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일] 20:20~21:00
  • PD,진행: 김양원 / 작가: 구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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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김용균-쌍용차 해고노동자'가 사라진 언론보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13 11:13  | 조회 : 321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20년 1월 11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김용균-쌍용차 해고노동자' 노동자가 사라진 언론보도

- 삼성 노조와해 유죄판결, 삼성이 침해한 노동자 권리보다 노조 경영간섭 우려
- 쌍용차 해고노동자 46명 무기한 복직연기 주요 일간지 보도 거의 없다시피


<김양원 PD>
1)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언경 사무처장>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최근 다가오는 총선으로 정치 이슈들이 워낙 많고, 앞서 말씀나눴던 검찰 관련 이슈에 미국과 이란의 국제정세까지....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 이런 뉴스들 빼고 다른 뉴스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느끼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김언경 처장님도 그리 생각하셨던 듯, 언론보도에서 숨지 말아야 하는데 숨어버린 뉴스들을 가져오셨다고요?

<김언경 사무처장>
사실 문재인 정부가 친노동 정부를 표방함에도 노동 관련한 이슈들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요. 규모와 영향력이 큰 주류 언론 대부분은 일단 노동 이슈, 국민의 노동권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흔히 ‘보수언론’이라 부르는 매체들은 혹여 보도를 내더라도 국민의 노동권 행사를 죄악시하거나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기도 합니다.
고 김용균 씨 1주기는 주류 언론이 노동권을 외면한 대표적 사안입니다.
꼭 한달 전이죠 지난달 10일이 고 김용균씨의 사망 1주기였습니다. 12월 10일,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아무런 안전 조치도 없이 홀로 야간 근무를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희생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12월 10일부터 올해 1월 8일까지 관련 주요 일간지 지면에 보도가 나왔는지 살펴봤는데요. 무려  한달에 이르는 기간동안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단 1건의 보도도 내지 않았습니다. 대형 경제지라는 서울경제와 한국경제 역시 보도가 없었습니다. 중앙일보는   사설 1건, 한국일보가 사설 1건 포함 총 3건으로 구색을 맞췄으나 고 김용균 씨   1주기가 갖는 의미, 한 달이라는 기간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보도량입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모두 기획보도를 냈고 각각 18건, 15건의 보도로 여전히 작업장 안전사고로 하루 1명 이상이 죽고 있다는 사실, ‘김용균법’의 맹점, 김미숙 씨(고 김용균 씨 어머니)의 투쟁 과정 등을 그나마 충실히 전달했습니다.


<김양원 PD>
3) 고 김용균씨의 사망.... 우리사회 ‘위험의 외주화’ 라는 화두를 던진 묵직한 사건이었죠. 김씨의 사망을 계기로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주요 언론보도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또 다른 사례도 있나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10년만에 복직이 확정됐던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46명이 최근 무기한 무급휴직 통보를 받았죠. 하지만 이 소식 역시 보수언론과 경제지에서는 보도를 안 하거나, 보도를 하면 해고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사측의 무기한 무급휴직 통보가 알려진 12월 24일부터 1월 8일까지, 중앙일보와 서울경제, 한국경제는 지면에 관련 보도가 없었고, 동아일보는 1단짜리 짧은 기사 1건이 전부였습니다. 한국일보는 간단한 사실관계와 노사 양측 입장을 정리한 보도 2건만 냈습니다. 조선일보도 2건의 보도를 냈는데 해고 노동자 탓을 하면서 타사와는 결이 많이 달랐습니다. 조선일보 {직원들은 상여금 반납하는데…무작정 출근한 뒤 “일 달라”}(1/8)는 제목만 봐도 해고 노동자를 힐난하고자 하는 의도가 잘 드러납니다.

지금 쌍용차를 다니는 직원들은 상여금을 반납할 만큼 회사가 힘든데, 해고 노동자들이 무작정 출근해서 일을 달라고 하니 해고 노동자들이 잘못했다는 것이죠. 이건 해고 노동자들의 지난 11년간의 삶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해고 노동자들은 2009년 부당 해고에 맞선 파업 이후 사측과 이전 정권의 탄압을 견뎌야 했고 그 과정에서 30명의 해고 노동자들은 고통을 못 이겨 삶을 등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겨우 복직 합의를 이끌어냈는데 이번에 또 그 약속을 빼앗긴 것이죠. 그런 분들을 현재 일터를  가지고 회사 사정에 따라 상여금을 반납한 다른 직원들과 비교하여 잘잘못을 따지는 것 자체가 부적절할 뿐더러, 의도적으로 노노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다른 1건은 {정권이 복직시켜준 근로자들 적자회사엔 일자리가 없었다}(1/8)이라는 보도인데요. 이것도 제목을 보면 마치 문재인 정부가 일방적으로 해고 노동자를 복직시켜준 것처럼 써놨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2018년 9월의 합의는 쌍용차 기업노조와 사측, 정부 대표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해고자들이 속한 민주노총 쌍용차지부가 사상 최초로 ‘노노사정 합의’로 복직을 이끌어낸 굉장히 유의미한   사례였거든요.


<김양원 PD>
4) 노동자 측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보도, 사실왜곡도 있는 보도가 나왔군요. 보도했지만 보도하니만 못한 내용일 수 있겠어요.
저는 또 하나 생각나는 게 지난달 17일에 있었죠. 삼성이 노조 와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구속된 일이었죠. 이례적인 일이어서 당시 거의 모든 언론에서 보도됐던 것 같은데요?

<김언경 사무처장>
네,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과 관련한 일이라 대부분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보수언론과 경제지들 보도 대부분이 삼성을 걱정하는 취지로 작성됐거든요.

<김양원>
5) 삼성 임직원들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을 걱정하는 취지다?

<김언경>
네, 12월 17일부터 1월 8일까지, 조선·동아일보가 각 3건씩 보도를 냈는데요. 대부분 노조 때문에 삼성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를 담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이사회 중심 경영 추진한 삼성, 의장 구속으로 쇼크}(12/18)는 삼성이 침해한 노동자들의 권리보다 ‘삼성이 유죄 판결로 받게 된 쇼크’에 더 큰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동아일보 {삼성, 사회가치 변화 맞춰 노사관계 새틀}(12/19) 역시 이미 제목에서 ‘삼성이 앞으로 잘 할 것’이라는 취지를 드러냈고 “해마다 임금 및 단체협약 관련 갈등이 생기거나 기업 경영 현안과 상관없이 상급단체와 발을 맞추기 위한 노조의 활동이 늘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습니다. 각 2건의 보도를 낸 경제지, 서울경제 한국경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김양원 PD>
6) 노조를 만드는 것, 노동자들의 기본권인데요. 회사에서 노조를 와해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 이게 지금 세상에 말이 안되는 일인데...이것을 언론들이 회사측인 삼성을 되레 걱정하는 논조로 썼다?

<김언경 사무처장>
21세기에 일어났다고는 보기 힘든 일이죠.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노조 파괴 공작을 벌였다는 걸 재판부가 일부 인정하고 유죄를 판결한 겁니다. 삼성그룹의 실세인  미래전략실은 ‘2011년 그룹 노사전략’ 등의 보고서로 “노조설립 사전 차단에 주력”, “노조의 장기 고사 전략” 등 불법적 노조 파괴 계획을 적나라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세우고, “노조 설립 예상 인력 및 동향 파악”과 같은 불법 사찰까지 기획했으며,  이런 계획들을 이행했다는 증거들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삼성의 비인간적인 노조 파괴로 2013년 최종범 열사, 2014년 염호석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삼성은 염호석 열사의 시신을 빼돌리는 기행까지 벌였습니다. 삼성의 노조 파괴에 저항하는 김용희 씨는 지금도 철탑 위에서 200일 넘게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목숨과 권리가 오랜 기간 짓밟힌 사건인데도 삼성을 걱정하는 기사를 낸다는 것 자체가 참 충격적입니다.

<김양원 PD>
7) 고 김용균씨의 1주기, 그리고 쌍용차 해고 복직자들에게 또다시 찾아온 무기휴직 통보, 그리고 삼성의 노조와해 재판결과까지...몇 가지 사례를 살펴봤는데요, 언론이 노동 이슈에 대해서 지면을 내어주는 것을 참 야박하게 생각한다...이런 생각이 드네요.

<김언경 사무처장>
그렇습니다. 물론 한국일보,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 보도량도 많고 기획 보도도 내려고 노력한 곳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러한 소수 언론사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죠. 노조의 부정적 인식은 언론이 심어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경향, 한겨레가 노동 보도 많이 한다고 하지만 전체 비중으로 보면 20%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거든요. 물론 타사는 10%를 겨우 넘기고 중앙일보는 6%밖에 안 되니 저들보다는 낫다고도 할 수는 있습니다만 충분치는 않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노동자거든요. 노동은 먹고 사는 문제이자 자아를 실현시키는 핵심 활동이기 때문에 경제이슈이자 사회이슈이자 정치이슈이자 인권이슈거든요. 그런데 모든 언론사에서 이렇게 노동 보도가 10~20%만 보도된다는 것, 보도가 나와도
부실하거나 일방적이라는 점은 우리 언론이 노동권에 무감각하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양원 PD>
8) 경제가 살려면 기업이 살아야 하고, 기업이 살려면 노동자가 살아야 한다는 어느 카피가 생각나는데요. 2020년 새해에는 언론보도에서 노동자들이 잊히는 일이 덜했으면 합니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언경 사무처장>
(인사)

<김양원 PD>
지금까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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