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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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송환법 철회에도 더 격화되는 홍콩시위, 왜 그럴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04 11:57  | 조회 : 85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0월 4일 금요일
□ 출연자 : 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홍콩에서 시위가 벌어진 지 벌써 넉달째입니다. 홍콩 캐리람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 송환법을 공식 철회하기는 했지만 시위는 오히려 더 강력해진 상황인데요. 최근에는 시위에 참여한 남학생이 경찰의 실탄 발사로 중태에 빠지면서 더 논란이 일었습니다. 홍콩 현지 상황이 궁금해지는데요. 오늘은 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 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이하 박완기): 안녕하세요.

◇ 전진영: 변호사님께서 계시는 사무실이 홍콩 시위대가 시위를 여는 현장 바로 앞에 위치해있다고 들었거든요. 

◆ 박완기: 예, 제 사무실이 홍콩에 애드미럴티에 위치해 있는데 사무실 창밖으로 정부청사 건물과 입법회,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의사당이죠. 건물이 바로 보입니다. 그리고 2014년 우산혁명 당시 시위대가 몇 달 간 점령했었고 지금도 시위를 자주 하고 있는 홍콩섬의 중심도로도 바로 보이구요.

◇ 전진영: 그러면 사무실에서 항상 시위가 열릴 때마다 보셨겠네요.

◆ 박완기: 예, 늘 보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3일 전에 10월 1일이 중국에서는 굉장히 크게 생각하는 건국절이었는데, 그래서 중국 현지에서는 굉장히 축제처럼 이 날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요. 그런데 정 반대로 홍콩은 이 날을 ‘애도의 날’로 정해서 시위를 이어갔는데. 그날 현장 분위기는 좀 어땠습니까?

◆ 박완기: 10월 1일 아침에 제가 서울 출장에서 홍콩에 돌아왔는데요. 중국 건국절 행사를 맞아서 시위대가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해서 오전 첫 항공편으로 홍콩에 돌아왔습니다. 홍콩 공항청사 안으로 시위대가 다시 진입하거나 아니면 주변 도로에서 시위를 하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오전이어서 그런지 홍콩에서 집에 돌아오는 도로에는 시위대가 보이지 않았고요. 아무래도 공항공사의 요청으로 법원이 공항과 주변도로에서 시위를 불허하는 명령을 내린 상황이어서 그런지, 공항에서는 시위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항에서 도심을 연결하는 공항철도는 운행을 하지 않았었고요. 구룡에서 홍콩섬으로 넘어오는 지점에서 시위대 진입을 막기 위해 경찰이 차 한 대 한 대를 검색하고 있기는 했고요. 그런데 본격적인 시위는 오후에 홍콩섬은 물론 웡타이신, 사틴, 추엔완, 투엔문, 야마테 등 총 13곳의 지역에서 벌어졌는데요. 홍콩 정부는 과격한 시위가 있을 것을 예상해서 전면 집회 금지명령을 내렸었고요. 그런데 오후 2시경 민간인권전선이 주도하는 수 천 명의 시위대가 홍콩섬 중심부 코즈웨이베이에 모여 연설을 하고 반정부/반중국을 표현하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한 후 가두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시위대가 대규모 시위를 할 때마다 지하철 시설물을 심하게 훼손했기 때문에 10월 1일 당시 시위 장소로 예고된 애드미럴티역, 완차이역 등 15개 이상의 지하철역은 패쇄되었고요. 홍콩섬 외에도 말씀드린 구룡의 다른 여러 지역에서 시위가 벌여졌는데,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모습이 있었고, 그리고 평화적인 시위가 또 다시 폭력적으로 변했습니다. 시위대는 화염병과 벽돌을 던지고 쇠막대, 망치 등으로 경찰에 대항했고요.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와 물대포로 시위를 진압하려고 했습니다. 오후 4시쯤에 구룡에 추엔완이라고 하는 지역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격하게 충돌하면서 남학생 한명이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이 발사한 총에 총상을 입었는데요. 당시 상황이 거리에서 수 십 명의 시위대에 쫓기던 경찰 한두 명이 땅에 넘어지면서 그 위로 10여 명의 검정색 옷을 입고 검정 복면을 쓴 시위대가 몰려들어서 넘어진 경찰을 쇠막대와 망치, 발로 격하게 공격하기 시작했고요. 주변에 돕기 위해 모여든 동료 경찰들이 과격한 시위대를 향해 물러서라면서 총을 겨누는데도 한 남자가 쇠막대로 경찰을 공격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총을 발사했고, 남자는 가슴에 총을 맞았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시위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양측이 충돌하다가 그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벌어진 건데. 방금 변호사님께서 이야기해주셨습니다만 홍콩 경찰이 실탄을 발사했고 그 실탄에 18살의 고등학생 남학생이 실탄을 맞아서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저희 한국에서도 접해졌거든요. 지금 이 학생 상태는 어떻습니까?

◆ 박완기: 말씀하신대로 짱치킨(Tsang Chi-kin)이라고 하는 남학생이구요. 총상 후 병원으로 이송 당시에는 의식이 있었지만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가 되었는데요. 왼쪽 폐에 총을 맞았었고 총알이 폐에 박혀서 긴급하게 총알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10월 2일 새벽에 발표된 정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수술 후에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고, 지금까지도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전진영: 경찰이 이렇게 시민을 향해서 실탄사격을 했고, 또 실제적으로 피해가 발생했고, 당사자가 학생이기 때문에 시위대의 반발이 더욱 거세졌을 것 같은데요.

◆ 박완기: 예, 시위대의 반발은 더 거세졌고 아무래도 18세 학생이 총상을 입었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도 경찰이 과잉진압을 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피의 빚을 졌고, 반드시 피로 갚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10월 1일 밤에 운행을 하고 있던 지하철역 몇 곳에 들어가 시설물을 훼손하기도 했고요. 민주파 야당의원 24명은 “근접 사격은 경찰의 자기방어라기보다는 공격으로 보인다”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홍콩경찰은 “시위대가 쇠몽둥이, 벽돌, 망치, 화염병을 들고 경찰관들을 공격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수차례 경고 끝에 정당방위 차원에서 발사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 전진영: 캐리람 행정장관이 9월 초 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원래 문제가 됐던, 시위를 촉발시켰던 ‘송환법을 완전히 철회하겠다’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해서 지금보다는 시위가 좀 줄어들지 않겠냐, 이런 기대감도 조금 있었는데. 오히려 폭력적이고 강경해진 느낌이 들거든요. 실제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 박완기: 송환법 완전 철회 발표 후 시위에 참가하는 시민들의 숫자는 확연하게 줄어들었습니다. 

◇ 전진영: 보기에도 숫자가 줄었나요?

◆ 박완기: 예, 많이 줄었고요. 그런데 계속 시위를 전개하는 시위대는 반정부 입장이 강경해졌고, 5가지 요구 중 나머지 4가지 요구는 무시하는 거냐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고 지하철 역사, 경찰서, 정부청사 등 공공시설물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어서 시위가 더 이상 평화적이지 않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변질되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 전진영: 지금 외부에서 바라봤을 땐 송환법 철회 투쟁에서 직선제 쟁취 투쟁으로 발전한 듯한 모습도 보이는데. 행정장관에 대한 직선제라는 문제가 홍콩 시민들에게는 굉장히 예민한 부분인거죠? 

◆ 박완기: 예, 시위대의 5가지 요구 중 하나이기도 하고, 2014년 우산혁명 당시 시위대의 주요 요구사항이기도 했는데요. 북경에서 홍콩에 직선제를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 즉 영국지배 하에서는 홍콩에 민주주의가 시행되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사실과 다릅니다. 반환 전 당시에는 홍콩의 행정부는 영국에서 직접 임명을 했었고요. 하지만,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북경이 홍콩 시민들에게 직선제를 통해 자신들의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요. 아직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고 홍콩 행정부가 북경의 눈치를 살피면서 도시경영을 하고 있다고 많은 시민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홍콩 정치제도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 국회 격인 홍콩 입법회 의원은 총 70명인데 이중 40명이 친중파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입법회 의원은 직선제로 40명, 우리로 치면 지역구 의원들이죠. 또 간선제로는 30명이 선출되는데요. 홍콩 시민들이 직선으로 다수의 민주파 혹은 비친중파 의원들을 선출한다고 해도 간선으로 선출되는 직능별 의원 30명 대부분이 친중파로 채워지기 때문에 입법회에는 친중파 의원들이 항상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행정장관도 1200명의 선거인단이 간선으로 선출하고 있는데, 선거인단에 오르기 위해서는 친중 성향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 전진영: 그런 부분을 홍콩 시민들이 워낙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시위를 이어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까 말씀해주셨지만 시위에 참여하는 인원이 보기에도 많이 줄어들었다. 이런 이야기 해주셨는데,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홍콩의 경제상황이 반영됐다. 이런 분석도 있던데요.

◆ 박완기: 예, 이번 주로 시위가 시작된 지 17주째인데요. 홍콩 시위 이후 특히 시위가 폭력적이고 과격하게 변한 지난 두 달간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며 출장을 오는 사람들의 수가 40% 이상 급감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홍콩증시에 상장하기로 예정되었던 알리바바 상장 및 다른 대기업 상장도 시위 때문에 미루어 졌다고 알려지고 있고요. 금융 외 홍콩 경제의 다른 큰 축을 이루는 호텔, 항공, 관광, 소매업계에서도 해고와 무급휴가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홍콩의 관광객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특히 많이 줄어들어서 소상공인들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홍콩은 전 세계에서 월세가 가장 비싸기로도 유명한데요. 소상공인들의 경우 몇 달 매출이 크게 줄어들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사실 일상생활을 하고 관광을 하는 데는 시위당일 현장만 피하면 크게 위험하지도 않고 불편하지 않은데, 해외 언론에 비춰지는 과격한 시위모습 때문에 홍콩에 관광이나 비즈니스 미팅 오는 것이 위험하다며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한국에서도 일반적으로 홍콩으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위험하지 않겠냐, 이런 이야기를 대부분 하니까요. 아마도 그런 분위기가 지금 현 상황에서 반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가 홍콩 시위를 처음 전해드릴 때만 해도 굉장히 평화적으로 시위가 잘 이어지고 있다, 이런 뉴스가 주로 많았거든요. 그런데 최근을 보면 폭력시위로 변질된 것 같아서 본질을 많이 잃었다고 할까요. 이 부분이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 박완기: 분명히 홍콩경찰의 시위 과잉진압도 문제이지만 이미 말씀드린 대로 시위대가 과격해지고 폭력해진 부분도 생각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달 반 전 쯤 뉴욕타임즈 기자가 시위에 가담하는 학생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고등학생들이 ‘매 주말 시위에 나오는 게 게임보다 재미있다, 흥미진진하고 실제 같다’는 얘기를 해서 논란이 되었고요. 민주주의 이념과 자유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젊은이들과 학생들이 영웅심리로 시위에 나와서 복면을 쓴 채 친중 혹은 중국 쪽 지원을 받는 기업들, 은행들, 프랜차이즈 식당 등을 돌면서 부수고 하고 있고 공공시설물을 훼손하고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 등 일반시민들과 기업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홍콩경찰의 과잉진압을 정당화 할 수는 없겠지만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자유도 억압할 수 있고 시민들이 큰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는 시위대의 태도는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홍콩의 민주화 시위의 의미가 변질될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 전진영: 정말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그렇게 단순히 참여하는 게 이른바 재밌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렇게 어린 학생들이 참여한다면 그 부분은 또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복면금지법 이야기도 나왔거든요. 어제 홍콩행정부가 시행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 박완기: 어제 오후에 나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사에 따르면 오늘 오전에 캐리람 행정장관이 행정회의를 소집해서 긴급법을 발동하고 복면금지법의 시행을 결의·공포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에 만약 긴급법이 발동되게 되면 지난 1967년 7월, 영국 반대 폭동 때 처음으로 적용된 후 근 50년 만에 다시 적용되게 된느 건데요. 친중파와 기업들에서 홍콩 정부에게 장기화 되고 있는 시위를 빨리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과격하고 폭력적인 시위가 진행되는 큰 이유가 시위대가 복면을 쓰고 있어서 경찰이 과격 시위대를 검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복면금지법을 시행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계속 나왔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완기: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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