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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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마시회, 고 문중원 기수 사망 45일째 해결 실마리는 없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13 10:29  | 조회 : 1090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19년 1월 12일 (일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 상임활동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침묵하는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사망 45일째 해결 실마리는 없나"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광화문 서울청사 인근에 지난달 27일 이후, 분향소가 차려졌습니다. 지난해 11월29일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산경마공원 기수 故 문중원 씨의 분향소입니다. 마사회 측은 문 씨의 죽음이후, 제도 개선안을 내놨지만 오히려 문 씨 유족들과 동료들의 더 큰 반발을 불러왔는데요. 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전국불안정노동철폐 김혜진 상임활동가 전화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 상임활동가(이하 김혜진)>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지난 2019년 11월 29일에 일어났던 사건이죠. 하지만 故 문중원 씨의 장례는 아직도 치러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 김혜진> 문중원 기수는 11월 29일 자결을 하면서 세장짜리 유서를 남겼습니다. 그 유서에는 조교사의 부당한 지시에 따라야 하는 현실, 마사회의 권한 남용 등 여러 문제들이 폭로되어있습니다. 유가족들은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제도개선을 해야 문중원 기수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장례를 미루고 마사회에 교섭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 김양원> 故 문중원 씨는 유서를 통해 기수 생활을 하면서 조교사에 부당한 지시와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 김혜진> 우선 유서에서는 미래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기수들은 일반노동자에 비해 50배가 넘는 산재사고를 당합니다. 오래 연수를 하고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20년도 일하기 어렵습니다. 특수고용이라 기본급도 거의 없습니다. 임금에 경쟁성상금 비중이 높아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살기 어렵습니다. 유서에서 감독에 해당하는 조교사의 부당한 지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실상 승부조작을 요구하는 것인데, 기수들이 이것을 거부하면 말을 태우지 않거나 병든 말을 태웁니다. 다치기도 쉽고, 생계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조교사가 말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현실을 바꾸려고 스스로 조교사 자격증도 따고, 해외연수도 다녀왔지만 높은 분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사회가 마방을 대여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방을 대여 받지 못하면 말을 훈련할 수 없고 경마에 나갈 수 없으니 마사회의 갑질에 저항할 수 없었던 문중원 기수는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 김양원> 이런 고 문중원 씨의 주장에 대해 마사회의 입장이 나왔나요?

◆ 김혜진> 우선 유서에 담긴 부당지시와 불공정한 마사대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찰은 수사에 미온적이고 오히려 마사회를 비호하며 유가족을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마사회는 기수들은 자신들이 고용한 노동자가 아니라 특수고용이므로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기수들의 면허와 징계,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것은 모두 마사회입니다.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 김양원> 그런데 마사회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 김혜진> 부산경남 경마공원은 2005년에 본격 개장했으니까 15년째입니다. 그런데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만 벌써 일곱 명의 기수와 말 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 2005년 이명희 기수
- 2010년 3월 박진희 기수
- 2011년 11월 박용석 말 관리사
- 2017년 5월 박경근 말 관리사
- 2017년 8월 이현준 말 관리사
- 2019년 7월 조성곤 기수
- 2019년 12월 문중원 기수

◇ 김양원> 한두 명도 아니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는 조직이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통상 생각할 수 있는데요, 원인조사를 이뤄졌습니까?

◆ 김혜진>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실상을 아는 이들은 왜 일곱 명이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다 압니다. 마사회만 모르쇠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부산경남 경마공원이 가장 심각한데, '선진경마'라는 이름의 무한경쟁체제가 문제입니다. 부산경남 경마공원은 경쟁성 상금비율이 더 높습니다. 승자독식 구조도 심각합니다. 기본급도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노동자들의 불안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말 관리사와 기수의 권리가 없어서 더 문제가 됩니다. 말 관리사는 조교사가 고용하는 형태로 되어 있고, 기수는 조교사와 기승계약을 체결하는 특수고용입니다. 계약서를 보면 기수는 조교사의 지시에 따를 의무만 갖고 있습니다. 마사회는 마사회법에 의해 마사대부권한, 상금결정권한, 면허권한 등 강력한 권한을 갖고 무한경쟁체제를 시도하고 있고 조교사 면허와 마방대부라는 권력을 통해 조교사를 통제하고 있으면서도 사용자로서는 아무런 책임을 지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마사회가 눈감고 있는 상태에서 조교사의 부당지시에 의해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은 기수와 말 관리사만 지게 됩니다. 그것을 거부하면 생계에 지장을 받습니다. 이렇게 책임과 권한이 분리된 상태에서 무한경쟁을 시키니 결국은 죽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 김양원> 결국, 조교사, 그리고 말을 관리하는 말 관리사, 말을 타는 기수, 이들 간의 일종의 갑을 관계가 아주 공고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김혜진> 그렇죠. 그런데 이 갑을 관계가 조교사와 말 관리사, 기수들 간의 갑을 관계만이 아니라 실제로 숨어 있는 마사회, 진짜 갑의 책임이 묻혀있다는 게 문제라는 거죠.

◇ 김양원> 고용관계를 인정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이 정도면 마사회뿐 아니라 마사회의 관리감독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감사가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상황입니다. 조직 진단이나 예방책이 나온 적이 있습니까?

◆ 김혜진> 사실 농림축산부가 마사회전체를 관리·감독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익히 예상이 되시잖아요. 구조 자체가 굉장히 다르기 때문이라는 거죠. 원래 말 산업 육성이 마사회의 권한이라서 농림부 산하에 있기는 한데, 사실은 마사회와 같은 규모도 크고, 엄청난 구조에 대한 관리·감독을 농림부가 제대로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문제인 거죠. 사실 2017년도에도 이미 문제가 있었고, 그때는 서울에서는 조교사 협회가 말 관리사를 고용하는데, 부산은 말 관리사를 조교사 개인들이 고용하고 있는 게 크게 문제가 됐거든요. 그래서 두 분의 말 관리사가 돌아가신 거기도 하고요. 고용구조개선협의체를 구성해서 제도 개선안을 논의하고, 그때 마사회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농림부가 실질적으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쭉 해왔는데요. 고용형태만 부산과 제주가 서울처럼 말 관리사를 조교사 협회가 고용하는 형태로 바꿨고, 그 안에서 논의된 제도 개선이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거죠.

◇ 김양원> 그랬군요. 이번 사태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활동가로서 옆에서 지켜보시면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실마리가 되겠다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김혜진> 일단은 쟁점이 되는 것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것은 몇 가지가 있죠. 이를테면 경쟁성 상품으로 인해서 임금 격차가 너무 크고, 다치거나 아픈 사람도 많고 이런데요. 이것을 개선하려면 기본적으로 선진경마라는 이름의 무한경쟁 체제를 없애는 게 되게 중요하죠. 사실 아무리 경마가 경쟁성 경기라고 하더라도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까지 경쟁으로 내몰아서 퇴출을 시키거나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만들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기본급으로 생계를 보상해야 한다. 그리고 이 노동자들의 권력관계가 너무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표준기준계약서라든가, 이런 제대로 된 구조를 만들고, 노동조합을 주체로 인정해서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거고요. 또 하나는 이번에 돌아가신 이유 중 하나인 조교사 면허 문제인데요. 조교사 면허를 따고도 마사 마사대부가 공정하지 않아서 결국, 문제가 생겼죠. 그런데 이것은 마사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마사회의 구조 대부분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많지 않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 위원회들이 있는데, 누가 어떤 내용으로 심사하고, 징계하고, 결정하는지, 이런 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외부 인사를 노조가 추천하거나 위원과 회의록을 공개하거나 아니면 이런 위원회를 마사회 외부에 공적 기구로 두는 이런 시도들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네, 추운 날씨인데 광화문에서 분양소를 차려놓고 아이 엄마죠. 문종원 기수의 부인도 올라와 계신다고 들었는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혜진> 네, 고맙습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전국불안정노동철폐 김혜진 상임활동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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