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
  • 방송시간 : [월~금] 13:00~14:00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전문

시력을 잃고 만난 체험전 <어둠속의 대화> 어둠속에 자유함 느낄 수 있어 ㅡ송영희 대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12-21 19:22  | 조회 : 1545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진행 : 김혜민 PD

방송일 : 20211221(화요일)

대담 : 송영희 엔비젼스(어둠속의 대화)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시력을 잃고 만난 체험전 <어둠속의 대화> 어둠속에 자유함 느낄 수 있어 송영희 대표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아직은 작은 기업이라서 모르고 지나칠 수 있지만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기업의 숨은 가치를 알려드리는 시간. 가치를 판매하는 소중한 기업을 소개하는 <가판대>입니다. 당연하게 누리지만 없어지면 살 수 없는 것들이 있죠. 대표적인 것, 공기. 그리고 우리의 오감. 그 중에 시각이 완전히 차단된다면 여러분, 어떠실 것 같으세요. 스마트폰, tv ,또 요즘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연말 분위기 가득한 불빛들. 이런 빛 하나 없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나머지 감각에만 의지해 길을 걷는 가치 있는 체험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 아주 특별한 사연이 있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엔비젼스의 송영희 대표 화상으로 만나볼게요. 대표님, 안녕하세요.

 

송영희 엔비젼스(어둠속의 대화)대표(이하 송영희)> , 안녕하세요. 송영희입니다. 반갑습니다.

 

김혜민> 반갑습니다. 엔비젼스, 어떤 기업이죠.

 

송영희> 저희는 어둠 속의 대화라는, 방금 전 소개해 주신 체험 전시와 그리고 시청각 장애인들이 이 웹이나 모바일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리뉴얼 될 수 있도록 컨설팅 해주는 두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김혜민> 그렇군요. 지금 어둠 속의 대화라고 그 체험전 이름을 말씀해 주셨는데, 어둠 속의 대화. 이 전시회를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체험전이죠.

 

송영희> , 맞습니다. 어둠 속의 대화는 이제 1988년도 독일에서 처음 시작이 돼서 지금 현재는 전 세계 25개 나라, 30개 도시에서 운영 중인 국제적인 전시고요.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도에 어둠 속의 대화 상설 전시장이 만들어졌고 어둠 속의 대화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 우리의 일상을 온전히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들로 안내자와 함께 소그룹 단위로 체험하는 체험형 전시라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혜민> 2010년부터 시작됐으니까 체험하신 분들 많을 겁니다. 제가 2010년도 처음 전시회를 열었을 때 가봤습니다. 체험전. 그때 굉장히 강렬했던 기억이 그렇게까지 깜깜한 것을 체험할 기회가 없거든요. 현대인들은. 왜냐하면 늘 빛이 있기 때문에.

 

송영희> 그래서 오셔가지고 많이들 처음에 당황하시는 것이 눈을 뜨나 감으나 똑같은 완전한 어둠. 사실은 어둠이야 우리가 늘상 많이 경험하지만, 이 정도의 칠흑 같은 어둠을 처음 경험하시니까 처음에는 당황하시기도 하시고, 좀 신기해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김혜민> 굉장히 좋았었던 기억이 나고요. 물론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체험하는 체험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거를 넘어서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마음이라고 할까요. 새로운 감각이 열리는 기회라고 할까요. 저한테는 체험전이 굉장히 다각도로 다가왔었거든요.

 

송영희> 오셔서 이색적인 체험이다 보니까 많은 질문들을 하시게 되는데, 그중에 재미있는 질문 중에 하나가 모든 게 보이지 않으니까 다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심지어는 나 어딨어, 라는 질문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자신의 존재까지도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으니까 마치 사라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이 어둠 속에서 단순히 이제 누군가, 시각적인 어떤 불편함을 체험한다기보다는 타인에 대한 진정한 이해. 그리고 자신 스스로도 그 어둠 속에서 발견하는 계기가 되거든요. 그런 여러 가지 경험들을 이 전시, 체험을 통해서. 100분간의 경험을 통해서 많이 경험하시고 그런 생각들을 나누게 되는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김혜민> 그 안에서 어떤 경험들을 하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기억에 남는 게 바 같은 게 있어서 거기에서 음료수도 주문받고, 거기에 계신 분들이 음료수도 주고. 그거 마시고. 이랬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송영희> 어둠 속에 들어와서 우리가 일상에서 익숙하게 만나는 공간들을 다시 한 번 만나게 되는데, 자세한 이야기들은 사실은 전시회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직접 한번 느껴보실 수 있게 숙제로.

 

김혜민> , 죄송해요. 제가 영업 비밀을.

 

송영희> 그렇지만 크게는 말씀 주신 것처럼 실제 우리가 자주 찾아가는 카페도 있고요. 그리고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공간들인데 이게 보지 않고 새롭게 만났을 때, 어둠 속에서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그리고 늘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그 친숙한 사람마저도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체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혜민> 저는 2010년에 다녀와서 여러분, 많이 바뀌었을 거예요. 제가 영업 비밀을 말씀드린 것 같아서 괜히 죄송스럽네요. 그때 그 체험과 경험이 저한테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전혀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들이 펼쳐지니까 당황하기도 했지만, 100분의 시간 동안 제가 느낀 게 굉장히 많았었거든요. 그리고 사실은 그 체험전을 잊어버렸는데, 오늘 또 이렇게 송영희 대표님 나오셔서 다시 한 번 그때 그 체험전 생각을 하니까 추억이 기억납니다. 오늘 가판대, 이 시간에는 송영희 엔비젼스 대표님과 함께하고 있는데 송영희 대표님, 대표님도 청소년 시절에 시각을 잃으셨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송영희> 맞습니다. 3 올라갈 때 시력이 조금 이상해서 안과를 갔더니 이게 곧 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하는 게 좋겠다, 라고 처음 진단을 받고 그때부터 시력이 차츰차츰 몇 년에 걸쳐서 떨어지고 실명을 하게 됐죠.

 

김혜민> 그렇군요. 사람의 오감 중에 사실은 시각이 가장 강렬하고, 많은 것들을 지배하는 오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그때 대표님 충격이 얼마나 크셨겠어요. 그 이후에 시력 협회를 찾아가셨다고요.

 

송영희> . 일단은 당연히 누구나 다 비슷한 과정이 있을 텐데, 중도에 장애가 있거나 갑자기 큰 변화가 생기면 그 순간의 충격들이 있죠. 그래서 이제 방황의 시간들을 좀 가졌었는데. 그러다가 조금 뭔가. 물론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치료도 열심히 받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가장 필요한 게 위로거든요. 그래서 세상에 저만 그런가. 나 같은 사람이 나밖에 없는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사실 비슷한 사람들을 찾고 제 또래, 또 저와 같은 비슷한 상황들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많이 위로도 받고 다시 자신감도 얻게 되는 계기를 찾게 됐던 것 같습니다.

 

김혜민> 그럼 그런 시간들을 거쳐서 엔비젼스라는 이 회사를 열게 되신 건가요. 아니면 어둠 속의 대화라는 체험전을 먼저 소개하신 건가요. 우리나라에.

 

송영희> 제가 실명하고 나서 한참이 지나서 이제 어둠 속의 대화라는 전시를 알게 되고 시작을 하게 됐는데요. 그 전에는 이제 시각장애인으로서 다시 한 번 해야 될 일들. 사회생활이라는 걸 다시 시작해야 돼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피아노 조율사, 컴퓨터 속기사 등의 직업을 쭉 했었고요. 그리고 우연한 계기에 2007년도에 제가 아니라, 그때는 이제 다른 일반 기획사에서 어둠 속의 대화 전시를 잠시, 한국에 3개월 정도 단기 전시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냥 순수하게 관람객으로 처음 찾아갔다가, 그게 너무 인상이 깊어서. 그냥 관람객으로 머물러 있기에는 저에게 너무 특별한 경험이었고. 그래서 그 회사를 찾아가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게 지금 이 회사를 현재는 이끌어가는 모습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김혜민> 대표님은 정말 길을 만드시는 분이군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게 미련한 질문일 수도 있다고 먼저 전제를 드리면, 저 같은 비장애인이 그냥 어둠 속의 대화를 체험했을 때 느끼는 마음과 시각장애인이 이 어둠속의 대화 체험을 할 때 느끼는 게 좀 다를 거 아닙니까. 당연히 다를 거고, 어떤 포인트가 가장 충격적이고 이 체험전 너무 좋다고 생각을 하셨던 거예요.

 

송영희> 일단은 그 당시에 제가 그냥 순수하게 처음 관람을 했을 때 입장은, 저는 그 이전에 중도 실명을 하고 나서 그 일상을 살아가는 어떤 순간순간이 굉장히 불편했어요. 심지어는 그 불편함이 일상 속에서 물리적인 어떤 장벽이나 환경도 있겠지만, 제일 불편한 건 사실은 이제 그때도 사람들의 시선. 이런 것들도 많이 의식이 됐었고 했었는데 그 어둠 속에서 그 순간 굉장한 자유를 느꼈어요. 그리고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고, 그 순간에 사람들과 이 공간 안에서 다시 한 번 원점에서 모든 것을 평등한 눈높이로 대화를 나누면 이 체험 전시가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전시이기도 하지만, 또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줄 수 있겠다. 그리고 이후에 이제 쭉 전시를 진행해 오면서 이 어둠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이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시각장애인 비시각장애의 어떤 경계를 넘어서, 예전에 미국에도 어둠 속에 대화 전시장이 있었는데요. 그쪽에선 그런 질문을 많이 하세요. 체험을 끝나고 마치고 나오실 때, 사람들이 자신을 어둠 속에서 안내해 준 가이드한테 혹시 당신은 흑인이에요. 백인이에요. 그 질문을 참 많이 한 대요. 그래서 반문을 한대요. 가이드가 다시 그럼 당신은 제가 흑인일 것 같습니까. 백인일 것 같습니까. 그러면 백인일 것 같다, 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들이 더 많다, 라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고 대할 때 우리가 미리 생각하고 있는 어떤 생각들, 고정관념들이 굉장히 많을 텐데 그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정말 온전히 평등하게 서로를 대하고 만날 수 있는 경험까지도 이 어둠 속에 전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혜민> 지금 말씀하신 그 부분이 이 어둠 속의 대화라는 체험전의 핵심이네요. 단순히 보이고 안 보이고, 시각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자유함. 온전히 그곳에서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그 자유를 누려보는 게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이 체험전을 통해 누릴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해서 이제 어둠 속의 대화를 사업으로 이렇게 엠비젼스에서 하시게 되셨는데, 아까 또 하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폰이라든지 이런 도움을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이 부분도 저도 몇 년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게, 이 장애인들의 정보 접근권에 스마트폰 활용이 굉장히 중요한 매개체잖아요. 그래서 저도 스마트폰 처음 나왔을 때 그 고민을 했었거든요. 우리 시각장애인분들은 어떡하시지. 그런데 초반에 스마트폰 나올 때만 해도 그런 부분에 대한 서비스가 없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송영희> 지금 많이 좋아졌고요. 과거에 비하면 기억이 나시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큰 문화적인 충격을 경험한 게. 예전에 이제 도스를 쓰다가 윈도우가 생겼을 때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너무나 큰 장벽이 됐었어요. 도스 때는 다 텍스트로만 되어 있어서 이거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갔는데, 갑자기 화면에 뭔가를 마우스로 찍어야 되는 성격이 큰 변화였고. 이게 보통의 대중에게 굉장히 큰 편리함을 가져다 줬지만 일부에게는 굉장히 큰 불편함과 큰 장벽을 가져다 준 계기였는데, 그 이후에 이제 이런 웹이나 모바일 기기들이 이제 아주 다양하게 나오면서. 당연히 사실은 지금은 장애, 비장애인을 떠나서 모두가 동등하게 실시간으로 원하는 정보들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굉장히 강하고, 그런 요구들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방법들을 가지고 써왔는데. 조금 더 우리가 기준을 만들어서, 조금만 생각을 바꿔서 그것들을 접근할 수 있는 부분까지 고려해서 개발을 해준다면 훨씬 수월하게. 그리고 같은 사회 안에서 우리가 같은 눈높이로 같이 즐기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지금도 웹이나 모바일 쪽으로 저희 회사에서 실제 시각 장애인 테스트 엔지니어가 직접 본인이 사용해보고 개발자들에게 이렇게 코딩을 조금 바꿔주시면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 수지 장애인들도 아주 편하게 잘 쓸 수 있습니다, 라고 저희가 컨설팅을 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혜민> 그렇군요. 그래서 지금 대표님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서 접근성 컨설팅 사업뿐만 아니라 이 일을 하는 분들이 장애인분들이 많으시고,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계신 거잖아요.

 

송영희> 맞습니다. 장애인의 일자리라는 것이 과거에는 보호되고, 그리고 아주 작은 부분에서, 누군가의 일을 옆에서 지원하는 정도의 어떤 일자리였다면. 제가 저희 엠비젼스라는 회사를 통해서 꿈꾸는 일자리는 장애인 당사자가 본인이 가진 어떤 능력. 그리고 본인이 가진 강점들을 조금 더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어떤 전문적인 직업으로까지 발전시켜서 일할 수 있는. 그래서 당당하게 이 사회의 생산적 기여까지도 할 수 있는, 그런 일자리를 좀 만들어보고. 우리 회사가 그런 일자리나 직종을 개발해서, 성공을 잘 시켜서 우리 사회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잘 보여주고 그런 걸 통해서 인식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우리 회사의 사회적 미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혜민> 누군가에게 시력 장애가 절대적인 조건이 아닌, 하나의 그냥 갖고 있는 약점으로 인식이 되고 그 사람 자체가 인정받고 또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펼쳐진다면 그 사회가 정말 다양성의 사회, 건강한 사회 아니겠어요.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으신 것 같아요. 우리 대표님께서.

 

송영희> 맞습니다. 물론 의지만 갖고 있습니다만, 꾸준히 하다보면.

 

김혜민> 아녜요. 의지만 갖고 계신 게 아니죠. 지금 행동하고 계시잖아요. 정말 멋진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엔비젼스의 우리 송영희 대표님과 함께하고 있는데 지금 문자로 6745님도 어머, 저 이 체험 다녀왔어요. 그런데 체험 전에 대표님께서 이런 사연이 있는 줄은 본인도 모르셨다고 이렇게 보내주셨는데 다시 체험전 얘기를 조금 더 해볼게요. 거기에 다양한 분들이 많이 오시잖아요. 혹시 기억에 남는 체험 후기, 관람객 있으세요.

 

송영희> 정말 어둠 속에 있다. 보니까 에피소드가 참 많아요. 참 많은데 제가 기억에 남는 거는 조금 오래되기는 했습니다만, 아버지와 한 초등학생 다니는 따님이 생각이 나는데요. 어둠 속에서 서로 손을 잡고 의지를 하면서 많이 그러시거든요. 여행을 하는 동안. 그런데 이제 딸 아이가 어린아이가 아버지 손을 계속 놓지 않고 쭉 걸어 가길래 그냥 아버지를 굉장히 좋아하는 아이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데요. 안내자가. 근데 나중에 보니까 아버지를 안내하려고 안내자가 손을 잡으니까 아버지가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계셨던 거예요. 그래서 그 순간에 가이드가, 로드마스터가 그렇게 생각을 했대요. 어쩌면 아버지도 딸아이의 손을 잡아준 거였지만 딸아이도 아빠가 혹여 이 어둠 속에서 넘어질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아빠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같이 있었던 거 아닌가. 그래서 그런 작은, 꼭 대화가 아니더라도 어둠 속에서 서로 잡고 있는, 서로 의지하고 있는 손 때문에라도 굉장히 따뜻한 마음들이 서로 전해지는. 그 순간에 어떤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저희도 많이 배우고 느끼는 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혜민> 이 체험전에 오시는 분들로부터 또 얻는 에너지, 그 배움이 우리 대표님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사회적 기업을 소개하는 코너예요. 가판대는. 그런데 대표님께서 사회적 기업이라고 굳이 우리는 내세우지 않아도 된다. 이런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송영희> 저희 회사가 사회적 기업이고 또 어디서는 착한 기업. 이렇게도 이야기하는데, 사실은 그걸 너무 전면에 내세우다 보면 저희가 하고자 하는 어떤 의미. 이런 것들은 굉장히 잘 어필이 되지만 사회적이라는 말에 너무 방점이 찍혀 있어서 뒤에 있는 기업이라는 측면이 너무 도외시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는 더군다나 이제 일자리를 통해서, 그리고 이제 근로자. 그리고 회사도 마찬가지로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서 스스로 지속 가능한 회사. 그런 사회적 기업이 되고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너무 이제 좋은 의미, 그리고 이제 좋은 착한 취지. 이런 것도 굉장히 좋지만 그래도 우리가 계속 긴장감을 가지고 경쟁력 있는 회사로 스스로 생산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먼저 방점을 두고, 그리고 스스로 지속 가능한 그 바탕 위에서 그래도 이 회사가 나중에 알고 보니까 좋은 회사였네, 라고 이렇게 인식이 됐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서 그걸 너무 전면에 미리 내세우지 않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게 맞는지 틀린지 모르겠습니다만.

 

김혜민> 아마 앞서도 제가 대표님을 대신해 설명 드린 것 같은데, 그러니까 전문성에 더 방점을 찍고 싶으신 것 같아요. 우리 장애인 노동자 역시 몸의 한계보다. 이분이 그 몸의 한계를 갖고 있지만, 그것보다 그걸 더 넘어서는 의지나 전문성을 더 인정받고 싶은 대표님의 마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송영희> , 맞습니다. 일단은 어디까지, 그리고 이제 제가 뜻하는 게 맞는지, 그런 건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다양한 시도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각자 이제 사회적 가치를 생각하는 의미들도 조금 다른데, 저희 회사는 그런 사회적 가치나 목표를 두고 운영이 되고 있다, 라고 생각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혜민> 대표님, 이렇게 기업 운영하시면서 또 얼마나 힘든 일이 많으셨겠어요. 이럴 때 좀 포기하고 싶다. 혹은 참 이런 점은 힘들다는 점이 있으셨을까요.

 

송영희> 일단 지금 공통적으로 다들 똑같이 힘든 게 이게 코로나 시국이 너무 오래 지속이 돼서.

 

김혜민> 체험전 지금 어떻게 하고 계세요. 그러면, 정말 코로나 때문에.

 

송영희> 그래서 계속 문을 닫았다. 열었다.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하고 그게 2년간 쭉 지속이 되다 보니까 내부적인 어떤 피로감도 있고. 또 이제 실질적으로 이게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고. 그래서 이게 빨리 빨리 종식이 됐으면 좋겠다. 이거는 다 똑같은 마음일 것 같고요. 또 저희 회사 같은 경우도 사실, 지금 이 어둠 속의 대화 전시도 그렇고. 저희가 하고 있는 사업들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리고 다른 곳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아니다 보니까 낯설고 새로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어떤 시행착오도 저희가 온전히 다 겪어야 되고. 그렇다 보니까 저희가 어떤 시행착오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정들도 이렇게 들으면서 이제 여러 가지 이야기들도 듣게 되는 경우도 좀 있는 것 같고. 하여튼 그래도 처음 가는 길이니까. 그냥 하나하나 그냥 그때그때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면서 해 나가야 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김혜민> 처음 가는 길은 참 어렵죠. 그 길을 묵묵히 우리 송 대표님께서 걸어가고 계십니다. 대표님하고 인터뷰 중에서 지금 저한테 마음에 가장 크게 이렇게 와 닿는 울림은 우리가 어둠 가운데 자유를 느끼는 것처럼 우리 시각장애인분들이 한계에 갇히지 않고 좀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셨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우리 시각장애인분들 자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되고, 또 어떤 사회적 지원 제도가 필요할까요.

 

송영희> 일단은 과거에 비해서는 굉장히 직종이 다양해지셨어요. 지금은 이제 안마 쪽도 일을 많이 하시지만, 여전히. 교사도 있고 공무원도 많이 들어가시고.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일을 하고 활동을 하고는 있으나 기회나 환경은 주어졌는데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인식이 아직까지 거기보다는 조금 뒤쳐져서 따라가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그래서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어떤 환경까지는 만들어졌어요. 근데 거기에서 정말 구체적으로 미리 우리가 생각하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생각들이 조금만 바뀐다면, 실질적으로 그냥 도와주는 역할. 그리고 이제 일부를 배려하는 역할이 아니라 실제 나 또한 장애인을 통해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그 사람의 능력을 통해서 우리의 일이 훨씬 더 효율성이 올라갈 수 있고. 그런 생각으로의 어떤 전환들이 조금 있었으면 좋겠고. 그거는 어떤 사회 환경적인 변화뿐만이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도 본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뭔가 해보려는 어떤 의지를 현장 속에서 계속 가져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김혜민> 보조하는 역할이 아니라 정말 그냥 인간 그대로 꿈꿀 수 있고 실현할 수 있는 그런 시각장애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두 분의 시각장애인 디제이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얼마나 잘하시는지, 원고 같은 것도 사실은 읽어주는 기계들이 있고. 또 눈은 보이지 않지만 더 마음에 있는 말들을 이렇게 쏟아내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들을 갖추셨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그 제작 경험이 저에게 장애에 대한 편견, 한계를 많이 벗어나게 해줬거든요. 비장애인들도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경험이 굉장히 필요할 것 같아요.

 

송영희> , 맞습니다. 경험은 많으면 많을수록 이해의 계기나 폭은 훨씬 넓어지는 것이니까 그런 기회가 있으면 마다하지 마시고. 어떤 현장에든, 꼭 저희가 하는 일뿐만이 아니라 실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많이 보일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기회들을 조금 더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혜민> 저도 두 번째 시각장애인 MC분 섭외할 때 처음에 PD, 제가 눈이 안 보이는 거 알고 지금 섭외하시는 거예요. 저한테 이러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첫 번째 경험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오히려 전혀 문제되지 않아요. 하실 수 있어요. 이래서 막 용기를, 제가 드려서 같이 했는데 너무너무 좋은 시간이었거든요. 이게 경험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장애인분들이든, 비장애인분들이든. 그래서 이 어둠 속에 대화라는 체험전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체험전. 어떤 분들이 오셔서 어떤 경험을 하고 갔으면 좋겠는지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송영희> 그야말로 어둠 속의 대화 전시는 남녀노소 막론하고 누구나 다 찾아와서 함께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체험 전시이기 때문에, 어디 특정해서가 아니라 정말 많은 분들이 그냥 편하게 아무 때나 오셔가지고 경험을 하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고요.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많이들 취소가 되기는 했습니다만, 학교 학생들의 체험 학습으로도 많이들 전시를 찾아와 주시고 계시고. 또 기업들은 워크샵으로도 어둠 속의 대화를 찾아오고 계셔서. 사실 저희가 처음에 의도했던 어떤 방향이나 목적 외에, 이미 그 의미들을 따로따로 다 알아서들 만들어서 오시더라고요. 최근에 또 어둠 속에서 프러포즈도 많이 하셨거든요. 프러포즈하게 되면 이제 좀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저희가 준비해서 진행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 저희가 모든 것들을 다 상황을 만들어서 전시를 계획할 수 없고, 그래서 오시는 분들이 알아서 어떤 방문의 목적들을 만들어 오셔서, 정말 많은 분들이 그냥 편하게 찾아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혜민> 말씀하신 대로 방문하는 사람들이 목적을 정하고 테마를 정하는 것도 이 어둠 속에 대화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어둠 가운데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뭐든 할 수 있는 거죠.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체험하시는 분들이.

 

송영희> 맞습니다. 백지라고 생각하시고 내가 원하는 그림들을 많이 그려 가시면 좋을 것 같고. 저희 전시장 얼마 만에 한 번씩 리뉴얼하시냐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오시는 분마다 오실 때마다 계속 바뀐다고 제가 말씀드립니다.

 

김혜민> 그렇네요. 제가 10년 전에 저희 남편하고 연애할 때 가봤는데 이제 저희 아이 두 명과 함께 10년 만에 다시 한 번 가보겠습니다. 그럼 느낌이 또 다를 것 같아요.

 

송영희> 꼭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혜민> 알겠습니다. 저희 아이들과도 꼭 한번 체험해 보고 싶습니다. 오늘 감사하고요, 대표님. 코로나 가운데 이 체험관이 정말 어려움을 겪겠지만, 그동안도 견디셨고 버텨오셨으니까 잘 버텨주시고 성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송영희> , 감사합니다.

 

김혜민> . 지금까지 송영희 엔비젼스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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