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
  • 방송시간 : [월~금] 13:00~14:00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전문

뇌출혈 아버지 굶겨 사망하게 한 22세 아들에게 탄원서가 쏟아지는 이유는? (셜록 박상규기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11-05 16:44  | 조회 : 2285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진행 : 김혜민 PD

방송일 : 20211105(금요일)

대담 : 박상규 셜록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뇌출혈 아버지 굶겨 사망하게 한 22세 아들에게 탄원서가 쏟아지는 이유는? (셜록 박상규기자)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경제적 불평등은 심해지면서 노인 빈곤율과 또 청년 실업률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젊은 나이부터 부모를 돌보는 청년 영 케어러

라고 불리는 이 젊은 부양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어쩌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비극적 사건이 최근 일어났습니다. “아들아.” 소리도 외면. 중병. 아버지 굶겨 사망케 한 이십대 아들. 이 뉴스 보신 분들 계실 거예요. 이 사건과 관련해 관련 기사가 쏟아졌고요, 대선 후보들도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단지 병 들린 아버지를 굶어 죽게 한 아들의 이야기가 이 기사 속에 담긴 이야기의 다일까요. 우리가 정말 이 일을 통해 알아야 하는 우리의 민낯. 우리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당사자를 직접 취재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탐사 보도를 하신 셜록의 박상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볼게요. 어서 오세요. 기자님.

 

박상규 셜록 기자(이하 박상규)> . 안녕하세요.

 

김혜민> 기자님하고 사실 뭐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일들이 별로 없어요.

 

박상규> 그러니까 좋은 이야기 좀 나눠야 되는데요.

 

김혜민> 늘 우리 사회의 아프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야기를 들어서 알리시는 일을 하시기 때문에 사실 기쁘고 좋은 얘기보단 마음 아픈 얘기를 하는데. 이번 사건 정말 마음이 아파요. 그래서 사실 어젯밤 아홉 혹시 넘어서 기자님하고 인터뷰를 하기로 결정하고 오늘 급하게 모셨습니다. 자 먼저 이 사건 개요 좀 짧게 설명해 주시겠어요.

 

박상규> 이 사건은 말씀하신 대로 지난 8월에 1심 선고가 났을 때 여러 매체에서 보도를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아버지가 중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께서 아들아, 라고 불렀는데 아들이 외면하고. 굶겨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사건으로서 뭔가 살짝 좀 패륜아적인 느낌이 나는 기사였는데요. 저는 그 기사를 보고 오죽하면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을까, 그리고 이 아들한테 불가피한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당시 아버지는 어떠한 심정이었을까. 그런 궁금증이 있었고요. 이 사건을 자세히 알아보면 한국 사회가 맞이하게 되는 어떤 초고령 국가 사회에서의 어떠한 젊은층이 짊어지게 되는 감정노동. 그런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해서 좀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김혜민> 그랬군요. 그러니까 이미 8월 달에 1심 선고가 있었고 그 당시에 기사가 나갔는데 그 기사에는 정말 그냥 드러난 표면적인 팩트만 있었고 왜 이런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취재나 보도는 없었군요.

 

박상규> . 그렇습니다. 저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 이유가 좀 궁금했고요. 그래서 취재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김혜민> 어떻게 취재를 하게 되셨어요.

박상규> 일단은 제가 알고 있었던 정보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그냥 신문 기사 본 게 다였고요. 그래서 저는 법원에 전화를 걸어서 일단은 비실명으로 된 판결문을 받고 그걸 바탕으로 이번엔 저기 일산에 있는 법원도서관에 가서 실명 판결문을 보고 또 청년이 살던 집. 그러니까 아버지하고 청년하고 살면서 좀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던 그 집에 가면서. 또 이웃들도 만나고. 그러면서 또 이 친구가 일했던 아르바이트 현장도 가보고. 그러면서 이제 또 이 친구 어디에 구속돼 있는지, 어디에 수감돼 있는지를 좀 파악을 해서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교도소 면회가 금지돼 있거든요. 그래서 편지를 보내서, 편지로도 의견을 주고받았고. 그렇게 취재를 했습니다.

김혜민> 몇 통이나 주고 받으셨어요.

 

박상규> 편지 한. 지금까지 한 뭐 10. 그렇게 주고받았습니다.

 

김혜민> 그 편지 안에 얼마나 절절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지 한번 풀어가 보겠습니다. 우리 기자님이 이제 셜록이라는 매체에 기사를 시리즈로 내셨고요. 제가 중간 중간 기자님이 쓰신 글을 좀 읽어가며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하겠습니다. 기자님이 이렇게 쓰셨어요. 조만간 이런 사건은 너무도 흔해서 뉴스도 안 될 수도 있다. 한국은 초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뒀고 직업 없는 청년은 가난하며 박스 찾아 거리를 헤매는 노인은 가을의 낙엽처럼 너무도 흔하니까 말이다. 패륜과 인간의 도리. 원망과 동정으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어느 가족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그 청년의 이름을 어떻게 부를까요.

 

박상규> , 청년 이름은 제가 가명으로 강도영 씨로 보도를 했습니다.

 

김혜민> 도영 씨로 할까요. 도영 씨의 이야기를 좀 들어볼게요. 어떤 상황과 환경에서 이 비극이 시작된 거라고 보세요.

 

박상규> 그러니까 강도영 씨는 사실은 부자 가족이었습니다. 부자 가족이었고 어머니께서 초등학교 1학년 때 이혼을 해서 어머니 얼굴을 그 이후에 본 적이 없고 아버지하고만 둘이 생활을 했고요. 어떻게 보면 아버지께서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넉넉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일정한 급여를 받고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근데 어느 날 작년 913일 날 아버지께서 갑자기 쓰러지면서, 뇌출혈이었습니다. 갑자기 쓰러지면서 모든 삶이 무너지기 시작을 하죠. 아버지 급여가 끊겼고 그다음에 아버지가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아야 되는데 수술 후에 모든 건강이 이전처럼 회복이 되면 다행일 텐데, 그런 일은 없었고요. 말 그대로 온몸이 거의 마비가 됐었고 코에 콧줄을 꽂은 상태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됐었고 또 기저귀를 찬 상태에서 타인이 배설물을 깨끗하게 처리해 줘야 되는 상황. 그리고 2시간마다 누워 있는 자세를 바꿔 줘야지만 욕창을 방지할 수 있고. 그 모든 것들이 청년의 책임으로, 이제 그 아들의 책임으로 떠넘기게 된 거죠. 아들이 22살에 불과했고 군입대를 위해서 휴학한 상태였습니다. 돈은 없고 병원비는 무려 약 2천만 원이나 청구가 됐습니다.

 

김혜민> 병원비가요

 

박상규> 병원비만. 국민의료보험이 적용이 됐는데도 2천만 원이 청구되면서. 거기서부터 바로 비극이 시작이 됐고. 도저히 이 청년은 대학교 다니다가 휴학한 상태였으니까 감당할 수가 없죠. 그래서 형편이 역시 넉넉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동생 되시는 분이죠. 삼촌이 병원비를 어렵게 구해서 또 마련해서 아버지를 치료받게 해 드렸죠.

 

김혜민>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그렇지만 어떻게 그거를 형편이 어려운 삼촌이 다 감당할 수 있겠어요. 못하죠.

 

박상규> 그러다 보니까 이제 어느 날 삼촌께서 계속 도와주다가 자기 퇴직금까지 끌어다가 병원비를 썼는데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아프게 이야기를 하죠. 조카한테. 미안한데. 삼촌도 이젠 도와줄 수 없을 것 같다. 우리 퇴원해야 될까. 퇴원해야 되겠다, 하면서 병원에서 나와서 본인의 집에서부터 그 아들이 케어를 하기 시작을 하죠.

 

김혜민> 오롯이 아버지를 아들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까지 펼쳐진 겁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우리 도영 씨는 아버지하고 단둘이 살았고. 도영 씨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이제 가출을 한.

 

박상규> 이혼을 하셨죠.

 

김혜민> 이혼을 하신 거고요. 그 이후로 어머니의 돌봄이나 얼굴은 전혀 보지 못했고요.

 

박상규> 이 친구의 꿈은 아버지하고 어머니하고 셋이 저녁을 먹는 거라고 합니다. 그 정도로 좀 따뜻한 가정환경에서 자라지는 못했습니다.

 

김혜민> 그 기자님한테 이렇게 편지를 썼더라고요. 아버지와 어머니를 탓하거나 원망할 생각은 1도 없습니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그저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말 못할 사정이 있었겠지.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필요하신 정보가 있으면 최대한 할 수 있는 선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게 도영 씨가 우리 기자님에게 쓴 글이죠. 저도 이 청년의 삶을 보도한 글을 보면서 참 많이 울었고요. 지금도 굉장히 이제 아픈 마음을 갖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 청년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에요. 그렇죠. 아마 이 방송을 들은 분들이 저희의 진심을 아실 거라고 믿지만 혹시나 오해하실까 봐.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도 아니고 아들에게 아버지를 보살펴야 하는 책임이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 책임이 너무 과하게 이 친구에게 오롯이 감당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구조도 문제가 있다, 라는 얘기를 좀 하고 싶어요. 아버지가 쓰러지시고 요양병원에 처음 들어가셨다가 다시 집으로 옮긴 게 결국 돈 때문인데 그때의 도영 씨 삶을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박상규> 그러니까 22살의 어린 나이에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거죠. 그런데 아버지께서 처음에 그렇게 쓰러지신 다음에 도저히 거동을 못하니까 이 친구도 너무 막막했던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기가 아르바이트를 해가지고 아버지를 책임지려고 했지만, 그렇지만 뭐. 대한민국에서 현재 22살 청년이 큰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게 거의 찾을 수 없거든요.

너무나 막막했던 거고 그러면서 아버지가 또 병원 생활을 한 몇 개월 하시다 보니까, 5,6개월 하시다 보니까 급여가 떨어지니까 월세를 밀리고. 또 자기 전화기 끊기고 아버지 전화 끊기고 나중에는 가스가 끊깁니다. 그래서 이 친구가 너무 밥을 먹고 살아야 되니까 누구한테 돈을 빌리냐면 맨 처음에 집주인한테 돈을 빌려요. 월세 삼 개월이 빌렸는데 할머니한테, 집주인 할머니한테 가서 할머니. 죄송합니다만 저 1만 원만 빌려주세요.”해서 10만 원을 빌려다가 모든 게 끊긴 집에서 누구하고 연락을 해야 되니까 인터넷부터 살립니다. 그리고 와이파이가 연결이 되면 카카오톡으로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죠. 그런 와중에 또 너무나 생활이 힘드니까 나중에 또 쌀이 떨어져 버립니다. 쌀이 떨어져 보니까 이제 또 쌀을 사겠다고 삼촌한테 차마 10만 원을 빌려달라는 말은 못하고 삼촌 죄송한데 이만 원만 빌려주세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 쌀 사먹게 2만 원을 빌려달라고 말하는 그 현실이 너무나 좀 가슴이 아팠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거의 사지가 마비된 아버지를 어떻게 보살필 수가 있을까. 누구도 간병에 대해서 들여다보지도 않고 하나도 도와주지도 않고. 또 아버지의 또 식사라는 것은 아무거나 드실 수 있는 상황 이 아니고 영양식이 따로 있었거든요. 그것도 사서 이렇게 아버지. 그 콧구멍에 연결된 콧줄을 주입해 줘야 되는데 그 모든 걸 다 이 친구가 해야 됐던 상황이었습니다.

 

김혜민> 평생 누워 지내야 하는 아버지와 강도영은 423일부터 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이제 아버지의 삶은 오로지 강도영의 손에 달렸다. 죽 형태의 식사를 콧줄에 넣고 아버지의 대소변을 치우고 2시간마다 자세를 바꾸고 마비된 팔다리를 주무르고 누군가 죽어야 끝나는 간병 노동을 스물두 살 강도영이 감당해야 했다. 이 노동만으로 참 마음이 아픈 상황인데. 가스도 끊기고 쌀이 떨어져서 2만 원을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정말 최선을 다했더라고요. 이 청년이.

 

박상규> 그 청년 입장에서는, 강도영 씨 입장에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중에 우울증도 왔었고요.

 

김혜민> 그럴 수밖에 없죠. 그리고 더 마음 아팠던 게 무조건 어떤 편의점에 들어가서 울면서 자기 형편을 얘기했다는 그게 너무 마음 아팠어요.

 

박상규>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서 몇 번 면접을 봤었는데 잘 되지가 않아서 이 친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르바이트 사장을 찾아가서 편의점 사장을 찾아가서 아버지가 쓰러졌다. 병원비를 마련해야 되니까 제발 일 좀 시켜 달라. 그래서 그 청년의 모습을 보고 그 한 편의점 사장이 안타깝게 여기고 그 친구를 채용해 줬습니다.

 

김혜민> 아까도 기자님 말씀하셨지만 대한민국에서 쌀을 못 사서 이만 원을 누군가에게 요청하는 일이. 일어났다 하셨어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까.

 

박상규> . 물론 이제는 이 친구가 용기를 내서 주민센터에 가서 요청을 했으면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일부 요청을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뭐냐 하면 병원비 2천만 원 중에서 비급여 항목. 그러니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목의 병원비가 무려 750만 원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현재 아무리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사람에 대해서 국가가 많은 지원을 해주는데 병원비 비급여 항목. 그러니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게 무려 750만 원이 나와 버렸고. 특히 여기에 더 문제는 간병비가, 간병비 역시 국가에서는 도와주지 않습니다. 간병비가 무려 또 600만 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김혜민> 그런데 요즘에 병원에서 아예 가족들이 못 있게 하는 곳도 되게 많잖아요. 간병인 의무로 써야 하는 곳.

 

박상규> 코로나 때문에 가족이 내가 돌보겠다고 해도 그게 금지돼 있고요. 특히나 또 아버지께서는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이기 때문에 자격이 없는 사람이 또 간병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의료적인 지식이 조금 있어야 되는 사람만이 감염을 할 수 있었죠. 그런데 그럼 이 친구가. 이 친구 아버지하고 아들에게 최대한으로 국가가 지원을 해줘도, 법적으로 지원을 해줘도. 한 달에 약 100만 원 정도가 좀 안 되게 80만 원 정도밖에 지원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 조건을 봤을 때. 근데 상식적으로 봤을 때 간병비만 한 달에 100만 원 이상 나오고 아버지 병원비 나오고 집세 나오고 또 아버지도 특수 형태의 어떤 식사도 사야 되고 기저귀도 사야 되고 콧줄도 사야 되고. 도대체가 방법이 없었던 거예요. 모든 탈출구라든가 뭐 사방은 열려있어도 모든 게 이 친구한테는 절벽이자 세상의 끄트머리였던 겁니다.

 

김혜민> 이 문제는 사실 두 가지 관점으로 봐야 됩니다. 하나는 우리 강도영이라는 개인에 대한 비극에 우리가 사람이라면 함께 공감하고 아파해야 되고요. 또 하나는 더 이상의 강도영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가 바꿔야 될 것들을 바꿔야 되는데. 오늘은 시간관계상 좀 우리 도영 씨에 집중해서 저희가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지금 문자로도 6055. 가슴 아파요. 5780님 이 사연 듣는 순간 우리나라 윗선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원망스럽네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 저리도 많은데 정치하는 사람들 자기들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6774. 아버지의 아들이 아닌 아버지의 아버지 역할을 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국가가 아버지 역할을 해야 하죠. 이렇게 보내셨어요. 그래서 결국. 청년과 아버지가 한 선택은 비극 중에 비극이었어요. 아버지가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도영아 미안하다.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라. 필요한 거 있으면 아버지가 부를 테니까. 그 전에 아버지 방에 들어오지 마. 좀 설명을 해 주세요.

 

박상규> 그러니까 강도영 씨는 아버지하고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30만 원을 내는 단독주택 2층에서 세 들어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안방에 누워서만 계셨고 가끔씩 강도영 씨가, 아들인 강도영 씨가 들어가서 기저귀도 갈아드리고 식사도 챙겨주고 그랬는데 강도영 씨 본인도 식량이 떨어지고 아버지도 이제 되게 건강적인 면이라든가 여러 가지 환경이 안 좋았죠. 그래서 아버지가, 강도영 씨 말에 따르면 아버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내가 필요한 거 있으면 부를 테니까. 들어오지 마. 내 방에 들어오지 마. 강도영 씨도 이제 그때 되면 여러 가지로 자포자기한 상태였고. 누구 도와준 사람이 없었죠. 그 상태에서 강도영 씨는 아버지께서 올해 423일 날 퇴원하셨는데 5월 초. 51일이나 2일 경에 그때 그런 말씀을 했다고 합니다. 내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이제는. 그러고 나서 강도영 씨가 하루 이틀 안 들어간 다음에 53일쯤에 아버지의 방에 한번 들어갑니다.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고. 그때 아버지가 침대에 누워서 눈을 껌뻑이고 있었는데 그 순간에 아들인 강도영 씨하고 아버지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면서 그냥 눈물만 흘리다가 강도영 씨가 방을 나왔고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아버지가 시신으로 발견된 건. 그러니까 사실상 방치가 된 거죠. 뭐 방치 아니면 사실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없었고요. 강도영 씨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제 아버지가 58일날 시신으로 발견이 됐고 그걸 또 신고한 사람은 강도영 씨였습니다. 강도영 씨. 어디 나가지도 않았고요. 자기 방에 누워 있으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 시신은 조금 부패됐었는데 근데 그때까지 그 순간까지 그냥 집에 있으면서 아버지 시신 확인한 다음에 경찰에 신고하고 그리고 본인이 또 체포됐습니다. 거기서.

 

김혜민> 아버지의 이 마음이 너무 이해가 가고 둘이 눈만 껌뻑이며 서로를 바라봤을 장면이. 그리고 그 방에 침묵이 너무 느껴져서 참 마음이 아픈데요. 제가 가장 많이 마음 아팠던 부분이 그거예요. 아버지가 요양병원에서 위독해져서 이제 청년이 달려갔는데 위독하다고 하니까 연명 치료를 중단하기로 결정을 해요. 그때 아버지가 또 괜찮아지시는 거예요.

 

박상규> 괜찮아져서. 연명치료 중단 조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김혜민> . 그런데 제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버지 회복돼서 다행이다, 라고 쉽게 말할 수가 없고. 제가 표현하지 않아도 아마 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이 지점에서 이 청년의 상황을 이해하고 안타까워하는 것 같은데 독자들 반응이 어땠습니까.

 

박상규> 이 기사가 나가고 너무 많은 사람. 너무 많은 독자 분들이 울면서 이 청년한테 누가 욕을 할 수 있겠냐. 너무 안타깝고 국가가 책임지지 않았던 모든 짐을 이 아들의 책임지고 그런 일이,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 같다, 라는 댓글이 많았고요. 국회의원들도 관심을 보였고 그리고 연예인 중에서도 또 관심을 보이면서 어쨌든 이 청년이 선처를 받아서 사회에 복귀했으면 좋겠다. 이 친구, 이 분한테, 이 아들한테 어떻게 존속 살해를 적용할 수가 있느냐. 그런 의견이 절대적으로 많았습니다.

 

김혜민> 지금 1심이 지금. 그러면 존속 살해가 적용돼서 4년 받았나요.

 

박상규> 그러니까 안타깝게도 이 사건이 유기치사. 그러니까 방치와 유기에 따른 사망이 아니라 존속 살해로 됐습니다. 의도를 가지고 네가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그게 1심 법원의 판단입니다. 물론 여기서 형량을 좀 판사가 재량권을 발휘해서 감경을 했지만 그래도.

 

김혜민> 존속살해는 맞아요. 지금 혐의를 그렇게 내린 건.

 

박상규> 현재 강도영 씨는 존속 살해를 부인하고 있고요. 그리고 저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 존속 살해를 적용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이거는 유기치사로 적용하는 게 맞지 않을까, 라는 게 저희 취재의 결과이자 생각입니다.

 

김혜민> . 지금 많은 분들이 같이 마음 아파하고 계세요. 3333 . 정말 눈물 나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요. 너무 가슴 아파서 들을 수가 없네요. 강도영 씨 마음은 어떨까요. 너무 깊은 상처로 남을 것 같아요. 우리 전부의 책임입니다. 살인이라니요. 5780. 스물두 살의 청년. 가슴이 너무 시립니다. 4542 . 답답하고 눈물이 납니다.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9197님 차 안에서 이 사연 듣고 정말 펑펑 울어봅니다. 저도 88년 부모님의 별거로 학업을 중단하고 공장에서 알바하며 군에 가기까지 어머니 용돈을 드렸습니다. 이 청년 저와 정말 많이 닮았네요. 꼭 선처가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일본 사례를 보니까. 일본에도 90세 치매 할머니를 살해한 스물두 살 소녀가 있었는데 집행유예로 끝났더라고요.

 

박상규> 2심 법원이 곧 다음 주 수요일 1110일 날 2심 선고가 내려지는데요. 아마 2심에서 만약에 존속 살해가 아닌 유기치사가 적용이 되면 어쩌면 강도영 씨 역시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혜민> 상황이 있군요. 많은 분들이 지금 탄원서도 써주시고.

 

박상규> 저희가 셜록에서 탄원서를 받았는데 약 3천 명. 지금 한 4천 명 정도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혜민> 한 특성화고 선생님께서 이거 관련해서 탄원서를 써 주셨길래 제가 조금 읽어볼게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번 사건을 다시 한 번 천천히 살펴봐 주십시오. 수개월 동안 죽음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던 불쌍한 청년을 자세히 살펴봐 주십시오.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 외에는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자포자기만이 최선의 대안이 되어야 했던 비극적 상황을 이해해 주십시오. 아무에게도 도움 받지 못하고 아버지를 굶어 죽게 만든 이 가련한 청년에게 법의 심판이 아닌 법의 관용을 보여주십시오. 하나뿐인 가족을 잃고 고아가 돼버린 이 청년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이런 분들의 글들이 우리 기자님으로 하여금 아, 세상에 알리기를 정말 잘했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할 것 같아요.

 

박상규> . 이런 마음 시민들의 마음이 좀 재판부에 잘 전달이 됐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김혜민> 우리 도영 씨가 알고 있나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아파하고 있다는 거.

 

박상규> . 제가 어제 편지로 많은 분들이 도영 씨의 삶을 응원하고 있으니까 꼭 좌절하지 말고 건강하게 좀 지내면서 같이 좋은 결과 기다려보자. 그렇게 편지를 보내드렸습니다.

 

김혜민> 그렇군요. . 이 청년의 삶을 통해 우리가 바꿔야 할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게 되는데 영 케어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본과 서구 선진국에서는 법적으로 이미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박상규> 그렇습니다. 이게 문제가 뭐냐 하면 청년 간병인들 영 케어러들의 문제는 뭐냐 하면 부모가 자식을 부양할 때는 부모들은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죠. 그리고 경험도 풍부하죠. 그런데 청년 간병인들은 일단 경제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경험도 없죠. 그 청년 간병인들의 또 가장 비극적인 특징은 뭐냐 하면 자신의 미래와 꿈을 포기해야지만 자식 된 도리와 인간의 도리를 지킬 수 있다는 거거든요. 내가 부모님을 자식 된 도리로서 끝까지 책임져야 된다고 하면 그 청년 간병인은 자기의 꿈과 미래를 과감히 포기해야 됩니다. 그게 가장 청년 간병인들 고통스럽게 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당연히 돈도 없지만 부모님을 돌봄으로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른을 돌봄으로서 나의 꿈과 미래를 다 포기해야 된다는 거. 그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거고 이제 한국 사회에서도 이제는 초고령 국가가 돼 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과 국가가 간병을 책임져야 되는 거죠. 그게 제도화되지 않으면 강도용 씨가 겪었던 끔찍한 일들은, 안타까운 일들은 어쩌면 계속 반복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혜민> 그렇네요. 지금 영국 같은 경우에는 가족을 부양하는 18세 이하 청소년들을 영케어러라고 칭하면서 2014년도에 여러 가지. . 2019년도에 보조금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일본 같은 경우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고 있고요.

 

박상규> 영국과 일본은 고령 국가가 된 지가 꽤 오래됐기 때문에. 특히 일본 같은 경우에는 간병 살인이 과거에도 좀 많이 있었고요. 한국도 이제는 고령화 국가가 돼가면서 노노 갈등, 노인이 자기 부인 아내든 아니면 남편을 그렇게 좀 안타깝게 살해하거나. 간병을 견디지 못해서 싸우거나. 그런 갈등들이 많이 벌어졌고. 당국에서도 지금 뭐 제가 통계를 본 거는 3일에 한 번. 한 명 꼴로 간병 살인이 벌어지고 있다, 라는 게 한국에서도 지금 현재 보편적인 현상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혜민>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법안을 냈다고 제가 보고 있는데. 아닌가요.

 

박상규> 지금 여러 가지 복지 체계를 좀 더 확대하고 개편하자는 논의들이 많이 이어지고 있고요.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이게 이제 지역마다 간병을 책임져 주는 지자체가 있고, 또 그렇게 하지 않는 지자체가 있거든요. 가령 이 사건이 대구에서 벌어졌는데 대구에서는 긴급 간병 돌봄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아요. 안타깝게. 가령 대구에서 그런 서비스가 있었고 그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도영 씨한테 전달이 됐으면 아마 강도영 씨는 다른 선택을 했을 수가 있었을 거예요. 다른 선택을 했을 겁니다. 아마. 그리고 또 하나 한국에서 또 어떤 게 있냐 하면 자기가 찾아가서 나 도와주세요, 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은 동사무소에도 알기 어렵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제도가 있냐 하면 가스 전기 수도 등이 끊기면 그 명단이 바로 주민센터로 통보가 되게 됩니다. 그걸 가지고 왜 통보가 되냐면 이런 분들은 빨리 찾아가 봐. 찾아가서 한번 위기 가정일 수 있으니까 빨리 와서 확인해 보고 선제적으로 무언가를 조치해. 그게 바로 단전단소 되신 분들이 명단 통보하는 제도인데.

 

김혜민> 그런데 왜 안 됐어요?

 

박상규> 안타깝게도 대구에서도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시신으로 발견된 날짜가 58. 올해 58일 날 시신을 발견되고 그 자리에서 강도영 씨는 체포가 돼서 구속이 됐는데. 대구시는 이 친구 가구에 대해서 510일부터 조사를 했습니다. 이미 그때는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강도영 씨도 유치장에 있었죠. 그리고 나서 나중에 결국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죠. 왜냐하면 도움의 손길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이미 죽었거나 교도소에 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김혜민> 우리 기자님이 말씀하신 게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기자님 말씀하신 건 아니지만 대표적인 얘기인데 더 마음 아프네요. 그 얘기 들으니까.

 

박상규> 그러니까 저는 이 청년한테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단죄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국가가 짊어져야 될 일을 이 친구가 짊어졌는데 우리는 과연. 이 친구를 보라면. 모든 짐을 떠넘긴 우리는 어떤 벌을 받아야 되지. 저는 취재하면서 그런 생각을 수차례 했었습니다.

 

김혜민> 저는 그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동안 아버지 시신과 같이 있었을 그 도영 씨의 마음이 너무 느껴져서. 그때의 그 외로움과 절망감을 더 이상은 도영 씨가 느끼지 않도록 우리가 해줘야 되고요. 도영 씨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무엇을 부탁할지 그 마음들을 재판부와 우리 사회가 좀 생각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박상규> 그러니까요. 그 아버님이 과연 자기로 인해서 자기 죽음으로 인해서 아들이 또 그렇게 구속되는 걸 바랐을까. 저는 절대 그렇게 아버지가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김혜민> 정말 한 분도 빠지지 않고 안타까운 마음을 보내주고 계세요. 5780. 아 정말. 우리 모두 주위를 한 번씩 둘러보고 서로서로 도와주는 마음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도영 씨 선처 바랍니다. 1689. 이 기사 제목만 봤다면 패륜 사건으로 알았을 것 같아요. 자세히 보도해 주셔서 도영 씨에게 두 번의 상처 주지 않게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0332. 모르고 있던 사건인데 죽음을 앞둔 아들을 바라보던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봅니다. 9246. 국회의원님들 다시는 이런 사건 안 일어나게 법 좀 만들어 주세요.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음 선고가 언제 있습니까.

 

박상규> 2심 선고가 다음 주 수요일 10일 날 내려지는데요. 이때는 좀 1심과 다른 결과가 나와서 한국 사회의 어떠한 복지의 구멍이 친구한테, 강도영 씨한테 상처가 또 다른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혜민> 모두 도영 씨의 아버지가 돼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2967님도 기자님 덕분에 강도영 씨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 더불어 사회에 울림 접해서 감사하고 재판부의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하셨는데 혹시 재판부에 이런 마음을 전하고 싶으신 분들은 어떻게 방법이 있습니까.

 

박상규> 재판부에게 마음을 전하시고 싶은 분들은 저희 진실탐사그룹 셜록에 오시면 서명에 동참할 수 있고요. 그 서명을 출력을 해서 제가 오늘 대구에 가서 1차로 제출하고. 날짜가 얼마 안 남았거든요. 선고가. 오늘 제출. 탄원서를 제출하고. 그리고 월요일 날 또 한 번 제출할 예정입니다. 재판부가 좀 더 한 번만 더 깊이 있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있으니까요. 관심 있는 분들 좀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혜민> 그럼 이제 대구 가셔야 해요. 빨리 보내드릴게요. 지금까지 셜록의 박상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기자님 고맙습니다.

 

박상규>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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