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WTO사무총장 도전, 한국의 세 번째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26 10:26  | 조회 : 901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6월 26일 금요일
□ 출연자 :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1995년 1월, 전 세계의 무역장벽을 낮추고 국가별 무역분쟁을 조정하는 국제기구가 설립됐습니다. 바로 ‘세계무역기구, WTO’인데요. 코로나19로 세계 교역량이 급감하고, 보호무역주의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 WTO의 호베르투 아제베두 사무총장이 전격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당장 8월을 사퇴 시한으로 못 박아 가뜩이나 국제무역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WTO는 새 수장을 뽑는 일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건데요. 우리가 주목할 만한 점은 대한민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사무총장 공식 출마를 선언했단 점입니다. 과연 첫 한국인 사무총장이 선출될 수 있을지, 또 WTO 역할 정상화를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정인교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이하 정인교): 네, 안녕하세요. 정인교입니다.

◇ 전진영: WHO 현 사무총장의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는데 개인적인 사유로 물러나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물러나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는 했습니다만, 결국, 미국의 압박이 빚어낸 결과가 아니냐, 이런 분석이 지배적인 것 같은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인교: 아제베두 사무총장이 사임 발표를 하면서 공식적으로는 가족과 협의를 해서 개인적으로 내린 결단이라고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동안에 미국이 WHO에 대해서 개혁 요구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 새로운 무역규범을 만들어내도록 압력을 가해왔고, 그래서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하는 것은 사실일 것 같고요. 문제는 아제베두 사무총장의 입장에서도 지금 코로나 사태, 팬데믹으로 해서 세계 경제가 얼어붙고, 특히 국제통상 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현 체제로는 도저히 어떤 세계적인 국란이나 무역통상 분야에 있어서의 현안들을 처리를 못하니까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WHO를 맡아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겠다고 정말 WHO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도 그렇게 결심을 내렸을 수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이제는 공식적으로 사임이 결정되었고, 후임 사무총장을 뽑아야 하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유명희 본부장이 입후보를 해서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WHO의 새 수장을 뽑는 선출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 정인교: WHO 회원국에서, 이거는 개인이 사무총장에 입후보할 수는 없는 거고요. 각 회원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입후보자를 제시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결정을 해서 유명희 본부장으로 내보내기로 했고요. 지금 현재로서는 7월 8일까지 소위 입후보자를 모집하고, 아마 7월 중에 정견 발표가 있을 것이고, 그 이후에는 5개월 정도 선거운동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WHO 내에서는 아무래도 조금 체급이 약해 보이는 분들은 철회를 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혀 나갈 것 같고, 과거에 보면 이런 과정을 거쳐서 단일 후보로 만들어서 그냥 투표 없이 사무총장이 결정된 적도 있습니다만, 만약에 그게 안 된다고 하면 투표를 해야 하는 거죠. 결국은 각 국가가 한 표씩을 행사할 수 있으니까 최종적으로는 표 대결이 될 수도 있다는 거고, WHO는 원래 출범 자체가 컨센서스를 중시하기 때문에 컨센서스에 의해서 국제적으로 무난한 분을 선출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앞서서 5개월 동안 선거운동 기간이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잖아요. 전 세계를 상대로 선거운동을 어떤 방식으로 하나요?

◆ 정인교: 일단은 제네바에 WHO 사무국, 말 그대로 본부가 있지 않습니까? 그 본부에 또 각 국가의 대표, 즉 외교공간을 제네바에다가 설치들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제네바에서는 각 국가를 대표하는 대사들을 대상으로 해서 유명희 본부장의 존재감뿐만 아니라 리더십을 보여주는 그런 활동을 많이 해야 할 것 같고요. 그다음에 또 제네바에 있는 외국의 대사들이라고 해서 본인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고, 자기 국가의 지침을 받고 사실상 대리발언을 하는 셈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의 외교부의 공관들, 대사관들. 거기에 있는 대사님들이 사실은 적극적으로 자기가 주재하고 있는 국가 정부, 또 거기 외교부에 대해서 소위 선거운동을 해줘야 하는 겁니다. 

◇ 전진영: 대사님들의 역할이 중요하군요?

◆ 정인교: 그렇죠. 외교부의 역할이 지금부터 거의 80~90% 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래서 그게 합쳐지면서 결과적으로는 WHO 사무국에서 어떤 분위기나 컨센서스가 형성될 건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과거에는 통상교섭본부 체제였고, 또 통상교섭본부가 외교부 안에 있기 때문에 협조가 잘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사실은 다른 부처이기 때문에.

◇ 전진영: 지금은 산자부죠.

◆ 정인교: 지금은 산자부에 통상교섭본부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어쨌든 이거는 국가적인 행사로 생각하고 범부처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방금 저희가 언급해드린 대로 유명희 본부장이 이번 WHO 사무총장 자리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출마의 변을 공식적으로 밝힌 게 있거든요. “갈등을 중재하고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견국의 역할을 하겠다,” 이 부분이 눈에 띄는 것 같은데, 사실 지금 WHO의 상황을 보면 아까 교수님께서도 초반에 잠깐 언급을 해주셨습니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출범 이후에 가장 큰 위기국면이라고 불릴 만큼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잖아요?

◆ 정인교: 그렇죠. 코로나 팬데믹이나 또 코로나 책임론 문제도 있고, 그 이면에는 미중 간의 갈등 문제가 있고요. 또 최근 들어서는 미국하고 EU하고도 상당히 여러 가지로 통상 마찰이 제기되고 있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분명히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강력한 후보를 내세워서 자기들이 이를테면 사무총장을 맡아서 해보겠다고 이야기하기가 껄끄러울 것 같아요. 서로가 서로를 견제할 거고. 그럴 것 같고. 그다음에 우리 국민들이 나름대로 자부심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그래도 6대, 7대 무역국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인구나 이런 것에 비해서는 무역 역량이 원체 뛰어나기 때문에 WHO에서는 우리의 목소리를 더 내야 하고, 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보다는 모자라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한국에 대한 인식 재고를 위해서라도 본부장이 이번에 출마한 것은 잘됐다고 생각이 들고요. 또 국제적으로 우리의 무역역량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잘 홍보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 그다음에 본부장도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지금 현재 얽혀 있는 이런 문제들을 잘 리더십을 발휘해 나가려고 하면 국제협상 경험이 많은 사람이 사실 필요한 시점이거든요. 그런 측면에 있어서 통상교섭본부장 되기 전부터 저도 지금부터 20여 년 전부터 일을 같이 했었습니다만, 쭉 통상 분야에서 국제적으로도 그렇고, 해외 근무 경험도 많고, 이렇게 때문에 우리의 그런 무역 역량을 바탕으로 하고 해서 또 본인의 개인적인 자질들을 잘 내세우면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요소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전진영: 그러면 지금까지 나온 다른 나라 후보들은 또 누가 있나요?

◆ 정인교: 지금 현재까지 명함을 확실히 내보인 국가는 나이지리아라든가, 이집트, 멕시코, 이런 나라들이 있는데요. 멕시코가 사실은 제일 큰 나라고 나머지는 경제적으로 소국이고, 또 장관급 경력이 있는 분도 더러 있고, WHO나 국제기구에서 근무하신 경력들도 있고 해서 나름대로는 그쪽에서도 역량을 갖췄다고 봅니다만, 그러나 국제무역이나 전반적으로 그렇게 본다고 하면 현재까지 나와 있는 분들은 우리 통상교섭본부장보다 크게 유리하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전진영: 후보 모집이 7월 8일까지 있다고 하니까 다른 나라에서 추가로 더 후보를 등록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한 상황인데요. 우리나라의 유명희 본부장 출마 소식을 특히나 일본 쪽에서 주목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WHO에 우리 정부가 일본을 제소한 상황이고, 또 한일 무역관계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본이 굉장히 날을 세우고 지켜보고 있는 거겠죠?

◆ 정인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한일 간에 최근 몇 년간에는 좋은 소식보다는 안 좋은 소식이 더 많았고, 또 지금 WHO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일본도 최소한 회원국으로서 투표를 할 수 있는 권한도 있고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유명희 본부장이 출마한 것에 대해서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고, 하지만 또 유명희 본부장이 이런 부분까지도 다 잘 아울러야지 최종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우리 정부 차원에서라도 지금까지 마찰이 있던 부분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도록 하고, 지금 동아시아에서 오랜만에 출사표를 던진 유명희 본부장을 정부 차원에서 밀어줄 수 있도록 일본과 나름대로 물 밑 교섭도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전진영: 일본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한국 후보를 깎아내린다거나 여론전을 불리하게 조성할 그런 우려는 없을까요?

◆ 정인교: 다분히 있다고 봐야죠. 우리가 평소에도 관계가 안 좋았는데 특히 우리가 또 일본을 WHO에 제소한 상황이고, 사무총장이 분쟁 해결 절차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WHO에서 일본보다는 한국의 위상이 조금 더 강화되는 것 같은 느낌을 일본 국민들한테 일본 당국은 보여주고 싶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현재의 분위기로 보면 일본이 도움을 주기보다는 재를 뿌리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많은데, 유명희 본부장도 나름대로 일본 인맥도 있고 하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쨌든 우리가 가급적이면 일본과 다른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들을 잘 정리해나가는 그런 전략적인 접근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인교: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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