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과학을 품은 뉴스] 평년보다 2주 일찍 핀 벚꽃... 깨끗한 대기질에도 즐길 수 없는 '그림의 떡'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31 14:29  | 조회 : 99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평년보다 2주 일찍 핀 벚꽃... 깨끗한 대기질에도 즐길 수 없는 '그림의 떡'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흑과 백. 동전의 앞뒷면. 양날의 칼. 빛과 어둠. 살다보면 한쪽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되죠. 안 좋은 일이 있다면 또 그 안에 좋은 일을 찾아봐도 좋다 - 과학이 이렇게 말해준다는데요. 자세히 얘기 들어보죠.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과학을 품은 뉴스’
        
◇ 조현지] 이제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개나리는 만개했고요, 벚꽃도 개화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거든요. 꽃은 피고, 날씨는 점점 따뜻해져 가고 있는데, 제대로 된 꽃구경 한 번 못하다니, 참 아쉽습니다.

◆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이하 이혜리)] 그렇습니다. 꽃이 봄을 알리고 있죠. 꽃들은 각자의 생체 시계에 따라 꽃을 피우는데요, 특히 벚꽃의 경우 공식적으로 지난 27일 개화했고요. 이는 1922년 서울 벚꽃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이른 개화였는데요. 지난해는 4월 3일이었으니까, 일주일 먼저 핀 거고요, 평년보다 14일 빠르게 피었습니다. 벚꽃 이야기를 조금 덧붙이자면, 벚꽃의 개화 기준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기상관측소에 지정된 왕벚나무 한 가지에서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를 서울 벚꽃이 핀 것으로 보죠. 그렇다면 왜 이렇게 올해 벚꽃이 빠르게 피었을까요? 이유는 올해 2월∼3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고, 일조시간이 길었기 때문인데요. 일반적으로 벚꽃 개화 후 만개까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 서울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조현지] 그런데, 그러면 뭐 합니까? 코로나19 여파로 예쁘게 활짝 핀 꽃을 마음껏 즐길 수 없잖아요. 심지어 요즘은 공기 질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 이혜리] 맞습니다. 한창 미세먼지 심할 때인데요. 코로나19 때문에 요즘은 미세먼지 농도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서 그런지, 하늘이 뿌옇다, 공기가 안 좋다는 느낌 요즘 잘 못 받았거든요. 근데 실제로도 공기가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본 중국과 이탈리아의 공기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특히 중국 우한을 비롯해 중동부 지방은 이산화질소 농도가 평소보다 30% 정도 떨어졌고요. 이탈리아 북부의 경우에도 공장이나 자동차, 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가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인데요. 특히 외부 활동과 모임은 물론 모든 기업의 재택근무라는 초강수를 둔 뉴욕은 일산화탄소 농도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습니다.

◇ 조현지] 이걸 반가워해야 하나요? 마냥 좋은 소식만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가 늘 우려했던 공기 질 문제가 인간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이런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볼 수는 있겠어요.

◆ 이혜리] 그렇습니다. 지금과 같은 결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시행했던 이동 제한의 결과라는 점에서 분명,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저탄소 경제가 실제 대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해볼 기회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조현지] 결국은 그동안 그렇게 안 좋았던 공기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건데, 결자해지 측면에서 공기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앞으로 우리 인간이 해야 하는 게 분명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연구가 지금 많은 연구자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보니,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군요.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했고, 중간 숙주를 거쳐서 사람에게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간 숙주가 어떤 동물이냐를 두고, ‘천산갑’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천산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요?

◆ 이혜리] 그렇습니다. 중국으로 밀수된 천산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건데요. 지금까지는 박쥐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감염 경로의 중간숙주로 알려졌지만, 과학자들은 천산갑이 바이러스를 어떻게 얻게 됐는지,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종적으로 중간 숙주를 천산갑이라고 결론 내리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홍콩대 연구팀이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으로 밀수된 천산갑에서 두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출했고, 이는 현재 코로나19 감염 환자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와 거의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천산갑, 그러니까 마치 갑옷을 입은 모양을 한 그 동물, 맞죠? 사진으로 본 거 같은데, 그런데 이 동물도 멸종위기종 아닌가요?

◆ 이혜리] 맞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 천산갑이 불법 매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산갑의 고기를 즐기기도 하고요. 일부는 약재로 쓰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지금까지는 천산갑이 어떻게 바이러스를 얻었는지, 그러니까 천산갑의 고향 격인 동남아시아에서 바이러스를 얻은 건지, 아니면 중국에 밀수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획득한 건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동안 천산갑을 중간 숙주로 확인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이고요. 이런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대다수 과학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점이, 야생동물의 밀수가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을 부추긴다는 겁니다. 이런 동물들은 특히 박쥐의 경우는 더더욱 백 가지가 넘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어도, 정작 박쥐에게서는 문제가 생기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런 동물들이 가진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이 됐을 때, 이번 코로나19처럼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건데, 그렇다면 바이러스가 야생 동물에게서 사람에게 옮겨갈 수 있는, 야생 동물과 사람과의 접점, 이게 어떤 것인가를 추적했을 때, 불법적인 야생동물의 밀수가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이 때문에 다수의 전문가들도 이번 일을 계기로 야생동물 밀수나 거래, 소비를 강력하게 금지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사실 초반에 박쥐 먹는 것을 두고,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비난할 수만은 없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 이혜리] 그렇죠. 물론 문화도 좋고, 그 문화를 존중하려는 의식도 반드시 필요한데요. 만약에 그런 걸로 인해서 사람들의 생명에 위협이 가해진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야생동물 밀수 문제는 안전 문제는 물론이고 멸종위기종과 같은 동물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경각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조현지] 이번 코로나19가 처음부터 뭐 ‘박쥐 탓’이다, 아니면 천산갑 탓이다, 이렇게 어떤 특정 동물의 탓을 하는 그런 게 아니라, 이렇게 사람과의 다 연관성이 있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야 할 필요성도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에 천산갑하고 아르마딜로? 이 두 동물이 같은 동물인 줄 알았어요. 사진으로 봐도 갑옷을 입은 듯한 모습도 비슷하고요.

◆ 이혜리] 네, 두 동물 모두 생소한 동물이기도 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겉모습도 무척 닮아서 외형만 보고는 일반인이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요. 아르마딜로와 천산갑은 별개 동물로 분류되고요. 아르마딜로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우선 갑옷처럼 생긴 등껍질을 두르고 있고요. 이런 모습 때문에 ‘무장하다’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아르마도(armado)’에서 이름이 유래됐습니다. 심지어 아르마딜로의 등껍질은 뼈와 비슷한 재질인데, 그만큼 단단한 걸로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심지어 미국에서는 아르마딜로의 등껍질이 총알을 튕겨 냈다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 조현지] 정말 갑옷을 입고 있는 거군요.

◆ 이혜리] 그렇죠. 아르마딜로는 포유류 동물이고요. 주로 작은 곤충이나 나무뿌리, 죽은 동물의 고기를 먹고 산다고 합니다. 재밌는 건 아르마딜로가 시력이 나빠서 후각과 청각을 이용해서 먹이를 찾는다고 하네요. 천산갑은 주로 개미를 잡아먹고요. 아까 천산갑은 동남아시아가 고향이라고 했는데, 아르마딜로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서식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신비한 야생동물 아르마딜로 이야기까지… 코로나19가 시사하는 점이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환경 측면에서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것들, 개선해야 하는 점들이 분명 있는 것 같은데요.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전 세계적으로 진정되고 나면 이런 부분들을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기자, 오늘 이야기도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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