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中 미세먼지 책임론에 발 빼려한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07 11:49  | 조회 : 780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3월 7일 목요일
□ 출연자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교수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오늘은 그나마 공기가 좀 깨끗해졌습니다. 하지만 수도권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벌써 일주일째로 접어들었는데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어제 중국 베이징은 최근 들어서 가장 쾌청한 대기 상태를 보였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현재 열리고 있는 최대 정치 행사죠. ‘양회’가 베이징의 공기질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관련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산동대학교 우수근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교수 (이하 우수근): 안녕하십니까.

◇ 전진영: 반갑습니다. 이걸 ‘양회 블루’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양회 같은 국제적인 시선이 모이는 행사가 열릴 때 중국 정부가 주변 기업들에게 공장 가동도 중단시키고, 교통통제도 굉장히 고강도로 해서 일부러 푸른 하늘을 연출시키는 건데, 이번에도 그러면 이런 양회 블루 현상이 나타났던 건가요?

◆ 우수근: 예, 맞습니다. 실제로 서울이 최악의 대기오염을 보이던 같은 시각, 베이징은 최근 들어서 가장 쾌청한 날씨를 보였는데요. 서울 대기오염 정도의 약 1/1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일 오후 1시, 베이징 대기상태는 대기질 지수가 20으로써 ‘좋음’ 상태를 보였습니다. 이것이 월요일 오전까지만 해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이었는데 이렇게 된 것은요. 바로 중국 정부의 다양한 연출 덕분인 것이죠. 말씀하신 양회 블루를 얘기하는 것인데요. 양회 때는 국제사회의 시각을 의식해서 푸른 하늘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그야말로 마법과도 같은 청명한 하늘을 만들어내는데, 이번에도 바로 블루, 마법과 같은 양회 블루가 나오게 된 것이죠.

◇ 전진영: 일부 언론 기사를 보니까 개막식 당일 오전까지는 굉장히 뿌옇다가 오후 들어서야 좀 쾌청해졌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더라고요.

◆ 우수근: 네, 아마도 중국 정부의 고민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무슨 말이냐면 양회는 3일 시작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오렌지색 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대기질은 심각했는데요. 아마도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지금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베이징 인근의 공장 가동 중단을 명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보다도 블루 양회가 더 중요하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이기 때문에 방침을 선회해서 결국 베이징 인근의 공장 가동도 중단하고 차량 홀수제도 시행함으로써, 게다가 다행히 정체돼 있었던 공기흐름까지 좋아져서 양회 블루가 나타나게 됐는데, 그것이 우리에게는 직격탄이 된 것이죠.베이징 상공에 머물러 있던 미세먼지가 이것으로 인해서 급격하게 편서풍을 타고 한국에 날아왔고 최악의 공기질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 전진영: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요. 이렇게 중국발 미세먼지라는 표현을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많이 쓰잖아요, 교수님. 그래서 미세먼지는 중국의 영향이 가장 크다, 라고 대중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중국현지의 미세먼지 수준은 우리나라랑 비교했을 때 체감하기가 어느 정도인가요?

◆ 우수근: 매우 심각합니다. 일단 중국이 엄청나게 큰 나라이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그런 곳도 있지만 점점 더 공기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바로 몇 미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기도 하고, 혹은 자동차를 운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베이징 같은 경우도 베이징에서 유학하고 있는 청년들이라든가 한국 사람들도 정말 머리가 돌아서 미칠 정도다라는, 그 정도로 심각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럼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미세먼지가 급증한다, 이러면 저희는 보통 미세먼지 마스크를 많이 사둔다거나 공기청정기를 집에서 둔다거나 이런 일상의 변화가 좀 많거든요. 미세먼지 저감조치도 있고요. 중국도 좀 이런 일상의 변화가 현지에서 있는 거죠?

◆ 우수근: 그렇습니다. 한국은 지금 변화하는 상태지만 중국은 이미 집집마다 공기청정기, 크고 작은 공기청정기 한두 대씩 있고요. 다양한 미세먼지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어제 서울시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발표가 하나 나왔습니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의 발표였는데, 아예 공식적으로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특히 국외 원인이 중국이다, 라고 발표하면서 저는 재미있게 본 것 중의 하나가, 국외 요인 여러 가지 가운데 지난 2월 19일에 중국 베이징과 선양에서 열린 원소절 폭죽행사를 들었더라고요. 그런데 폭죽 행사를 어느 정도 하면 우리나라의 대기질에까지 영향을 미치나요?

◆ 우수근: 원소절뿐만 아니라, 원소절은 음력 정월 대보름인데요. 그뿐만 아니라 설날 같은 때도 전통적으로 폭죽 행사를 하는데 우리하고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합니다. 예를 들면 실제로 폭죽 행사를 하게 되면 그다음날 신문이나 방송에 이 폭죽놀이로 인해서 몇 명이 어떻게 부상당했고 사망자도 몇 명이 나타났다고 할 정도인데요. 창문이 엄청나게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흔들리고 또 전쟁에서 옆에서 대포를 쏘는 듯한 그런 소리를 내서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도 반응을 보이고 잠들어 있던 아이들이 놀라서 깰 정도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바로 일상적인 폭죽놀이 여파인데요. 귀신을 놀라게 해서 도망가게 한다는, 즉 귀신을 잡는다는 폭죽놀이가 어느덧 이웃나라인 우리 한국사람까지 잡게 되었으니 너무 씁쓸합니다.

◇ 전진영: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의도 불꽃놀이 축제 이 정도 차원이 아니군요.

◆ 우수근: 그건 너무도 얌전한 것이고, 정말 뿌얘서 폭죽놀이가 끝난 그 주변에만, 집에만 있어도 밖에서 폭죽놀이, 50m 정도에서 폭죽놀이 했는데 조금 이따가 그 여파로 인해서 집안에서도 숨을 쉬기 쉽지 않을 정도의 그런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공기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데요. 어제 이렇게 서울시가 공식적으로 발표했는데, 정 반대로 루캉 중국부 대변인이 이런 언급을 했더라고요.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온 것인지에 대해서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사실상 미세먼지는 중국 책임이 아니다, 라고 중국 당국에서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이거든요.

◆ 우수근: 상당히 어리석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국 현지에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대부분 다 인정합니다. 예를 들면 중국 북경 지역의 서쪽, 왼쪽에 있는 곳에서, 즉 중국 내륙에서부터 미세먼지 원인이 발생하곤 하는데요. 그 발생한 원인이 편서풍을 타고 서쪽에 있는 북경에 영향을 주고 또 그 옆에 있는 천진이나 그다음에 칭따오(청도) 같은 데 영향을 준 다음에 칭따오 바로 넘어 바다를 건너면 한국이거든요. 한반도까지도 바람을 타고 영향을 주는데, 아니, 그러면 미세먼지가 중국 대륙에서만 하고 칭따오 부근에서 영향을 준 다음에 이제는 바다니까 여기서 끝난다. 바람은 더 이상 안 분다, 라고 멈춰지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자연적으로 편서풍이나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양식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다만, 그래서 중국의 당국자들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하는데 그와 같이 외교부 대변인이 애매모호한 발언을 했다라는 것은 자기들이 너무 공개적으로 인정하게 되면 그 후폭풍, 다양한 후폭풍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에 당당하지 못한, 대륙의 후예라면 당당히 해야 할 텐데 당당하지 못한 꼼수를 피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매우 유감스러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 전진영: 더 이 발언이 주목을 받았던 게,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정부랑 협의해서 긴급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를 내렸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런 발언을 했기 때문에 이거 우리나라와 중국 간에 뭔가 협력이 안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 우수근: 그것에 대해서 제 생각은요. 그런 사람들의 그런 것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는 것보다는, 예를 들면 자기들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어쩔 줄 몰라하고, 또 중국에서 미세먼지라든가 환경오염은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하게 중국 당국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에서 역대 왕조가 정권이 붕괴하거나 하는 주된 원인은 어떤 정치적인 자유가 부족하다가 아니라 민생고가 극심해서 민중이 봉기해서 일어난 것이거든요. 지금 중국에서 가장 심각한 민생고는 환경오염입니다. 공산당 정권의 유지를 위해서도 모든 것을 걸고 이쪽에 매진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문제는 중국이 땅이 너무 넓고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제대로 관리·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한쪽에서는 미세먼지 영향을 많이 받고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에도 영향을 미쳐서 자기들도 중국 당국도 참 힘든데, 또 다른 한쪽에서는 너희들은 얘기해라, 우리는 우리대로 살겠다 하면서 아직도 환경오염원을 배출시키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정말 난감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중국 정부에 대해서 너희 책임, 너희 책임 너무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다양하게 미세먼제를 줄이고 환경오염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중국 정부에게 주도적으로 이런 걸 같이 하자, 이런 걸 같이 하자, 하고 조용하게 중국 정부를 이끌어가면 중국 정부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그렇게 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전진영: 그런 방안 가운데 하나로, 공동으로 인공강우 실시하는 방안도 어제 나왔던 거고요. 그러면 교수님께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만 우리나라와 중국 정부가 앞으로 어떤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협력하면 미세먼지 관련, 환경 문제에 대해서 가시적인 진척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 우수근: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인공강우 같은 건 중국이 지금 현재 세계 최고의 수준입니다. 그만큼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발 빠르게 대응해가지고 지금 엄청난 효과를 보이고 있는데, 그와 같은 인공강우를 같이한다든가 혹은 일본은 이미 1988년부터 중국과 양국 간에 환경오염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작업을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해왔습니다.

◇ 전진영: 아, 일본은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정부 차원의 협력이 있었네요.

◆ 우수근: 우리가 반성을 해야 하는데요. 예를 들면 일본 같은 경우는 1988년에 중일우호환경보호센터를 설립해가지고 정부 및 관련 산업체가 중국 정부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협조하면서 환경오염 방지를 노력해왔고, 아예 1994년에는요. 양국 간에 환경보호 협정도 체결해서 대대적으로 선제적으로 그리고 폭넓게 중국발 환경오염에 대해서 제재해왔던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일본보다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더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하자면 또 뒷북치기를 했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지금 책임을 탓한다고 해봤자 소용이 없으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민간인들에게, 우리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면 그야말로 국내외적으로 곤란한 입장에 놓여있는 중국 정부를 계속 탓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일본의 사례도 벤치마킹하고 또 중국의 뛰어난 수준이라든가 혹은 우리가 뛰어난 수준을 보이는 그런 다양한 산업체와 연동해서 어찌 됐던 다양하게 중국을 주도하면서 한중 공조 모습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진영: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국회 차원에서 미세먼지 관련 외교협력을 강화하겠다면서 방중단을 구성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그런데 사실 국민들은 이렇게 협의 협의, 이런 말에 그칠 게 아니라 좀 강력하게 중국에 뭔가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이런 목소리가 많이 나오거든요.

◆ 우수근: 그것이 제가 생각할 때는 상황을 잘 모르는, 어떻게 생각하면 야당은 반대를 많이 하는 것들도 야당 입장에서 합니다만 그것으로 인해서 잘못된 반대, 혹은 잘못된 지적을 통해서 한중 간에 공조가 오히려 더 잘 안 된다면 그 또한 문제이지 않습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도 한국을, 예를 들면 한국을 의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내에서 자기들이 공산당 정권의 유지를 위해서도 가장 중요하게 매달려야 할 것이 지금 이 환경오염 문제인데, 얼마나 많이 신경을 쓰면서 다양한 외국 기술도, 자기들이 없는 것이라도 효과가 있으면 다양한 외국 기술도 적극 도입하려고 할 것이거든요. 더군다나 옆에 있는 한국한테는 미안하니까 한국의 뛰어난 기술이라든가 어떤 방안이 있으면 적극 도입해서 공조하려고 할 텐데 왜 중국에 대해서 우리가 당당하게 이야기를 못 하냐, 중국 책임이다, 몇 퍼센트. 그것은 이미 철지난 이야깁니다. 이젠 적극적으로 중국을 이끌고 실시하자. 한 다음에 책임소재 공방은 해소를 시킨 다음에 나중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자. 이런 식으로 전향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진영: 이제는 책임소재 공방을 계속해서 벌일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우리가 주도적으로 중국을 이끌어나가면서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신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우수근: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우수근 중국 산동대학교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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