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11일 (목요일)
□ 출연자 : 곽영일 박사 (세종사이버대 국제학과 교수)
꽃중년의 룰루랄라, 청춘을 깨워라! "영어, 즐기면서 해보자!" - 곽영일 박사 (세종사이버대 국제학과 교수)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설의 DJ죠. 지금은 세종사이버대 국제학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곽영일 박사,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곽영일 박사(이하 곽영일): 안녕하십니까.
◇ 김명숙: 제가 죄송합니다. 선배님을 곽영일 박사, 이렇게 호칭하려니까 참 어색하네요.
◆ 곽영일: 제가 그렇게 불러달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사실 오늘 방송 늦을까 봐 미리 와서 1층에서 차도 마시고 했는데, 저도 진행을 많이 해봤고 우리 김명숙 아나운서 많이 하셨잖아요. 게스트가요. 더 긴장돼요. 야구선수로 치면 왜 우리 오승환 선수 공 하나 던지고 들어오잖아요. 그거 하나 던지려고 몇 시간 기다리는 거거든요. 못 던져봐, 또 혼나. 완전히 게스트는 구원투수고, 제가 오늘 이 방송을 빛내면 좋겠고 최소한 청취율이 떨어지면 안 될 텐데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바 안 해야죠.
◇ 김명숙: 저는 오늘 곽영일 박사님께서 자리 함께하신다고 하셔서 참 다행이다. 제가 감기 때문에 컨디션도 안 좋은데 워낙 진행 많이 하셨으니까 정말 다행이다 싶으면서 한편으로는 속된 말로 나 영어실력 뽀록나면 어떡하지,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 곽영일: 아까 팝송 제목도 멋있게 발음하시던데. 칭찬 타임인지 몰라도 저는 사실 김명숙 아나운서인지 몰랐다가 나중에 작가님하고 통화하면서 주제를 알려주실 때 MC 김명숙 전 아나운서래서 그때부터 무조건 달려갈 거라고 했습니다. 아는 사이잖아요, 우리.
◇ 김명숙: 감사합니다. 그러게 말이에요. 그런데 요즘 방송뿐만 아니라, 물론 KBS 한민족방송, 북한 동포 대상 프로그램도 오랫동안 계속 함께하고 계시지만, 대학 강의도 열심히 하시고 집필활동도 꾸준히 계속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그렇게 바쁘게 지내세요?
◆ 곽영일: 중년들이 들으시니까 우리가 솔직한 게 좋잖아요. 제가 85년에 M본부 시작해서 87년에 K본부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그런 프로그램 있었죠. 거기 게스트 나갔다가 굿모닝팝스 맡아서 쭉 해서, 85년부터 2003년까지 18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방송 3사 왔다갔다하면서, 물론 주말은 녹음하지만 제 목소리는 매일 나간 거예요. 그러니까 18년간을, 방송 들으시는 분 중에 중장년이 많으시니까 더러 공감이 가실 거예요. 아무리 제가 직장인은 아니고 프리랜서라도 18년간 했으면 19년째도 할 줄 알았죠. 그런데 19년째에 연락이 없는 거예요. 이상해서, 그렇다고 전화해볼 수도 없고. 물론 좀 쉰다고는 했지만 한 6개월 쉬고 또 올 줄 알았는데 시대가 바뀐 거예요. 어느새 이보영도 나오고 문단열도 나오고 젊은 후배들이, 더 통통 튀는 친구들이 나와서 내 전화를 안 받더라고, PD들이. 그리고 다른 사람이 전화해요. ‘김 국장한테 왜 전화했어?’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 기회가 재충전할 기회다.
◇ 김명숙: 그때 죄송하지만 연세가?
◆ 곽영일: 그때가 40대 후반이었습니다. 그래서 오성식 씨하고 같이,
◇ 김명숙: 오성식 씨도 영어강사로 그때 한창 날리셨죠.
◆ 곽영일: 90년대. 그래서 우리 시대는 갔다. 서로 차 한잔하다가 단국대학교에서 같이 겸임교수를 하게 됐어요. 그런데 오 선생님은 대학 강의가 안 맞는다고 하고 캐나다 가서 어린이 교육하고 있고, 저는 대학 강의가 맞는 거예요. 그래서 대학에서 강의, 출강은 전공이 달라도 하시겠지만 계속 강의하고 싶으니까 언어학 학위가 있어야 하겠어서 국내 대학에서 다시 석박사부터 해서 8년 만에 학위를 했습니다.
◇ 김명숙: 40대 후반에 그런 게 터닝 포인트가 돼서 새로운 걸 다시 해야겠다, 했지만 결국 내가 해왔던 이력을 바탕으로 해서 하신 거잖아요.
◆ 곽영일: 처음에는 솔직히 사실 DJ를 계속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요. DJ를 10년 15년 해도 사람들은 절 보고 굿모닝팝스 곽영일 씨, 영어강사를 보는 거예요.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대학원 가서 몇 년 있다 보면 또 팝 DJ를 하겠지, 했는데 이게 길어진 거예요. 그래서 학위까지 하게 돼서 지금 완전히 대학에서, 특히 세종사이버대학에 있으면서 온라인 교육을 하니까 성인들을 가르칠 수 있어서 좋습니다.
◇ 김명숙: 늦은 나이에 시도하는 것도 참 어려운데 거기에 박사학위까지 받으셨잖아요. 참 쉽지 않은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나름대로 어려웠던 점.
◆ 곽영일: 이 이야기는 제가 해야 합니다. 석사에서 박사를 들어가니까, 우리 MC께서는 실례지만 학부 때 전공이?
◇ 김명숙: 저는요, 교육학과요. 선생님 하려고 했어요, 저도.
◆ 곽영일: 교육학과는 사범대학 교육과 힘들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경제학을 학부에서 하다 보니까 박사과정을 들어가는데 필수적으로 언어학을 하기 위해서는 학부에 가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거예요. 영문과, 영어교육학과에 가서 영시, 영문학 같은 걸 들으라는 걸 제가 지도교수한테, 그때 50대 중반입니다. 고려대학교니까 학부 가서 수업 듣겠습니다, 했더니 지도교수님이 한숨을 쉬어요. 어떡하지, 하면서. ‘왜요?’ 그랬더니 ‘교수들이 곽 선생보다도 젊은데’ ‘그래도 하겠습니다’ 해서 수업을 들어갔어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일찍 가서 앉아있었죠. 그런데 난 그분 잊어버리지도 않아. 지금도 아직 계실 걸요, 어도선 교수님이라고, 영어교육학과의. 저한테 오시더라고. 제 본명이 곽한정이에요. 그래서 이름이 곽한정이었겠지, 절 보고 오더니 그러더라고요. ‘어르신 어떻게 오셨습니까’ 그래요. ‘누구 학부형이세요?’ 내가 그 수모를 겪으면서, 설명했더니 잠깐 나가 계시고 연구실로 오라고 그러시더라고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영화가 있었어요. 태어날 때 75세인데 대학 들어갈 때 50대 중반 아닙니까. 예일대학교에서 교수들한테 혼나잖아요. 어디서 노인네가 학교 와서 망신시킨다고. 나는 그날 내가 그 책을 안 읽었으면, 피츠제럴드의 그 단편을 안 읽었으면 중단할 뻔했는데 그래, 나는 내 시간은 거꾸로 간다. 그렇게 해서 내가 나중에 박사학위를 받으니까 교수님들이 그래요. 젊은 학생들한테 한마디 하시래요. 딱 일어나서 그랬어요. 공부는 수치심과의 싸움이다. 왜냐면 특히 나이 들어서 창피해서 못하는 게 많거든요. 절대 그러지 마세요,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
◇ 김명숙: 우리 오늘 청취자분들께서 아마 큰 자극이 되셨을 것 같아요. 배움에는 늦은 나이란 없다고 하잖아요.
◆ 곽영일: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게 권노갑 전 의원 있으시죠. DJ 오른팔. 84세에, 그분이 동국대 영문과 나오셨대요. 영어교사 하셨는데 정치하시다가 80세에 외대 석사, 84세에 동국대 박사. 지금 아마 논문 심사하실 걸. 더 놀라운 건 YS 오른팔 이원종 수석이 있어요. 그분 지금 동향이 나왔는데 20년 소식이 없었는데 60 넘어 석사 들어가서 박사 받고 지금 70대 중반 넘었는데 대학 강사를 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런 분들이 있기 때문에 늦지 않았어요.
◇ 김명숙: 그럼요. 우리 청취자분들 가운데 50대 중장년층들이 많이 듣고 계시는데요.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어 하시는데 조금 그런 분들 분명 계실 거예요. 하지만 오늘 방송 들으시면서 아마 자극받고 ‘그래, 배움에 늦은 나이 없지’ 열정만 있으면 노력하면 된다는 것, 학위까지 받으셨잖아요. 보여주셨으니까 아마 많은 분들이 용기 얻으실 것 같은데요. 사실 요즘에는 젊은 친구들은 영어 못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어딜 가나 영어가 많이 쓰이니까, 그리고 해외여행도 많이 하게 되고. 물론 우리말이 해외서 더 인기지만 그래도 영어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중장년층도 관심이 많잖아요.
◆ 곽영일: MC께서도 아시겠지만, 제가 선배지만 과거에는 시내 영어학원에 가면 반드시 이런 방이 있었어요, 미국인 회화. 꼭 있었어요. 그래서 자신 있는 사람은 거기 가는데, 지금 시내 유명학원, 아주 유명한 학원들 그 어디에도 미국인 회화반이 없습니다. 이유는 뭐냐면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이 원어민과 대화하기 위해서 학원가는 사람이 이제 없어요. 지금 초등학교 때부터 많이 시켜서, 물론 우리 과거 선배님들처럼 독해라든가 문법, 단어가 그렇게 세지는 않아도 지금 대학생들은요. 되레 독해가 잘 안 되고 문법이 좀 부족하지, 외국인 만나서 손짓 발짓 몸으로, 어학연수 배낭여행 가고 원어민과의 대화를 유튜브, SNS로 영어를 많이 하니까 공포는 없어요. 단 단점은 깊이 있게 하는 게 좀 안 된다는 건데 지금 세대들은 웬만큼 외국사람이 길 물어보면 다 얘기해요.
◇ 김명숙: 의사소통만 되면 되죠. 사실 저만 해도 영어공부 저희 세대 때 오래 했잖아요.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I’m a girl’부터 시작해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학원도 다니고 했는데 여전히 저는 영어에 깜깜이거든요. 영어를 잘 못해서 아직도 그게 고민이고 저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까 그런데요. 그런데 영어시험은 사실 공부해서 성적은 나쁘지 않은데 말을 못해요. 이렇게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신 분들도 아마 많이 계시리라 생각하는데, 다시 도전하고자 할 때 어떻게 하면 좀 수월하게 영어공부를 다시 할 수 있을까요? 이미 입도 많이 굳었잖아요.
◆ 곽영일: 이건 분명히 해야 하는데, 성인들께서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중학교 고등학교 때 영어 아예 안 하신 분들 있어요. 말썽꾸러기들 영어공부 안 하고 놀기만 좋아하고, 그래서 기초가 없는 분들은 사실 문법부터 하셔야 해요. 문화센터라든가 주민센터 같은 데서 문법을 가르치거든요. 아니면 EBS 중학생 강좌 같은 걸 하는 게 좋고요. 또 다른 층들은 중고등학교 때 영어 하고 대학 다니면서 토익시험도 하고 취업도 하고, 영어를 많이 접했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그런 층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한테는, 갑자기 생각나네요. 미켈란젤로가 멋진 작품을 많이 만드니까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위대한 작품을 만드십니까, 했더니 이 분이 뭐라고 했느냐면 나는 그냥 돌 속에 있는 멋진 작품을 내가 그냥 돌을 쳐서 덜어내서 그걸 찾았을 뿐이라고 하는 것. 이미 독해를 많이 한 사람은 회화를 할 수 있는 자원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몇 가지 문제만 해결하면 바로 회화가 가능한데,
◇ 김명숙: 그 몇 가지 문제 중의 하나가 어떤 걸까요?
◆ 곽영일: 그건 천천히 말씀드릴 텐데, 그 하나가 뭐냐면 발음입니다.
◇ 김명숙: 갑자기 제가 오늘 영어 팝송을 유난히 많이 소개해 드렸는데 찔리기도 하네요, 제대로 발음해서 소개해 드렸는지.
◆ 곽영일: 발음 잘하십니다. 옛날에 박찬호 선수가 고등학교 때 우리 황금세대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캐나다에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있었는데 그 무리 중에서 조성민 선수가 영어를 좀 잘했대요. 그래서 시애틀 공항에서 오타와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데 다른 선수들은 다 쉬고, 고등학생이에요. 조성민 선수한테 관광 가이드가 얘기한 거예요. 잠시 한 시간 뒤에 오타와 가는 비행기 방송 나오면 타라. 조성민 선수가 계속 기다렸는데 오타와는 안 나오는 거예요. 왜냐면 아시겠지만 ‘아라와’라고 하거든요. 오타와라는 발음은 없어요. 조성민 선수 오타와가 안 나와서 비행기 못 탔잖아요. 그래서 노스웨스트 카운터에 가서 “We’re going to Otawa” 그러니까 거기서 “What?”, “오타와” 그러니까 “What?”, 그 얘길 못해서.
◇ 김명숙: 그런데 항간에서는 발음이야 원어민처럼 할 필요가 뭐 있어, 의사만 소통되면 되지. 이렇게들 많이 하잖아요.
◆ 곽영일: 원어민처럼 굴릴 필요는 없겠지만, 워터나 워러나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건 심각하죠. 우리가 마가린이라고 하는 걸 ‘머저린’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차이 같은 것. 우리가 샌드위치 하면 못 알아듣습니다. 그 발음교정은 어렵지 않아요.
◇ 김명숙: 일단 발음도 중요하고. 그런데 쉬운 얘기로, 워낙 팝송 DJ 하셨잖아요. 팝송으로 영어를 공부 많이 하고, 그런 훈련도 많이 했어요. 저도 스스로 팝송을 많이 외우고 듣고 하면서 따라 부르기도 하고. 지금도 그런 방법으로 해도 괜찮을 거잖아요. 우리 청취자분들께 그러면, 아마 청취자분들 가운데 팝송 세대들이 많이 계실 거예요. 다시 한 번 영어공부 도전할 때 이런 팝송으로 하나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는 게 있으면 알려주시죠.
◆ 곽영일: 약간 올디스 발라드가 좋은데요. ‘When I Dream’이라는 곡 있죠.
◇ 김명숙: ‘When I Dream’ 제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예요,
◆ 곽영일: 쉬리에 나왔던 곡이고. 그게 아마 원래 크리스탈 게일이 불렀는데, 여성인데 아주 굉장히 유명한 마릴린 먼로 정도의, 캐롤 키드라는 가수도 불렀고요. 원래 크리스탈 게일의 원곡을 캐롤 키드가 더 잘 소화했어요. 그 노래의 주인공은 여성인데 노래가 이렇게 시작하죠. ‘I could build the mansion, I could fly to Paris’ 그래서 자기는 마음만 먹으면 대저택도 지을 수 있고,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파리에 가서 식사도 할 수 있고, 다 할 수 있지만 너무 외로운 거예요. 딱 하나가 모자라요.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없는 거예요, 다 가졌는데. 그리고 그 노래 가사에는 약간 충격적인 가사도 나와요.
◇ 김명숙: 남자도 마음대로 다할 수 있다고.
◆ 곽영일: 맞아요. 그래서 자기가 화장만 예쁘게 하면 남자들을 다 쓰러뜨릴 수 있고, 노래 가사니까.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호텔로 가면 멋진 남자들이 자길 기다린다고 해요. 그래도 내 사랑이 없어요. 그래서 ‘When I dream’ 그러면서 내 꿈은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는 것. 그런데 거기서 ‘come true’를 우리는 옛날에 뭐라고 배웠느냐면 실현된다고 배웠거든요. 꿈이 실현된다고 하잖아요, dream comes true. 여기서는 나타난다는 뜻이에요. 당신이 나타나 주는 꿈. 당신이 내 곁에 없기 때문에 나는 외롭다는 거죠.
◇ 김명숙: 그러면 여기서 한 번 우리가 그 노래를 감상해볼까요? Carol Kidd의 ‘When I Dream’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음악: Carol Kidd - ‘When I Dream’)
◇ 김명숙: 오늘 굿모닝팝스의 초대 DJ였던 곽영일 박사와 함께 영어 관련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요.
◆ 곽영일: 제가 오늘 방송 끝나기 전에 이 이야기는 꼭 해야 해요. 제가 어제저녁에 반려견 저는 유치원 보내거든요. 두 시간 보내고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오는데 갑자기 주인아주머니가 막 뛰어오는 거야. ‘저기요!’ 그러면서 정말 버선발로 뛰어와서 ‘왜 그러세요?’ 나는 전화기 놓고 온 줄 알고 그랬더니 영어 선생님인데 이름을 기억 못 하는 거예요. 그리고 많이 봤는데 거기서 다른 손님하고, 이름이 생각 안 난대요. 그래서 내가 ‘민병철 씨는 아세요?’ 그랬더니 안대요. 그런데 내가 그랬어. ‘이름보다 얼굴 기억하는 게 좋아요’ 말씀하시죠. 유머가 아니라 실화예요.
◇ 김명숙: 이게 보이는 라디오면 더욱 좋았을 텐데. 곽영일 박사님 모습도 한 번 라디오를 통해서 보여졌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지금 5478님께서 질문 주셨어요. ‘곽영일 교수님 반갑습니다. 저는 언니가 캐나다에 살고 있고 여행도 갈 겸 해서 영어를 중년의 나이에 다시 시작했어요. 중학교 책부터 보고 있는데 도움이 되겠죠?’
◆ 곽영일: 아주 잘하시는 거예요. 영어 하는 분들이 자꾸 자학하는데 문법하고 단어 때문에 회화를 망쳤다는 말들, 요즘은 좀 덜 하는데 그게 아니고요. 문법하고 단어, 독해한 것은 잘한 거고 회화를 좀 소홀히 한 거죠. 요즘은 더러 젊은 세대들은 회화를 손짓발짓해서 하다 보니까 이게 무슨 부정사인지 동명사인지, 우리 옛날에 한 거 사실 중요하거든요. 기본적인 책을 가지고 하시는 게 좋고요. 책 가지고 하시면서 기초회화 하시면 좋은데, 저는 컵라면 얘기하는데요. 문법이나 단어, 기본적인 지식 없이 회화하는 것은 컵라면에 누들, 면 없이 그냥 수프랑 물 끓이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쉽게 말하면 엉터리 영어가 되죠. 손짓발짓하는 것보다는 좀 장기적으로, 깊이 있는 영어 하시려면 해석은 해석대로 하고 번역은 번역대로 하면서 아까 말씀하신 발음을 교정하면 되는데 요즘 핸드폰으로도 발음도 나오고 아주 좋습니다.
◇ 김명숙: 그런 면에서는 아까 저희가 노래도 들었지만 노래 들으면서 따라 하면서 외우면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곽영일: ‘You mean everything to me’ ‘Do that to me one more time’ 팝송 제목이 회화예요.
◇ 김명숙: 그러게 말이에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작심삼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영어 공부하다 보면. 10분 투자해서 몇 문장 외운다 하다가 하루 이틀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 작심삼일 되지 않게, 영어공부 포기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팁으로 알려주시죠.
◆ 곽영일: 방법보다는 중고등학교 때 시험 보고 수험영어하고 취직시험 보고 그런 게 아니라, 순수하게 즐기면서 하는 거지 않습니까. 헬스클럽도 대회 나가려고 하는 것하고 순수하게 즐기면서 하는 것하고 다른데, fun이 따라가야 하니까. 팝송 가사 있죠. 요즘 서점에 가면 있을지 모르겠는데 올드팝 하면 몇백 곡 있거든요. 그래서 가사와 함께 크게 따라부르시고. 그리고 요즘은 너무 좋은 게 뭐냐면 유튜브에 보면 백그라운드 트랙이라고 해서 반주만 나오기도 하니까 노래방하고 똑같아요. 그래서 백뮤직 트랙 나오니까 같이 불러보고. 팝송 부르시고 또 영화 같은 것도 대본 같은 걸 함께하고. 일단 fun, 즐겁게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명숙: 굳이 어려운 BBC 방송을 청취한다든가 CNN, 물론 그건 수준 높은 분들은 하겠지만,
◆ 곽영일: 나중에 한 번 도전하실 만해요. 지적인 즐거움 무시 못 하거든요.
◇ 김명숙: 다양한 방법으로 일단 재미를 찾아서 공부하시는 방법으로 하셨으면 좋겠고요. 이제 올해도 정말 막바지, 3개월 남았잖아요. 3개월도 채 안 남았는데 우리 곽영일 선배님께서는 그동안 하고 싶은 일도 다 해오셨잖아요. 더 이루고 싶으신 게 많으실 것 같아요. 욕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지금 보니까.
◆ 곽영일: 처음 영어 젊어서 유학 준비하면서 회화할 때부터 늘 궁금했던 것은 우리말에 이름 대신에 존함이나 성함이 있고, 나이 대신에 연세, 춘추가 있는데 영어단어에는 네임(name) 대신에 나오는 닉네임(nickname)은 공손성이 없어요. 그래서 도대체 영어의 존함과 함자와 연세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그런데 그러더라고요, 영어는 존댓말이 없다고. 그건 사실이 아니고요. 저는 그걸로 논문을 썼고 규명을 했기 때문에 이것은 한국말 공부하는 외국인들에게 영어를 함께 설명하고. 외국 사람들이 지금 우리나라 어학원에 와서 ‘진지 드셨습니까’ 배워서 쓸 곳이 없다는 거예요. 왜 안 쓰냐는 거예요, 그래서. 한 번도 못 들어봤다는 거예요. 그런 사람들한테 한국말과 영어의 차이, 랭귀지 익스체인지(language exchange)라고 하죠. 그래서 한국말 배우는 외국인, 영어 배우려는 한국인 해서 모임을 만들어서 커뮤니티 하는 게 제 희망입니다.
◇ 김명숙: 그런 바람이 잘 이루어지길 저희 오늘 방송 출연을 계기로 더 제가 많이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곽영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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