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5~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총알배송 이대로 괜찮을까? "노동환경 개선먼저 VS 없어도 잘살았는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10-29 11:22  | 조회 : 2092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전민기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생활 속 상반된 의견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는 시간, "반찬토론"입니다. 배송 업계의 속도 전쟁이 계속되면서 일주일, 2~3일씩은 걸리던 택배가 어느 순간부터 다음 날에 도착하고, 이제는 당일, 혹은 전날 밤에 주문하면 새벽에 받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당장 물건이 필요하거나,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살 시간이 없는 분들은 반가운 일이었는데요. 하지만, 부작용도 생겨났죠. 속도 전쟁으로 인한 택배 업무의 고강도 장시간 노동이 일하는 사람들에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데요. 그러면서 이런 빠른 택배서비스를 없애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택배업계의 속도전쟁,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럼 오늘도 반찬토론 함께 할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전민기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팀장(이하 전민기): 반갑습니다. 전민기입니다.

◇ 최형진: 먼저 새벽에 방송을 하고 계시잖아요? 저희뿐만 아니고. 

◆ 전민기: 그렇죠.

◇ 최형진: 새벽에 몇 시에 일어나십니까?

◆ 전민기: 제가 3시 50분쯤에 하루를 시작합니다.

◇ 최형진: 그러면 몇 시에 주무시는 거예요?

◆ 전민기: 한 9시, 10시? 늦게 자면 11시에도 자고.

◇ 최형진: 그런 생활이 얼마나 된 건가요? 

◆ 전민기: 저 한 2년 반 됐어요, 벌써.

◇ 최형진: 새벽에 이렇게 출근을 하시는데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 전민기: 아침이요? 아침은 거의 안 먹고, 이 방송 끝날 때쯤에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저녁 먹고, 이렇게 두 끼를 먹고 살고 있죠.

◇ 최형진: 아이고, 힘드시겠네요. 새벽배송은 그러면 이용을 안 하십니까?

◆ 전민기: 새벽배송을 이용해요, 저희 같은 경우는. 신선식품이나 아이들 갑자기 유치원에서 뭐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깜박 했던 것들은 다음 날 새벽에 바로 오는 것들 준비하곤 합니다.

◇ 최형진: 제가 서두에 이런 말씀을 드린 이유는 우리 전민기 팀장님을 제가 거의 2년 가까이 봐왔는데,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데요. 아무래도 새벽에 근무하면 많이 피곤하잖아요.

◆ 전민기: 그렇긴 해요. 그런데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주말에 운동도 하고.

◇ 최형진: 저랑 같이 축구를 하고 있죠.

◆ 전민기: 그렇죠. 그다음에 맛있는 것, 건강에 좋은 것들 챙기고. 그렇게 하니까 버틸만 합니다.

◇ 최형진: 배송 서비스,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빠르게 받을 수 없었는데, 하나둘 생기더니 어느 순간부터 그야말로 속도전쟁이에요.

◆ 전민기: 그렇죠. 예전에는 사실은 상품 구색이라든지, 가격 경쟁력이 유통업계의 판도를 결정했는데, 지금은 말씀해주신 대로 속도전쟁이 됐잖아요. 이제는 다른 것보다도 얼마나 빠르게 오느냐가 소비자들의 선택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됐어요. 아무래도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됐고, 그러면서 새벽배송 시장을 점유하니까 다른 e-커머스 업체는 물론이고, 롯데, 신세계, 현대 같은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까지 빠른 배송에 뛰어들었죠. 이제는 세상이 변했습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었고요. 이것을 이렇게 빠른 배송을 받다 보니까 사람들은 거기에 적응이 됐고, 더 빨리 받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됐죠. 특히나 신선식품 같은 경우는 전날 주문하고, 다음 날 아침에 바로 받아서 아침을 그것으로 끼니 때우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런 상황이고. 최근에는 그러다 보니까 한 시간 내로 배송하는, 주문하는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도 생겨났거든요.

◇ 최형진: 거의 심부름 센터 같은데요?

◆ 전민기: 우리는 택배업자 분들의 과로사를 당연히 신경 안 쓸 수 없지만 세상은 이미 빠른 배송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어서 저는 이것을 막자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 최형진: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에 노동환경을 개선해야지, 이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런 말씀이고.

◆ 전민기: 그렇습니다. 그게 본질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 최형진: 저는 택배기사 분들의 과로사 문제를 차치하고 저는 개인적인 생각이 새벽배송 이용하시죠? 저는 이용을 안 해요. 필요하면 미리 2~3일 전에 장을 봐오면 되지 않겠습니까?

◆ 전민기: 그런데 갑자기 필요한 것들이 생기잖아요. 전날에 내일 뭘 챙겼어야 했는데 깜빡 했다든지, 아니면 지금 나가서 사려고 하니 막상 다 문을 닫았다,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쓰는 거죠.

◇ 최형진: 저는 일단은 새벽배송은 불필요하다, 이런 입장이고. 우리 전민기 팀장님은 시대의 흐름이다.

◆ 전민기: 그전에도 솔직히 저도 불편함 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미 전 세계적으로 배송 자체가 빨라지는 시대로 가고 있는데, 이것을 갑자기 새벽배송을 없애자, 이게 아니고요.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새벽일은 늘 존재해왔어요. 새벽에 나가보면 청소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침에 우유나 신문배달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게 따지만 신문도 낮 12시에 받으면 되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그분들의 업무환경이 과로를 할 수밖에 없게 몰아버리는 거죠. 경쟁이 붙다 보니까 배송가격을 낮춰야 하고, 그러니까 한 분이 배달하는 개수는 늘어나게 되고, 분류작업도 더 많이 해야 하고, 이게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새벽배송을 없앤다고 하면 또 대기업은 이런 식으로 대책을 내놓더라고요. 그분들이 받을 수 있는 비용 자체를 줄이면서 그 남은 돈으로 대체인력을 구하게 되는 상황이 돼버리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봐요. 왜냐하면 그분들이 어쨌든 생계를 이어가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 것인데, 오히려 그것을 막게 됨으로 인해서 이분들의 가정은 어떻게 되느냐. 과로사라는 것은 정말 마음이 아프고, 근절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새벽배송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라 그분들이 업무량은 적당하면서도 예전 같은 돈을 벌 수 있게끔 그런 관련법들을 마련하는 게 맞다고 봐요.

◇ 최형진: 한 마디로 노동환경 개선을 계속 주장하시는 것 같습니다.

◆ 전민기: 세상이 만약이 이렇게 바뀌고 있는데, 그것을 억지로 못하게 하면 결국에는 어떤 전 세계적인 경쟁 시스템이 있는데, 거기에서 뒤처지게 되거든요. 옛날에 영국에 붉은 깃발법이라는 게 있었어요. 이게 뭐냐면 1865년에 마차가 있고, 영국에서 당시 자동차가 가장 먼저 만들어졌는데, 이 마차 운송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붉은 깃발을 꽂으면 이 자동차가 마차를 추월할 수가 없습니다. 뒤에서 천천히 따라갔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것을 30년 시행하니까 자동차 산업이 후퇴하면서 오히려 프랑스나 미국 쪽으로 자동차 산업이 확 넘어가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세상은 이렇게 변하는데, 그것의 본질을 읽지 못하고 이것을 그냥 아예 차단해버리면 이런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최형진: 문자로 “저도 팀장님 의견에 동의해요,” 하셨고, 다른 분은 “빠른 배송이 시대의 흐름이라고 하면 시스템을 개선해서 사람이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죠,” 라고 하셨고요. “빠른 배송, 반대합니다. 빨리, 빨리를 외치는 우리들, 조금은 여유를 가지길 바라봅니다. 택배기사님들 고맙습니다,” 하셨는데, 지금 과로사 문제가 계속 연이어 대두가 되고 있고, 배송 받는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는 이제는 느긋하게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올해 택배 근로자들 과로사 소식에 함께 울분을 표하는 분들도 많지만, 아직까지도 택배가 왜 이렇게 늦냐, 이런 분들이 여전히 있거든요.

◆ 전민기: 맞아요. 지금도 보면 막 전화를 해서 소리 지르는 분도 계시대요. 왜 안 갖다주느냐. 결국에는 그분들이 배송해야 할 양이 많아서 그렇거든요. 그 양을 줄여줘야 해요. 택배 기사님들이 과로사하는 이유는 잠이 부족해서 그렇거든요, 결국에는. 그분들이 이것을 배달하기 위해서 분류작업부터 하면 사실은 예전보다 업무량이 너무 늘었는데, 지금 문제는 뭐냐면 가격경쟁 때문에 가격 단가를 낮추다 보니까 이분들이 하나 배송했을 때 받는 비용 자체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그러니까 매년 사실은 어떻게 보면 최저임금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개수로 하기 때문에 거기에 적용을 못 받잖아요. 그러니까 이거는 상당히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그렇습니다. 저희가 얼마 전에 노동자병원 녹색병원의 임상혁 원장님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전민기 팀장님 말씀은 새벽배송도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에 노동환경의 개선이 필요한 것이지, 아예 새벽배송 자체를 없애면 우리 택배기사님들의 급여나 생계가 없어진다. 

◆ 전민기: 그리고 지금 코로나 때문에 택배물량이 한 30% 정도 늘었더라고요. 그런데 이것을 다 그 시간 안에 배송할 수 있을지, 저는 거기에도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 최형진: 임상혁 원장님 말씀은 우리가 보통 심야에 노동을 하더라도 일단은 심야노동은 강도가 당연히 낮게 되어 있다. 그런데 심야에 하는 택배노동은 굉장히 힘든 노동이고, 이게 바로 생체리듬을 깨뜨리고, 특히 밤에는 심장이 천천히 뛰는데 밤에 일을 하게 되면 낮이건 밤이건 둘 다 똑같이 심장이 빠르게 뛴다. 그게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다, 라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이런 부분을 봤을 때 아무래도 이런 야간에 배송하고, 새벽에 배송하는 것은 아예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 전민기: 그런데 밤새서 일하는 다른 산업들도 반드시 있거든요. 그러면 그것도 같이 막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물론 지금 말씀해주신 대로 심장이나 의학적으로 접근하면 그럴 수 있어요. 그런데 그분들에게 이틀 일하고 하루 쉰다든지, 충분한 수면시간을 보장해주고, 이분들이 건강을 잘 챙길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다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지금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심야노동이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는데, 배송경쟁에 근로환경이 계속 악화가 되고 있어요. 물량을 소화 못하면 또 평가를 불리하게 준대요. 이게 그분들이 사실은 업무과다 플러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소비자는 또 안 온다고 뭐라고 하죠. 택배업체에서는 왜 이거 빨리 안 하느냐, 더 많이 해라, 이런 식의 오더가 내려오니까 아마 거기에서 받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분류작업 대체인력, 이런 택배 근로자들이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그 이전에도 새벽배송 전에도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온 내용들이거든요. 그러니까 평상시 물량에 대한 과부하가 걸리면 새벽까지 배송하게 되는 현재의 구조가 문제라는 거예요. 새벽배송이 아니더라도 이분들이 할당된 양, 요즘에 보면 밤 9시, 10시에도 택배가 올 때가 있어요. 그게 원래 낮에 와야 하는 건데 이분들이 일이 밀리다 보니까 그렇게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자료를 보니까 택배노동자 분들이 업무시간의 43%를 분류작업에 하고, 그다음에 코로나 때문에 업무량이 30% 정도 늘었는데, 분류작업 시간의 증가율은 39.8%,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분류를 예전보다 더 빨리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택배업계에서는, 한진택배 같은 경우는 10시 이후에 배송 금지하겠다고 했고, CJ대한통운도 분류작업하는 인력을 4000명 더 투입하겠다. 그리고 대리점하고 계약하면 산재보험 100% 가입을 권고하고, 지금 건강검진 주기가 있더라고요. 2년에 한 번씩 받고 계신데, 이것을 1년으로 줄어주겠다. 이런 변화들이 더 빨리 찾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참고로 전민기 팀장과 저도 마찬가지고요. 지금 택배회사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은 둘 다 모두 동의하고 있습니다. 

◆ 전민기: 저는 택배노동자들을 더 힘들게 만들자는 게 아니에요. 제 이야기의 취지를 잘 살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 최형진: 문자로 “택배기사입니다. 새벽배송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새벽배송하고 낮에 자야 하는데, 투잡, 쓰리잡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하시면서 일이 많은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셨고.

◆ 전민기: 일이 많고 임금이 작다는 거거든요. 충분히 일에 대한 보상이 따라온다고 하면 낮에 주무실 수 있다는 거여서 이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게 저는 맞다고 봅니다.

◇ 최형진: “저는 새벽배송 이용하지 않지만 새벽배송을 없애자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이기적인 발상입니다. 누군가는 너무 필요할 수 있는 것인데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이 아닌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더욱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이고요. “배송 근로자 분들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과중한 노동시간을 막고 제품의 안전배송을 위해서 기본 배송날짜를 최소 2일 이상으로 제품 주문 배송법이라는 것을 만들면 어떨까요?” 라고 의견을 주셨고요. “저는 온라인 택배 물건 주문할 때 10kg 이상 되는 물건은 피하고 있어요. 예전에 택배기사님이 무거운 거 들 때가 제일 힘들다고 하셔서요.”

◆ 전민기: 그거 그래서 지난번에 한 인터뷰를 보니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 무거운 거 시키시면 너무 힘드시대요. 그러니까 오히려 이렇게 자주 시키면서 그분들의 노동강도를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될 것 같고요. 

◇ 최형진: 그리고 택배상자에 운반을 쉽게 구멍을 뚫어 달라. 이런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 전민기: 맞아요. 그런 것은 들어주면 어떨까 싶어요. 왜냐하면 손 끼워서 들면 되는데 무거운 것은 장갑도 끼고 계신데 들기가 곤란하신 것 같더라고요.

◇ 최형진: 그렇습니다. 시간 벌써 끝났어요. 이제 택배 그래도 저희가 조금은 기다려주는 게 어떨까. 그리고 택배박스에 구멍을 뚫는다든지, 택배기사님들의 배송을 저희 시민들이 편하게 해드리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전민기: 고맙습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