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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독립선언식 거행, 태화관은 우리나라 1호 룸쌀롱? - 이고은 뉴스톱 기자 19년3월3일(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04 15:27  | 조회 : 2001 
조현지 아나운서 : 지난 2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 해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이고은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고은 팩트체커: 안녕하세요?

조현지 아나운서 : 지난 금요일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 3.1운동 100주년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오해나 궁금증들이 많은데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 팩트체크하는 시간 갖겠습니다.

이고은 팩트체커 : 우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서 유관순 열사에게 1등급 건국훈장인 대한민국장이 추서됐습니다. 유 열사에게는 원래 3등급 건국훈장 독립장이 서훈된 바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유관순 열사가 3.1운동의 표상으로 국민에게 각인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1등급 훈장 추서의 자격이 있다”면서 그 이유를 밝힌 바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유관순 열사 추서와 관련해서,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할까요?

이고은 팩트체커 : 문 대통령의 말은 유관순 열사가 전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애국지사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지금 유관순 열사의 애국심과 용감한 독립운동의 정신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해방 전까지 유관순 열사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듯합니다. 유관순 열사가 유명해진 데는 이유가 있는데요. 일제 강점기 말기, 공산당 등 이른바 좌익세력에 반대했던 민족주의 진영인 우익들이 친일파로 전향하는 등 독립운동의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관순 열사의 영웅적 서사가 ‘발굴’되어 우리 민족에 널리 알려진 것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유관순 열사의 투쟁사가 왜곡되거나 거짓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 그런 것은 아닙니다. 유관순 열사는 한국의 잔 다르크라고 하기에 걸맞게 열일곱에 독립만세를 외치다가 열여덟에 옥사했고, 일찍 사망했기 때문에 일제에 부역하는 변절을 할 가능성도 없었습니다. 영웅적 서사에 굉장히 부합한 인물이었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유관순 열사처럼 헌신한 독립운동가가 그 시대에 아주 많았다는 점입니다. 수십년 풍찬노숙하며 독립운동에 나선 영웅들, 특히 10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즐비했고, 그들의 이름을 우리가 아직 다 제대로 발굴하고 기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3.1운동의 가치를 드높인 보다 많은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알려서, 국가가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해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또 하나 궁금한 것은, 과거 스타 강사인 설민석씨가 자신의 책에서 33인의 민족대표들이 독립선언식을 거행한 태화관에 대해 ‘우리나라 1호 룸살롱’이라고 표현하고, TV 역사 강의에서 민족대표들이 “대낮부터 낮술을 마셨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었었는데요. 이 부분은 현재 어떻게 정리가 된 상황인가요?

이고은 팩트체커 : 우선 지난해 11월 민족대표 33인의 후손들이 설씨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1400만원의 손해 배상 판결을 내렸고요. 법원은 “역사적 사실에 관한 설씨의 발언 상당 부분이 객관적 진실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다. 설사 설씨의 세부 발언이 진실에 어긋나더라도 공익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민족대표 대부분이 1920년대 친일로 돌아섰다”는 발언데 대해선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설씨 발언 중 태화관에 대한 발언이 나오는데, 이 곳은 당시 어떤 곳이었습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 3월 1일 민족대표들이 독립선언식을 거행한 태화관은 명월관이라는 이른바 당시 복합문화공간의 주인이자 궁중요리를 하던 안순환이 1918년 그 별관으로 문을 연 곳인데요. 음식과 술을 마시고 기생이 나오는 곳이긴 했지만, 요즘의 룸살롱과 달리 대소 연회나 결혼식, 사은회 등 소규모 행사를 열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또 그 시대 기생들을 몸을 파는 창기만으로 볼 수도 없고, 이른바 예술인, 요즘 말로 연예인에 가까웠는데 이런 점만을 갖고 룸살롱이라 말한 것은 지나친 표현이었던 것 같고요. 민족대표단이 탑골공원에서 태화관으로 장소를 옮긴 것은 독립선언과 운동을 ‘비폭력’으로 실행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게 역사학자들의 설명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민족대표들이 일제 강점기에 변절을 해서 친일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정확한 사실관계는 어떻습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 민족대표 전원이 친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유감스럽게도 일부 혹은 소수가 일제 말에 친일행위를 했습니다. 해방 후 친일파 심판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습니다만, 민족문제연구소가 엄격한 기준을 갖고 수십년간 조사한 끝에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한 바 있는데 여기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최린, 정춘수, 박희도 등 3명입니다. 하지만 33명 중 3명을 두고 민족대표가 변절했다고 말하기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오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은 경제 뉴스를 준비해오셨네요?

이고은 기자 : 네, 지난달 21일 통계청이 2018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소득분배 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소득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급감했습니다. 오늘은 이 지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소득하위 가구의 소득이 급감했다면, 빈부격차가 커졌다는 얘긴데...걱정 아닌가요?

이고은 팩트체커 : 말씀하신대로 2018년 4·4분기 소득분배 상황을 보면, 소득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이 123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17.7% 감소했습니다. 반면 소득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932만4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는데요. 5분위 가구소득을 1분위 가구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 가능 소득 배율’이 4.61배에서 5.47배로 늘었습니다. 그만큼 소득 격차가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문제는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일텐데요. 많은 언론들이 다소 엇갈린 분석을 내놨었죠?

이고은 팩트체커 : 주로 일자리의 질과 숫자에 대한 분석, 그리고 최저임금의 영향에 대한 분석이 많았습니다. 한국일보는 저소득층의 질 낮은 일자리와 근로소득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고, 경향신문과 한겨레 역시 같은 분석과 함께 저소득층 지원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경제신문들은 최저임금의 부작용이라는 분석과 함께, 민간 기업 투자 활성화를 촉구하는 대책을 주문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비판하는 기조를 이어간 겁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소득주도 성장을 보완하되 강화하겠다”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인정하는 듯한 반응도 보였는데요. 그럼 여러 분석대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이렇게 소득 격차가 심화된 것입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 뉴스톱에서 팩트체커로 활동하고 있는 최광웅 데이터정치경제연구원장의 분석이 흥미로운데요.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를 좀 더 면밀하게 살펴봤습니다. 소득의 총액은 경상소득과 비경상소득, 그리고 공적이전소득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경상소득은 근로를 통해 버는 돈이나 사업, 재산 등을 통해 얻는 돈 등 상시적으로 예측가능한 소득을 말합니다. 비경상소득은 퇴직금이나 장학금 등 상시적이지 않은 소득이고, 공적이전소득은 연금이나 보조금 등을 말합니다. 1분위 가구의 소득원이 주로 어디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자세히 분석해봤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1분위 가구의 특징이 따로 있었습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 통상적으로 전체 가구소득을 보면 근로자 가구와 근로자 외 가구 비율이 59대 41 정도로 근로자 가구 비율이 약간 높은데요. 1분위 가구의 경우에는 근로자 자구가 28.5%인 반면, 근로자가 아닌 가구가 71.5%에 달했습니다. 다른 2~5분위 가구는 모두 근로자 가구 비율이 더 높았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그러면 최저임금 등 임금근로자의 소득에 크게 영향을 안 받았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 그런 가능성 때문에 1분위 가구에 대해 살펴보다보니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1분위 가구주연령은 평균 63.4세로 40~50대인 다른 소득분위에 비해 가장 고령이었습니다. 또 취업가구원수가 다른 소득분위에 비해 가장 적어 0.64명에 불과했습니다. 1분위 가구가 모두 노인들이라 할 수는 없지만, 비취업 노인가구의 소득 구조가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그럼 노인가구의 소득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겁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 노인가구의 소득은 평균 경상소득이 월 100만원 이하인데요. 근로자가 아닌 노인들의 주된 소득원은 공적이전소득이었습니다. 사회보장급여나 세금환급금, 자식들이 주는 용돈 등이 대부분인 것이죠. 그 다음 소득원은 바로 사업 소득인데, 극빈층 노인들이 사업소득이 1년 전 20만 원선에 비해 현재 10만 원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고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월 10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는 사업, 혹시 조 아나운서는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조현지 아나운서 : 노인분들께서 폐지를 수거하는 일이 떠오르는데요. 소득격차가 벌어진 이유가 폐지 때문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이고은 팩트체커 : 다소 새롭긴 하지만, 최 원장의 분석대로라면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해 중국발 쓰레기 대란으로 인해, 폐지의 수출길이 막혀서 폐지 가격이 급락했는데요. 전국고물상협회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폐지수거 종사자 수가 약 170만 명에 이릅니다. 노인가구의 소득 중 공적이전소득은 늘었고, 고용소득도 줄긴 했지만 워낙 그 비중이 작고, 사업소득의 감소폭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이 인과관계를 유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고로, OECD국가 중 우리나라의 지난해 노인 빈곤율은 45.7%로 38개 회원국 중 1위로 평균 12.5%의 3배에 달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소득 양극화의 그늘 뒤에 고령화 사회의 어둠이 있는 것은 아닌지, 보다 면밀한 분석과 연구가 필요해보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고은 팩트체커 : 감사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뉴스톱 이고은 팩트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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