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동영상 때문에 극우 부총리 사퇴, 조기총선... 무슨 동영상이기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20 11:00  | 조회 : 884 

=======================================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코너명 : 문희정의 핫키워드

방송일시 : 2019520() 오전 1010분 경

-문희정 / 국제정치평론가

=======================================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입니다.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1. 우파 정당과 극우 정당이 연립정부를 꾸리고 있는 오스트리아에서 부적절한 동영상이 공개돼 부총리가 사퇴했단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오스트리아의 부총리를 사퇴로 몰고 간 동영상이 어떤 내용이었나요?

 

러시아 국적의 여성과 부적절한 협상을 하는 내용이었는데요.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자유당 대표 겸 부총리가 러시아와 라트비아 이중국적자로 올리가르히(재벌)의 조카라고 밝힌 알료나 마카로바라는 여성에게 오스트리아인 25%가 보는 타블로이드 <크로넨 차이퉁>을 인수해달라고 부탁하고 그 대가로 공공건설 계약 수주를 약속하는 대화가 담긴 동영상입니다. 또 선거 자금 감사를 받지 않고 거액을 받는 방도를 마련했다며, 200만 유로까지 기부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니까 당신도 거액을 대라고 요구하는 내용도 담겨 있고요. 언론인들을 성매매 여성들에 비유하며, 시청료를 없애고 세금으로 공영방송을 운영해 언론을 장악하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습니다.

 

2. 내용 자체가 상당히 심각한데 이 동영상은 언제 어떻게 찍힌 건가요?

 

슈피겔·쥐트도이체차이퉁 등 독일 언론들이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입수했다며 현지시간으로 17일 공개한 동영상은 오스트리아 총선을 몇 달 앞둔 20177월 스페인 이비자섬의 한 고급빌라에서 촬영됐는데요. 영상 공개 직후 야당은 즉각 부총리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처음에는 영상이 불법 촬영된 것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던 자유당도 쏟아지는 비판에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슈트라헤 부총리는 사임 성명에서 당시 심하게 술에 취했으며 멍청하고 무책임한 실수였다고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불법 설치된 감시 장비로 인해 자신이 "정치적인 암살"을 당한 것으로, 자신은 아무런 불법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인 사회민주당은 문제의 동영상은 권력남용과 뇌물, 돈세탁 같은 위법 행위를 보여주고 있다며 검찰의 조사를 요구했으며 오스트리아 감사원과 법무부도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쿠르츠 총리는 국영방송 연설에서 이 영상에서 가장 심각한 부분은 권력과 국민들이 낸 세금, 언론을 바라보는 그들의 태도였다고 지적했습니다.

 

3.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오스트리아 정부가 상당히 빨리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죠?

 

17일에 동영상이 공개되고 슈트라헤 부총리가 다음 날인 18일 오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자신의 부총리직과 당수 자리를 같은 자유당 출신인 노르베르트 호퍼 교통장관에게 넘기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우파인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18일 밤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당과의 연정을 끝내고, 가능한 빨리 총선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힘으로써 연정 자체가 깨졌습니다. 자유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것을 미리 경계하는 차원에서 선을 그은 건데요.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19오스트리아 국민에게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오는 9월 조기총선을 실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4.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자유당은 어떤 정당인가요?

 

1950년대에 나치 전력자들이 참여해 만든 자유당은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포퓰리즘 극우 정당으로 꼽히는데요. 줄곧 비주류 정당으로 머물다 2017년 총선에서 반이민 구호를 내세워 26%를 득표해 제 3당으로 도약했고 그해 12월 유럽 극우 정당 최초로 내각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한 우파 국민당은 전통적인 연정 파트너였던 사민당 대신 제3당인 극우 자유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는데요. 이 과정에서 슈트라헤 부총리는 국방부, 내무부 등 군, 경찰을 통제하는 부처의 장관직을 자유당 몫으로 확보하며 실세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연정을 구성한 16개월 동안 나치 옹호, 인종 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자유당의 극우 행보가 이어지면서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줬는데요. 지난달에는 히틀러의 생가가 있는 도시 브라우나우의 자유당 소속 부시장이 이민자를 쥐로 묘사한 시를 써서 논란이 됐고 최근에는 당 외부 연결 단체인 극우 성향의 정체성 운동대표가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 난사를 했던 브렌턴 태런트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5. 단순히 오스트리아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유럽 전역의 극우 정당들에게까지 파급력이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면서요?

 

슈트라헤 부총리가 이탈리아와 독일의 극우 정당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이달 23일부터 26일까지 치르는 유럽의회 의원 선거에서 다른 유럽 극우 정당들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건데요.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다른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을 규합해 극우의 세를 불리려던 이탈리아 동맹당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5년마다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 결과는 핵심 쟁점인 EU 통합과 이민 문제에 있어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데요. 최근 유럽 전역에서 반EU, 반이민을 주장하는 극우 세력이 확산되면서 이번 선거에서 이들이 어느 정도의 의석수를 차지할 것인가가 주 관심사였습니다. 751석의 유럽의회는 현재 유럽 통합을 주장하는 세력이 401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316의석으로 과반수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번 동영상 파문으로 인해 유럽 극우 정당과 러시아 간의 의심스러운 관계에 대한 의혹이 커짐에 따라 극우 정당들의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6. 그동안에도 러시아가 유럽 선거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오지 않았나요?

 

단순한 의혹 차원이 아니라 공공연하게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들은 계속 포착됐었는데요. 실제로 오스트리아 자유당은 친러시아 정당으로, 러시아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과 상호협력 협정을 맺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유럽 내 극우 정당들은 수년 간 불미스러운 러시아 세력과 막후에서 협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번 영상은 이런 의혹을 확인시켜준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는데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극우 지도자들도 오스트리아와 비슷한 친러 정책을 추구해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곧 불편한 질문들을 마주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은 러시아로부터 수백 억 원의 정치자금을 빌리기도 하고 그 대가로 러시아의 크림병합을 지지해주는 등 오랜 시간동안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거래에 대한 논란과 비판에 직면해 오기도 했습니다. 15(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온라인 보안업체인 세이프가드사이버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선거 공작을 폭로했는데요. 올해 31~10일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러시아와 연계된 계정을 가진 사이버 공간의 악성 행위자 6,700명에 대한 증거를 발견했으며 이들의 게시물이 최대 24,100만 명에게 전달됐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7. 한편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극우 정당들의 세 다지기가 상당히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죠?

 

현지시간으로 18일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극우 정당 대표들이 이탈리아에 모여 오는 23일 시작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계기로 유럽을 재편하자고 한 목소리를 냈는데요.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연합'(RN)과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네덜란드 '자유당'(PVV)을 비롯한 유럽 11개 나라의 극우·포퓰리즘 정당 대표 등 관계자들이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 주최로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기록적 의석을 확보해 향후 5년 간 유럽의 운영 방안에 대해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반난민, 반이슬람, EU라는 공통 목표로 뭉친 이들 극우 정당 대표들은 EU 회원국들에게 자치 권한을 돌려주고, 이민자와 무슬림의 확산을 막자고 다시 한 번 뜻을 모았습니다.

 

8. 유럽 내에서 점점 세력이 커지고 있는 극우 정당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면서요?

 

대표적인 유럽통합주의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슈트라헤 부총리 동영상 파문과 관련해 "극우 포퓰리스트들은 부패 척결, 소수자 보호와 같은 유럽의 핵심 가치를 파괴하려고 한다.""극우 포퓰리즘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유력시되는 독일 출신 만프레드 베버 유럽국민당(EPP) 의원 지원유세에서도 "극우와 포퓰리스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애국심과 자국의 가치를 팔아넘기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EU는 유럽 내 극우 정당에게 유리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방식으로 분열 책동을 벌여온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액션 플랜을 수립해 가짜 뉴스 대응 예산을 종전 190억 유로에서 500억 유로로 대폭 늘렸는데요. 신속한 경보시스템을 도입해 가짜 뉴스를 포착하면 회원국과 EU 기구가 공유토록 했고,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팩트 체크활동도 강화하도록 했습니다. ///////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