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0~11:00
  • 진행: 최형진 / PD: 김양원 / 작가: 구경숙

인터뷰 전문

[슬기로운언어생활] '바우처'는 '쿠폰'일까?...어려운 공공언어 사용법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7-31 11:55  | 조회 : 230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7월 31일 금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어려운 말을 사용하는 정책이 잘 수행될 수 있을까?
- 민관협치 개념의 거버넌스... 하지만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
- 국립국어원 공공언어 대국민 인식조사, 140개 공공언어 중 일반시민 97개, 공무원 81개 알지 못해
- 공공언어 사용자는 듣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 고민해야
- 해외에서는 '쉬운 영어 캠페인' 등 시민사회에서 압력을 넣어 변화 중
- 주권자 시민이 못 알아듣는 말로 위축되지 않게 해야
- 대한민국의 주권자 국민, 공공언어의 불평등 해소 위한 목소리 낼 수 있도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2부는 매일매일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생활 속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해 봅니다. 공공기관에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전달 할 때 사용하는 모든 언어를 공공언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공공기관의 공고문이나 각종 안내를 볼 때 갸우뚱했던 기억이 있으십니까? 가끔은 국민의 편에 서야 할 공공언어가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공공언어, 어떻게 사용되어야 할까요? ‘어른이’들의 슬기로운 언어생활에서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오늘도 ‘어른이’들의 슬기로운 언어생활을 함께 고민해 볼 분 모셔보죠.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신지영 교수님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이하 신지영): 안녕하세요.

◇ 최형진: 오늘도 퀴즈로 출발을 하십니까?

◆ 신지영: 그럴까요? 많이 들어봤을 것 같은데요. 우리 공공언어 중에 무슨 바우처 사업을 하니까 바우처를 신청하세요,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죠?

◇ 최형진: 꽤 많이 보고 듣는 단어죠.

◆ 신지영: ‘바우처’ 무슨 뜻이죠?

◇ 최형진: 바우처요? 뭐 이용할 때 정부가 대신 지급해주는 거 아니에요?

◆ 신지영: 그런데 왜 바우처라고 하죠? 쿠폰 아시죠? 쿠폰하고 바우처가 같은 건가요?

◇ 최형진: 아니요.

◆ 신지영: 아니면 어떻게 다르죠?

◇ 최형진: 쿠폰은 뭔가 이용했을 때 주는 거고, 바우처는... 모르겠습니다. 교수님.

◆ 신지영: 네, 바우처는 우리말로 하면 상품권, 이렇게 하면 뭔 줄 알겠죠. 상품 대신에 상품을 살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어떤 그런 증서 같은 것을 주는 거. 이것을 바우처라고 하고요. 쿠폰은 할인쿠폰, 이럴 때 많이 쓰잖아요. 쿠폰은 할인해줄 때, 이럴 때 많이 쓰는데 영어권에서는 쿠폰이나 바우처는 또 같이 쓰기도 해요. 단, 바우처는 불어에서 온 말이고, 이런 게 다르기는 하지만 약간 구별해서 쓸 때는 바우처는 상품권처럼 어떤 상품을 살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증서,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고. 쿠폰은 할인을 해주는 증서,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정책을 시행하는데 바우처 사업, 이렇게 하면서 바우처 신청을 하라고 하면 그것을 듣는 사람이 바우처가 뭔지 안다는 것을 전제하는 거죠. 그런데 잘 모르잖아요, 우리?

◇ 최형진: 네, 잘 모릅니다.

◆ 신지영: 그러면 바우처 신청을 할 수 있을까요? 

◇ 최형진: 못 하죠.

◆ 신지영: 그런데 왜 이런 말을 쓸까요?

◇ 최형진: 공공언어가 가장 쉬워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신지영: 그렇죠. 사실은 사람들이 가장 정책대상자 중에서도 바우처 사업을 하는 대상자는 굉장히 다양한 계층이에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약간 소외 계층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런데 이런 분들한테 어려운 말을 통해서 뭔가를 신청하라고 하면 그 정책이 잘 수행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 최형진: 알겠습니다. 좋은 화두를 던져주시면서 출발했습니다. 저는 어려운 공공언어 하면 ‘거버넌스,’ 또 최근에 많이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한국판 뉴딜.’ 저는 조금 어렵더라고요.

◆ 신지영: 어렵죠. 거버넌스, 굉장히 어려운 말인데, 사실은 거버넌스라는 말이 거버먼트 대신에 거버넌스로 가자, 이렇게 해서 원래 제안했던 사람은, 거버먼트(Government)는 정부잖아요. 그런데 정부가 그런 관이 주도하는 정부였다고 하면 이제 앞으로는 거버넌스(Governance)가 중요하다. 즉, 민과 정부가 같이, 민과 관이 협치하는 그런 게 필요하다, 이런 개념으로 사실은 제안을 했어요. 그런데 한국에 오면서 이것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것을 고민하다가 그냥 거버넌스라고 해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사실은 거버넌스는 민과 협치하기 위해서 한 건데, 민이 못 알아듣는 거죠.

◇ 최형진: 오히려 관과 더 멀어지는데요?

◆ 신지영: 그렇죠. 그러니까 사실은 거버넌스라는 말이 우리를 굉장히 많이 소외시키는 그런 말이 돼버렸잖아요. 그런데 또 뉴딜 말씀하셨잖아요. 한국형 뉴딜. 뉴딜이라는 정책을 펴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는데, 뉴딜이 어떤 건지는 상식적으로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어요. 뉴딜이 뭐죠?

◇ 최형진: 먼저 소개를 해주시죠.

◆ 신지영: 그래요. 1933년에 루즈벨트 대통령이 그때 공황이 있었는데, 그것을 타개하기 위해서 New Deal, 새로운 딜을 하겠다. 그래서 정책 이름을 뉴딜이라고 한 거예요. 뭔가 새로운 정책을 펴가지고 공황을 타개하기 위해서요. 그런데 지금 1933년이면 약간 모자라는 100년이에요. 100년 전에 했던 정책을 가지고 와서 그 이름을 이야기를 해보겠다. 한국판 뉴딜, 한국형 뉴딜, 이렇게 이야기하는데요. 우리가 꼭 이렇게 뉴딜이라는 이름에 붙어 가야 할까. 이것부터 생각을 해야 하고, 그렇다고 하면 새로운 정책을 우리가 이야기할 때 이름을 붙이잖아요. 그 이름이 결국은 철학이나 이런 것을 보여주는데, 과연 이렇게 이름을 붙이는 것이 좋을까? 이런 생각들을 해보게 되죠.

◇ 최형진: 저는 전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 신지영: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약간 빈곤함을 이렇게 보여주는 거 아닐까. 이렇게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 이름에 공을 많이 들여서 우리가 어떤 이름을 써서 우리의 정책을 잘 함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특히 이게 국민들에게 하는 정책이잖아요. 그러면 국민이 알 수 있는 말로 해야겠죠. 그런데 뉴딜 정책을 보면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이런 말을 해요.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뉴딜도 모르겠는데, 디지털 뉴딜은 뭐고, 그린 뉴딜은 뭘까요? 그다음에 안으로 들어가 보면 그린 뉴딜에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가 있어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그냥 수소차, 전기차, 이런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이러면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을까? 알아들어야만 할까?

◇ 최형진: 너무 어렵습니다.

◆ 신지영: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이 생기는데, 또 융합과제 중 하나는 보면요.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이런 게 있어요. SOC 뭐예요?

◇ 최형진: 사회간접자본.

◆ 신지영: 그것을 아는 사람은 알지만 SOC를 우리가 알아야 하나요?

◇ 최형진: 잘 모르시는 분들 많죠.

◆ 신지영: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죠. 그러니까 사회간접자본, 이러면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의무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다 알 수 있는 용어로 써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런데 SOC, 이러니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 공공언어 대국민 인식조사를 한 번 해봤대요.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해봤는데 국민 1000명, 그리고 공무원 102명에게 2016년부터 2018년 사이에 중앙행정기관에서 보도자료를 만들었고, 정부에서 업무보고를 했던 자료, 이거를 막 뒤져 가지고 거기서 140개의 공공언어를 추출했어요. 뽑아가지고 사람들한테 들려주고, 이거 보여주고, 이거 아느냐고 해서 5점 척도로 하게 한 거예요. 140개 단어 중에서 국민들이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는 게 97개.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공무원도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게 81개. 

◇ 최형진: 그렇게 많습니까? 본인들이 만든 거잖아요?

◆ 신지영: 네. 그런데 본인들이 쓰는 건데 아주 당사자들은 알겠지만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른다는 건 문제가 있죠. 결국은 공공언어가 너무 어렵다. 어려우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권력관계가 생기거든요. 

◇ 최형진: 아는 사람은 권력을 갖게 되고 모르는 사람은.

◆ 신지영: 뭔가? 그러면서 자기한테 수혜가 되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당하는 이런 문제들의 생기지 않을까요? 그리고 정부가 왜 우리 시민들의 세금을 가지고 하는데 왜 내가 모르는 말을 할까? 그래서 보니까 ‘경정’이라는 단어 아세요?

◇ 최형진: 경정이요? 추가 경정 예산할 때 경정?

◆ 신지영: 그렇죠. 그 경정이 무슨 뜻이냐면 바로 고친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수정이 아니고 경정인 이유는 경정은 정부가 하는 거고, 고치는 것을. 그리고 수정은 시민이 하는 거. 이렇게 두 개를 나눠놨어요. 그런데 경정이라는 단어는 평소에 안 쓰잖아요. 그러니까 추가 경정 예산할 때 그 경정이 그 경정인지 사람들이 잘 모르거든요.

◇ 최형진: 저도 몰랐어요.

◆ 신지영: 그런데 왜 꼭 그렇게 나눠서 말을 해야 할까. 그냥 우리가 고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 될까? 이런 생각들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 최형진: 그렇습니다. 교수님 말씀 듣고 있으니까 참 어려운 단어들이 정부가 공공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더 나아가서는 ‘규제 샌드박스,’ ‘혁신 창업 클러스터,’ 공무원한테 물어봐도 모를 것 같습니다.

◆ 신지영: 규제 샌드박스, 이게 정부에서 이야기했더 거예요. 그래서 규제 샌드박스? 샌드박스가 모래 박스인데 이게 뭘까? 이것도 역시 서양에서 들어온 말인데요. 그게 샌드박스가 뭐냐면 모래를 박스 안에 넣어놓고 거기서 모래장난을 하고 놀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규제를 유예해주겠다, 유예기간을 둬서 그 규제를 하지 않고 그래서 기업들이 그 기간 안에서 뭔가를 해볼 수 있게 이렇게 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한 것을 규제 샌드박스, 이렇게 이야기해버린 거예요. 그래서 왜 우리가 그것을 꼭 알아야 할까? 누가 누구에게 이야기하는 걸까? 이런 것들을 잘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공공언어는 결국은 공공언어를 말하는 사람은 누구이고, 듣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러면 공공언어를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을 위해서 한다고 하면 듣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을 계속 고민하겠죠. 그런데 그것을 고민한 걸까, 이 말이. 그래서 우리가 이거는 시민으로서, 그러니까 세금을 내는 시민으로서 굉장히 불쾌한 일이다, 이런 생각들이 들게 되는 거죠.

◇ 최형진: 그렇습니다. 교수님 방송을 듣고 있으면 정말 1000만 원짜리 강의 같아요. 질문이 하나 들어왔어요. “해외의 경우도 궁금합니다. 공공언어 어렵게 쓰나요?” 하셨는데요.

◆ 신지영: 상대적으로 쉽게 쓰려고 노력하고요. 그게 시민들의 감시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영어 같은 경우에는 쉬운 영어 캠페인을 했어요. 70년대부터 영국에서 왜 그렇게 어렵냐, 법도 너무 어렵고, 공공언어 너무 어렵다고 하면서 쉬운 영어를 하자. 그래서 그 시민단체들이 압력을 넣어서 굉장히 영어가 쉬워졌죠. 영어는 원래도 세계 언어가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가 일상 언어와 전문 언어가 격차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일상 언어가 조금 쉬워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가 않죠. 한자어를 주로 옛날에 많이 썼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 이런 느낌이 있죠. 그러다 보니까 일상 언어와 전문 언어의 격차가 너무 커지고, 그러다 보니까 영어는 더 쉬우니까 영어를 배웠던 사람들은 이거 영어로 해보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많은 유혹들이 생기게 되는 거죠.

◇ 최형진: 우리나라 보면요. 과거 일본말, 한자어, 이제는 영어까지 섞여서 굉장히 다 혼합된 단어들이 많습니다. 

◆ 신지영: 그렇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말을 만들 때,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 그랬을 때는 어떻게 새로운 말을 만들까? 만드는 방법을 보면요. 우리가 요리 만드는 것과 비슷해요. 냉장고를 딱 열었을 때 뭔가 재료가 풍부하면 거기서 섞어 가지고 새로운 요리를 만들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냉장고를 열었는데 냉장고가 조금 빈약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데서 막 가지고 와야 하죠. 그러니까 우리 냉장고가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는가. 그런데 냉장고는 계속해서 채워야 하잖아요. 냉장고가 빈약하면 자꾸 옆집에서 빌려오게 되고, 그러면 그게 악순환이 되는 거죠. 그런데 우리 냉장고를 채울 생각을 해야 하는 거죠. 그렇다면 자꾸 우리가 우리말을 써봐야 한다. 새로운 말을 우리말로 만들어 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가 있습니다.

◇ 최형진: 문자들이 오고 있는데, “단어도 신분이 있나 봐요. 너무 어렵습니다. 모두가 알아듣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수님, 앞장 서주시기 바랍니다.”

◆ 신지영: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하죠.

◇ 최형진: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다른 분께서는 “말이란 말하기 쉽게 하지 말고 듣기 쉽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박사님 덕에 바우처라는 단어는 확실히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하셨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분이 나오셨네요. 도대체 이런 어려운 말들, 누가 만들었고, 왜 이렇게 쓰게 되는 걸까요?” 하셨네요.

◆ 신지영: 그런데 또 한 가지 우리가 좋은 예를 한 번 들어볼게요. 공공언어 중에 이런 말이 있어요. ‘온기쉼터.’ 서울시에서 버스 정류장 겨울에 춥잖아요. 그래서 거기에다가 아마 경험해보셨을 텐데, 의자가 따뜻해지고 이런 거 있잖아요. 그거를 온기쉼터,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러니까 금방 와 닿죠.  

◇ 최형진: 알아 듣죠.

◆ 신지영: 그런데 만약에 이렇게 말하면요? ‘스마트 쉘터.’ 

◇ 최형진: 왜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야.

◆ 신지영: 스마트 쉘터라는 게 지난번에 서울시에서 스마트 쉘터를 하겠다, 앞으로. 이렇게 이야기해서 그 자료를 보고 제가 서울시에 국어 바르기 쓰기 위원회가 있는데, 거기에 위원이에요. 그래서 서울시가 노력을 하는 그런 증거죠, 사실은. 서울시 공공언어를 더 알기 쉽게 하겠다, 이런 것을 위해서 국어 바르게 쓰기 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는데, 스마트 쉘터를 보고 위원 중에 한 분이 이거 너무 이상하지 않느냐, 왜 서울시가 노력과는 반대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느냐고 하면서 이거를 어떻게 고치면 좋을까, 이거 안 되겠다고 해서 회의를 했어요. 그래가지고 여러 가지 안이 나왔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고치겠습니까? 

◇ 최형진: 스마트 쉘터? 

◆ 신지영: 버스 정류장에 언제 버스가 오는지도 모르고 이런 것을 다 계산을 해서 사람들이 버스가 언제 오고, 그다음에 어느 위치에 서고, 겨울에는 조금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이렇게 안전한 곳. 그리고 쉴 수 있는 버스 정류장. 스마트 정류장을 만들겠다는 거였어요. 그 내용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이름을 붙일까?

◇ 최형진: 일단은 쉘터는 쉼터로 바꾸면 좋을 것 같고. 최첨단? 조금 이상한데.

◆ 신지영: 스마트는 스마트 많이 쓰니까, 스마트폰, 이런 게 있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단어니까 그대로 사용해도 될 것 같고요. 그러면 스마트 쉼터 어때요?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혹은 스마트 정류장, 이러면 안 돼요? 그렇게 했는데 서울시 쪽에서는 위원회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버스 정류장, 혹은 스마트 정류장, 이렇게 하자고 했는데, 여러 가지 안을 내고 그게 가장 많았지만 서울시 쪽에서는 스마트 쉼터로 결국은 한 것 같아요.

◇ 최형진: 제가 조금 제안을 드리자면 제 프로그램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슬기로운 쉼터.’ 

◆ 신지영: 괜찮을 것 같은데요? 똑똑한 쉼터로 해서 ‘똑똑 정류장’ 이러면 어떨까. 그러면 괜찮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봤어요. 그런데 그거는 조금 다섯 개의 안 중에서 하나로 올라가기는 했지만 똑똑 정류장 이러면 안 될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 최형진: 네, 교수님, 저희가 시간이 얼마 없어서 마지막 이 질문은 꼭 드리고 싶어요. 이렇게 공공언어가 어렵습니다. 받아들이는 국민들 좀 힘들어 하는데, 이런 게 불평등을 만드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요?

◆ 신지영: 그럼요. 그러니까 특히 조금 힘이 없는 사람들은 가뜩이나 위축되어 있는데, 말까지 내가 못 알아듣는 말을 하면 굉장히 위축되죠. 그러면 뭔가 목소리를 낼 수가 없죠. 사람이 위축되면 목소리를 낼 수가 없는데, 우리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잖아요. 주권자가 시민들이에요. 국민들이에요. 그런데 국민들이 목소리를 못 낸다? 위축된다? 그러면 안 된다. 위축되는 것은 내 죄가 아니다. 그거는 우리가 세금을 냈기 때문에 당신들의 죄다. 이렇게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최형진: 좋은 말씀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면서 좋을 것 같아요. 공공언어는 더 쉽고, 바르게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신지영: 감사합니다.

◇ 최형진: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신지영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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