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아프간 '미라클' 작전 요원, 성공 요인? "끊임없는 훈련과 연습"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8-31 13:38  | 조회 : 1829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8월 31일 (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윤정한 제251공수비행대대 소령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현지시간으로 30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완료했습니다. 아프간 전쟁이 20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카불 공항은 민간 항공기의 이착륙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보복을 피하기 위한 아프간인들의 구조 요청이 계속됐는데요. 우리 정부에서도 현지 조력인과 그 가족들을 국내로 수송하는 작전을 펼쳤습니다. 일명 '미라클' 작전, 그 긴박한 현장에서 함께한 공군의 요원 연결해 현장 얘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미라클 작전에 함께한 제251공수비행대대 윤정한 소령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윤정한 소령(이하 윤정한):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경례 구호가 어떻게 되십니까?

◆ 윤정한: 공군은 필승을 사용합니다. 

◇ 최형진: 참 대단하십니다. 머나먼 여정이었는데요. 다녀오셔서 쉬고 계십니까?

◆ 윤정한: 복귀 직후에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서 기지 인근 숙소에서 이틀 동안 약 24시간 이상을 잠들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3박4일 동안 새벽 3시 반에 기상해서 23시에 숙소에 복귀하는 일정을 긴장감 속에서 반복하다보니 복귀 후에 긴장이 풀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긴장 풀리면 잠도 많이 오고 몸이 축 늘어지잖아요. 

◆ 윤정한: 네, 그렇습니다. 

◇ 최형진: 구출 작전명, '미라클' 이름 그대로 정말 기적과 같은 현장이었습니다. 성공적으로 수행한 군 요원들은 어떤 분들로 구성된 겁니까? 

◆ 윤정한: 이번 임무 구성은 분야별로 숙련된 교관요원들 위주로 선발되었습니다. 급박하게 진행되는 임무 특성상, 요원들의 경험에 기반한 조언과 준비사항이 필수적이었고, 또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지휘부의 결심이 주효했습니다. 저희 비행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공수임무에도 최적화되어 항시 출동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춘 비행단입니다. 또 제가 속한 251공수비행대대 또한 ‘애니 타임 애니 플레이스(Any Time, Any Place)’라는 구호 아래, 평시 빈틈없는 훈련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모든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이번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멋있습니다. 한국에서 아프간까지 왕복 2만 킬로미터, 이런 장거리 이송 작전이 흔하진 않잖아요? 

◆ 윤정한: 그렇습니다. 저희 대대는 지난 2013년 12월 남수단 한빛부대 위기상황 증가에 따라 긴급 탄약 공수 임무와 또 2018년에는 사이판 태풍 피해로 고립된 우리 국민 긴급공수작전을 수행한 바 있습니다. 장거리 이송작전은 흔하지 않지만 필요할 경우 매우 중대한 작전이 되기 때문에 평소 끊임없는 훈련과 연습을 통해 대비하고 있었고, 덕분에 이번 작전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애청자 분께서 질문 주셨는데요. ‘대단하십니다. 올해 들어 코로나 의료진 이후 최고의 찬사를 또 한 번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미필자여서 공수비행대대라고 하는 것 보니 무언가 특별한 작전을 수행하는 좀 빡센 부대인가 봐요’라고 하셨거든요. 특별작전을 수행하는 좀 힘든 부대입니까?

◆ 윤정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일단 공수비행대대라는 것 자체가 공중으로 수송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수송하는 그런 비행대대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저희가 사용하는 C-130 항공기는 전천후 전술공수항공기인데요. 인원이나 환자에서부터 장갑차에 이르기까지 전·평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공중수송할 수 있습니다. 평시에도 해상조난자 탐색·구조 작전, 각종 물자와 인원을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등 항공작전에 있어서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팔방미인 수송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당시의 상황을 듣고 싶은데요. 제가 알기로는 항공기에 에어컨이 없다고 하는데요. 사실입니까?

◆ 윤정한: 에어컨이 없다기보다는 저희 항공기의 엔진이 시동이 걸려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에어컨이 작동을 안 합니다. 

◇ 최형진: 그러면 작전요원, 임무를 사용하시는 분들 방탄헬멧 쓰고. 저도 군대에서 방탄헬멧, 방탄조끼 입고 임무를 수행해봤는데요. 안 더우셨어요?

◆ 윤정한: 저희가 대기시간 동안은 배터리와 항공기 연료를 아끼기 위해서 시동을 아예 다 꺼놓고 공항 내 항공기 외부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는 파키스탄 지역이었기 때문에 헬멧이나 조끼는 착용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 최형진: 그래도 안 더우셨어요?

◆ 윤정한: 거기도 저희 한국만큼이나 더웠고, 또 습도가 지속적으로 높은 지역이라서 기후적인 애로가 있었습니다. 

◇ 최형진: 이렇게 고온에 노출된 상태로 몇 시간 정도 보내신 거예요?

◆ 윤정한: 짧게는 두세 시간, 길게는 열 시간까지도 있었습니다. 

◇ 최형진: 그야말로 극한 상황을 극복하셨는데, 우리 소령님께서는 파일럿이신가요?

◆ 윤정한: 그렇습니다. 

◇ 최형진: 항공기 운전을 직접 하신 거죠?

◆ 윤정한: 네, 맞습니다. 

◇ 최형진: 외부에서 보기에는 상당히 단시간 준비해서 떠난 것으로 인식됐는데, 그 짧은 시간에 준비를 상당히 철저히 하셨더라고요. 수송기에 분유와 젖병도 실리고, 도착한 아이들에게 인형과 간식 선물도 준비를 하셨고요. 이런 물품은 어떻게 준비하게 된 건가요? 

◆ 윤정한: 일단 저희 평시 해외 임무 준비는 약 한 달 이상의 준비기간을 두고 실시하는데요. 이번 작전은 정확한 시일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내일 이륙할 수 있다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준비기간이 일주일 남짓으로 짧았는데, 모든 임무요원들이 이번 사건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준비를 해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후일담으로는 23시에 퇴근했다가 10분 만에 다시 출근해서 아침에 퇴근을 한 요원들도 있었습니다. 또 인원구성에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을 하고서 저희 요원들 간에 의견을 취합할 때, 분유와 젖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서, 그것을 지휘부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해준 결과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 최형진: 직접 항공기를 운전하신 건데, 아프가니스탄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고지대 산악지형이고, 또 지대공 미사일 위협도 있을 거고요.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 윤정한: 두려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은데요. 카불공항 진입하기 위한 경로 상에 높은 산들이 많아서, 말씀하셨듯이 산에서 대공위협을 가한다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 쉬웠습니다. 이에 따라서 승무원들이 각자 위치에서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였고, 항공기에 장착된 자체보호장비에서는 끊임없는 위협신호가 발생하는 등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공항에 착륙을 위해서 고도를 낮췄을 때는 카불 시내 곳곳에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들을 보면서 전쟁과 다름없는 지역에 들어왔음을 실감했는데요.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한 요원들 덕분에 특별히 위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애청자 분께서 질문 주셨는데요. ‘태양의 후예 보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당신은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간 조력자를 구출하러 갑니다‘라고 작전을 들었을 때, 어땠어요?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라고 하셨는데요. 딱 이 작전 들었을 때, 위험할 수도 있겠단 생각도 하셨나요?

◆ 윤정한: 네, 뉴스를 저희도 같이 접해오면서 탈레반이 카불시내를 모두 장악했다는 뉴스를 접하고서 거기를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이건 현지인들을 이송하는 것도 미라클이겠지만, 우리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미라클이 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가지 해봤습니다. 

◇ 최형진: 겉으로는 ‘예, 알겠습니다. 임무수행하겠습니다’ 이래도, 속으로는 ‘저는 빼주시면 안 돼요?’, 이런 생각도 드셨겠네요?

◆ 윤정한: 그런 생각도 든 사람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수 있겠는데, 저를 예로 들자면, 저는 먼저 손을 들고 ‘제가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긴 했습니다. 

◇ 최형진: 이게 저희 대한민국 공군입니다. 애청자 분께서 의견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공군이 이렇게 발전했었나요? 공군도 월드 클래스입니다. 국격을 확인합니다.’

◆ 윤정한: 감사합니다. 

◇ 최형진: 함께 타고 돌아오셨던 아프간 분들은 어떤 얘길 하던가요?

◆ 윤정한: 장시간 현지에서 긴장 속의 기다림으로 많이 지쳐보였는데요. 반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다는 안도감과 희망을 안고 있는 모습이 교차해서 보였습니다. 항공기 탑승시에는 최대인원 탑승을 위해서 좌석까지 제거하는 등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항공기가 무사히 카불공항에서 이륙했을 때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박수를 보내왔습니다. 

◇ 최형진: 전 소령님 이야기도 너무 듣고 싶은데요. 군대에서 행군 가거나 긴 장기간 훈련 가게 되면 마지막 돌아오면서 부대가 모이면 굉장히 반갑거든요. 소령님도 우리나라가 보이고 딱 도착했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윤정한: 해외 임무를 다녀올 때, 가장 먼저 반가움을 느끼는 곳은 한국 관제소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만 있는 관제권만 지나다니다가 한국 관제권에 들어왔을 때, 저희에게 익숙한 한국인 관제사의 목소리나 억양, 그리고 김해공항, 김해어프로치라고 하는데요. 항상 듣는 관제소 저희 공군 요원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가 ‘드디어 집에 왔구나’라고 느끼는 가장 반가운 순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형진: 애청자 분께서 의견 보내주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도 이 소식 들었을 때 탄성을 질렀어요. 소령님과 요원들이 많은 생명을 구했습니다’, 이렇게 감사인사를 하셨고요. ‘대단하십니다. 이런 건 박수 쳐줘야 합니다. 제 아들도 소령님처럼 키우고 싶은데 뭘 먹이면 공수비행대대 요원으로 키울 수 있나요?’라고 하셨네요. 

◆ 윤정한: 하하, 롤러코스터를 많이 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형진: 그런데 정작 어머니께서는 참 걱정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 윤정한: 저희 어머니와 장인, 장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릴까봐 최대한 위험하지 않다는 걸 많이 설명 드렸고요. 가기 전에는 최대한 말씀드리는 걸 삼가고, 다녀와서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 최형진: 가족들도 참 반겨주셨죠?

◆ 윤정한: 네, 그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 최형진: 예전 일을 떠올려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소말리아에 해군파견 하라고 했을 때, 그런 작전을 해본 적이 없어서 당시 국방장관이 난색을 표명했었고. 실제로 파병까지 1년 정도가 걸렸어요. 이번 작전 계속해서 제가 대단한 작전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신속하게 이뤄진 것 같은데, 작전수행능력은 물론이고 기동력도 대단했던 것 같아요. 이번 작전에서 가장 염두에 뒀던 점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 윤정한: 저도 수행부대원의 하나였지만, 느끼기에는 지휘부에서부터 수행부대 말단 수행요원까지 정말 일치단결된 그 모습이 가장 주요한 역할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또 지휘부에서 일방적인 의사소통이 아니라 계속 수행부대원들에게, 요원들에게 질문을 했고, 또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했을 때 그 답변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이번 작전이 더욱 더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최형진: 조금 전에도 지대공 미사일 관련해서 이야기하셨는데요. 사실 아까 두려움도 조금 있으셨다고 말씀하셨는데, 미사일에 대비할 수 있는 작전도 세우셨습니까?

◆ 윤정한: 그렇습니다. 저희가 자체보호장비라는 걸 아까도 언급을 드렸지만, 미사일이 발사되거나 저희 레이더를 라곤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라곤을 당했다고 항공기에서 식별음을 보내주고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내줍니다. 그런 신호들이 발생하게 되면 거기에 따라서 대응 기동을 하거나 아니면 체프·플레어라는 화염장치나 레이더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장비들을 투발하게 되는데요. 거기에 대한 평시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어서 두려운 마음과 함께 자신 있는 마음도 같이 있었습니다.  

◇ 최형진: 대단하십니다.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공중 급유기 탑승인원을 처음에 초과했다고 본 것 같거든요. 이거 어떻게 하셨어요?

◆ 윤정한: 원래 기존 계획 대비 탑승인원이 많다보니까 저희 승무원들이 탑승하기 위해서 고려됐던 자리들을 모두 현지조력자 분들에게 내어드렸고요. 

◇ 최형진: 그럼 요원 분들은 서서 가거나 그랬던 거예요?

◆ 윤정한: 네, 복도에 서서 가거나 갤리라고 하는 별도 공간에 탑승해서 왔습니다. 

◇ 최형진: 자리도 양보해서 참 먼 길을 힘들게, 어떻게 보면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오셨는데요. 이번 작전에 큰 응원을 보내주셨던 국민 분들과 우리나라 도착해서 진천에서 자가 격리 중인 아프간인 분들께도 짧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윤정한: 저희 공군 및 국방부 예하 모든 부대원들에게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고요. 저희 공군은 평소에도 국민 여러분이 알지 못하는 그 순간, 그 시간에도 항상 저의 영공 방위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올려다보시는 하늘이 항상 편안하게 위로와 응원을 주는 그 하늘이 저희 공군으로부터 시작이 될 수 있었음을 항상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최형진: 아프간인 분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윤정한: 저희가 지키는 이 영공 같은 하늘 아래에 오신 아프간 분들을 환영해드리고, 같이 한국 땅에서 같이 생활하시게 되는 것을 응원하고 축하드립니다. 

◇ 최형진: 말씀하신 것처럼 공군이 있기에 편안하게 국민들이 하늘을 바라보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고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윤정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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