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러시아 미사일 폭발... 방사능 위험성 고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19 12:49  | 조회 : 739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8월 19일 월요일
□ 출연자 : 오선근 러시아 통신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지난 8일 러시아에서 신형 미사일 엔진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국방부 관계자 2명, 과학자 5명 등 총 7명이 사망했고요. 사고 발생 지역 주변의 방사능 수치는 일시적으로 무려 평소의 16배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방사능 유출을 부인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다가 이번 폭발 사고가 신형 핵추진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에도 신경전이 달아오르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러시아 연결해서 폭발 사고 이후 현지 분위기는 지금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 오선근 통신원,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통신원님, 안녕하십니까.

◆ 오선근 러시아 통신원(이하 오선근): 안녕하세요, 모스크바 오선근입니다.

◇ 전진영: 먼저 문제의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역이 정확히 어딘가요?

◆ 오선근: 예, 말씀 하신 것처럼 지난 8일에 발생했던 신형 미사일 엔진 폭발 사고 지역은 러시아의 북서부 아르한겔스크 주의 세베로드빈스크 시 인근에 뇨녹사 라는 시골 마을에 위치한, 러시아 국방부의 군사훈련장이자 시험장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리적으로 이 지역 좌측에 핀란드 반도를 따라 올라가는 무르만스크 지역을 제외한다면 러시아 유럽 지역의 최북단 도시들 중 하나이자, 백해에 인접해 있는 지역이라 하겠습니다.

◇ 전진영: 주민들도 이 근처에 많이 살고 있습니까?

◆ 오선근: 예, 공식사이트에 따르면, 먼저 폭발사고가 발생했던 뇨녹사 마을은 주민이 대략 500명 미만의 시골 마을로, 물론 이곳에 군사시설이 있다는 설명은 나오지 않는데요. 뇨녹사 마을에서 백해 연안을 끼고 40킬로미터 정도 동쪽으로 세베로드빈스크 시가 위치해 있는데, 이곳은 전통적인 조선업 도시이자 항구 도시로 인구는 대략 19만명에 이르고, 이 세베로드빈스크에서 다시 동쪽으로 50킬로미터 정도에, 아르한겔스크 주의 주도이며 대표적인 러시아의 북방 항구도시인 아르한겔스크 시가 위치하여, 인구는 대략 35만명 정도라 하겠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주변에는 좀 가까운 곳에는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건데. 사고 발생 날짜가 8일이고요. 14일 아침에 세베로드빈스크 시 당국이 폭발 현장 인근 주민들에게 마을을 떠나야 한다, 라고 권고했는데. 권고하면서 떠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 오선근: 예, 일단 러시아 언론들이 이 폭발사고 이후에 대한 엇갈린 보도들을 내고 있는데요. 일단 러시아 공영 타스통신을 비롯한 일부 언론들은 세베로드빈스크 시 관계자의 언급이라면서, 지난 14일 아침에 폭발 현장 인근 주민들에게 마을을 떠나라고 권고한 것으로 전했었고, 이는 곧 마을에 대한 소개령이 내려진 것 아닌가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그 상위 당국이라 할 수 있는 아르한겔스크 주의 주지사 측에서는 현재 사고 장소는 평소와 같은 상태라며 그 어떤 소개령도 없었다라고 밝혀 혼란을 주기도 했습니다. 일단 인구 500여명에 불과한 뇨녹사 마을 주민들이 마을을 떠났는지의 여부는 현재 러시아 언론들에서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주민들이 소개령이 내려졌는지, 내려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마을을 떠났는지 안 떠났는지조차도 지금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인 거네요.

◆ 오선근: 예, 예. 그렇습니다.

◇ 전진영: 어찌 됐건 이렇게 당국의 대응도 약간 혼란스럽고, 언론에서도 보도 내용이 이렇게 계속 다르고, 이유도 명확히 나오지 않는다. 이러면 주민들은 굉장히 불안할 것 같은데요.

◆ 오선근: 예, 물론입니다. 만약 뇨녹사 마을에 소개령에 내려졌다면 그 이유는 분명 러시아 기상청과 환경당국이 지난 12일에, 8일 사고 이후 처음으로 사고 당시 인근 지역의 방사능 수치가 평소보다 16배 이상 증가했었다고 인정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듯합니다만, 러시아 관계당국은 일시적 증가 이후에 다시 평소와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사고 지역뿐 아니라, 거리상 가장 가까운 도시라 할 수 있는 세베로드빈스크 시의 주민들의 불안감 역시 현재 클 수밖에 없다 하겠습니다.

◇ 전진영: 그럴 것 같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서도 저희가 한 번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로스아톰이라는 기업입니다. 어떤 회사인가요?

◆ 오선근: 예, 러시아 국영기업이기도 한 <로스아톰>사는 말 그대로 러시아의 원자력 산업과 관련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러시아 원자력청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인데요. 지난 2007년, 푸틴 대통령이 연방에너지국을 로스아톰으로 통합시키면서, 현재는 원자력 뿐 아니라 러시아 연방 내 모든 에너지 산업과 자원을 총괄하고 있기도 합니다. 로스아톰을 이끌고 있는 세르게이 키리엔코 이사회 의장은 푸틴 대통령 비서실 제1비서를 역임했었고, 지난 1998년에는 당시 옐친 대통령 휘하에서 4개월간 당시 35세의 역대 최연소 연방 총리직을 수행하기도 했던 인물입니다. 물론 로스아톰 사는 우라늄 보유에서 세계 2위, 원자력 에너지 생산력에서 세계 4위의 규모를 차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 전진영: 이 회사를 이끄는 인물을 보면 굉장히 정부와 밀접 관계인 것 같다는 어느 정도의 추측이 가능하고. 그리고 굉장히 회사 규모도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고로 숨진 소속 과학자 5명에게 국가가 '국가 영웅' 칭호를 내리고, 이틀 간 애도기간도 선포했잖아요. 이게 러시아에서 흔한 일입니까?

◆ 오선근: 일단 먼저 정확히 말씀드린다면, 사망 연구원들에 대해서 일단 로스아톰 측에서 국가 영웅으로 당국에 상신한 상태로, 아직 러시아 당국의 결정은 정해지지 않았는데요. 

◇ 전진영: 회사 측에서 당국에 요청은 했는데 당국 결정은 아직 나온 게 없군요.

◆ 오선근: 예, 그렇습니다. 물론 이들 과학자들의 사망에 대해서 러시아 당국과 로스아톰 사, 그리고 러시아 국민들도 큰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국가에서 이렇게 애도기간을 지정하거나 국가영웅 칭호를 내린 사례가 러시아에서 과거에도 있었습니까?

◆ 오선근: 예, 물론입니다. 러시아의 국가영웅 칭호는, 물론 여러 단계가 있긴 합니다만, 크게 러시아 국가영웅과 러시아 근로영웅, 그리고 그 아래로 여러 훈장들 순으로 되어 있는데요. 가장 높은 단계인 국가영웅 칭호는 1992년 이래로, 현재까지 1077명이 그 칭호를 받고 있고, 이들 중 463명은 국가를 위해 숭고한 죽음에 의해 상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가영웅 칭호가 내려졌던 과거의 사례 중 가장 안타까운 사연은, 아마 기억하시겠습니다만 이번에 사고가 난 세베로드빈스크 시에서 지난 1995년 건조되어 2000년 8월 바렌츠 해에서 침몰, 승조원 전원이 사망했던 K-141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사건이 있었고. 최근 사례로는 당장 엊그제였죠. 모스크바 공항에서 이륙했던 250여명의 승객을 태운 우랄항공 소속 항공기가 이륙 직후에 새와 충돌하는 버드스트라이크 이후에 두 엔진이 모두 파손된 상태에서 인근 옥수수 밭에 동체 비상착륙을 안전하게 성공시킨 두 조종사에게 국가영웅 칭호가 내려져 있기도 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면 러시아 언론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서 어떻게 보도했습니까?

◆ 오선근: 예, 일단 현재 러시아 언론들은 사고 당시 크게 주요 소식으로 다뤘던 것과는 다르게 현재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인데요. 물론 러시아 당국이 사고 당시 급격한 방사능 수치 증가를 인정한 보도를 언론들이 크게 전하기도 했고, 모스크바 영자신문인 모스코 타임즈의 경우에는 16일에 폭발사고 부상자들을 치료했던 의사들 가운데 1명에게서 방사성 동위원소인 세슘 137이 발견되었다라고 전하면서, 폭발사고 부상자 치료에 나섰던 의사들에게 러시아 당국은 방사능 노출에 대한 위험성을 그 누구도 경고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당국과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폭발 사고에 따른 방사능 노출 위험에 대한 증언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는 상황이라 그 불안감도 큰 상태라 하겠습니다.

◇ 전진영: 러시아 언론들이 지금은 이렇게 크게 보도를 안 하는 것 같지만, 러시아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 증폭시키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정부가 이렇게 사건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그런 의혹 때문에 더 불안해하는 것 같고요. 그리고 일부 외신에서는 제2의 체르노빌 사고가 될 수도 있다. 이런 기사까지 지금 나오고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 오선근: 예, 예. 지금은 러시아 언론들이 관련 소식을 말씀드린 것처럼 크게 다루거나 노출시키지 않는 듯한 분위기입니다만, 당장 러시아 내 그린피스 단체나 재야 단체, 그리고 환경단체 등에서는 현 당국이 사고와 관련하여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전하고 있는 분위기로, 특히 서방 외신들에서는 이러한 의구심을 더욱 크게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당장 러시아 일부 중에 <체르노빌> 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감독했던 크레이크 메이진 감독의 이번 사고에 관한 언급을 보도하면서, 체르노빌 사건 이후 33년간 바뀐 건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라며 이번 사고를 비판한 것으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 전진영: 그리고 이번 폭발사고가 더 주목 받는 이유는 이달 초에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 INF에서 탈퇴한 상황에서 이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인데. 그래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새로운 군비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렇게 분석도 많거든요. 러시아 내부에서는 미국의 INF 탈퇴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오선근: 예, 일단 먼저 이번 사고가 러시아의 신형 원자력 엔진 개발과 그 시험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이를 주도했던 로스아톰 측도 인정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측에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서방 외신들은 이번 사고가 일명 스카이폴로 불리는 신형 핵추진 엔진 시험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외신들이 지적한 이 스카이폴 로켓의 신형엔진은 이미 작년 초에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러시아 군사 분야의 신형무기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언급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과 러시아는 1980년대 말부터 유지해 오던 중거리핵전력조약 즉 INF에 대해서 서로가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논쟁을 벌어 왔었고, 급기야 이달 초에 미국이 INF를 공식 탈퇴함으로 해서, 새로운 군비경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기도 한데요. 현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언제든 이 문제를 두고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히면서도, 미국이 군비경쟁에 나서면 러시아 역시 동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고, 그리고 미국의 INF 탈퇴가 중국을 새로운 조약에 끌어드리려는 주장에 대해서도 러시아는 왜 중국만 조약에 끌어들이는가. 그러려면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도 함께 해야 한다면서,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통신원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선근: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러시아 오선근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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