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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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하르트 오일러가 프로이센의 샬롯데 공주에게 보낸 200여 개의 서신 (6/10 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08 09:34  | 조회 : 366 

오일러의 도시와 프톨레미의 도시 (6/10 )

안녕하세요! 아주대학교 총장 박형줍니다. 18세기 초 러시아의 페테르 대제는 즉위한 뒤 18개월 동안 서유럽 각국을 순방하고는 앞선 문물을 따라잡겠다고 모질게 결심했습니다. 그 자신이 배 건조법을 익혀서 강력한 러시아 해군 건설의 동력으로 삼았고, 신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해서 제국의 수도로 삼습니다. 서유럽의 학문적 전통을 따라잡기 위해 제국학술원을 설립하고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세계의 인재를 모았죠. 마침 고국인 스위스 바젤 대학의 교수가 되는 데 실패하고 낙담해 있던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이런 인재 초빙 정책에 응해서 1727년에 수학 교수로 부임했는데요. 이게 수학의 역사를 바꿉니다.

오일러는 위대한 수학자 중에 드물게도 다작이었습니다. 엄청난 분량의 논문을 썼지만, 그의 저술 중에 가장 많이 읽힌 책은 프로이센의 샬롯데 공주에게 보낸 200여 개의 서신을 모은 책이에요. 프레더릭 왕의 요청으로 수학과 물리학을 가르치게 된 독일 공주에게 교육을 위해 보낸 서신인데, 보통 사람의 눈높이로 수학적 통찰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아 유명해졌어요. 위대한 과학자가 대중적 글에도 능했던 사례라고 볼 수 있죠.

널리 인재를 모은 사람의 원조는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프톨레미 1세일 것 같습니다. 정복왕 알렉산더 대왕이 기원전 323년에 사망하자 즉위했죠. 그는 플라톤의 아카데미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리세움을 벤치마킹해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건립했습니다. 당시 75만 권의 장서를 보유한, 인류 문명 최대의 규모였고, 요즘 대학의 기능을 수행했어요. ‘문명이라는 게임에 대도서관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대도서관이 바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지칭합니다. 프톨레미 1세는 전 세계의 학자들을 파격적인 대우로 초빙하기 시작했어요. 천문학자 프톨레미 같은 인재들이 결집하기 시작했고, 알렉산드리아는 900년 동안 세계 문명의 중심지가 됐죠. 그래서 18세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오일러는 기원전 알렉산드리아의 프톨레미를 연상시킵니다.

알렉산드리아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학자들이 모이자 용광로 효과가 일어났습니다. 지중해 남단 교역의 요충지에서 새롭게 사회의 중추로 등장한 자유 시민 계층은 플라톤 학파와는 달리 수학의 성취를 항해와 별자리 관측에 기꺼이 사용했죠. 여러 나라에서 모인 학자들은 열정적으로 이를 지원했고, 사유의 순수성에 집중하던 아테네 시대의 학문 활동은 어느새 사회 문제 해결의 최전선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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