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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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야홍' 유행시킨 '커뮤', 정치 흔들고 대선후보 지지율까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9-13 09:03  | 조회 : 1371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9월 11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무야홍' 유행시킨 '커뮤', 정치 흔들고 대선후보 지지율까지?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송경재 교수(이하 송경재)>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대선이 이제 6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여야 각 당별로 대선후보자 경선절차가 현재진행형이죠. 각 당의 대선후보들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한 표라도 더 받기위해서 동분서주하는데, 요즘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체크가 필수라고 합니다. 커뮤니티나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면 기성언론들이 바로 받아쓰면서 그야말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 때문인데요.

◆ 송경재> 네, 2030대를 중심으로 한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카페, 커뮤니티 등에서 정치 풍자 용어나 밈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최근엔 홍준표 의원이 ‘무야홍’이라는 용어로 밈화 되고 있었습니다. 과거 ‘앵그리 홍’이라는 밈은 인기 게임인 앵그리버드와 닮았다면서 토론 때 직설화법을 날린다고 붙여진 이름이고요. ‘무야홍’ 이건 최근에 나온 건데 ‘무조건 야권 대통령 후보는 홍준표 후보’ 라는 말입니다. <‘무야홍’ 현실화?…상승세 탄 홍준표, 20대 지지율 여야 1위>(세계일보,9월 7일), <홍준표, 윤석열·이재명 맹추격…2030 '무야홍'·개인기 통했다>(뉴시스, 9월 7일) 등 이런 지지 용어가 기사 제목으로도 등장하면서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 김양원>‘무야홍’에 이어서 요즘은 ‘민야홍’, ‘돌돌홍’ 등 일종의 유행어 놀이처럼 커뮤니티에서 언급이 되고 있던데요? 
 
◆ 송경재> 좀 더 살펴보면 지난 8월 말부터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의 ‘무야홍’이라는 밈은 2030세대 보수 성향 남성들이 주 사용층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됐습니다. 무한도전에서 한 어르신이 기분 좋게 ‘무야호~!’라고 외치는 영상과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시청자들이 ‘어차피 남편은 000’이라고 부르던 밈이 결합한 건데요, 여기에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와 경쟁 가도를 달리면서 언론에서도 사용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2030세대가 커뮤니티에서 만든 용어가 기존 미디어에서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미치는지 조사하기 위해 ‘무야홍’을 포털 뉴스 검색해봤는데요, <다음 뉴스>는 8월 말 이후 2주일 만에 236건(목요일 기준 수정)이나 되고요, <네이버 뉴스> 검색에서도 245건(목요일 기준 수정)의 뉴스가 검색 되었습니다. 언론사에서 한 번씩은 다룬 것 같습니다.

◇ 김양원> 젊은 층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나쁘지 않은 일인데, 인터넷 커뮤니티가 정치나 선거의 장이 되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송경재> 우리나라가 정보화 수준이 상당히 높은 나라에요. 전 국민의 92%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죠. 그러면서 기존 미디어인 신문이나 방송, 라디오와 함께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정치 운동과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정착되었습니다.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력한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지하는 운동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미국 공화당을 지지하는 ‘티파티’나 민주당의 ‘무브온’과 같은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는 실제로 정치 사회에서 큰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온라인 커뮤니티가 현실 정치에 뛰어들면서 적극적으로 당원 가입이나 투표 독려 운동을 벌이고, 특정 후보에 대한 긍정ㆍ부정 여론을 조직적으로 확산시키기도 한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되었다는 거죠.
실제로 국내에서도 지난 6월 국민의힘 대표 선출 경선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지층이 결집됐던 이준석 대표의 당선은 커뮤니티에서 형성된 여론이 현실 정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준 사례입니다. 2002년 대선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가 우리나라 정치의 주요 선거에서 중요한 정치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듯 합니다.

이런 현상은 긍정적인 면과 좀 우려스러운 점을 동시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층이 정치 활동을 하고 유권자와 후보가 직접 소통하고 참여하게 된 것은 긍정적인 현상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만들어진 유행이 네트워크를 타고 전 국민에게 확산되는 것까지는 좋다고 봅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했던 ‘무야홍’ 밈 등 자칫 이런 유행에만 의존하는 것도 경계 해야할 일입니다. 정책과 공약, 후보자의 진실성 등 지도자를 선출하는 기준으로 현명한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이런 기준이 약화되고 인기투표나 유행어 만들기에 머무를 수 있다는 맹점이 생깁니다. 자칫 인기 영합주의로 흘러가다보면 되려 좋은 후보를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둘째는, 이렇게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에서 시작된 반응을 보도하는 미디어의 행태와 관련된 것인데요...여기서도 약간 우려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최근에 신문이나 방송 뉴스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 유튜브를 취재원으로 하는 경우가 많죠. 여기서 나온 정보들이 사실이나 과학적인 경우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가짜뉴스나 ‘카더라’식의 내용도 있습니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정통 언론사가 걸러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확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 김양원> 요즘 보면 정치인들이 직접 SNS를 운영하기도 하고요, 유튜브 채널을 만들면서 소통하는 경우가 많이 보이던데요, 이런 건 어떻게 보세요?

◆ 송경재> 네, 저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미디어와 언론이 위기를 맞았다고도 봅니다. 그동안 언론이 정치인과 시민을 연결해주는 매개의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이것을 정치인들이 손쉽게 직접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로 최근의 대선 후보들을 보면 모두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데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젊은 세대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히고요.

◇ 김양원> 요즘 정치인들에게는 유튜브와 SNS가 기본이던데, 이것을 '언론의 위기'라고 말씀하셨네요.

◆ 송경재> 과거에는 언론이 정치인과 유권자의 만남의 장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이들이 직접 만나게 되면서 과거 언론의 영역이 위축될 수 있다는 거고요. 이렇게 되다보니 필터링이 불가하고, 자칫 유언비어나 정보를 잘못 전달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 김양원> 유튜브 구독자 수가 정치인의 지지도 사이의 어떤 연관관계도 혹시 분석해보셨나요? 

◆ 송경재> 아직 정치학이나 언론학계에서는 유튜브로 인한 정치적 선택은 ‘제한적인 효과’만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지지를 강화하는 효과와 함께 새로운 지지자를 유입하는 효과가 일부 있긴 하지만, 이것이 절대적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유튜브를 이용한 선거 운동 효과에 대한 원인과 결과 즉 인과관계는 없어도 상관관계는 있다는 것입니다. 

◇ 김양원> 유튜브 선거 운동 효과에 인과관계는 없어도 상관관계는 있다? 무슨 뜻인가요?

◆ 송경재> 네, 예를 들어서 설명하자면, 지금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순회 경선이 진행 중인데요, 더불어민주당 주요 후보들의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면 오프라인에서의 지지도와 일치하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지난 충청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54.72%, 이낙연 후보가 28.19%로 약 두 배의 지지율 격차가 나타났죠. 실제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22만 7,000명입니다. 그리고 이낙연 후보는 그 절반이 안 되는 10만 9,000명입니다. 이 두 후보만 비교했을 때 나타나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고, 다른 후보들의 수치를 보아도 지지율과 비슷합니다. 즉, 지지를 많이 받는 후보의 유튜브 구독자 수나 조회 수가 높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여론조사나 경선 지지도와 유사한 비율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 김양원> 야당인 국민의 힘 후보들의 유튜브 추이는 어떤가요?

◆ 송경재> 국민의힘은 약간 다릅니다. 유튜브 계정을 얼마나 오래했느냐에 따라 갈리던데요. 예를들어 홍준표 후보는 'TV홍카콜라'라고 해서 유튜브 채널을 오래전부터 운영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민의힘 대선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은 4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요. 유승민 후보의 경우 2017년에 오픈한 유튜브채널의 구독자 수는 미공개로 되어 있고, 다만 1350만뷰 정도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석열 후보의 경우 올해 7월부터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했는데, 구독자 수는 12만8천명, 약 290만 뷰의 시청기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양원> 국민의 힘 쪽은 후보자간 지지율과 유튜브 구독자 수가 좀 다르네요. 홍준표 후보가 오래전부터 유튜브 활동을 해서 그렇다는 거고요.

정리하자면, 유튜브 조회 수나 구독자 수만으로도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했는지 가늠하는 정도는 될 수 있다, 그러나 유튜브를 한다고 해서 지지가 강화되고, 새로운 지지층이 결집하는데는 그 효과가 제한적인 것 같다. 이런 말씀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송경재>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송경대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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