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정리만 하고 900만 원 벌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13 14:47  | 조회 : 999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정희숙 정리 컨설턴트 대표



“정리만 하고 900만 원 벌어”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우리 시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과 이야기 나눠보는 초대석 시간입니다. 사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두터운 겨울옷과 이불 때문에 참 골치입니다. 마음먹고 정리하려고 해도 정리의 시작은 버리는 데서 시작한다고 하잖아요. 버리지 않고 정리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데요. 미니멀리즘 열풍, 왜 우리는 끝까지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는 걸까요? 오늘 초대석은 똑똑한 정리법을 가르쳐주실 정리 컨설턴트 정희숙 대표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 정희숙 정리 컨설턴트 대표(이하 정희숙)> 안녕하세요. 

◇ 조현지> 뉴스 FM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 정희숙> 안녕하세요, 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정리를 통해서 행복을 많은 분들에게 나누어드리고 있는 정리 컨설턴트 정희숙입니다.

◇ 조현지>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를 통해서 행복을 나누고 있다고 해주셨는데, 그 이야기를 조금 있다가 물어보도록 하고요. 오프닝에서도 제가 잠시 얘기했지만, 정리는 버리는 데서 시작된다. 공감하기는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단 말이죠. 대표님은 어떠세요? 잘 버리시나요? 

◆ 정희숙> 저도 이 일을 직업으로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잘 버리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물건을 숨기는 정리법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저도 이 일을 하면서 많이 못 버리고, 버리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되거든요. 잘 못 버리는 분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까 대리만족이라고 할까요? 잘 못 버리고 온 분을 만나고 온 날은 저희 집에 와서 조금 더 버리게 되더라고요.

◇ 조현지> 그것을 보면 나도 이것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신데요. 최근에는 뭘 버리셨어요?

◆ 정희숙> 저도 일요일에 시간이 나서 겨울옷 정리를 했거든요. 이번 겨울 지나면서 짧은 패딩을 입어보려고 저도 시도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이번에 카키색 패딩과 두꺼운 니트를 정리했습니다.

◇ 조현지> 버려야 하는 것을 알고, 올겨울에 한 번도 안 입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버리기는 아까워요. 모두가 공감하는 얘기일 텐데요. 그런데 주변에 보면 청소와 정리가 비슷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다른 거죠?

◆ 정희숙> 저에게 문의를 주시는 분들 대부분도 그렇게 말씀하세요. 청소하는 데 비용이 얼마에요? 하루 청소하는 데 얼마입니까? 하시는데요. 저는 조금 당황스럽기는 한데, 정리와 청소가 다른 분야냐,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어요. 같은 맥락일 수는 있는데, 대상 자체가 다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청소는 먼지, 곰팡이, 더러운 부분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고요. 정리는 물건, 공간이 문제거든요. 그 물건이 대상이기 때문에 하고 나서의 효과 자체도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현지> 청소는 하고 났을 때 청결해지는 것이고, 정리는 공간이 넓어진다,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까요?

◆ 정희숙> 네, 맞습니다.

◇ 조현지> 2012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1,000개가 넘는 집을 정리하셨다고 하셨는데요. 그러면 나는 이런 상태의 집까지 정리해봤다, 이런 것이 있을까요?

◆ 정희숙> 저희가 오래 일을 하다 보니까 평수와 가족 수만 들어도 대충 몇 명의 직원이 필요하고, 몇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통계가 나오거든요. 얼마 전이었는데, 혼자 거주하시는 분이셨는데요. 20평이 조금 넘었어요. 저도 부담 없이 갔는데, 4일 동안 6명이 들어갔으니까 24명이서 하루에 8시간씩 4일을 했으니까 200시간이 넘는 시간을 했거든요. 저도 하고 나서 놀랐고, 이렇게 좁은 평수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조현지> 그렇게 그분의 짐이 많으셨던 거죠?

◆ 정희숙> 그렇죠. 저장강박증이 조금 있으시더라고요.

◇ 조현지> 버리는 것을 정말 못하는 분이셨군요.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해주셨어요? 버려주셨나요?

◆ 정희숙> 쉽게 버리는 것은 냉장고에 있는 음식 같은 경우 썩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물건인 것이고요. 사람들이 저장강박증이 있는 경우 쉽지가 않습니다. 물론 버려지기는 했지만, 일반 가정집처럼 한 집을 정리했을 때 1톤 정도의 쓰레기가 나가거든요. 그 정도로 버리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박스, 그런 물건, 비닐, 쓸데없는 부피를 줄여줬죠. 그래도 유효기간이 지난 물건에 대해서는 버려지기는 했는데, 저장강박증을 가지신 분들은 쉽지 않습니다.

◇ 조현지> 그래서 그 4일 이후에 의뢰하신 분의 반응은 어땠나요?

◆ 정희숙> 저장강박증이라는 것은 정리를 한다고 해서 공간이 크게 생길 수는 없어요. 대신 같은 물건을 종류별로 분류해서 두었기 때문에 그전보다는 훨씬 찾기 쉬워져서 좋아하시더라고요. 봄에 날씨 따뜻해질 때 다시 약속을 하고, 만족스러워하셨습니다.

◇ 조현지> 정말 왠지 남 일 같지 않기도 하고요. 앞서 잠깐 언급하실 때 그 이야기를 하셨어요. 일반적인 가정에서 정리하러 가시면, 1톤 정도의 분량을 버리신다고 하셨는데, 그만큼 우리가 필요 없는, 안 쓰는 물건을 끌어안고 산다는 얘기죠?

◆ 정희숙> 그렇습니다. 이사 후 정리할 때 가장 많이 느끼게 되는 것이 그 부분이거든요. 이사를 하시게 되시면, 이사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이사 후 정리를 하게 되면 꼭 버려지는 물건이 그 정도 나와요. 그러면 그것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하면, 이사 비용도 최소한 30~40만 원 절감할 수 있었던 거거든요. 안타까운 경우가 참 많습니다.

◇ 조현지> 이미 이사 비용은 이사 비용대로 지불하고, 또 그것을 정리 컨설턴트 통해서 버리고요. 이중으로 돈을 들인 건데요. 

◆ 정희숙> 쓰레기를 싸 가지고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 조현지> 그러면 많은 분들이 가장 정리를 어려워하는 공간은 어딘가요?

◆ 정희숙> 가장 어려운 공간은 옷장이 될 수 있고요. 순서가 조금 다를 뿐이지만, 대부분 옷장, 주방 정리, 또 아이 방 정리. 자잘한 물건이 많은 공간들이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 옷을 좋아하시더라고요. 

◇ 조현지> 그렇죠. 그리고 유행이 돌고 돈다, 이거 몇 년 있으면 또 입는다, 이런 생각이 저부터도 들거든요. 그러면 이렇게 계절마다 정리를 해요. 옷 정리도 하고, 때로는 손님이 온다고 해서, 혹은 이사를 한다고 해서 큰맘 먹고 정리를 하곤 하는데요. 사실 이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나름의 비법이 있을까요?

◆ 정희숙> 정리가 잘된 집은 물건의 제자리가 정해진 상태거든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하지만 대부분은 정리가 잘됐다기보다 물건을 감추는 정도의 정리를 한 거죠. 소비부터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건을 살 때 대용량으로 사지 않는 습관 하나만 고친다고 해도 훨씬 정리가 쉬워질 것 같아요.

◇ 조현지> 그렇군요. 여기서 문자 소개를 해보면요. 6619 청취자님. “저는 집에 들여놓기만 하고 버릴 줄을 몰라요. 그제도 고장 난 통기타를 고쳐보려고 가지고 들어왔다가 아내한테 엄청 야단맞았거든요.” 하셨는데요. 이런 분들을 설득하려면,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요?

◆ 정희숙> 저는 항상 고객님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고객님 아까우시죠, 그런데 고객님 집의 한 평은 얼마에요? 하고 물어봐요. 그러면 제가 지방에도 가끔 강연을 가는데, 최소 900만 원이라는 돈이 나오더라고요. 1평이라는 공간이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이 기타가 아까우실까요, 지금 이 사용하지 못하는 공간이 아까울까요, 하면 잠시 고민하다가 결정이 쉬워지더라고요.

◇ 조현지> 그렇습니다. 또 8805 청취자님도 “가족이 분가한 이후 남은 짐들을 정리했더니 그 후에 하나둘씩 다시 들여놓게 됩니다. 더 늘리지 않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까요?” 하고 문자 주셨습니다.

◆ 정희숙> 그렇죠. 사람들이 대부분 정리를 안 했기 때문에 물건을 못 찾아서 또 사는 것이 반복되거든요. 대부분 정리가 안 되는 사람들의 문제가 뭐냐면, 같은 종류의 물건이 분산되어 있어요. 본인이 가진 것을 몰라요. 그래서 불안하기 때문에 버리지 못 하니까 또 사게 되고, 계속 반복되는 거거든요.

◇ 조현지> 정해진 자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정희숙 대표만의 정리법으로 팁을 주신다면요? 어떤 식으로 공간을 정하는 게 좋을까요?

◆ 정희숙> 저는 먼저 정리를 하기에 앞서서 가구 배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합니다. 가구 배치는 일반 사람들이 딱딱 하기 어려운 부분이에요. 이사 가시면서 이사 업체에서 해준 그대로 몇 년간 살거든요? 그런데 먼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 이 방의 목적을 생각해보시는 거예요. 이 방은 서재다, 이 방은 침실이다, 아이 방이다, 라고 했을 때 그 방의 목적에 맞지 않는 가구는 빼고, 목적에 맞는 가구는 들여오고, 그것이 정리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방의 목적, 공간의 목적을 먼저 생각하자. 그다음이 분류입니다. 정확하게 분류만 잘해두어도 재고 관리가 잘되거든요. 그러면 사실 많은데 또 살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일단 넣어놓는 거예요. 상자에 넣고, 가방에 넣고, 봉지에도 넣고 해서 안 보이니까 사는 것이 반복되고요. 그러니까 분류만 잘해도 정리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 조현지> 일단 방의 목적에 맞게 가구 배치를 다시 하고, 두 번째는 분류를 잘해라. 조금 보이는 곳에 두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검은 봉투에 넣거나 박스 안에 넣으면 잘 안 보이잖아요. 그것도 한 가지의 방법일 것 같은데요. 또 하나. 오늘 꽃샘추위가 오기는 했습니다만, 겨울옷을 정리할 시즌이 왔어요. 겨울옷 정리법에 대한 팁은 없을까요?

◆ 정희숙> 겨울옷이 부피를 많이 차지하잖아요. 부피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주범이 패딩이고, 두꺼운 니트거든요. 패딩은 사실 걸어두게 되면, 면 티의 20배 정도의 자리를 차지해요. 그래서 패딩 같은 경우 저는 1년 내내 걸어두시지 마시고, 또 충전재가 아래로 쏠리기 때문에 접어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요. 문제는 어디에 접어둘 것이냐는 거죠. 이미 옷장은 꽉 차 있으니까요. 제가 사용하는 방법은 여행용 가방에 패딩 3, 4개를 담아둬요. 신문지 한 장 깔고, 그렇게 보관하게 되면 여행을 자주 다니시는 분은 어쩔 수 없지만, 저 같은 경우는 여행을 자주 안 다니니까 패딩 4, 5개도 충분히 들어가거든요. 여행용 가방 몇 개 정도는 다 있으시잖아요. 그러면 내년에 입으실 때 꺼내시면 되니까 공간도 생기고요. 그리고 저는 쇼핑백을 많이 사용해요. 생각보다 튼튼하거든요. 쇼핑백에 패딩 2, 3개 정도는 들어갑니다. 그렇게 해서 옷장 위 선반에 올려두시게 되면, 아마 걸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길 거예요.

◇ 조현지> 정말 좋은 팁이네요. 앞서 행복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집안 정리를 하면 부부싸움이 준다, 이런 이야기를 한 인터뷰에서 대표님이 하셨더라고요. 이게 사실입니까?

◆ 정희숙> 저는 사실 부부싸움 하시는 분들을 많이 봬요. 제가 방문했을 때 서로 말씀을 안 하세요. 아직까지도 남편분들은 집안 살림이 여자의 몫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신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내가 집에 일찍 안 들어오는 것은 집이 아니라 집구석이라서 그렇다. 한참 그랬는데요. 사실 집이 편안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집이 편안하지 않으니까 집에 일찍 들어오기 싫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게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더라고요. 또 아내분은 남편이 협조를 안 해주니까 나는 정리를 못 한다, 이게 내 몫이냐. 남편은 집안이 이러니까 내가 들어오기 싫다. 이런 문제로 싸우시는 것을 많이 봤어요.

◇ 조현지> 그러면 정리해서 집이 깔끔해지고 나면 남편분이 집에 잘 들어오시는 거죠?

◆ 정희숙> 그렇죠. 정리를 싹 받고 나면 남편분이 청소를 도와주고, 정리도 도와준다는 분이 많아요. 

◇ 조현지> 그렇군요. 6319 청취자님. “저는 원룸에서 살고 있는데요. 애초 공간이 넓지 않아서 많은 짐은 가지고 오지 않았지만, 혼자서는 조금 아껴보려고 도매로 물건을 구입하다 보니까 포화상태가 됐습니다. 그렇다고 수납장을 사려니까 공간이 비좁아서 들어가지도 않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셨습니다.

◆ 정희숙> 반복되는 질문인 것 같아요. 제가 매일 보는 사람들의 똑같은 고민인데요. 몰라서 또 사고, 또 사니까 넘쳐나고요. 넘쳐나니까 가구를 사게 돼요. 가구가 많아지면, 집이 좁아지잖아요. 좁아지면 또 이사 가야 해요. 대용량으로 싸다고 산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에요. 얼마 안 되는데, 이거 아껴보려고 샀다가 집이 좁아지면 점점 평수만 늘려가는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되거든요. 소비 패턴부터 고치셔야 하는 거예요.

◇ 조현지> 오늘 여러분들, 많은 팁을 얻으셨을 것 같은데, 시간 관계상 여기서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끝으로 하나만 당부하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 정희숙> 저는 인생을 살면서 정리가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나요? 집이 편해야 모든 가족도 편해지고, 내 인생도 편해질 수 있으니까 먼저 정리를 시작해보셨으면 합니다.

◇ 조현지> 네,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과 함께하는 초대석, 그 세 번째 시간. 정리 컨설턴트 정희숙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희숙>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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