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일] 20:20~21:00
  • PD,진행: 김양원 / 작가: 구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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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여행지 페루, 하지만 보건소에서 출산에 암 치료까지 보건 환경 열악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07 11:22  | 조회 : 142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10월 5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박명혜 코이카 과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여행지 페루, 하지만 보건소에서 출산에 암 치료까지 보건 환경 열악해"


<김양원 PD>
1) 남미의 안데스산맥 깊은 곳에서 태양신을 믿었던 잉카문명이 찬란한 꽃을 피웠던 나라. 페루를 아십니까. 한국을 기준으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비행기로만 23시간이 걸리는데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죠.

여행지로 유명한 페루, 하지만 국민소득은 6천 달러로 개발도상국 중 하나인데요.

이렇다보니 이곳에서 산모가 아이를 낳으려면 몇 시간을 걸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코이카 박명혜 과장 나오셨습니다.

<박명혜 과장님>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최근 코이카에서 페루에 보건의료시설을 짓는데 도움을 주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박명혜 과장님>
네 그렇습니다. 페루 하면 마추픽추나 인생 여행지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기본적인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동네가 많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코이카는 이번 사업을 통해 파차쿠텍 지역의 보건소 증·개축 및 병원 기자재 확충, 의료인력 역량 강화 사업 등을 펼쳤는데요. 산모 입원실, 분만실, 산부인과, 소아과, 초음파·X-Ray실, 감염병을 포함한 각종 검사가 가능한 공간 등이 추가로 설치됐고 24시간 응급실도 운영됩니다.

<김양원 PD>
3) 페루 파차쿠택 지역, 이전에는 이런 의료 시설이 없었나요?

<박명혜 과장님>
그런건 아니구요, 파차쿠텍 보건소는 2007년 코이카의 사업으로 설립했습니다. 2007년 이후 도시 빈민의 유입이 점점 늘어나면서 2007년 파차쿠텍 보건소 건립 당시 진료건수는 연간 1만119건이었으나 2018년에는 14만2,000건으로 약 14배 정도 증가했고 그만큼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보건의료 서비스 질이 저하됐습니다. 그리고 이제 파차쿠텍 보건소 주변 인구가 확대되어 직접 관할인구는 4만4,000명, 주변(간접) 관할인구로는 약 20만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었지만, 2007년 코이카가 지은 파차쿠텍 보건소 이 외에 더 보건소가 늘지 않았습니다. 이에, 지역 내 유일하게 분만 가능한 시설은 파차쿠텍 보건소 뿐인 상태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이런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의료시설 부족의 심각성을 인지한 코이카는 파차쿠텍 보건소 증개축을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2013년부터 2019년까지 347만 달러를 투입, ‘페루 카야오주 파차쿠텍 보건의료 역량강화’ 사업을 통한 의료시설 부족 상태 개선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김양원 PD>
4) 코이카의 파차쿠텍 보건소 시설 개선으로 파차쿠텍보건소는 어떻게 바뀌었나요?

<박명혜 과장님>
우선 무엇보다도 증축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대폭 늘려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페루 리마는 천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메가시티이고, 보통 슬럼가라고 불리는 도시빈민 밀집 거주지역도 아주 많거든요. 대표적인 지역이 파차쿠텍이고요. 이분들이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일 겁니다. 24시간 분만실, 응급실도 이를 도울 예정이구요. 페루의 빈민층들 대상으로는 피임교육 등이 많이 되지 않아서 아직도 15~16세에 출산하시는 분들이 많고, 출산율도 높습니다.

<김양원 PD>
5) 페루 보건소 수준은 어떤가요?

<박명혜 과장님>
평균적인 보건소는 진료, 상담, 진단검사, 산부인과 등의 진료를 하고, 수술이나 치료는 불가능하며, 약처방을 해주는 수준이 많습니다.
시설은 좋지 않지만, 페루 내 사립병원이나 클리닉은 비싸서 아직 보건소 의존도가 아주 높은 편입니다. 경기도 하남시는 인구가 26만명 대비 보건소 1개가 운영되고 있지만, 까야오는 99만명 인구에 정부 운영 보건소가 50개가 넘어요. (약 12배)
코이카 사업으로는 페루 전역에 총 10개의 보건소를 지었지만, 전체 총 보건소 수에 비해서는 많은 수는 아니에요.

건강증진 프로그램 종료 시점에 성과평가를 했더니, 주민들의 건강지표를 큰 폭으로 개선했다는 점이 드러났어요. 이에 코이카와 현지 사업하던 팀들은 이 사업을 많은 수의 보건소, 기존 4개보다 더 많은 수의 보건소에서 진행될 수 있게끔 2차 사업 (8백만불 가량)을 기획하려고 하였습니다만, 페루 보건부에서는 치료 성과를 바로 보여줄 수 있는 단기적인 지표 달성을 위해 ‘암진단’ 이라는 이슈로 방향성을 바꾸고 싶어 했습니다.

문제는, 페루 내 암치료 병원이 이미 포화상태라, 진단을 해서 암이 발견되더라도 치료를 해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적어도 3개월 넘게 대기해야 입원이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인데, 페루정부는 이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좋다는 이유로 암진단을 하고 싶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은 심해질 경우 개개인에게 20~30년 넘게 평생 의약품 비용을 지출하게 만들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어 소득활동(취업이나 장사)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히 빈곤층에게는 더더욱 심각한 영향을 오랫동안 미칩니다. 동일 비용으로 암보다 훨씬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은 진단 자체가 되지 않아서 심각성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보건부가 ‘홍보’하기에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눈에 잘 보이는 ‘암’을 관리하고 있다는 홍보효과를 달성하려고 장기적인 큰 위험을 방치하게 되는 상황이었죠.

이와 동시에 개별 보건소에서는 만성질환 사업을 계속 운영하려고 하니 손이 많이 가고, 인력소요도 많다는 이유에서 갑자기 이들을 다른 부서로 인사발령을 내거나 장소를 뺏으면서 프로그램을 축소하려 들더라구요. 사업 끝나자마자 2-3개월도 안된 시점이었었어요.

<김양원 PD>
6) 그래서 어떻게 됐죠? 정부의 뜻대로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암치료로 바뀌었나요?

<박명혜 과장님>
코이카 사무소에서는 제보를 듣자마자 페루 보건부나 보건소장 등 기관 중심으로 항의 및 압박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사실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 하거든요. 다른 나라가 돈 들고 와서 ‘개발협력 사업’을 하자! 라고 말하는 동안에는 잘 협조하다가 사업이 종료되면 나 몰라라 하는 현지 정부들... 이번에도 동일하게 전개되는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색다른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사업에 참여하셨던 주민 분들이 먼저 나서셨다는 얘기였어요. 우리 사업으로 교육·치료를 받아 보셨던 ‘환자모임’ 중심으로 적극적인 항의의 움직임이 번져서, 이 프로그램은 꼭 유지되어야 한다며 보건소 앞 항의집회, 항의 동영상을 만들어 지방 유력자에 홍보하는 등 다양한 압박을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하고 계셨어요. 주민 반발이 있고 나서, 지역정부와 보건소들은 만성질환 관리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우리 정부가 나서서 페루 정부를 설득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사업은 점차 죽어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에는 주민들이 바로 나서주어서 사업 유지에 너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역주민들이 이 프로그램을 지키려고 하는 노력들이 큰 울림을 주었어요. 그리고 이런 노력들이 장기적으로는 페루의 큰 저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요즘 페루에도 반부패를 위한 목소리가 높은데, 요 몇 개월 국민들의 촛불시위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고 하더라구요.)
본인들 스스로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목소리, 또 더 나은 국가에서 살고자 한다는 목소리들은 마음에 참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김양원 PD>
7) 한국은 암치료를 위해 보건소를 가진 않죠.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같은 큰 병원에서 받는데요. 열악한 페루 상황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당장 사망자 수준이 드러나진 않지만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은 여러 연관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인자죠.
앞으로도 개발도상국, 제3세계 지원 협력 계속해서 부탁드립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명혜 과장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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