운 문제는 아니잖아요. 아까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히 북극곰이 죽고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 전체가 붕괴될 수 있는 문제이고. 식량이라든가, 아니면 정치, 교육, 사회 그 어떤 것도 안전할 수가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거고. 근데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안전할 수 있는가를 따져봤을 때 사실 저는 돈도 없는 사람이고, 막 크게 권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특별한 능력이 있는 전문가도 아니고. 그럼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살아갈 수 있을까라고 바라봤을 때 저는 기후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쓸려간 사람이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내가 안전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절박함을 느꼈고. 그런데 이건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권력이 있다거나, 돈이 많다거나, 아니면 어떤 특별한 전문가라든가. 그런 것들을 갖추고 있어서 기후위기 속에서 끝까지 안전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우리 모두가 당사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지금 0987 님이 어른으로서 너무 부끄럽고, 또 이런 청소년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기후 위기가 십년 후에 나의 터전 미래를 붕괴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고, 나의 안전과 정말 너무 직접적인 연관이 되는 주제이기 때문에 나는 절박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우리 현정 씨뿐만 아니라 우리의 많은 미래 세대들이 지금 외치고 있습니다. 대선이 지금 이제 코앞인데 지금까지 대선 후보들의 기호 공약이라는 게 뭐가 있었습니까. 전 잘 못 찾아봐서요. 모르겠던데.
◆ 윤현정> 안 그래도 지금 청소년 기후운동에서 모두를 위한 기후 정책 캠페인이라는 대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얼마 전에 마침 대선 후보들께 이제 기후 정치 비전에 대해서, 어떻게 기후위기 대응을 할 건지에 대해서 여쭤보는 질의서를 그때 발송했었습니다. 그 질의서를 그때 총 7명의 후보께 전달했었고, 그 답변서가 얼마 전에 다 도착을 해서.
◇ 김혜민> 7분이 다 답변서를 보내줬어요?
◆ 윤현정> 네, 다 답변서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후보들이 말한 기후 공약들을 다 살펴보면서 정리를 했는데요. 사실 정리를 하면서 굉장히 저는 많이 놀랐던 것 같아요. 후보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그리고 사실 정치라는 영역은 우리의 삶과 굉장히 밀접하게 영역이잖아요. 그 정치인들은 단순히 기후위기가 심각하다, 라고 말만 해서 끝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란 말이죠. 그 사람들은 그냥 기후위기가 심각합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라는 말 한마디가 아니라 기후위기가 심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이 사람들에게 어떤 위험이 닥쳐올지 제대로 잘 알고, 그 위험을 알기 때문에 이 위험을 막기 위해서 어떤 정책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하는 사람이란 말이죠. 그 정치인들은. 하지만 나라의 대통령이 될 사람들이 내놓은 정책이라든가 공약을 보면 사실 굉장히 두리뭉실한 경우가 굉장히 많고. 실제적으로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사회적 안정망을 만들지 않고, 하는 내용들이 늘 어떤 기업에게 혜택을 주겠다. 기업을 어떻게 보호하겠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기업이 큰 부담을 안으니까 우리가 그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노력을 하겠다, 라는 산업계의 이익만 대표하는 말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대선 후보들은 어떻게 보면 국민을 대표한다, 라고 하는 사람으로서 국민의 삶을 제대로 지켜줘야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공약이나 정책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기후위기 대응 비전, 정치 비전이 좀 더 잘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혜민> 지금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 창에 우리 최은규 님이 어쩌면 이렇게 똑똑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미래가 밝아오네요. 이렇게 보내주셨는데 우리만 잘하면 된다니까요. 아니, 정치권만 잘하면 됩니다. 제가 누차 얘기하지만 이런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됩니다. 만약에 우리 현정 씨가 대통령 선거에 나간다면. 이제 정말 나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 기반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니까요. 나는 이런 기후 공약 내겠다. 이런 거 있어요.
◆ 윤현정> 사실 이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꼭 가야 할 길이 있는데요. 2035년 탈 석탄이라든가,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등 꼭 이루어야 하는 목표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 목표 말고도 지금의 이제 대선을 보았을 때는, 그 당연한 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들도 있어요. 그 당연한 것도 하지 못하지만, 사실 제가 바라는 기후대선. 제가 바라는 기후 공약은 후보들만의 다양한 기후 비전입니다. 사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가야 하는 경로에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후보들마다 그런 다양한 자신의 비전을 알리는 그런 대선이 됐으면 좋겠어요. 어떤 후보는 예를 들면 기본소득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하겠다, 라고 얘기하는 후보도 있을 거고 어떤 후보는 나는 공공교통을 활성화시키겠다, 라고 말하는 후보도 있을 거고 나는 석탄발전소를 끄면서 어떻게 전환해 나가겠다, 라고 조금 더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공약을 내는 후보가 있을 거고. 사실 다양한 후보들만의 비전이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기후 비전이 굉장히 다양하게 있고. 우리는 그걸 보고 이 사람은 기후위기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네. 이 사람은 기후 위기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네. 이런 것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다양한 선택지가 열려 있는 그런 대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약 대통령 후보로 나가게 된다면 저는 이제 저만의 기후 비전이 무엇인지 찾고 그거를 조금 더 구체화하는 공약을 만들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혜민> 정말 멋있어요. 현정 씨. 아니, 제 질문이 참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 현명한 답을 해주셨어요. 그러니까 꼭 가야 하는 길에 국제적인 목표는 이미 나와 있고. 그럼 이제 그 길을 나아가는 여러 가지 경로와 방법을 대선 후보들이 제시해야 된다. 그런데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우리 현정 씨라면 나에게 맞는 그런 경로를 제시하겠다. 정말 현명한 답변, 그리고 가슴 뛰는 답변을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3841 님이 올해는 기후 위기를 줄일 수 있는 실천 사항을 저의 버킷 리스트에 좀 넣어야겠어요. 이렇게 하셨는데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맨날 몇 kg 빼기, 그거 뭐 빼지도 못할 거 맨날 리스트에 넣고. 책 몇 권 읽기. 이런 거. 돈 얼마 저축하기, 이런 거 있는데 거기에 저도 하나 넣고 싶거든요. 기후 위기를 줄이기 위해 제가 실천할 수 있는 거. 이런 거 몇 가지 좀 팁을 주세요. 어떤 거 실천할 수 있을까요.
◆ 윤현정> 사실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항상 얘기할 때면 늘 환경부라든가 정부가 얘기하는 것들에 늘 분리수거 아니면 일회용품 줄이기인데요. 사실 저는 좀 다른 걸 제시하고 싶어요. 그런 개인적인 작은 실천이 아니라 우리가 진짜로 할 수 있는 것들. 사실 시민이라는 존재는 굉장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중에 정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두가 정당 활동을 한다거나 아니면 시위에 나간다든가, 그런 것들이 아니라. 나도 기후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이 기후위기라는 문제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이 기후위기라는 문제를 내가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1순위로 둔다든가. 하는 식으로 만들면. 그리고 이것들을 주변에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그러면은 기후위기란 문제가 하나의 흐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사회에서 꼭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문제처럼 사회의 흐름으로 나타나게 되고. 그리고 이 흐름은 정치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거니까. 실제로 국회라든가 청와대에서 나타나는 것만의 정치는 아니잖아요. 우리가 실제 실생활에 마주치는 것들이 모든 게 다 정치고. 저는 이런 것들을 시민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자면 기후위기 관련된 정책을 만든 청원의 동의 한번 늘려준다든가. 아니면 법안을 발의할 때 거기에 서명을 해준다든가. 아니면 어떤 단체의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이런 것들. 그런 것들도 충분히 정치적인 활동이고 자신의 의견이나 아니면 자신의 생각 같은 걸 말과 글로 사회에 표명하는 건 절대 작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단순히 개인적 실천이 아니라 이제 그걸 넘어서, 사회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그걸로 흐름을 만들어 가는 것 정치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 김혜민> 단순한 활동뿐만 아니라 이제는 좀 적극적으로 정치화해서 세력화 시민들의 세력화가 필요한 문제다, 라고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지금 문자로 9190님. 너무 정답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보내주셨고. 3993님 새해 연초에 기후 위기에 대한 이슈에 대한 한 젊은이의 절규가 우리 기성세대들을 자책하고 반성하게 만드네요. 현재 우리와는 크게 상관없다고 간과하며 지내온 이 기후 문제를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최우선순위에 둬야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남겨주셨습니다. 오늘 정신 번쩍 나는 인터뷰, 너무 고마워요. 현정 씨. 앞으로 어떤 활동가가 되고 싶어요.
◆ 윤현정> 사실 저는 기후 위기 말고도 해결하고 싶은 사회 문제들이 되게 많은데요. 근데 지금 기후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변화가 정말 생기지 않는다는 건데요. 변화를 만드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를 뼈저리게 몸소 느끼고 있는데요. 제가 이제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 아마 의견을 제시하고 변화를 만드는 활동을 해 나갈 것 같은데, 저는 변화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문제 제기를 하고, 그리고 그 문제 제기에 사람들이 많이 공감을 하고. 그래서 목소리를 낸다면 거기에 대해서 제도권이 쉽게 바뀌지가 않잖아요. 근데 이제는 제가 활동을 하면서 그걸 바꿔서 사람들이 같이 문제 제기를 했을 때 거기에 대해서 제도권이 조금 더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그리고 모두가 같이 정치적인 주체로서 함께할 수 있는. 단순히 국회나 청와대에 있는 사람만의 정치인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정치적 주체로서 존중받고. 그래서 모두가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조금 더 변화가 쉽게 일어나는 그런 유연한 사회가 다가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김혜민> 유연한 사회, 정말 젊은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외되고. 또 몸이 아프고 어렵고 경제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의 귀를 기울이는 겸손한 사회가 되기를 저도 간절히 바라보겠습니다. 현정 씨, 너무 고맙고요 올 한 해도 우리 지구를 위해 애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윤현정> 네, 감사합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혜민> 네. 지금까지 청소년 기후행동의 윤현정 활동가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