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5~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한국이 G7회의에 들어간다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6-14 12:02  | 조회 : 2522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6월 14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박병률 주간경향 편집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영국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초청국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번 G7 정상회의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정상회의 개막 전 성명에서 G7 국가와 초청국을 포함해 D11이라고 부르면서 일각에서는 G7 확대에 대한 의견도 등장했습니다. G7, 국제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가입한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지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함께 말씀 나눌 주간경향의 박병률 편집장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병률 편집장(이하 박병률):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먼저 G7에 대해 간략히 설명부터 해주시죠. 

◆ 박병률: 주요 7개국의 모임, 이렇게 보시면 되는데요. 우리가 G7할 때 G는 ‘그룹(Group)’이란 뜻입니다.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나라들이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이렇게 됩니다. G7은 세계의 정치와 경제 질서를 만드는 곳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는데 특히 경제 쪽에서 세계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될 방향을 제시하고요. 또 각국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이런 경제 정책에 대해서 협조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 최형진: 7개국의 모임을 말한다고 하셨는데 경제력으로 이렇게 기준이 정해진 겁니까?

◆ 박병률: 그렇죠. 어차피 경제력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힘과 관련이 많이 됩니다. 그리고 또 경제인력 순으로 보다보면 정치적으로도 민주주의라든가, 이런 공통점들이 많은데요. 그러니까 그 동안 서구사회를 이끌어왔던 대표적인 국가들의 모임이다, 거기에 일본이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사실 G7의 경우는 정치적인 모임의 성격도 강합니다만, 정치적인 쪽은 선언적인 내용이 많고요. 그것보다는 경제 쪽에서는 훨씬 실체적인 그러한 모임입니다. 시작도 경제적인 동기로 시작이 됐거든요. 1973년에 1차 오일쇼크가 왔을 때, 이때 대책을 마련하자 그러면서 미국·영국·프랑스·서독·일본, 이렇게 5개국 재무장관이 모인 것이 첫 시발점이 됐습니다. 당시 오일쇼크는 사상 유례없던 상황인데요. 모든 국가들의 공통의 관심사였습니다. 상품의 가격은 오르는데 경기가 나빠지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사상 처음으로 발생 했었고요. 이것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런 주요 5개 경제국의 모임이 필요했던 겁니다. 그리고 1975년에 가면서 2차 오일쇼크가 벌어지는데, 이때 G5 정상회의로 격상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하면서 G7이 되는데, 마지막으로 캐나다가 합류한 것이 1976년입니다. 

◇ 최형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번 G7 회의에 참석하게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요. 경제력뿐만 아니고 정치적인 역사,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 솔직히 대한민국이 이탈리아보다 경제력이 높잖아요. 이탈리아 빼고 우리나라 들어가면 안 됩니까?

◆ 박병률: 그렇죠. 그런데 이게 참 쉽지가 않은 게 그동안에 계속 모여왔던 어떻게 보면 부자들 클럽의 모임이잖아요. 약간의 경쟁력, 어떻게 보면 우리가 조금 더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넣어줄 수 있는 그런 모임이 아니라는 거죠.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서로 교류하면서 믿을만한 국가다, 이런 생각이 되어야만 또 새로운 그룹의 멤버로 초청을 하는 것인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마지막으로 포함됐던 나라 캐나다가 1976년이거든요. 그리고 나서 한때 러시아가 포함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그때 당시에는 러시아의 특수한 국제사회에서의 파워 때문에 넣어줬던 것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G7으로서는 끝까지 인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 최형진: 비집고 들어갈 데가 없네요.

◆ 박병률: 그렇죠. 어떻게 보면 G7 모든 국가들이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사실상 들어가기 어렵죠. 

◇ 최형진: 우리나라의 G7 가입 얘기도 나오고, 그러면서 G10 등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동안에 들어왔다 나간 나라는 러시아뿐입니까?

◆ 박병률: 네, 러시아밖에 없습니다. 러시아가 가입이 됐습니다만, 결국 최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는 문제 이후로 사실상 축출이 됐고요. 그리고 그때 당시에도 경제적으로는 G7이 계속 유지가 됐었습니다. 

◇ 최형진: 그럼 이렇게 모인 G7은 어떤 일을 합니까?

◆ 박병률: G7의 경우는 매년 재무장관회의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재무장관회의는 각 국가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1년에 2~3번씩 연석으로 회동하여 세계 경제의 거시적 흐름에 대한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그런 자리를 만듭니다. 또 정상회담은 1년에 한 번씩 각 국가의 대통령과 총리가 참여해 세계의 주요 의제 등에 대해 논의하는데, 가장 쉽게 말하는 주요국 간의 정상회의가 매년 열린다, 이렇게 보시면 이해하기 편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말씀을 들어보니까 G7 정치적인 모임보다는 경제 쪽에 가까운 것 같거든요. 

◆ 박병률: 아무래도 재무장관 회의에서 처음 시작이 됐었고요. 정치적으로는 어떤 선언을 하더라도 이게 더 이상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만.

◇ 최형진: 구속력이 없다는 거네요. 

◆ 박병률: 경제는 이들이 바로 질서를 만들어버리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가치가 조금 더 크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그렇지만 경제만 다룬다기엔 G7의 성격이 많이 확대된 것 같은데요?

◆ 박병률: 네, 그렇죠.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도 미국과 그리고 서구사회가 원하는 질서 중심으로 국가들을 초청했거든요. 비록 상징적이라고는 합니다만, 사실상 서구사회의 동맹 같은 느낌으로 갈수록 격상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있고요. 특히 이번 G7회담에서는 중국에 대한 견제가 어떻게 보면 노골적으로 제시가 됐습니다. 중국 편에 서든지 아니면 나머지 G7 국가들 편에 서라, 쉽게 말하는 미국 편에 서라, 이런 식으로까지 흘러가고 있는데요. 지금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생각이 미국이 절대강자로 가던 시대를 이제는 지나서 미국의 동맹과 함께 가겠다, 그리고 동맹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D10이든 D11이든, 이런 식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제가 사실 경제 쪽은 잘 모릅니다만, 그래서 조금 우스운 질문일수도 있는데, 중국이 기분 나빠하겠네요?

◆ 박병률: 네, 그렇죠. 벌써 중국 쪽에서 나온 발언 보니까, 이번 G7 회담에 대해서 이건 사이비 다자주의 아니냐, 이런 말을 했는데요. G7에 대해서 지금 보면, 중국에 대해서 홍콩 민주화 세력에 대한 탄압, 그리고 신장 자치구 주민에 대한 강제노역 반대, 대만과의 갈등, 이런 것도 거론이 됐습니다만, 동시에 중국이 하고 있는 일대일로에 대한 견제로 나왔습니다.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을 구축해서 여기에 대응하겠다는 내용들이 들어가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대놓고 경제적으로도 중국을 견제하겠다, 이런 내용들이 이번에 포함됐습니다. 

◇ 최형진: 우리나라의 G7 가입 이야기 계속 나오고 있는데, 사실 지금 미중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중국 눈치가 조금 무섭지 않겠습니까?

◆ 박병률: 아무래도 그런 부분들이 있죠. 사실 이번에 지금 일본 쪽에서 나온 언론 보도를 보면, 한국은 G7에 넣어서 G8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서 일본이 반대를 했다, 그 이유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일본이 G7 국가인데, 한국이 들어오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아마 그건 사실일 것 같고요.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가 지금 당장 G7에 들어갈 필요도 없다는 게 또 하나의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G7에 들어가면 책임들이 많이 커집니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해야 될 여러 자기 금전적 지원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정치적, 도의적 책임, 이런 것들도 훨씬 커지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갈수록 G7이 반중국 쪽인 분위기로 흘러가게 됐을 경우에 우리 위치가 약간 모호해질 수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보면 G7 국가들이 공동 성명을 내더라도 나라마다 중국과의 상황에 따라서 또 다른 소리들을 같이 냈거든요. 그런데 우리의 경우에 보면,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도 있습니다만, 중국과 러시아도 같이 끼고 사는 나라기 때문에 특별히 한 쪽에 과도하게 목소리를 내기가 사실 어려운 측면들이 분명히 있는데요. 이런 점을 생각하면 장기적으로는 G7에 들어가야 하더라도 속도조절을 하면서 그 사이에 우리의 힘을 좀 더 키우면서 차근차근 가더라도 결코 급하지 않다고 봅니다. 

◇ 최형진: 지금 급하게 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두고 가입하는 게 좋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국가 위상에는 도움이 됩니다만, 부담이나 의무도 주어진다고 하셨잖아요. 가입하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 박병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국제사회에서 여러 원조를 하든지, 국제사회에 지원을 해야 할 때 우리 책임 몫이 커지게 됩니다. 당장 얼마라고는 말씀을 못 드립니다만, 우리도 어떤 모임을 가입하게 되고 거기에 대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될 때, 분담금이 나오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한 게 지금까지에 비해서 훨씬 책임이 커진다는 거죠. G7 혹은 G8 국가니까 거기에 걸맞게 돈도 많이 내야 할 테고요. 국제사회의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에 우리가 개입을 해서 역할을 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G7 가입은 우리가 과거에 OECD 가입을 한번 생각해보면 쉬울 것 같은데요. 급하게 1995년에 OECD에 가입을 했다가 그 뒤에 OECD가 요구하는 여러 가지 부분에 우리가 맞추지 못해서 힘든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노동 문제가 있을 수 있고요. 환경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요. 이제는 정말 국제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담을 다 안을 수 있는 정도의 수준까지 가지 않으면 G7에 가입하는 것도 사실은 어렵습니다. 다만, G7에 가입하면 그만큼 우리에게 이득도 많습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게 국제사회의 흐름을 가장 빨리 우리가 포착할 수 있죠. 예를 들면, 이번 G7에서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15%로 하자는 제안이 나왔고요. 이제 합의가 됐는데, 우리가 이렇게 G7에 끼지 못하면 이 정보를 제때 받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어떻게 했냐면 G7에서 논의된 내용이 뭐냐고 일본한테 가서 많이 받아왔거든요. 혹은 미국에 가서 받아오고요. 그런데 그런 나라들이 우리에게 모든 정보를 다 줄 이유는 없잖아요. 우리는 G20 정도나 가야 그 내용들을 알게 되는데, G20 가면 늦은 게 이미 G7에서 거의 질서를 다 잡아놓고 G20한테는 추진을 받는 그런 식으로 갑니다. 그렇다보니까 우리가 G7에 들어가서 세계질서가 첫 시작될 때 가장 먼저 표준에 대한 우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나게 큰 메리트가 되는 부분이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네트워크입니다. G7 국가들은 서구의 최고 선진국들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바로 하나의 라인을 만들게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이번 G7 회담에서도 우리가 바로 메르켈 총리를 만나서 여러 가지 논의를 했거든요. 백신에 대한 협력도 얘기하고 우리의 대북 정책에 대한 설명도 했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매년 정상회담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그런 관계, 그리고 원하면 조금 더 협조를 할 수 있는 이런 관계의 인적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는 측면에서 분명히 G7 가입에 대한 효과도 분명히 있습니다. 

◇ 최형진: 국민이다 보니까 궁금한 게 G7에 우리나라가 가입하게 되면 국가적으로 위상도 크고 네트워크도 형성되고 좋은 건 알겠는데, 우리 국민들한테 좋은 것도 궁금하거든요. 혹시 다른 나라와 싸울 때, ‘우리 G7 가입국가야’ 이런 식으로 으름장 놓을 수 있는 건지 월급이 오르는 건지, 실질적인 국민 삶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 박병률: 그런 건 없습니다만, 예를 들면 우리가 원하는 주장들을 G7 국가의 협조를 받게 되면 편하겠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만약 전쟁이 난다고 할 때도 우리 우방으로서 G7을 초청하기도 쉽고 우리가 설득하기도 쉽다는 얘기입니다. 가장 쉽게 생각하면 우리가 개인의 입장으로 봤을 때, 어떤 새로운 모임에 가입한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그 모임에 가입하는데 가입되어 있는 멤버들이 굉장히 쟁쟁한 사회의 유력인사들이다, 이랬을 경우에 내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상대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가 있겠죠. 아무래도 G7에서 한마디라도 ‘한국에 계속 공격하지만’, 이런 말을 공동 성명으로 내준다면 상당히 큰 압박이 될 수도 있을 테고요. 결국 그러한 거시적인 측면들이 우리 국가의 위상을 높여주고 국가가 잘 되면 언젠가는 흘러흘러 가지고 다 개인한테 돌아오게 되는 것이죠. 

◇ 최형진: 그 일환으로 지금 일본이 가입이 되어 있잖아요. 지금 말씀하신 걸 폭 넓게 해설하자면, 우리나라는 지금 일본과 역사적인 문제, 독도 지리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일본은 우리나라가 가입하는 걸 반대하는 겁니까?

◆ 박병률: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도 중요한 게 일본은 지금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가입된 나라거든요. 바꿔 말하면 아시아의 몫을 일본이 지금까지 다 해왔다, 그리고 일본이 그 대표주자로서 가져간 게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런데 그러한 부분들을 한국과 나누게 된다는 것, 결코 쉽지는 않죠. 사실은 한일관계가 좀 좋아서 일본도 잘 되고 우리도 가입되는 게 더 잘 된다, 그러면서 설득해서 아시아의 2개국이 가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은 맞습니다. 그렇게 해야지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도 같이 협력할 수 있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더 좋아지는 건데, 아직 일본은 그 정도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단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나라입니다. 계속해서 우리가 성장하고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고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라든가 정치력, 외교력들이 향상이 되면 우리가 싫다고 하더라도 결국 G7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가치가 높아지면 우리를 찾는 나라들도 많아질 것이니까 일본이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연연하지 말고 일단 우리 힘을 기르는 게 가장 먼저일 것 같습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병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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