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홍콩 경찰 시위대에 실탄 발사, 홍콩 시위 다시 격화되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11 12:15  | 조회 : 883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1월 11일 월요일
□ 출연자 : 박완기 홍콩 법정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홍콩 시위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에 참여했다 구금됐던 한 10대 소녀가 경찰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위 현장 인근에서 추락사한 대학생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경찰의 성폭행 의혹까지 나오면서 시위가 다시 격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는데요. 오늘은 홍콩 현지 연결해서 분위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완기 홍콩 법정 변호사,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 박완기 홍콩 법정 변호사(이하 박완기):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지금 홍콩도 아침 시간인데, 변호사님께서 계시는 곳의 분위기는 지금 어떤가요?

◆ 박완기: 지금 아침에 상당히 혼잡스럽고, 그리고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말씀드리기 전에 오프닝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11월 4일, 지난주 월요일에 홍콩과기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던 2학년 차우츠록 군이 시위 현장의 주차장 4층에서 3층으로 떨어져서 머리를 심하게 다치고, 지난주 금요일에 사망한 것과 10월 소녀가 말씀하신 대로 경찰 몇 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이후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굉장히 어수선한 주말을 보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홍콩 정부 청사 앞에 위치한 공원에 사망한 차우츠록 군을 애도하는 추모식이 열렸는데요.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고, 일부는 복수하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지만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끝났습니다. 그런데 일요일인 어제 저녁에는 일부 과격한 시위대 혹은 폭도들이 홍콩 곳곳에 위치한 쇼핑몰 주변 도로를 점거하고, 지하철 역사를 훼손하고, 중국 본토와 관련이 있는 식당과 커피숍 등의 기물을 심하게 훼손하면서 이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과 대치하는 상황도 발생했는데요. 이 진압 과정에서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하고, 물대포를 쏘기도 하고,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과격한 시위대가 경찰과 전면전을 선포하기도 했는데, 제가 살고 있는 곳이 홍콩섬 동쪽에 있는 지역입니다. 그 앞에 지방동부법원이 있는데요. 지금부터 대략 40, 50분 전쯤에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던 시위대 몇 명하고, 경찰하고 부딪히면서, 그리고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총을 발사했어요. 세 발의 총이 발사됐는데, 지금 제가 파악한 것으로는 2명이 총을 맞은 상태고, 그리고 엠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간 상태인 것 같은데,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서 실탄을 발사하고 이러는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 거죠? 예전에도 있었던 상황이죠?

◆ 박완기: 네, 한 번 있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계속해서 지금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잠깐 해주신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요. 지난 9일, 토요일이었습니다. 시위 현장 부근 주차장에서 추락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쳤던 학생이 결국 사망했는데, 그 사망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어떤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가요?

◆ 박완기: 네, 11월 3일 일요일과 4일 월요일 새벽에 천관호라고 하는 지역에서 벌어진 시위 주변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차우츠록 군이 사망했는데요. 주차장이 4층에서 3층으로 대략 4m 가량 떨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쳤습니다. 아직까지 어떻게 그 학생이 주차장에 올라갔는지, 그리고 왜 주차장 4층에서 3층으로 떨어졌는지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경찰이 그 학생을 밀어서 떨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있는데요. 주차장으로 출동한 엠뷸런스가 시위 현장 주변을 막고 있던 경찰차량 때문에 그 학생을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할 수 없어서 결국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경찰에서는 현장 주변 CCTV 비디오를 수거해서 확인해봤는데, 그 학생이 떨어지기 얼마 전에 혼자 주차장을 걷고 있었다고 상황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더 자세히 조사 중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학생이 사망한 부분도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한국에서는 이 내용도 굉장히 보도가 됐습니다. 한 16세 홍콩 소녀가 경찰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낙태 수술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을 하고 있고요. 관련 내용에 대해서 홍콩 언론들은 지금 어떻게 보도를 하고 있나요?

◆ 박완기: 10월 22일,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서 경찰에 사건을 소녀가 접수한 상태인데요. 한 소녀가 시위 현장에서 체포되어 경찰서로 이송되었는데, 경찰서 안에서 경찰관 몇 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이후에 낙태 수술까지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경찰관을 처벌해 달라고 하는 내용의 일종의 컴플레인입니다. 아무래도 내용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기 때문에 홍콩 언론에서도 크게 다루고 있고, 시위대도 어제 시위에서 경찰과 대치하면서 경찰에게 성폭행범들이라고 외치기도 했는데요. 수사 상황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지금 수사가 진행 중이고, 아직 사건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있지는 않겠네요?

◆ 박완기: 네, 접수된 사건 내용을 토대로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확인해본 바로는 소녀가 주장하는 내용이 당시 상황과 경찰서 내부 구조 등이 해당 경찰서의 상황 및 구조와 상이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그 소녀가 체포되어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하는 기록도 없다고 하고요. 하지만 추가 조사를 할 거라고 발표를 한 상태인데요. 제 경험으로 봤을 때 형사사건을 맡아서 경찰에 체포된 의뢰인을 방문하기도 하는데, 해당 경찰서를 포함해서 홍콩의 대부분의 경찰서 내에서 누구를 집단 성폭행할 수 있는 구조는 저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리고 그 분위기도그렇게 할 수 있는 분위기 자체도 아니어서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누군가를 집단 성폭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게 구체적으로 그러면 내부 구조가 오픈되어 있다거나 그런 말씀이신 건가요?

◆ 박완기: 네, 조사실 몇 개를 빼고는 전반적으로 오픈되어 있고, 그리고 주변에 늘 경찰관들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그렇게 집단 성폭행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사실 상상하기가 어렵습니다.

◇ 전진영: 그래도 어찌 되었건 이런 주장이 나왔고,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조금 더 수사상황이 진척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지난 토요일에 한국에서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거든요. 혹시 변호사님께서는 이 소식을 들으신 적이 있으십니까?

◆ 박완기: 저는 한국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어제 열렸는지 사실 몰랐습니다.

◇ 전진영: 지난 토요일만이 아니라 매주 토요일마다 계속해서 작은 규모지만 집회가 열린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보도 내용을 봤고요. 홍콩 학생들, 그리고 중국 학생들이 충돌하는 분위기도 있고, 그랬거든요. 홍콩 현지 언론들도 그러면 이 내용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 박완기: 사실 지금 한국에서 이런 집회가 있었다고 하는 것은 보도가 되기는 했는데, 그런데 최근 들어서 이런 집회가 있었다고 하는 것은 홍콩 현지 언론에서는 비중이 있게 다루거나 보도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워낙 사망 소식하고 소녀의 성폭행 관련 주장 뉴스가 크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크게 보도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저희가 지금 변호사님하고도 10월 초에 전화 연결을 한 번 했었고, 그때 시위가 워낙 장기화되면서 홍콩 경제 상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지금 한 달 정도가 그때보다 더 지났거든요.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 박완기: 매년 9월부터 12월까지가 홍콩 성수기입니다. 대규모의 컨벤션이나 컨퍼런스, 공연들이 많이 잡혀 있기 때문에 그렇고, 또 날씨도 건조해지고, 온도도 내려가면서 관광하기에 좋은 환경이거든요. 그래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을 하는 시기인데, 지난 10월 30일에 홍콩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분기 경기 침체에 이어서 3분기에도 침체가 이어졌고, GDP 잠정치가 전년 동기대비 2.9% 감소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가장 큰 감소 폭이라고 했고요. 이는 지난 9월 말에 캐리 람 행정장관이 올해 GDP 감소율을 1% 내라고 경고했던 것보다 안 좋은 수치입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하나 같이 예상보다 더 안 좋은 경기 상황과 침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요. 그리고 장기화 된 시위하고, 또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인데, 올해 경제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안 좋은 사이클에 들어섰고, 관광객의 수도 크게 감소한 상태여서 식당과 상점 및 무역, 관광업 종사하는 사람들이 해고되고 있고요. 또 소비 심리가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홍콩에도 많은 한인 분들이 살고 계시고, 변호사님을 포함해서요. 한인 분들의 경제활동이나 여러 가지 일상 생활에 있어서 제약이나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 박완기: 저는 주로 기업들의 홍콩 관할 분쟁이나 홍콩, 싱가포르, 한국에서 진행되는 국제 중재 분쟁 건들을 맡아서 해결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홍콩의 장기화된 시위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 활동의 제약이나 어려움은 저한테는 없습니다. 사실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발생한 분쟁의 수가 더 많아지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홍콩이 2018년을 포함해서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공개시장, IPO죠. IPO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한국에도 많은 한국 금융인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하기로 계획되었던 알리바바 등 큰 기업들의 상장이 연기되고, 2019년 상반기, 2018년 동기 대비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 규모도 50% 이상 감소한 상태입니다. 홍콩에는 금융업과 다른 금융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한인이 말씀드렸듯이 많은데요.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고요. 그리고 또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관리를 하는 한인들도 시위로 인한 불안한 상황 때문에 자신의 고객들이 자산을 싱가포르 등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전년 대비 9월 관광객 숫자는 34.2% 급감했다고 통계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몇 달간 계속 관광객이 줄어들어서 무역이나 요식업, 관광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하나 같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인 호텔리어들도 많은데요. 10월 한 달 홍콩섬에 컨벤션 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호텔 같은 경우 객실 당 매출이 50% 이상 떨어졌다고 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아무래도 상황이 그렇다 보니까 관광을 갈 수 없다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인식을 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끝으로요. 오늘부터 총파업과 수업거부를 하자, 이렇게 촉구하는 메시지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한다고 해서 오늘부터 파업이 시작되는 거 아니냐, 이런 기사들도 한국에서 나오기는 했거든요. 혹시 파업의 움직임도 있나요?

◆ 박완기: 저도 총파업과 수업거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기는 했는데요. 오늘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우츠록 학생이 공부하던 홍콩과기대에서는 오늘 수업이 전면 취소되었습니다. 학교 측에서 일부 과격한 시위대들에 의해서 주말에 발생한 학교 시설물 파손을 복구하기 위함이라고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 도시가 마비될 정도의 총파업은 시위가 시작된 이후에 한 번도 없었고요. 단지 부분적으로 직군별 파업은 몇 차례 있었는데, 수개월 전 대규모 시위가 계획되었을 때 회사들이 시위에 참가하겠다고 하는 직원들에게 참가할 수 있도록 허락했던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지금 또 총기를 발사하고, 총에 맞는 그런 상황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정말로 지금 어떻게 오늘부터 상황이 바뀔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일반 시민들의 피해가 없어야 할 텐데요. 걱정이 되는 상황입니다. 변호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 박완기: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박완기 홍콩법정변호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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