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22일 월요일
□ 출연자 : 박수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요즘 우리 주변을 보면 돈을 빌려주겠다는, 이른바 대출광고 정말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출 서류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신용등급 올려드릴게요’ 이런 문구 역시 눈에 많이 띄죠. 하지만 가짜서류로 사기대출을 받게 해주는 이른바 '작업대출'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불법대출로 인해서 청년들이 파산까지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돈이 필요한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이 각종 불법대출의 유혹에 빠지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청년빚 문제해결을 위한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수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장, 연결해서 관련 내용을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박수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장(이하 박수민):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제가 앞서 작업대출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게 어떻게 대출을 받게 되는 것인지부터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수민: 정상적인 대출이 되지 않는 분들에게 브로커들이 접근을 하게 되는데요. 대출이 가능하도록 서류를 조작해주고요. 중개수수료를 착복하게 됩니다. 대부업체라든가 저축은행 등이 고금리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대출사기이고요. 신용도가 낮아서 제도권 은행에서 정상적인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는 20~30대 청년들이 주요 피해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이것 마치 예전에 제가 본 영화 이야기 같기도 한데요.
◆ 박수민: 예, 관련한 영화가 있습니다.
◇ 장원석: 영화에서도 작업대출 관련 내용이 나왔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직업이 없다거나 신용불량이 있는데 당장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런 서류를 조작해서 대출을 받도록 해주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작업대출을 받게 되면 수수료라고 하는 돈을 상당 부분 떼어간다고 하던데, 이것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 박수민: 30~40%, 많게는 50%가 넘는 수수료를 떼어 가는데요. 물론 금융사 이자는 따로 내야 합니다. 실제 최근 저희 상담과정에서 발견된 사례인데, 처음에는 수수료를 뗀다거나 이런 이야기를 전혀 브로커가 하지 않았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해서 총 6곳에서 대출을 받아서 6200만 원 정도의 빚이 생겼습니다. 이들이 용역 컨설팅 비용이라는 이름으로 해서 857만 원의 수수료를 떼어 갔는데요. 현재 이 청년은 월에 150만 원이 넘는 부채를 상환 중에 있습니다.
◇ 장원석: 지금 듣기만 하더라도 수수료가 엄청나고요. 거기다가 만약에 대부업체에다가 돈을 빌렸다고 하면 그 대출이자도 엄청날 텐데요. 그러니까 이렇게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비롯해서 목돈이 필요할 때도 있고요. 또 취업준비생들도 마냥 공부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데요. 흔히 제도권이라고 얘기하는 제1금융권 은행에서 젊은이들이 도움을 받기 어렵다 보니까 이런 상황을 악용한 사기가 극성을 부린다. 이렇게 봐야겠습니까?
◆ 박수민: 청년들이 급하게 생활비가 필요할 때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정상적인 금융공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청년층이 이런 불법대출에 노출되는 것은 또 어떻게 보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어요. 실제 온라인에 10만 원 대출, 이라고 검색해보면 청년들이 많이 물어보는 지식인에 당장 10만 원이 필요한데 빌릴 수 있는 곳이 없냐고 묻는 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직장인이 아니고서야 신용대출을 받기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청년이 처음 부여받는 신용등급은 5등급입니다. 5등급에 안정적인 소득이 없는 청년세대가 1금융권에서는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거고요. 그래서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청년실업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노동시장에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비정규직, 그리고 저임금으로 빚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고 생각됩니다.
◇ 장원석: 당연한 얘기지만 만약 돈을 갚지 못하면 고스란히 본인 명의로 돈을 빌린 사람의 책임이 되는 거잖아요. 작업대출을 꾀했던 사기집단은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상황이 반복됐던 거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작업대출을 받은 다음에 그 당사자가 돈을 못 갚아서 신용불량자가 되고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점이잖아요. 20대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던데 불법대출 규모는 파악되고 있습니까?
◆ 박수민: 사실 이건 파악하기가 조금 어려운 수치이기도 하고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작업대출로 보면 2016년에는 299건, 그리고 2017년에는 381건, 2018년 상반기만 1100여 건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아까 말씀해주신 것처럼 20대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역대 최고치라고 하는데, 다른 연령대에서는 개인파산 신청이 감소하고 있는데 유독 20~30대의 파산신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 것에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채무조정제도, 워크아웃 신청자도 다른 세대는 감소했지만 20대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문제는 이런 작업대출이 계속해서 변형된 형태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에는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이른바 내구제대출이 성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내구제대출이 뭐고요,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 박수민: 저희도 사실 상담과정에서 이 문제를 발견하게 됐고요. 예전에는 핸드폰깡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내구제대출은 나를 구제하는 대출의 줄임말입니다. 다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휴대전화, 노트북 등을 이 대부업자에게 넘기면 대부업자가 돈을 융통해주는 대출방식인데요. 최근에 휴대전화를 많이 이용해서 이런 대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핸드폰 한 대를 발급해서 브로커에게 넘기면 브로커가 한 대 당 30~50만 원 정도를 현금으로 주는 방식입니다. 전국에서 출장을 다니고 있고요. 직접 청년이 있는 곳으로 방문해서 서류를 차안에서 작성하게 됩니다. 상담과정에서 한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확인한 내용은 이런 계약과정에서 내구제대출을 했다는 것을 신고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게 했다는 것도 청년의 증언으로 알게 됐습니다. 굉장히 전국적으로 이런 문제가 많이 확산되고 있고, 저희 광주 쪽으로도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고 문의하는 청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장원석: 휴대전화 같은 경우는 당장 전체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살 수 있기 때문에, 할부로 살 수 있으니까 당장 기기를 얻을 수 있는데 수수료도 받아 챙기기 때문에 도대체 돈을 빌리겠다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 이익이 있는지. 전혀 이익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데 당장 또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급하니까 이런 사기에 휘말리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불법대출 사기광고를 아예 차단해버리면 좋겠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만연하다고 들었어요. 실제로 SNS에 이런 불법대출 광고가 많습니까?
◆ 박수민: 청년들이 정보를 많이 얻는 곳이 온라인, SNS 플랫폼입니다. 특히나 돈, 빚에 대한 문제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털어놓기 힘들기 때문에 온라인상에 문의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얻고 이런 피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제 SNS 업체들의 이용약관에 따르면 불법금융 콘텐츠는 모두 삭제 관리 대상입니다. 사기를 조장하거나 공표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런 콘텐츠는 게시 권한이 제한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요. 그럼에도 수많은 불법 광고 게시글을 왜 방치하냐고 했을 때 신고가 들어오면 조치를 취하지만, 수많은 게시글을 모두 관리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업체 측에서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고 함께 활동하고 있는 청년빚 문제해결 네트워크에서 이런 관리감독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현재는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관련한 용어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관리감독이 필요한 부분이고요. 다른 SNS 플랫폼에서도 이런 광고에 대한 엄격한 기준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예전에 마약이라든지 각종 범죄를 SNS를 통해서 이뤄지게 한다. 이런 내용을 들었는데, 불법대출 광고도 역시 SNS를 통해서 현재 이뤄지고 있고, 역시 대책이 필요해 보이네요. 그런데 이렇게 불법대출을 받고, 그러면 채무를 떠안게 되고, 그 엄청난 채무를 갚기 위해서 또 불법대출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신용등급이 낮아지고 취업이 어려워지고, 악순환이 계속되는 건데요. 빚을 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렇게 피해를 보는 상황을 금융당국에서는 어느 정도나 파악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 박수민: 사실 지금 말씀하신 내구제대출이나 작업대출 피해의 경우에는 본인 역시 범죄자로 내몰리지 않을까.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라는 것들이 두려워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음성화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발된 현황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요. 금융당국에서는 피해예방 차원에서의 많은 접근을 하고 있지, 이런 것들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장원석: 또 의문이 드는 점이 있는데요. 청년들이 돈을 빌리면서 이거 불법이겠구나, 합법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내가 피해를 보더라도 정당하게 보상을 받기 어렵겠구나. 이런 점을 인지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인데 이 점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 박수민: 정확하게 말하면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청년들이 있고요. 사실 몰랐다기보다는 내구제나 작업대출 이후 본인이 어떤 피해를 감당하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맞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작업대출의 경우에는 브로커가 본인을 처음엔 도와주려고 했다, 라고 청년들이 인식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들의 표현이 정상적인 대출이 어려우니까, 그리고 현재 이 방식대로 대출을 하게 되면 고금리 대출을 받게 될 테니까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 라고 접근하기 때문에 청년분들 중에는 그렇게 표현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너무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내구제대출 역시 상담하는 청년들에게 이상하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냐고 물어보면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당장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숨만 쉬어도 나가는 비용들을 어떻게 내가 해야 할지 몰라서 선택했다, 라고 이야기하거든요. 아나운서님께서 말씀해주셨지만 사실 큰 금액이 대출되는 게 아닙니다. 핸드폰 한 대당 30~40만 원이기 때문에 세 대를 하더라도 150만 원인데 그 돈도 없어서, 단 돈 10만 원도 없어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상황이 어떠할까를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나,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 장원석: 그러면 우리 청년들이 혹시나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 이런 곳에다가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그런 경우에 좀 이상하다고 생각할 만한 몇 가지 사례가 있을까요?
◆ 박수민: 모든 게 이상한데요. 요즘에 이게 하도 불법이라는 게 노출되다 보니까 수수료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이게 더 문제가 된 건 이들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다른 금융권과 매개가, 네트워크라고 저희는 표현하는데요. 청년한테 직접 받지 않고 그 은행권에서 수수료를 대신 받거나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청년분들 같은 경우 본인이 수수료를 떼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불법이 아니라고 표현하는 분도 있고요. 그리고 혹은 그냥 광고만 보더라도 신용유의자, 소득이 없는 자, 이들에게 대출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서류를 작성하지 않고 전화 한 통화만으로 대출이 된다는 것은 처음부터 의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서류를 작성했다면 그 서류에 본인의 서명뿐만 아니라 그 계약자, 브로커의 서명까지 들어있는지, 이 부분을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대부분 계약서를 보면 계약자인 청년의 서명만 들어있고 이걸 주체했던 브로커의 서명은 되어 있지 않아서 계약서라고 볼 수 없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그 순간에는 문제제기를 못했지만 조금 의심이 된다면 그 브로커와 연락했던 음성기록들, 그리고 문자까지 모두 저장해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장원석: 지금 말씀하신 것들 최소한의 나의 구제를 받기 위한 수단들이니까요. 꼭 좀 기억하시고요. 그런데 또 이렇게 보는 시선들도 있어요. 작업대출이 불법이라는 걸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모으지, 이렇게 손쉬운 대출을 선택했느냐. 이런 비난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이런 청년들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에 대해서,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신지요?
◆ 박수민: 그 시선은 다른 세대에서는, 청년이 청년을 그렇게 보는 시선도 많습니다. 그렇게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을까, 라는 의문을 갖기도 하고요. 우선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왜 이런 불법대출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는지,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시급 7000~8000원을 받는 청년이 교육비와 생활비 부족으로 1000만 원이 넘는 빚을 지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맨날 받는 메시지이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출을 해주겠다는 대출 스팸 메시지가 오고요. 고금리 대출이라는 약탈적 금융의 모습을 숨기는 광고가 너무나 편안한 음악으로 저희에게 너무 익숙하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이런 불법광고에 노출되어 있는 이 구조부터 바꾸지 않는다면 청년이 문제는 계속될 것이고, 이들이 30~40대 중심축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어떤 대책이 있어야 하는지, 짧게 끝으로 들어보겠습니다.
◆ 박수민: 정부와 금융당국의 단속을 피해서 이들의 수법이 교묘해지고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대놓고 불법금융이라는 것을 홍보하면서 왜 이런 피해가 계속되는가, 라고 본다면 이를 방치하는 정부기관의 책임이 큰 거고요.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불법대출을 제대로 단속처벌하지 않고 불법이니까 알아서 조심해라. 통신채권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의 소관이다, 라는 식의 회피를 보이는 것은 책임방기에 가깝다고 봅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수민: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청년빚 문제해결을 위한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수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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