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10:10~11: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우리는 정어리’ 이탈리아 시민들은 왜 스스로를 정어리라 부를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20 12:18  | 조회 : 106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종법 대전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이탈리아에서 최근 한 달 동안 스스로를 정어리라고 칭하는 시민들이 모여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른바 ‘정어리 집회’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다음 달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의 정치지형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어리 집회란 뭐고, 왜 이렇게 이탈리아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오게 됐는지, 오늘 전문가와 함께 분석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대전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김종법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종법 대전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하 김종법): 안녕하세요.

◇ 전진영: 정어리 집회가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단어죠?

◆ 김종법: 그렇습니다.

◇ 전진영: 역사적으로는 이게 있었던 집회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 김종법: 예, 이탈리어로요. 레 사르디네(le sardine)라고 하는데 복수형으로 보통 정어리떼라는 단어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정어리를 군대에 있었던 시절에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탈리아 유학 시절에도 한 번도 먹지 않았는데 정어리떼가 갑자기 뉴스에 큰 화제로 등장하네요. 이게 원래 모임 자체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중부에 보면 에밀리아로마냐주라고 하는 20개 주 중의 하나가 있거든요. 그 주의 수도가 볼로냐거든요. 볼로냐 출신 30대 4명이 페이스북하고 SNS를 통해서 살비니라고 하죠. 북부동맹 모임에 반대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만든 그런 집회인데 그것을 사르디네라고 이름을 붙인 거였습니다.지금 고유명사로 쓰고요. 이탈리아 신문과 방송에서는 이게 하나의 고유명사화 돼서 완전히 이 집단을 가리키는 용어가 됐습니다.

◇ 전진영: 정어리라는 생선이요. 사실 한국에서는 익숙치가 않은데. 이탈리아에서는 주로 많이 먹는 생선인가 봐요.

◆ 김종법: 예, 이탈리아 해산물은 우리나라만큼 다양하게 먹진 않아도 정어리는 자주 먹는,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런 생산 중의 하나이고. 실제로 지중해 수온이나 이런 것에 맞기 때문에 시장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생선 중의 하나입니다.

◇ 전진영: 그래서 워낙 크기가 작다 보니까 정어리라는 단어를 쓴 이유가 수백만 마리가 워낙 정어리가 떼를 지어서 이동하다 보니까 정어리처럼 작은 시민들이 뭉쳐보자, 이런 의미로 정어리 집회라고 부르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제가 보도 내용을 보니까 사진에 정어리 그림, 정어리 상징물 이런 것들을 많이 들고 나와서 하고 있더라고요.

◆ 김종법: 네, 아마 정어리가 15cm 내외의 작은 생선이거든요. 굉장히 보통 조금 더 큰 생선들이죠. 돌고래나 고래 이런 데 먹잇감이거든요. 그런 자신의 어떤 신체적인 약함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수백만 마리가 떼를 지어서 아주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그러면 굉장히 크게 보이거든요. 그래서 자기보다 큰 어류에 대항하는 그런 의미로 정어리라고 하는 용어를 쓴 것 같은데요. 이건 아마 최근에 일반 대중이 정치적으로는 힘이 없지만 함께 참여하고 뭉쳐서 사회학적으로 자기보다 큰 정치권력을 가진 단체나 인물을 대항하고 제압할 수 있다. 이런 발상으로 나온 그런 상징성 있는 단어 같습니다. 최근 유럽에서 두드러지게 불고 있는, 이걸 약간의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약간 포퓰리즘의 한 형태로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기존 포퓰리즘과 좀 다른 의미는 뭐냐면 이게 대중에 의해서 자생적으로 참여형 중도좌파 포퓰리즘,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거죠.

◇ 전진영: 처음에는 30대 청년 4명이 SNS를 통해서 집회를 모으자고 제안한 건데. 이게 지금은 굉장히 규모가 커진 모양이던데요?

◆ 김종법: 예, 이게 4명의 청년이, 마티아 로베르토 안드레아 줄리아라고 하는 네 명의 볼로냐 출신 젊은이들인데요. 이 사람들이 뭘 위해서 모임 집회를 가졌냐면 살비니라고 하는 약간 극우주의적 성향의 북부동맹 당수가 있었습니다. 이 이전 연정에서 공동 정부를 구성했던 북부동맹이라고 하는 당의 당수거든요. 그런데 이분이 극우주의라고 이야기하긴 조금 어렵지만 어쨌든 반난민, 반이민자, 이런 정책들을 씁니다. 인종주의적 성격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이 성향이 강한 사람이 체육관에서 집회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체육관 밖에서 SNS를 통해서 여기에 대한 이탈리아 시민들의 깨어있는 힘을 보여주자라고 하는 의미에서 처음으로 제안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이 제안이 여기서 끝난 게 아니라 혐오정치, 극우주의에 맞서자고 하는 전국적인 바람으로 불어서 현재 지금 로마에서도 수십만의 인파가 모였고, 샤르데냐라든지 시칠리아 같은 곳에서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호응하는 그런 단계로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이들이 이제 첫 번째 광장에서 모였을 때 이들이 뭐라고 첫 번째 구호를 외쳤냐면요. 광장은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이 말의 의미는 평범하고 보통 사람들이 이탈리아에서 광장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굉장히 큽니다. 이탈리아에서 광장은 정치경제사회의 상징이거든요, 그 지역의. 그 지역을 지켜내는 것은 달변의 정치가나 어떤 위대한 정치가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 광장을 항상 공유하는 평범한 보통 시민들이 광장을 점유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광장은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처음으로 건네고 이 집회 때 이 말을 제일 먼저 썼습니다.

◇ 전진영: 특정 인물, 특정 영웅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맞나요?

◆ 김종법: 그렇습니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볼로냐라고 하는 도시도 그렇고,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이 역사적으로 이탈리아에서는 가장 진보적이고 노동운동이나 여러 가지 것이 가장 오래된, 쉽게 말씀드리면 색깔로 이야기하자면 약간 좌파적이고 진보적인 주예요. 그래서 실제로 이탈리아뿐 아니라 전 세계 협동조합의 역사나 사회적 경제 등을 이야기할 때 에밀리아로마냐 모델이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정치적으로 굉장히 약간 좌파 쪽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인종차별이나 혐오주의, 파시즘 이런 것에 대해서 굉장히 거부감이 있어요, 시민들 자체가.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그런 주장에 좀 더 쉽게 동조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 전진영: 지금 아까 교수님께서 언급해주신 마테오 살비니를 비롯한 그런 극우정당들, 그런 극우정당들의 지금 행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시민들이 커지고 있는 건데. 지금 극우로 분류되는 동맹이라는 정당이요. 실제로 이탈리아 안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 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죠?

◆ 김종법: 네, 맞습니다. 살비니 지지기반이 북부의 주예요. 조금 설명을, 안 보이시겠지만 설명을 하면 베네치아 중심으로 파다니아 평원이라고 하는 곳이 있는데 그 주변에 북부의 동쪽 지역이거든요. 이 지역의 산업기반하고 에밀리아로마냐 산업기반은 또 다릅니다. 에밀리아로마냐주는 산업기반이 중소기업인데 살비니가 집권하면서 실제로 자영업자들이나 서비스업 중심의 정책들을 주로 많이 펴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에밀리아로마냐주 같은 경우에는 사실 국가 정책에 의해서 약간은 소외된 느낌, 그다음에 경제적으로 침체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있는 거죠. 그런 것들이 같이 엮이면서, 게다가 반인종주의, 난민이라든지 이민자에 대한 반대 이런 것들이 이탈리아 정치적으로 봤을 때 전통적인 좌파 이데올로기에서는 굉장히 보편적 가치로 허용되는 부분이거든요. 이런 것들이 겹치게 되면서 살비니에 대해서 공격하게 되는 거죠.

◇ 전진영: 살비니 입장에서는 그래도 본인은 지지율이 이렇게 굳건하니까 시민들이 이렇게 운동을 이어가도 극우정치를 당분간은 계속 이어나가지 않을까요?

◆ 김종법: 이게 되게 복잡한데요. 이탈리아가 사실은 얼마 전만 해도 오성운동당이라고 하는 정당이 지지율 1위 정당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정당이 원내 진입하면서 기성정당과 별 다를 바가 없는 정당으로 지지자들이 느끼게 됩니다. 대안정당을 찾아야 하는데 기존에 있던 민주당이나 오성운동당이 구태의연한 행태를 보이니까 그 대안정당으로, 비록 살비니의 정책이 인종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고 지역주의적 성격이 굉장히 강함에도 불구하고 대안정당을 찾고 또 살비니의 구호들, 살비니의 강령들이 생각보다는 그렇게 아주 혐오스럽고 그러지 않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왜 우리 세금으로 이민자들 때문에 이탈리아 청년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 왜 유럽 통합을 위해서 우리 국민이 세금을 내야 하느냐. 불법 이민자들을 왜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해야 하느냐. 이런 아주 단순한 구호들을 가지고 접근하는 거거든요. 일반 경제가 어렵고 힘든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와 닿는 거죠, 실생활에서. 그래, 세금을 안 내면 더 좋지. 이런 의미로 살비니를 지지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현재 지금 말씀하신 대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말씀해주신 배경을 들으니까 쉽게 이해가 갑니다. 앞서 이야기 나눈 저희가 언급한 정어리 집회가 내년 1월에 지금 이탈리아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서 이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다음 달에 지금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는 모양이죠?

◆ 김종법: 예, 있습니다. 에밀리아로마냐주가 바로 직접적으로 선거가 있고, 이탈리아는 지방선거를 한꺼번에 다 하는 게 아니라요. 1/3씩 돌아가면서 합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하는 건 아니고요. 그런데 내년에 있을 선거가 에밀리아로마냐주 선거거든요. 여기에 직접적으로 동맹 후보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으니까 전통적인 좌파 지지자들하고, 에밀리아로마냐, 볼로냐가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안에서의 정치적 상징성이 있거든요. 이런 것들 때문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극우주의나 혐오정치에 대한 반발, 그리고 그래도 에밀리아로마냐 정도는 북부동맹하고 지리적으로도 다르고 지지층도 다른데 이들에게 지방정부의 권력을 내줄 수 없다.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렇게 운동이 되는 건데, 이 파장이 생각보다 클 것 같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또 다른 정치 일정이 벌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봐야겠죠.

◇ 전진영: 그렇군요. 당장 다음 달에 중요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긴 한데,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극우정당을 상대로 뭔가 똘똘 뭉치기보다는 또 이 안에서도 지금 갈등을 빚고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 김종법: 지난번 아마 인터뷰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이 연립정부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 중의 하나인데요. 사실 둘이 너무나 다른 지지기반이 있고, 정책이나 이런 것들이 너무나 다릅니다. 오히려 오성운동당의 몇몇 정책들이 북부동맹하고 더 맞는 거죠. 특히 반EU 정책이라고 하죠. 반 유럽통합 정책에는 오성운동당과 그 정당이 굉장히 뜻을 같이 하거든요. 그런데 민주당과 오성운동당이 대유럽 정책에서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 부분이 재정적인 문제라든지, 유럽 통합에 있어서의 분담금 문제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 재정적인 문제가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게 사실은 두 정당이 어떻게 연정을 잘 꾸려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는 거죠. 그런 면에서 이민자에 대한 정책이나 이런 것도 조금 결이 다르고요. 그래서 실제로 정치공학적으로 둘이 지금 어쩔 수 없이 같이 가지만 쉽지 않은, 그리고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선 또 다른 의회가 해산돼서 다시 총선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상황까지도 다 고려해야 하는 그런 상황에 있습니다.

◇ 전진영: 끝으로 정어리 집회에 대해서요. 이탈리아 집회뿐만 아니라 사실 올 한 해 전반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이런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탈리아 정어리 집회가 우리 사회에 주는 교훈,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종법: 네, 굉장히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짧게 말씀을 드리면, 이게 기성정치에 대한 어떤 일반 대중들이 엘리트 정치나 대표자를 뽑아줬는데 자기들의 이해관계, 기득권의 이해관계 속에서만 정치를 하다 보니까 자신들이, 대중들이나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거죠. 그게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함께 일어나는 그런 양상입니다. 특히 유럽은 난민 문제 때문에 극우 포퓰리즘으로 등장하는 것이고, 한국 같은 경우에는 촛불시위를 비롯해서 조금 다른 양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인데. 어쨌든 이 논란의 중심에는 의회주의, 간접민주주의, 대의제라고 하는 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 따른 어떤 시민들의 반발, 이렇게 봐야 하는 거죠. 우리도 사실 지금 되게 큰 문제가 있잖아요. 의회 안에서 타협을 해서 의회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극한대결을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런 양상들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의회가 제기능을 찾지 못하면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는 거죠.

◇ 전진영: 말씀해주신 대로 이탈리아의 이런 현 상황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좀 반성하고 돌아보고 배워야 할 점이 많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종법: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대전대학교 김종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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