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중국과 미국이 오랫동안 무역전쟁을 벌이더니 이번에는 코로나19를 가지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를 퍼뜨렸을 수도 있다”면서 “투명하게, 데이터를 공개하고 설명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전에는 시진핑 주석이 우한을 찾아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장면을 보면서 아큐의 정신승리법이 떠올랐습니다. 중국현대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루쉰이 쓴 소설 <아큐정전>의 주인공 아큐의 이야기인데요, 1921년에 당시 중국인의 우스운 국민성을 풍자한 소설입니다. 웨이좡이라는 마을에 아큐라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가 비웃고 다니던 지주의 아들에게 얻어맞으면서도 “내가 얼굴로 저놈들의 주먹을 때린 거야”라고 생각하는 독특한 사고를 보여줍니다. 몸은 비록 졌지만 정신적으로는 저렇게 수준 낮은 놈들보다는 내가 낫다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자기보다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화풀이를 하고 또 여자들을 희롱하기도 합니다. 루쉰은 이걸 정신승리법이라고 불렀습니다. 당시 신해혁명의 물결이 휘몰아칠 때 아큐는 거기에 끼어들어 덕 좀 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웬걸요, 알고 보니 그들은 도적패였습니다. 마을의 세도가 자오씨네가 습격당한 장본인이라는 누명을 쓰고는 결국 총살형을 당하고 맙니다. 정신승리법이란 건 일종의 자기합리화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객관적인 상황을 보지 못하고 모든 사안을 자기 유리한대로만 해석하는 심리입니다. 루쉰은 당시 중국 국민들이 바로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고 아큐라는 전형적인 인물 캐릭터를 통해 이를 신랄하게 풍자한 겁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아큐의 이름에 관한 퀴즈 하나! 루쉰은 왜 하고 많은 알파벳을 놔두고 큐 자로 이름을 만들었을까요? 네. 영어 알파벳 대문자 큐자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요, 그 당시 앞머리가 벗겨지고 뒷머리는 길게 늘어뜨린 중국 사람들의 변발 모습하고 닮지 않았나요? 그래서 큐 자는 중국인의 얼굴 모양을 상징하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再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