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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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마음다방 "화나면 물건 던지는 나, 어떻게 해야할까요"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0-08 12:23  | 조회 : 8624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8일 (월요일) 
□ 출연자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내 마음 나도 몰라, 전성기 마음다방 "화나면 물건 던지는 나, 어떻게 해야할까요"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여러분과 함께하는 <당신의 전성기, 오늘>의 사랑방 같은 코너죠. <내 마음 나도 몰라, 전성기 마음다방> 오늘도 역시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이하 누다심): 안녕하세요.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을 꿈꾸는 사람 누다심입니다.

◇ 김명숙: 주말 잘 보내셨어요?

◆ 누다심: 네, 잘 보냈습니다.

◇ 김명숙: 하루는 비 오고, 하루는 날씨가 너무 좋았잖아요.

◆ 누다심: 그리고 어제 불이 났잖아요. 제가 그 근처를 지나갔는데 불기둥도 보고 하니까 연기나 유해가스나 이런 것들도 주변 사람들한테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여러 가지 마음이 안 좋은 시간이었어요.

◇ 김명숙: 편치 않게 보내셨군요. 하지만 아까 뉴스 들으니까 다 진화는 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쨌든 오늘 저희 전성기 마음다방에 손님들이 참 많이 오셨어요. 기다리는 분들도 많고, 이제는 정말 사랑방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첫 번째 상담 사연부터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6248님의 사연입니다. “저의 고민은 아내입니다. 작은 회사의 경리로 있다가 과장인 저를 만나 결혼했는데요. 아내는 전문대를 졸업했지만 어릴 때부터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지라 4년제 대학 피아노과에 편입해서 졸업장을 땄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피아노 학원을 차려서 아이들 가르치고 있습니다. 결혼한 지 15년이 넘었고 아내가 아이를 정말 좋아하는데 아이는 생기지 않아서 그냥 둘이서 잘 지내기로 했고요. 시외 지역이긴 하지만 2층짜리 집 지어서 만족하고 살고 있어요. 아내가 학원 운영한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학생도 늘고 안정세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요즘 자꾸 밖으로 도는 것 같습니다. 결혼 전에 만났던 친구들과 다시 어울리고, 심지어 사귀었던 남자친구들까지 연락처를 찾아내서 만나더라고요. 저는 이미 50대고 아내도 내일이면 나이 50인데 학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시간 외에는 계속 SNS만 들여다보고, 사진 올리고, 친구들 가정사에 간섭하고, 또 조금 어려운 친구들을 비웃는 모습을 보니까 예전의 아내가 아닌 것 같아서 실망스럽습니다. 아내에겐 문제가 없는데 저 혼자서 괜히 이러는 걸까요?”

우리 6248님께서 마지막에 ‘저 혼자서 괜히 이러는 걸까요?’라고 하셨는데요.

◆ 누다심: 사람이 기본적으로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극을 추구하는 정도가 사람마다 좀 다른데요. 제가 봤을 때 아내분은 남편분보다는 추구하는 자극 수준이 높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내분 이야기를 보면 일단 전문대를 졸업하셨고, 회사에 경리로 있으셨고, 피아니스트가 꿈인데 4년제 대학 피아노과에 편입한다는 건 사실 쉽지 않거든요.

◇ 김명숙: 굉장한 열정이 있는 분이죠.

◆ 누다심: 그렇죠.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피아노과 입시를 준비하셔도 가기 어려운데, 특별히 이분 연세를 보니까 사실 그때는 훨씬 더 피아노과에 가기 어려웠던 걸로 저는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걸 계속 열심히 노력하고 추구하고 피아노과에 편입하시고, 그리고 피아노 학원을 차리는 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2층짜리 집을 지으셨다니까 그동안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자극을 추구하며 살아오신 거예요. 그런데 이제 학원을 운영한 지 1년 반 정도가 됐습니다. 학생도 늘고 안정세에 접어들었죠. 더 이상 추구할 만한 자극이나 목표가 없잖아요. 그리고 이분이 아이도 없으시다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자극 추구 성향이 기본적으로 충족되지 않으니까 계속 친구들과 연락하고, SNS하고, 심지어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들까지 연락처를 찾아내서 만나는 이런 모습은 결국 아내분의 자극 추구 성향이 남편보다는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 김명숙: 자극 추구라는 게 자기 자신의 발전적인 것을 위해서 열정을 쏟아 넣는 자극 수준이면 괜찮을 텐데, 지금 남편분께서 걱정하시는 것은 계속 SNS 하고, 친구들은 만날 수 있지만 예전에 만났던 남자친구들까지 만나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비웃고. 이런 모습에 대해서 남편분이 걱정하시는 건데요. 아내분이 혹시 좀 외로워서 그런 건 아닐까.

◆ 누다심: 자극 추구 성향이 높은 분들이 그런 것들이 충족되지 않을 때 외로움도 되게 많이 느끼세요. 남편분이 안정적으로 옆에 있다고 해서 외로움을 안 느끼는 건, 자극 추구 성향이 낮은 분들은 그럴 경우 편안함을 느끼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요. 그런데 자극 추구 성향이 높으신 분들은 주변에 모든 게 안정돼 있고 남편이 있더라도 사실 본인 자체는, 제가 아내분을 만나서 자극 추구를 하신다고 하면 잘 이해를 못 하실 거예요. 그런데 제가 외로우시죠, 라고 하면 맞아요, 선생님. 뭔가 허전하고 심심하고, 가을이 되니까 더 많이 그래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사실 기본적으로 자극 추구 성향이 크기 때문에 외로움까지 많이 느끼는 거다. 이러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김명숙: 그러면 이게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외로움을 느껴서 자극을 추구하려고 하는 건지, 자극을 추구하려고 하는데 충족되지 않아서 더 외로움을 느끼는 건지.

◆ 누다심: 사실 순서를 따지자면 자극 추구 성향이 먼저예요. 그건 타고나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계속 충족시킬 때는 외로움을 못 느끼다가 외부의 환경이 안정되니까 이제는 그런 걸 추구할 수 없어서 느껴지는 감정이 외로움이다. 이렇게 볼 수 있죠.

◇ 김명숙: 남편분이 좀 더 살뜰히 해주시면 그게 좀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성향적으로 그런 분들은 안 그런가 봐요?

◆ 누다심: 그렇죠. 안정적으로 살뜰히 챙겨주는 것으로는 크게 아내분한테는 자극되지 않아요. 자극적인 게 필요합니다.

◇ 김명숙: 왜 그런 걸까요. 보여주기식 SNS 요즘 많다고 하잖아요. 이 심리는 또 어디서 오는 건가요?

◆ 누다심: 사실 보여주기식 SNS의 심리적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요. 아내분을 염두에 둔다면 일상에서는 그런 자극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그런데 SNS를 올리면 친구들이 댓글 달죠. 거기에 또 내가 댓글 달죠. 사람들이 좋아요 눌러주죠. 이런 것들을 계속 자신의 삶에서 없는 자극으로 계속 대체하니까 SNS가 이분한테는 삶의 즐거움이 될 수밖에 없죠.

◇ 김명숙: SNS 요즘 많은 분들이 하시잖아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그래서 안 좋은 영향도 많이 나타나고 있잖아요. 심하면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예를 들어 아주 간단한 걸로, SNS 때문에 휴대폰을 손에서 못 놓고, 눈을 못 떼고, 다른 일을 못하고 괜히 불안해하고. 이런 현상도 나타나거든요.

◆ 누다심: 자극 추구가 높으신 분들은 차라리 그걸 즐기는 거예요. 그런 것도 없는 상황보다는 누가 댓글 달았나, 언제 달지, 누가 좋아요 눌렀나. 이렇게라도 계속 에너지를 그쪽으로 쓰시는 게 이분들한텐 차라리 나은 선택이지, 그런 것도 없이 지루하고 내가 재밌는 것도 없고 불안한 것도 없고, 신경 쓸 것도 없고 스트레스받을 것도 없는 상황이 오히려 이분들한테는 더욱더 고통스러운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명숙: 그러면 남편분 입장에서는 내가 옆에 있는데도 나한테는 무관심하고 SNS만 계속 들여다보고,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누다심: 남편분에게 조언을 드리자면 아내분에게 ‘여보, 내가 옆에 있어’ 이런 식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마시고 아내와 함께 새로운 이벤트를 할 수 있는 그런 걸 만드셔야 해요. 

◇ 김명숙: 뭔가 함께하는 것.

◆ 누다심: 그렇죠. 뭔가 목표를 세우고 같이 추구할 수 있는. 안정적인 걸 추구하지 마시고요. 집을 2층으로 지으셨다면 집을 다른 데에 하나 더 지으시는 거예요. 그래서 또 대출 갚으면서. 아니면 연세가 좀 있으시기는 한데 두 분이 아이가 없으시잖아요. 사실 부부가 육아하면서 좋은 점 중의 하나가 자극추구를 아이를 통해서 할 수 있거든요.

◇ 김명숙: 공통의 화젯거리도 있고.

◆ 누다심: 그렇죠. 다른 데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혹시 가능하시다면 아내분과 함께 지금이라도 이야기하셔서 입양을 해보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 같고요. 만약 그게 쉽지 않으시다면 두 분이 1년 정도, 너무 길면 6개월 정도 여행을 떠나는 계획을 짜보시는 것도.

◇ 김명숙: 뭔가 생각하지 못했던 특별한 이벤트를 하나 만들어보는 거죠.

◆ 누다심: 그렇죠. 둘만의 이벤트를 그렇게 만드시면 다시 아내분은 거기에서부터 자신이 원하는 자극을 충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나는 이렇게 네 옆에 있는데 너는 왜 이러냐는 이야기는요. 부부싸움만 되지, 이런 상황을 전혀 바꿀 수 없습니다.

◇ 김명숙: 그러게요. 나 옆에 있는데 너 왜 그러냐, 이러면 옆에 있으면서 네가 한 게 뭐 있는데,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누다심: 오히려 옆에 있기 때문에 아내분은 더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기본적으로는 안정된 게 좋은 거라고 많이들 생각하시지만, 사실 안정된 게 엄밀히 말해서 좋은 쪽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결론 내려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 김명숙: 너무 무미건조하다, 이렇게.

◆ 누다심: 그렇죠. 그래서 오히려 사건이 많고 힘든 일이 많으면 그것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그게 아예 없고 모든 것이 잘될 때 사람들은 안정을 느끼기보다는 또 계속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래서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돼서요. 저는 연세 있으신 부모님들을 두고 있는 자녀분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절대로 부모님한테 해선 안 될 얘기가 있다. 그게 뭐냐. 이제 부모님, 엄마·아빠 그동안 평생 너무 고생하셨으니까 이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세요. 이렇게 얘기하는 건 나쁜 말이에요. 그건 불효예요.

◇ 김명숙: 편하시라고 그렇게 많이들 말하는데.

◆ 누다심: 그렇죠. 그런데 어르신들이 이제는 일하지 않아도 될 때인데 끊임없이 뭔가 일을 만드시잖아요. 그건 인간의 성향 때문에 그래서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라기보다는 부모님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자녀 입장에서, 너무 피곤하지 않게 건강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 제안하는 게 오히려 부모님을 위해서 좋지, 아무것도 하지 마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안 됩니다.

◇ 김명숙: 그래도 일거리를 갖다 드리는 건 안 좋은 거죠?

◆ 누다심: 아니요. 부모님이 할 수 있는 일거리는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모님이 반찬 해주지 않아도 되는데 오히려 부모님을 생각한다면 ‘엄마, 나 반찬 이것 조금만 해줘’

◇ 김명숙: ‘엄마가 해준 거 정말 맛있었어’ 이렇게.

◆ 누다심: 그렇죠. 그러면 엄마는 ‘그래, 그러면 내가 해줄게’ 뭔가 신나서 하시는데, ‘엄마, 그거 하지 마, 하지 마’ 그러면 어머니 입장에선 그럼 나는 이제 쓸모가 없나, 나는 이제 그냥 뒷방 늙은이인가. 이렇게 느끼실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극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걸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 김명숙: 그러니까 이 남편분도 아내분이 어떤 자극을 원하는지, 어떤 자극을 추구하는지를 간파하셔서 이왕이면 함께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가는 게 좋지 않나, 싶다는 말씀인 것 같고요. 지금 8474님께서 문자 주셨네요. ‘듣다 보니 우리 남편 이야기 같아서 정말 속상합니다. 가끔씩 남편에게는 나는 중요한 사람이 아닌 것 같고 집 바깥의 세상이 더 중요한 것 같아서 화도 나고 울기도 많이 울어요. 이런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를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 걸까요?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건가요?’ 이런 문자를 주셨어요.

◆ 누다심: 사실 주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이렇게 외로움을 느끼세요. 그래서 그걸 ‘나는 더 이상 쓸모가 없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그 생각하시는 분들이 힘드세요. 그런데 그런 건 아닙니다.

◇ 김명숙: 일반적으로 그런데 남성분들이 많이 그러시죠. 그리고 중년 이후 되면 오히려 부인들이 이렇게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40대 넘어서면서.

◆ 누다심: 그래서 이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벤트를 계속 만드셔야 한다.

◇ 김명숙: 그런데 이벤트 만드는 것에 또 우리나라 남성들이 익숙지 않잖아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그런 것에 아주 익숙하고 잘하고는 하지만, 40~50대, 특히 60대 남성들은 괜히 쑥스러워하잖아요. 

◆ 누다심: 아무튼 이벤트를 깜짝 서프라이즈 이런 것도 이벤트겠지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아이를 입양한다든지, 아니면 새로운 사업을 한다든지, 집 하나를 더 한다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뭔가를 자꾸 하셔야 이분들의 에너지가 돌아오지. 그냥 나는 옆에 있는데, 이걸 가지고는 사실 불가능하고 힘들다는 거죠.

◇ 김명숙: 소소한 이벤트도 괜찮을 것 같아요. 너무 크게 거창한 이벤트보다는, 소소하게 그날 들어올 때 문 앞에서 깜짝쇼를 한다든가. 그것도 자극 추구의 한 방편이 될까요? 그런 이벤트도 중요하겠지만 평상시에 그냥 말 한마디로는 안 되나요?

◆ 누다심: 그게 익숙해지면 의미가 없어요. 결국 익숙해지느냐의 문제라서.

◇ 김명숙: 뭔가 같이 해결할 일거리를 만든다거나, 같이 공통의 취미생활을 즐긴다거나. 그러면서 거기서 이야깃거리 만들고 목표를 만들어나가고, 그렇게 하는 게 좋다는 말씀이시군요. 이렇게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른 문젯거리 해결도 같이 이뤄지는 것 같아요. 이쯤에서 노래 한 곡 듣고 나서 계속 여러분의 사연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소라가 부릅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음악: 이소라 -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 김명숙: <내 마음 나도 몰라, 전성기 마음다방> 두 번째 사연 이어집니다.

9376님의 사연입니다. “저는 내년에 나이 40이 되는데요. 제 안에 폭력성이 있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제가 호텔·식당 등 서비스업에서 15년 가까이 일했는데 그때는 참는 게 일상이었어요. 그런데 결혼 후 직업을 바꿔서 사업을 시작했고 그때부터 참을성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돌 지난 아기가 있는데 아이가 넘어지거나 다치게 되면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습니다. 와이프와 저 자신에게 화가 나서 물건을 집어 던지게 되더라고요. 사람을 향해서 물건을 던지는 건 아니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아이가 인지한다는 걸 생각할수록 심란해집니다. 좋은 아빠가 돼야 하는데, 하는 생각 때문에요. 이런 상황, 정신과 진료받고 약을 처방받아야 할까요? 약을 먹으면 나아질 수 있을까요?”

참을성이 있었는데 다시 화나면 물건을 집어 던지는 행동.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누다심: 사실 바깥에서 친절한 사람들이 이렇게 집에서는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김명숙: 억지로 꾹꾹 눌러서 참아서 그런 걸까요?

◆ 누다심: 네, 일단 연관이 있어요. 왜냐면 사실 기본적으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지 못하면, 마치 우리 신체적으로 비유했을 때 우리 몸에서 피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면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듯이 우리 마음에서도 감정이 원활하게 느껴지고 표현되고 반응 받고 하는 이런 과정이 없으면 마음에 병이 생기는데요. 기본적으로 우리 현대사회가 개인의 감정을 마음껏 노출하게 하지 않잖아요. 특별하게 이분처럼 호텔이나 식당, 서비스업에서 15년 가까이 일하시면 사실 거기에서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표현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했다가는 서비스업이니까 완전히 최악의 직원이 되죠. 그러다 보니까 그런 감정 컨트롤에 대한 어려움이 생기셨는데, 그런데 결혼을 하셨죠. 결혼하면서 사업을 시작하셨죠. 그리고 지금 아기가 생겼죠.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진 겁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스트레스가 많아졌을 때 화가 나더라도 사실 물건을 집어 던지는 것까지는 보통 안 가셨던 분들인데 평소에도 감정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가 스트레스가 급격하게 많아지니까 이게 폭력적인 행동으로 나가는 거다. 이렇게 볼 수 있죠.

◇ 김명숙: 그래요? 혹시 안에 그런 성향이 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직업 때문에 참아왔지만 자기의 성향이 직업과 무관해서 나타난다. 이렇게 볼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저는 만약에 사업상 문제가 별로 없다면 안 나타나지 않았을까.

◆ 누다심: 그렇죠. 만약 사업이 잘돼서 정말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면 스트레스가 상당히 줄어들겠죠. 그런데 제가 작은 기업이건 큰 기업이건 어떤 조직이든 봤을 때 사업은 절대로 안정적일 수 없습니다. 사업은 항상 위기예요. 그러니까 사업 자체의 문제보다는 사업으로 인해서 받는 스트레스가 이분에게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명숙: 그렇지만 다행히도 우리 9676번 청취자분께서는 자신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조금 알고 계시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 누다심: 맞아요.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분은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으니까 더 큰 문제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신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워요. 왜냐하면 인정은 했는데 이걸 해결하지 못하게 되면 이분들은 더 자책하십니다.

◇ 김명숙: 내가 왜 이럴까, 이러면서.

◆ 누다심: 나는 아는데도 왜 안 될까, 나는 안 되는 사람인가. 이렇게 하면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그래서 더 큰 폭력적인 성향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 인정하신 것에서 절대 끝나지 마시고 아주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찾으셔서 변하는 데까지 가셔야 잘되지, 그냥 나는 내 문제를 알아.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여기서 끝내시는 분들이 오히려 더 안 좋아지는 경우가 있어요.

◇ 김명숙: 그렇군요. 이게 그럼 본인한테도 안 좋은 건 당연하지만 아이한테도 엄청난 상황이 될 수도 있잖아요, 만약 이대로 간다면. 그리고 아내분과의 관계도 정말 악화될 것 같은데.

◆ 누다심: 그렇죠. 지금이야 사람한테 던지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감정적이 되면 문제를 집어던지는 것뿐만 아니라 그걸 만약 아내가 말리려고 하다가는 아내를 밀치고, 그렇게 의도치 않게 부부간에 폭력으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은 아주 시급하게 치료받으셔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명숙: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게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고치고 싶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요. 사실 이런 게 누구나 첫발 담그기 힘들다고, 처음으로 가서 상담받거나 치료하러 가는데 어디까지 가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럴수록 오히려 심리상담이나 정신상담을 받으러 가야 하는 걸까요?

◆ 누다심: 꼭 가셔야 해요. 왜냐면 아이가 있다는 점에서 아빠가 폭력적인 행동을 하면요. 아이는 굉장히 불안해합니다. 어린 시절의 불안이 아이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제가 이 사연 보내신 분의 과거 히스토리는 모르지만, 아마 어린 시절에 이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셨을 가능성이 상당히 많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신 분들이 불안이나 공격성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이분이 여기서 내가 빨리 치료를 받고 변하지 않으면, 되게 죄송한 얘기긴 하지만 아이가 이런 상황에서 자랐을 때 또 불안이 높고 그런 것들을 폭력적으로 표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김명숙: 어쨌든 본인 스스로 그걸 인지하고 처방을 받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하셨으니까 부인한테도 이야기해서 함께 가는 방향으로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튼 이분 같은 경우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케이스다. 

◆ 누다심: 맞습니다. 그리고 꼭 약물치료를 받으시더라도 약물치료에 더해서 반드시 심리치료를 받으셔야 해요. 그래서 자신의 공격성의 원인이 뭔지도 확인하고, 실제로 심리학자랑 마주앉아서 직접 심리학자한테 화도 내보고, 그 순간에 느껴지는 감정과 행동에 대해서 정확하게 변화할 수 있는 변화의 방향도 치료를 통해서 배우셔야 나아질 수 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김명숙: 가족이 함께 상담받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가족분들도 서로 이해하면서, 서로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고. 그런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마음다방 함께하다 보면 시간이 참 빨리 가네요. 많은 손님들을 다 받았으면 좋겠지만 참 그게 늘 아쉽습니다. 끝으로 3671번 청취자분께서 ‘편한 사람한테 더 화를 쉽게 내게 되는 것 같아요. 가족의 소중함을 더 되새기면 좋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네, 모두가 아마 그런 마음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누다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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