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시간 : [월~금] 12:20~13:00, 13:10~14:00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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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영준책방]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빨간 머리 앤', 마음이 허한 당신에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14 14:47  | 조회 : 47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출연 : 남영준 중앙대 교수

[영준책방]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빨간 머리 앤', 마음이 허한 당신에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밖으로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아요. 여기서 살 수 없다면 초록 지붕 집을 사랑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만약 밖에 나가 나무와 꽃들과 과수원과 시내를 알게 된다면 도저히 사랑하지 않곤 못 배길 거예요. 지금도 가뜩이나 힘든데, 더는 힘들어지긴 싫어요. 물론 나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죠. 모두가 절 부르는 것만 같아요. 하지만 나가지 않는 게 좋겠어요. 어차피 헤어질 거라면 사랑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사랑하는 것들을 떠나는 건 또 얼마나 괴로운 일이겠어요. 하지만 그 짧은 꿈은 끝났어요. 이제 제 운명을 따르겠어요. 다시 운명을 거스르는 일이 없도록 밖에 나가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런데... 저 창가에 놓여있는 제라늄의 이름은 뭔가요?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매주 월요일에 문을 여는, <영준책방>! 오늘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에 실린 구절로 시작해 봤습니다. 오늘 청취자분께 드릴, 처방책이기도 한데요, 지금부터 자세한 내용 들어볼게요.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남영준 중앙대 교수 (이하 남영준) : 네, 안녕하세요.

조현지 : 요즘 들어, 감기에 걸린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교수님은 평소에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시나요?

남영준 : 저는 겁을 많이 내는 편입니다. 의사들이 시키는 대로 다 합니다. 이틀에 한 번씩 가슴에 땀이 맺히도록 자전거를 타고요. 피곤하다 느끼면 어떻게 해서라도 쉽니다.

조현지 : 남영준 교수님이 오늘도 청취자분의 사연을 미리 보시고, 맞춤 처방책을 준비해 오셨는데요. 이렇게 책 처방 받기를 원하시는 분들은요, 문자로 말머리 ‘책 처방’ 달아서 사연 보내주세요. 그럼, 제가 사연 소개해 드릴게요.

[청취자 문자] 환절기라서 그런지, 감기에 걸렸어요. 그래서 요즘 따뜻한 생강차를 자주 마시는데요, 아픈 몸은 이렇게 쉬면 낫는다지만 가슴팍에 들어온 찬바람은 어찌할 수 없네요. 시린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책 없을까요?

조현지 : 첫 번째 청취자님은 마음이 시리신가 봐요.

남영준 : 오늘은 저의 영준책방은 호기심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이번에 책 처방을 부탁하신 첫 번째 청취자님의 사연 때문입니다. 감기에 걸려서 컨디션 조절을 하면서 읽을 책을 찾는 것인지 아니면 사랑 혹은 사람들의 관계에서 지치셨는지 너무 궁금해서 이 사연을 선택하였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께서 보시기에 어떠세요? 청취자님이 아픈 이유는, 그냥 감기 때문인 것 같으세요? 아니면 사람 관계 때문에 추워하시는 것 같으세요?

조현지 : 가슴팍에 찬바람이 들어왔다는 거로 보아선, 가을을 타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남영준 : 그렇지요? 첫 번째 청취자님은 사랑이나 혹은 사람들 관계에서 조금은 허한 마음의 상태인 것으로 생각하고 처방을 했습니다. 이번 주 영준 책방에서 추천하는 것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 말로 번역이 되었고 아이들 만화영화로도 많이 알려진 책입니다. 최근에는 외국 미니시리즈로도 제작되어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조현지 : 어릴 때 TV 만화영화로 봤던 기억이 나네요.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 으로 시작하는 주제가도 생각나고요.

남영준 : 맞습니다. 이 책은 동화책으로 분류가 되어 있어서 청취자분들도 어렸을 때 많이 읽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이 책은 398페이지에 달하는 장편 중의 장편입니다. 요즘 세태에 아이들이 읽기에는 많이 부담스러운 양이지요. 그렇다 보니 우리들이 어릴 때 본 ‘빨간 머리 앤’은 아동들이 읽기 편하도록 양을 많이 줄여놓은 축약한 형태의 동화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추천한 ‘빨간 머리 앤’은 원본을 그대로 번역한 책입니다.

조현지 : 교수님이 이 책을 처방하신 이유는 뭘까요?

남영준 : 이 책은 항상 엉뚱하고 진지하게 말하는 앤과 그 앤의 매력에 빠지는 마릴라 아줌마와 매슈 아저씨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의 교감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아름다운 시 같은 소설입니다. 어쩌면 날씨도 쌀쌀해지고, 우리네 형편도 녹록지 않은 대한민국의 이 가을에 어른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조현지 : 앤이 자라는 동안, 보는 사람도 같이 자라는 느낌이 들었던 그런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오늘 <영준책방> 문을 열었던 구절 역시, 어른들에게 위안을 안겨주는 글귀로 선정하신 건가요?

남영준 : 네. 맞습니다. 어릴 때도 그랬지만 고참 교수로 불리는 지금의 저에게도 여전히 뭉클한 부분입니다. 지금도 그 감동은 크면 커졌지 줄지 않았습니다.

조현지 : 만화영화로 이미 접했던 저는 아... 어렴풋이 앤의 상황이 떠오르는데요, 앤이 마릴라 아줌마에게 했던 얘기죠? 자세한 설명 부탁드릴게요.

남영준 : 빨간 머리 앤은, 앤이 마릴라와 매슈 아저씨 집에 입양을 오면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마릴라 아줌마는 사내아이를 원했는데, 소개소의 잘못으로 여자아이 앤이 온 거지요. 마릴라 아줌마는 그런 앤을 다시 소개서 돌려보내기로 작정하고, 다음날 돌려보내기 위해 하룻밤을 재웁니다. 그 다음날 아침 마릴라 아줌마가 나갈 채비를 하는 동안, 앤에게 밖에서 놀고 있으라고 하자 앤이 아줌마에게 그새 궁금하여 물어보는 내용입니다.

조현지 : 앤이 얼마나 초록 지붕을 떠나기 싫어하는지, 느껴져요. 기대했던 게, 실망으로 바뀔까 봐 예방주사 맞듯이 일부러 부정적인 생각을 하거나 아예 피해버릴 때가 있는데, 앤이 딱 그런 상황인 거 같죠?

남영준 :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에 빠질까 봐 사랑을 못 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한 문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기의 잘못과 상관없이 주어진 운명 앞에 아무런 표현도 못 하고 자기의 운명을 거슬리지 않겠다는 자기방어적 표현이 안쓰러우면서 너무 예쁘지 않으세요?

조현지 : 그런데 그 상황에서도 앤이 제라늄의 이름을 묻는 게, 딱 ‘앤 답다...’ 싶기도 하네요.

남영준 : 사랑에 빠질까 봐 무섭고, 사랑에 배신당하는 것이 더더욱 무섭지만 결국은 다시 사랑에 빠지는 우리 모습이겠죠.

조현지 : 인터넷으로 빨간 머리 앤을 검색해보면, ‘빨간 머리 앤 명대사’가 연관검색으로 뜨는데요, 그만큼, 앤이 어록을 많이 탄생시켰거든요. 교수님은, ‘빨간 머리 앤’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남영준 : 이 책은 동화이지만 다른 어떤 소설보다 아름다운 사랑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족 간의 사랑과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희생이라는 그 뻔한 스토리 전개이면서 뻔하게 느껴지지 않으니 명작인 것 같습니다. 청취자님, 마음이 시린 이유가 어떻든 그 시린 것도 따뜻한 것이 있어서 더 시린 것입니다. 아픈 것보다 행복한 것이 더 많아서 우리는 사랑하잖아요. 생강차로 감기가 나아지셨다면 이 책으로 시린 마음도 조금은 나아지길 바랍니다.

조현지 : 그러고 보니까, 요즘 ‘빨간 머리 앤’이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왔더라고요. 예쁜 삽화에 하드커버 버전도 있고요. 책의 크기도 손바닥만 한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하던데요, 어떤 책을 봐도 같은 내용인 거죠?

남영준 : 우리나라에서 출판한 빨간 머리 앤의 제목은 빨강머리 앤과 빨간 머리 앤으로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번역자에 따라서 표현방식도 조금 다릅니다. 번역한 분마다 글의 맛과 감동이 조금씩 다른데 모든 책이 다 좋습니다. 빨간 머리 앤의 원본에도 삽화가 제법 있고, 우리나라 책에도 삽화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 제가 추천하는 책은 김양미 옮김과 김지혁 님의 그림인 빨간 머리 앤입니다. 2008년에는 작은 판형으로 출판되었는데 작년에는 큰판형으로 출판되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아이의 교육을 위해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두 번째 청취자님께도 처방해 드리고 싶습니다.

조현지 : 네, 두 번째 청취자님의 사연도 읽어드릴게요.

[청취자 문자]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키우는 엄마예요.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고 하죠? 그래서 아이에게 책 읽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요, 사실 저는 책과 정말 안 친하거든요. 소설책 한 줄만 읽어도 왜 이렇게 졸음이 쏟아지는지... 결국, 제가 집어 드는 건 패션 잡지입니다. 이런 저도 책과 친해질 수 있을까요?

조현지 : 아, 그래요. 책을 펼쳐 들었는데, 왜 이렇게 노곤하고 눈꺼풀이 무거운지... 졸음이 쏟아질 때가 많죠. 교수님, 김양미 님이 번역하고, 김지혁 님이 삽화를 그린 책으로 추천하셨는데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남영준 : 책만 보면 졸려 결국은 패션 잡지만을 보게 된다는 너무 솔직한 사연을 보내주셨는데, 김지혁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있는 이 책은 그 어떤 패션 잡지보다 매력적입니다. 사연 주신 분도 이 책만은 졸음을 느낄 새 없이, 매력에 푹 빠질 것입니다.

조현지 : 어떤 매력이 있나요?

남영준 : 왜냐하면 이 책은 번역도 참 멋지게 이루어졌지만 그림이 참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빨간 머리 앤에서 주인공 앤은 항상 상상의 날개를 펼치면서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듭니다. 이 책은 앤의 상상을 아름다운 시어로 처음부터 끝까지 표현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지혁 님의 수채화 같은 그림들은 초록색 뾰족집 지붕이 있는 저자의 고향이자 소설의 배경인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섬으로 독자들을 상상 속으로 안내할 것입니다. 청취자님, 아이와 함께 읽어 보세요. 아이들은 책이 너무 두꺼워 지루해할 수 있으니까 이쁜 그림이 있는 부분에서 어머니의 목소리로 앤이 한 말을 직접 읽어주면 어떨까요. 커피 향이 좋은 카페에서 엄마와 아이, 이쁜 그림, 아름다운 문구들은 상상만으로 너무 멋지지 않으세요? 또 가슴 시린 청취자님도 이 책으로 읽으면 이 그림의 따뜻함도 덤으로 느끼실 겁니다.

조현지 : 아... 저도 햇살 좋은 카페 창가에 앉아서 빨간 머리 앤을 읽고 싶네요. 교수님, 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 상상만 해도 참 보기 좋은데요, 공공도서관에서 이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한다면서요? 그리고 빨간 머리 앤도 오디오북이 있나요?

남영준 : 네, 제가 처방한 출판 본은 아니지만, 동화책으로 나온 빨간 머리 앤은 오디오 북이 있습니다. 모든 책이 오디오 북으로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공공도서관에서는 엄마나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에서는 문화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아이 간의 낭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현지 : 그리고, 도서관에서 낭독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도 계시죠?

남영준 : 목소리 좋은 자원봉사자들이 동네 아이들을 위해 혹은 시각적으로 책 읽기가 어려운 약시자들을 위해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주 바쁘시겠지만, 청취자분들도 아이와 함께 인근 도서관에 가서 같이 읽을 책을 골라 아이가 엄마에게 아빠가 아이에게 함께 고른 책을 읽어주세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인근 도서관에 낭독프로그램을 위한 자원봉사자로 활동도 부탁드립니다.

조현지 : 네,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중앙대학교 남영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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