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아시안 혐오, 희생양된 손흥민? 전문가 "상당히 걱정"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4-13 12:23  | 조회 : 1611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4월 13일 (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 배우,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카 시상식 참석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에 사는 아들이 증오범죄 때문에 윤여정 배우의 미국 방문을 걱정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 선수도 인종차별의 표적이 되기도 했는데요. 최근 미국은 물론 서양국가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문제가 범죄까지 이어지면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대한범죄학회를 포함한 미국과 한국의 7개 형사학회에서 '아시아계 인종차별과 증오 범죄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범죄는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 수사 등 대응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대한 범죄 학회장으로 활동 중인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전화연결해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곽대경 교수(이하 곽대경):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어제 '아시아계 인종차별과 증오 범죄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셨죠. 애틀란타 총기사건 이후로도 끊임없이 혐오 범죄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만 해도 상당히 늘어난 것 같은데, 어느 정도입니까?

◆ 곽대경: 미국 내에서 정확한 숫자를 전국적으로 수집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대신 대학이나 관련 연구기관, 인권단체에서 발표한 보고서 숫자를 보고 저희가 판단하는 건데요. 우선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에 있는 증오 극단주의 연구센터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반 아시아계 미국인 증오범죄가 2020년에 122건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2019년에 비해서 약 149% 증가한 겁니다. 그리고 미국의 한 인권단체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애틀란타 등 주요 16개 도시에서 혐오 범죄가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 사이에 발생한 게 3,795건이라고 합니다. 미국 내에서 주로 흑인과 백인, 또는 히스패닉에 대한 증오범죄 등 전체 혐오 범죄율은 6%가 감소했는데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만은 유독 149% 급증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시아 상대 혐오 범죄 중 특히 피해자의 성별을 살펴보니 여성 피해자의 비율이 68%로 상당히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상당히 우려스럽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최형진: 지금 말씀하신 부분 중에 동양인 여성에 대한 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 곽대경: 아무래도 혐오 범죄를 하는 사람의 경우, 피해 상대를 구할 때 자기보다 약하고 방어력이 부족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여성, 노인, 어린 아이들이 피해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높습니다.
 
◇ 최형진: 최근 손흥민 선수도 영국프리미어리그에서 인종차별의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곤혹을 겪고 있는데요. 미국뿐만 아니라 서양 국가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곽대경: 손흥민 선수는 영국프리미어리그에서 굉장한 활약을 하는데요. 경기 중 약간의 몸싸움이 있었고요. 그 후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으니 상대팀 팬들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보여지고요. 유감스럽게도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 중에서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의심들이 있고요. 미국을 비롯한 브라질, 영국, 유럽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는 문제에 대한 원인의 표적을 아시아 쪽으로 돌리는, 희생양으로 삼는 발언, 행동 등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저 한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자체가 경기 중에 발생한 상황 때문에 일어난 것이지, 현재 확산하고 있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문제와는 궤를 달리한다고 보십니까?

◆ 곽대경: 그렇진 않고요. 현재 그런 행동들이 일어나는 건 축구 안에서도 볼 수 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인종에 대한 잘못된 편견, 감정들이 결국 말이나 행동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잘못된 오해나 편견이 심해지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코로나19 이후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영향이 있다고 봐야겠습니까?

◆ 곽대경: 그렇습니다. 미국 내에서 그동안 인종차별이 문제가 된 것은 백인과 흑인, 최근에는 히스패닉, 남미인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즈음,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증오범죄가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에 분명 코로나가 영향 있고요. 물론 이런 행동들에는 여러 정책, 사회적인 면이 있습니다. 아시아인들이 사회 내에서 이전보다 높은 사회적 위치를 차지하는 등에 대한 시기나 질투가 있을 수 있지만, 최근에 나타나는 행동은 분명 코로나가 발생한 후 더 두드러진다고 보고 있는 거죠.
 
◇ 최형진: 인종차별이 발생하는 이유나 원인들에 대해 말씀을 나눴다면, 이제 수사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최근 시애틀에서는 지난해 한국계 부부가 10대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또 한 번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당시에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가 이제야 알려진 건데요. 미국 내에서 이런 혐오범죄에 대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겁니까?

◆ 곽대경: 어떤 사건이든지 수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여러 물적인 증거를 수집하고, 범죄 현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수집하고요. 관련해서 피해자,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한데요. 그런 것에서 아무래도 우선수위가 떨어지는 면도 있고요. 수사의 적극성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사기관의 처벌 의지입니다.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관, 담당자들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고 어떤 사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처벌 의지가 중요한데요. 상대적으로 그간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향한 증오범죄에 대한 인식은 낮다 보니 수사의 우선순위도 떨어지고 처벌 의지가 약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최형진: 미국 학회와 함께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학회에서 현지 상황은 어떻게 얘기되고 있습니까? 

◆ 곽대경: 학회 분들은 자신들의 일상생활에서, 식당에 갔는데 주변이나 주인의 눈초리가 달라졌다는 등을 느끼고 있고요. 여러 대도시에서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범죄가 실제로 나타나는 것들에 대해서 상당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들뿐 아니라 자녀들이 등하굣길에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고요. 실제로 미국 내 언론을 통해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범죄 보도가 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한미형사사법학회도 규탄했고, 비영리 단체로 출범한 것으로 접했는데요. 이런 사법당국 외적으로 시민 단체의 활동이 중요하겠죠?

◆ 곽대경: 그렇습니다. 막상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보니, 실제로 이런 현실에 대한 진단 내지는 분석 등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인종차별, 혐오범죄 방지를 위한 사회 전반적인 교육도 필요하고요. 관련 법령, 정책 수립 등을 위한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객관적인 자료,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혐오범죄의 문제에 관해 재외동포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는 실태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를 하고 연구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 최형진: 우리는 이런 문제를 혐오, 증오범죄로 보고 있는데, 미국 내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에는 증오범죄로 기소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 입증하기 어려워서 그런 겁니까?

◆ 곽대경: 그동안은 그만큼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이런 문제가 있다고 해도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고요. 애틀란타 총기사건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가 언론의 관심을 받고 부각된 시점을 미국 내에서 전체적인 인종차별 문제, 특히 아시아인을 향한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인식을 변환할 수 있는 계기, 전환점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겁니다.
 
◇ 최형진: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혐오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 조치를 발동하기도 했는데, 제대로 된 처벌이나 조사를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곽대경: 일단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혐오범죄라는 걸 입증할 수 있는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건데요. 입증할 수 있는 수사기법도 마련하고 여러 수사 장비 보강도 필요하지만, 실제로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 내에서도 증오범죄에 대한 경험이 많고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을 양성, 교육, 확보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내에 있는 아시아 시민단체, 학술단체 등 전문단체와 협력하고 공동 노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곽대경: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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