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5~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동묘 길 고양이 학대 논란, 전말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16 11:48  | 조회 : 2334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6월 16일 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김현지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팀장

- 현장 출동했던 동물보호단체, CCTV 돌려보니 폭력적으로 보여
- 동물 고양이에 대한 낮은 이해, 퇴치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낳은 학대 맞아
- 이렇게 가게로 들어오는 고양이... 사람 친화적인 타입
- 포획틀 사용, 119 구조대 연락 등의 방법 취해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1부는 현장의 목소리로 생활 속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지난 주, 서울 동묘시장에서의 고양이 학대와 관련된 내용의 사진과 글이 SNS를 통해 확산됐습니다. 시장 상인이 목줄로 고양이를 잡아서 내동댕이쳐서 고양이가 피를 흘리고 토하는 걸 목격했다는 한 누리꾼의 제보였는데요. 해당 사건을 고발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글이 현재 7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해당 상인은 학대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당시 현장에 다녀온 동물보호단체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동물권 행동 카라의 김현지 정책팀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현지 동물행동권 카라 정책팀장(이하 김현지):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참 안타까운 사건인데, 동묘시장에서 고양이 사건. 당시 현장에 직접 가셨잖아요?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 김현지: 일단 시민 제보로 저희가 현장에 출동하게 됐고요. 저희가 제보받았던 당시의 명확한 사진이 있었습니다. 활동가들도 보고 가히 충격을 받았는데요. 두 명, 내지는 조금 더 그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서 한 마리 고양이를 둘러싸고 그 고양이의 목을 감은 다음에 줄을 잡아당기고 쇠막대로 뭔가 압박을 가하려고 하는 그런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게다가 거리 한복판에 고양이가 그런 식으로 취급되는 그런 장면이 흔하지 않은 사태이고, 사실 동물학대 행위로 볼 수 있어서 저희가 현장확인차 나가게 되었습니다.

◇ 최형진: 그랬군요. 해당 고양이는 현재 어떤 상태입니까?

◆ 김현지: 해당 고양이는 당일에 엄청난 신체적인 고통을 당했던 것 같고요. 현장에서 구조되어서 금요일 저녁에 동물병원으로 이송돼서 서울시의 보호 아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 고양이의 상태는 당일 수의사 선생님의 소견으로는 몸에 찰과상이 많이 있었고요. 특히 발톱이 닳아 있었고, 발 패드 부분이 다 까져 있었고, 모든 다리에서 혈흔이 관찰되는 등 복부에 대한 찰과상까지도 관찰되었기 때문에 조금 더 스트레스 행위에 대한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최형진: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거죠?

◆ 김현지: 네, 생명은 다행히도 지장은 없습니다만, 당일에 고양이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만은 너무나 자명해보이고요. 저희가 어떤 그때의 정황과 영상과 사진 같은 것들을 미루어 종합을 했을 때 보더라도 동물이 아주 심각한 고통스러운 상태에 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처음 발견된 게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입니다. 해당 현장에 대한 제보를 통해서 구조 현장으로 출동하신 겁니까?

◆ 김현지: 네, 시민 분께서 이런 고양이가 이상하게 다뤄지는 모습을 보시고 충격을 받으셔서 사진을 다 찍으셨고, 그 사진을 동물단체로 제보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도 제보를 받음과 동시에 현장에 착수하게 되었고요. 

◇ 최형진: 해당 상인은 언론을 통해서 덩치가 큰 고양이가 흥분상태로 들어와서 무서워서 그랬다, 구조대 도착이 늦어서 직접 내보내려고 한 것이다, 학대하지 않았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현지: 일단 동물학대인지, 아닌지는 동물이 고통을 받았는지에 대한 행위로 판별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사진이나 영상 등으로 봤을 때는 이 동물이 고통을 당한 것이 맞고, 해당 행위는 동물학대로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무언가에 놀라서 갑자기 가게 안으로 들어온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상인 분의 말씀대로 무서워서 고양이를 그런 식으로 다루었다고 보기에는 의심의 지점이 많습니다.

◇ 최형진: 지금 의심의 지점이 많다고 하셨는데, 많은 분들이 공분하는 이유가 올가미를 사용하거나 발로 밟거나 이런 행위까지 필요했냐는 건데요. 이런 행위까지 필요할 정도였습니까?

◆ 김현지: 말씀하신 부분이 맞습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고양이를 가게에서 단순히 내보내려고 하는 것이었다면 그 방식에 있어서도 조금 더 적합한 방법을 사용했어야 맞습니다. 줄로 올가미를 만들어서 목에 감고, 쇠막대를 이용해서 고양이를 자극하고 하는 방식은 동물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낮아 보이는 행위였고요. 동물을 더욱 고통스럽게 자극만 할뿐, 그렇게 폭력적인 상황까지 연출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폭력적인 행위까지는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알고 보면요.

◇ 최형진: 이런 행위까지는 필요하지 않았다. 

◆ 김현지: 그럼요.

◇ 최형진: 해당 상인은 가게에서 쫓아내서 다른 가게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는데, 그러면 어떤 부분을 학대 흔적으로 보시는 겁니까? 

◆ 김현지: 고양이는 영역동물입니다. 도심 속에 같이 공존하여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의 일원인 것이지요. 그런데 그 고양이에 대한 시각이 뭔가 퇴치의 대상. 내 가게로 들어왔어? 이러한 부분이 조금 더 혐오적으로 작동했던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에 이 상인 분이 자신의 가게에서 쫓아내려고 했다고 하면 그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다른 가게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고양이를 심하게 저지시켰다, 그래서 이러한 행위가 도출된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는 사실 동물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부족하고, 고양이에 대한 시선이 담겨 있는 부분인 것으로 보입니다.

◇ 최형진: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나 사진이 SNS를 통해서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또 상인의 주장이 담긴 동영상도 올라왔고요. 이런 부분은 확인을 하셨습니까?

◆ 김현지: 네, 저희가 CCTV를 입수를 해서 CCTV도 다 돌려봤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던 건지. 저희가 볼 때는 상인 분께서 가게에서 고양이를 쫓아내려고 시도를 하신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폭력적인 방식은 필요가 없었고, 이제 그러한 방식이 작동된 데에는 동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그런 사실이 작동한 것으로 보이고요. 그런데 저희가 돌려봤을 때 이 고양이가 얼마나 과격하게, 거칠게 다뤄지냐면, 목에 줄이 감긴 채로 굉장히 거칠게 끌려나오고, 그 고양이가 여러 번 바닥에 몸을 구릅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사투를 사는 지경으로 필사적으로 지금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 건지 당연히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목에 감긴 줄과 이런 것들을 풀려고 필사적으로 사투를 벌이는데요. 고양이 차원의 굉장히 처절한 몸부림이 영상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요. 사실 사람에 대한 공격적인 저항을 한다든지, 그런 부분이 전혀 아니었고요.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그런 방어적인 태도였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그런 줄과 쇠막대로 자극을 하는 그런 부분들이 없었다고 하면 고양이를 이렇게까지 심하게 다루면서 가게에서 쫓을 필요가 없었다고 보입니다.

◇ 최형진: 팀장님의 말씀을 정리해보면, 일단은 고양이를 쫓아내려고 하는 행위는 이해가 됩니다만 너무 심했다는 말씀이신 거죠?

◆ 김현지: 방식이 굉장히 잘못됐고요. 그리고 고양이를 바라보는 인식에 대한 부분도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어떤 말씀이시죠?

◆ 김현지: 사람이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부분인데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다른 가게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그랬다는 그런 사람의 의도가 지금 후속적으로 보도가 많이 되고 있는데요. 사실 그분의 사정이라든지, 의도 같은 것보다는 자초지종은 파악을 해야겠지만, 동물학대의 여부는 그 사람이 그 동물에게 어떤 행위를 가하고, 동물이 고통을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서 갈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행위는 상당히 불필요한 행위였고, 동물학대로 보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너무 사람의 사정을 설명하려 하지 말고, 당시 동물이 처했던 상황과 그 고통과 그때 굉장히 지혜롭고 현명하게 고양이를 가게에서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굉장히 폭력적인, 그래서 이렇게 떠들썩하게 뉴스까지 만들어지게 되면서 실제 그 고양이는 고통을 당해서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런 상황 중에 있는 거죠. 그래서 이 모든 게 어떤 인식의 부재와 고양이에 대한 혐오적인 시선에서 비롯된 부분이 아닐는지, 그렇게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지금 관련해서 애청자 분들의 문자가 들어오고 있는데요. “학대받은 고양이는 평생 트라우마를 겪을 것입니다. 그 상인은 처벌받아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하셨고, “무서운데 폭행을 했다? 말이 안 됩니다. 무서우면 본인이 도망가야죠. 무서우니까 폭행을 했다는 말이 안 됩니다.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런 말씀하셨고요. 조금 다른 의견을 주신 분도 계신데요. “저도 재래시장에서 식품 소매업을 합니다만, 우리 동네에도 거대하고 육중한 길고양이가 한두 마리가 아닌데요. 몰래 들어와서 제품은 물론 벽지와 가재도구를 긁고 망가뜨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비슷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라고 하셨는데, 혹시 고양이가 이렇게 들어온다면 어떤 행동으로 내쫓아야 할까요?

◆ 김현지: 일단 길고양이 같은 경우에는 사람 손을 타는 경우, 그러니까 사람에게 친화적인 경우와 친화적이지 않은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요. 대개 이렇게 가게로 들어오는 녀석들 같은 경우에는 친화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살살 쫓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정말 인위적인 방법으로 잡아서 밖으로 내놔야 하는 그런 경우라고 하면 포획틀을 사용합니다. 포획틀은 발판통 덫으로써 잡았을 때 고양이의 몸에 상처라든지, 그런 것들이 나지 않게 설계가 되어 있고요. 그렇지 않으면 119 구조대에 연락을 하셔서, 혹은 고양이를 신체적인 상해를 가하지 않으면서 고양이를 안전하게 포획할 수 있는 분을 부르시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 중에 한 가지 말씀을 안 드린 부분이 있는데요. 고양이가 굉장히 거칠게 끌려나오면서 분비물까지 지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가게 앞쪽에요. 그러니까 고양이의 상태에 대한 청취자들의 이해를 조금 더 도모했으면 하는데요. 고양이가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이런 식으로 뭔가 배변을 지린다든가 하지 않습니다. 극도의 공포심을 느꼈을 때 이러는 건데요. 사실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일원으로서 받아들여진다고 하면 가게에 들어갈 수는 있는데, 그 가게에서 굉장히 평화적인 방식으로 쫓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너른 품을 가지고 동물을 바라보는 그런 한국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최형진: 네, 알겠습니다. 길거리 동물들을 대상으로 한 학대 사건도 처벌이 되기는 합니까?

◆ 김현지: 국내에는 동물 보호법이 존재하고요. 동물 보호법의 대상은 사실 보호자가 있고, 없고를 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보호자가 있는 경우에 자신의 반려견이라든지, 반려묘를 학대해서 처벌이 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동물보호법상 보호를 받는 동물은 길거리 동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길고양이라고 해서 함부로 대하거나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지금 보완할 부분도 많아 보입니다. 동물권에 대해 보호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당장 이번과 같은 상황이라도 막기 위해서 어떤 방안들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김현지: 일단 제가 초기부터 계속 인식과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요. 꼭 고양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동물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그러면 사람은? 인권은? 이러면서 굉장히 발끈하시면서 대치적으로 등치시키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렇게 하지 말고 동물에 대해서도 조금 더 전향된 인식으로 우리가 보호를 해야 할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그들도 지구상에 같이 공존하는 생명체로서 그 삶을 누리고 있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데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라든지, 인식에 대한 전환, 그리고 조금 더 그 주변 생명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그 동물의 입장에서 사고하는 그런 부분들을 넓혀 나가야 하는 그런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최형진: 네, 알겠습니다.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와 더 나아가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현지: 네, 감사합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동물행동권 카라의 김현지 정책팀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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