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D-21 브렉시트.. 곧 합의안 표결, 노딜?연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08 12:00  | 조회 : 850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3월 8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수정 영국 런던 통신원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유럽연합에 속해있던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기로 한 날이 오늘로 딱 21일 남았습니다. 얼마 안 남았죠. 그런데 문제는 영국 정부와 EU간에 여전히 탈퇴협정이 마무리되지 않았단 점입니다. 영국 현지에서 바라보는 분위기는 어떨까요. 영국 런던에 있는 김수정 통신원,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신원님, 안녕하세요.

◆ 김수정 영국 런던 통신원(이하 김수정): 안녕하세요. 런던입니다.

◇ 전진영: 지금 영국이 굉장히 늦은 시각이죠?

◆ 김수정: 네. 1시 22분 정도 됐네요.

◇ 전진영: 새벽 1시 22분인데, 이렇게 늦은 시간에 쉬지도 못하시고 전화 연결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브렉시트까지 지금 앞서 말씀드린 대로 21일 정도 남았습니다. 진짜 한 달도 채 안 남은 건데, 국민투표가 있었던 3년 전 상황과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거든요. 현재 영국 국민들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김수정: 예, 아무래도 브렉시트 결정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와서 그런지 분위기가 참 뒤숭숭한데요. 공식적으로 달라진 건 말씀하신 대로 하나도 없는 게 사실이지만, 실제 안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가깝게는 파운드화 가치가 뚝 떨어졌고요. 굵직굵직한 다국적 기업들이 영국을 떠났거나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어서 경제가 아주 안 좋아졌죠. 부동산이나 어떤 투자도 아예 거래가 많이 없으니까 당연히 침체되고 있고요. 경제에서 가장 나쁜 게 불확실성이다, 이런 말들을 하시던데요. 사실 아직 영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겠지만, 확실하지도 않으니까 투자나 거래를 꺼리고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고요. 그런 상태에서 3년 정도 시간이 흐르니까 경제 흐름이 자연스럽게 둔해지고 있는 겁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일반 여론 중에 예전에 브렉시트 찬반 투표했을 때 괜히 찬성했다, 이런 후회의 목소리는 없나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까 내부에서도 재투표 이야기도 나오지 않을까 싶거든요.

◆ 김수정: 네, 지난 3년 내내 나왔던 얘기인 것 같아요, 재투표 이야기는. 이달 초에도 제1야당인 노동당은 재국민투표를 전제로만 이번 합의안 의회 통과를 지지하겠다, 이런 발표도 했고요. 앞서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지난달 27일 유럽연합 관세동맹 영구잔류 등 5가지 조건을 담은 노동당의 브렉시트 계획결의안 수정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니까 제2국민투표를 이제 추진하겠다. 이렇게 밝혀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재투표가 말처럼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다시하려면 개최 준비에만 최소 수 개월이 걸리는 만큼, 당장 오늘 3월 29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연기해야 가능한 일이고요. 또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서 국민들이 직접 결정한 상황인데 이걸 또 거꾸로 뒤집는 게 민주주의의 원칙, 근간을 흔드는 일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할 수도 있는 겁니다. 또 테레사 메이를 필두로 많은 정치인들이 재투표를 강하게 반대하는 점에서도 실제로 다시 제2의 국민투표를 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아무튼 브렉시트가 계획대로 실행이 되려면 영국 정부와 EU가 맺은 합의안이 영국 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메이 총리가 가지고 왔던 1차 합의안은 일단 부결이 됐고요. 다음 주 화요일, 12일입니다. 2차 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예정돼 있는데. 하원에서 합의안이 통과될지, 현재 분위기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 김수정: 대부분의 현지 언론들은 또 다시 부결될 것이다, 이렇게 점치고 있습니다. 핵심은 논란이 되고 있는 게 아일랜드 국경에 대한 안전장치를 놓고 유럽연합과 절충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사실 영국 정부는 오는 12일 2차 승인 투표가 부결될 것을 내부에서 이미 예상하면서 3차 투표를 이미 계획하고 있다는 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메이 총리는 하원의 지지를 당부하기 위해서 8일 연설에 나설 예정인데요. 한 장관은 하원 표결에서 브렉시트안이 부결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반대표가 얼마나 나오는지에 따라서 메이 총리의 다음 행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2차 승인 투표에서 부결된 표 차이가 60표 미만이면 3차 투표에 가면 이길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지만요. 언론에서는 아마 최대 100표 차 이상 이렇게 부결되지 않을까. 그래서 메이 총리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전진영: 우리가 영국 하원의 구성 상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면 이해하기가 좀 쉬울 것 같은데. 투표에 참가할 수 있는 영국 하원 의원이 그러면 총 몇 명이고, 이중에 몇 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합의안이 통과되는 건가요?

◆ 김수정: 영국 하원 의원은 총 650명입니다. 투표권이 없는 의장 등을 제외하면 투표에 실제로 참가하는 인원은 모두 639명인데요. 이들 중 과반수인 320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합의안은 통과됩니다. 참고로 영국 의회에서 지난 1월 치러진 첫 번째 브렉시트 승인 투표는 찬성 202표, 반대 432표라는 큰 표 차로 부결된 바 있습니다.

◇ 전진영: 이미 그렇게 큰 표 차로 부결이 됐고, 과반이 굉장히 넘기 어려운 높은 찬성표 수기 때문에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이 지금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만약 이번에 합의안 투표에서 또 다시 합의안이 부결된다면 그 다음 일정은 어떻게 전개되나요?

◆ 김수정: 이미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다음 주 하원에서 진행될 합의안 승인 투표가 또 부결될 경우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발언했는데요. 앞서 메이 총리는 또 부결된다면 13일, 다음 날이죠.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여부를 의회 표결에 바로 부치겠다. 이렇게 밝혔고요. 만약에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마저 거부할 경우 또 다음 날인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하원 결정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현재 시점에서는 이번 협의안이 부결되면 일정이 연기되는 게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일정 연기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부분은 이야기가 어떻게 나오나요?

◆ 김수정: 물론 모든 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노딜 브렉시트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딜 브렉시트가 성립되면 사실 EU와 영국이 합의한 전환기간이 적용되지 않아서요. 그동안 영국이 갖던 모든 혜택이 사라지게 됩니다. 앞서 영국과 EU는 탈퇴 협정에서 브렉시트의 원활환 이행을 위해서 2020년 말까지 21개월 동안 전환기간이라는 것을 두기로 했는데요. 전환기간이 있으면 영국은 사실 관세동맹 자유에 따른 혜택을 그대로 계속 누릴 수 있고요. 주민들 역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냥 노딜 브렉시트가 되면 이런 혜택이 어떻게 될지 더 이상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관세나 이런 문제 때문에 기업들이 줄줄이 영국을 떠나게 될 거고, 글로벌 시장 전체가 불안해질 거다. 이런 경고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노딜이냐, 아니면 연기냐. 두 개 다 사실 상황이 좋지는 않은데. 지금 한국 언론도 그렇고요. 대부분은 이런 노딜이든 연기든 전부 다 우려하는 시각으로 보고 있는데, 영국 국민들은요. 노딜을 더 걱정하나요, 아니면 브렉시트 연기를 더 걱정하나요?

◆ 김수정: 둘 다 완전히 걱정이 많죠. 물론 많은데, 사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노딜 브렉시트가 진짜 당장 이뤄지면 공포스러운 혼란이 벌어질 거라는 정말 끔찍한,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많은 것 같습니다. 당장 장바구니 물가도 걱정되고요. 그동안 걱정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었던 유럽에 갈 때 비자 부분은 어떻게 되는 건지. 또 여기서 그동안 3년 동안 파운드화 가치가 계속 떨어졌는데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으니까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습니다.

◇ 전진영: 내용과 관련해서 한국 언론에서 이런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영국 내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니까 식료품이나 생필품 사재기 조짐이 보인다. 이런 기사들도 나오는데, 실제로 지금 영국 국민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 김수정: 저도 사실 좀 고민을 했어요. 오래 가는 의약품 이런 걸 미리 사다놓을까, 이런 고민을 했는데요. 아직 실행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도 사재기를 실제로 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습니다. 저도 브렉시트를 앞두고 영국 주민들이 와인을 싸게 구매하고자 프랑스로 떠나는 원정 사재기가 유행하고 있다, 이런 기사도 봤는데요. 브렉시트 사실 투표 전에도 와인이나 프랑스 식재료를 사러 프랑스를 가는 건, 가까우니까 가는 건 흔한 일이어서 이런 현상이 꼭 브렉시트 때문에 벌어지는 것인지는 조금은 의문입니다. 하지만 파운드화의 약화로 장바구니 물가가 그동안 슬금슬금 몇 년 동안 오른 것은 사실이고요. 노딜 브렉시트가 실제로 된다면 영국에서 소비되고 있는 음식 중의 1/3이 유럽에서 수입된다던데 물가는 당연히 오르겠죠, 체감 물가는. 그런 부분에서 모두 다들 걱정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 전진영: 그리고 이런 기사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영국 히드로 공항이나 워털루 기차역 같은 폭발물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폭발물이 발견된다, 라는 기사를 보면 이게 브렉시트 때문에 갈등이 고조되는 것 아닐까. 이런 분석까지도 지금 이어지거든요. 관련이 있습니까?

◆ 김수정: 이게 이번 주에 있었던 일들인데요.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누가 폭발물 사건을 일으킨 건지, 주동세력이 따로 있는 건지, 아니면 정말 장난이었는지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혹시 브렉시트를 둘러싼 묻지마 테러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브렉시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 2~3년 동안 런던 내에 폭행 사건이 많이 늘어났고요. 피부로 느끼는 치안이 나빠진 것도 사실입니다.

◇ 전진영: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밝혀진 게 없지만, 그래도 영국에서 사는 분들은 어쨌든 물가적으로나 치안적으로나 약간의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라는 그런 분위긴데. 또 외국 국적 취득하려는 영국인이 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영국을 떠나고 있다, 이런 소식도 나오더라고요.

◆ 김수정: 네, 그렇습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듬해인 지난 2017년에 EU의 다른 회원국의 국적을 획득한 영국인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고 하더라고요. 역사적으로도 연관이 깊고, 같은 영어권 나라인 아일랜드 국적을 취득하려는 영국인이 너무 많아서 대기 시간이 매우 길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한편 금융기업이나 여러 글로벌 기업들, 혼다, BMW, 도요타 이런 자동차 기업들도 영국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거나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연히 이런 기업들의 이탈이 줄줄이 이어지면 경제나 고용은 급격하게 나빠지겠죠.

◇ 전진영: 그렇군요. 일단 다음 주에 있을 영국 하원의 투표 상황을 우선 지켜봐야 좀 더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투표 결과가 나오면 저희가 다시 한 번 연결해서 영국 분위기를 알아보는 시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수정: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영국 런던 김수정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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