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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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박형주 / PD: 박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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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를 민간 영역에 사용한 계기는 83' 대한항공 격추 사건 (6/5 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08 09:14  | 조회 : 380 

GPS의 과학 (6/5 )

안녕하세요! 아주대학교 총장 박형줍니다. 예전의 길치는 여러 번 간 길도 잘 기억 못 해서 설움이 많았습니다. 요즘이야 자동차 네비게이션 덕분에 이런 설움은 옛날얘기가 되고 말았죠.

네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는 두 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흔히 GPS라고 하는, Global Positioning System, 즉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인데요. 위성을 통해서 지구상의 내 위치를 파악하는 장비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지도상의 한 점에서 다른 점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찾는 수학 알고리즘입니다.

GPS의 시작은 군사적 목적이었습니다. 미국은 1960년대에 초기의 GPS 시스템을 운용하다가 1970년대에 본격 개발에 착수해서 1993년에는 24개의 인공위성으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위성과 지상의 GPS 수신기에는 정밀한 원자시계가 장착되어 있어서, 각 위성은 현재의 시간과 위치를 끊임없이 지상에 전송해요. 위성에서 신호가 출발한 시각과 수신기에 도착한 시각의 차이를 측정하면, 전자파의 속도를 곱해서 수신기에서 위성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죠. 지상의 수신기는 최소 4개의 인공위성에서 보내온 신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4개 위성의 위치와 수신기에서의 거리를 이용해서 방정식을 풀면 수신기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됩니다.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GPS를 민간 영역에서 사용하게 된 계기는 1983년의 대한항공 007기 격추사건입니다. 이 여객기가 항공기 위치 파악 오류 탓에 구소련 영공으로 진입해서 269명의 탐승객이 사망했다는 정황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미국이 보유한 GPS 인공위성의 정보를 제한적으로 민간에게 무료 공개하기로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결정했죠. 대신 민간 사용에는 인위적인 혼선 신호를 추가해서 위치 정확도에 제한을 걸었어요. 그러다가 2000년에 클린턴 대통령이 이 제한을 없애면서 본격적인 민간의 GPS 사용 시대가 막을 열었죠.

상업적으로 처음 판매된 GPS 수신기는 1989년 마젤란 사의 제품입니다. 제한이 걸린 GPS 신호로 대강의 위치를 파악하는 수준인데도, 2,900달러에 판매됐어요. 내 위치를 안다고 해서 목적지까지의 최단 경로를 아는 건 아니죠. 그래서 GPS 수신기를 이용해서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찾아야 네비가 완성됩니다. 이게 개발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했는데, 다음 시간에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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