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8월 30일 (목요일)
□ 출연자 : 가재산 책 글쓰기 학교 회장
꽃중년의 룰루랄라, 청춘을 깨워라! “핸드폰 하나로 책과 글쓰기 도전” - 가재산 책 글쓰기 학교 회장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앞서 예고해 드린 대로 책 글쓰기 학교 가재산 회장, 함께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가재산 책 글쓰기 학교 회장(이하 가재산): 안녕하세요.
◇ 김명숙: 반갑습니다. 요즘 가을이 다가왔잖아요. 예전에는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면서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고 했는데, 요즘에는 책 읽기 좋은 계절을 넘어서 책 쓰고 싶은 계절.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 것 같더라고요. 저도 가끔 서점에 가면 신간 코너를 한 번 쭉 둘러보는데 정말 새로 나온 책이 많구나,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많은 책 가운데 내 책이 꽂혀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욕심만 납니다. 사실 글은 못 써서 엄두도 못 내지만요. 책은 사실 아무나 내는 게 아니다, 이런 얘기를 예전에는 많이 했는데요. 그렇다고 요즘은 아무나 낸다는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내 책 한번 내 보고 싶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주변에선 어떠신가요?
◆ 가재산: 지금 말씀하신 게 정말이고요. 제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오기도 하고 뵙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누구든지 자기 인생을 살다 보면 글의 소재와 책을 쓸 수 있는 자료가 너무나 무궁무진하거든요. 그렇지만 책 내기는 말씀하신 대로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제 경험에 의하면 우선 책 내겠다는 목표를 확실하게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는 이게 가능하지 않더라고요.
◇ 김명숙: 너무 막연하게는 안 된다.
◆ 가재산: 네.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책을 쓰겠다는 목표를 확실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면 목표를 세웠어도 행동을 안 하면 안 되잖아요. 그중의 하나가 방법을 터득해야 하거든요. 물론 글을 많이 쓰신 분들이야 아시겠지만 처음 글을 쓰거나 책 쓰는 사람들은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런데 문학적인 글, 이것은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타고난 것 같더라고요. 그건 노력으로는 안 되고요. 그런데 비문학적 글쓰기는 일기부터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이것은 사실 요령이거든요. 특히 책 내는 것은 상당 부분 요령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명숙: 그래요? 재능이 아니고요?
◆ 가재산: 저는 요령으로 봅니다. 문학적인 것은 타고난 재능이 맞지만.
◇ 김명숙: 그러면 충분히 배워서 가능한 거다?
◆ 가재산: 가능하다고 저는 아주 자신합니다. 오늘 그런 말씀을 좀 뒤에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김명숙: 우리 회장님께서는 지금까지 책을 21권을 냈고, 또 30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또 경력을 제가 좀 살펴보니까 대기업 임원까지 하셨고, 늘 바쁠 수밖에 없는 CEO도 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계기로 이렇게 책을 쓰기 시작하셨는지 궁금해요.
◆ 가재산: 사실 저는 이 자리 나올 자격도 없는지도 모르지요.
◇ 김명숙: 무슨 말씀을요. 책을 21권이나 내셨고 지금도 강의도 열심히 하고 계시는데요.
◆ 가재산: 저는 학창시절에 그 많은 사람들이 하는 백일장도 한 번 나가보지 못한 사람이고요. 정말 책 쓰기에는 왕초보에, 도전해본 일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성격이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좌뇌형이거든요. 좌뇌형은 문학하고 사실 거리가 멉니다. 책을 쓴다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거죠. 그런데 세상일은 계기가 상당히 중요하더라고요. 제가 젊은 나이에, 32살인가요. 그때 상사 주재원으로 오사카 지점에 근무하게 됐는데 그때 앞집에 살던 분이 정말 우연인데요. 이분이 일본 분인데 NHK 방송의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을 최초로 시작한 PD였거든요. 그분과 친하게 지냈는데요. 제가 87년도에 귀국했는데 88년도 올림픽 때 책을 하나 들고 왔더라고요. 제목이 <오사카에서 부산까지>란 책이에요. 이 책에 나온 것은 한국사람, 자기가 30사람을 만나서 스토리를 쓴 거예요. 그 안에 제 이야기가 들어있더라고요.
◇ 김명숙: 지금 가져오신 책. 그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 가재산: 넘겨보니까 저하고 논 이야기, 특히 술 먹으면서 그냥 잡담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우리 꼬맹이들 이야기까지 다 썼는데요.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 그대로 썼더라고요. 저는 정말 책은 문외한이었는데 이 책 보고 나도 할 수 있잖아, 이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무모하게 그때 죽기 전에 내가 10권 쓴다, 정말 무모하게 결정했습니다. 그걸 결정해놓고 고민이 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때부터 책 쓰는 노력을 시작한 게 책을 쓰기 시작한 동기가 됐고요. 결국 제가 10권 목표는 환갑 때 달성했고요. 욕심이 또 생겨서 30권 쓰자. 그래서 2개월 전에 21번째 책을 썼고, 22번째 책은 지금 거의 초안을 끝냈습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하는 거고 그 계기를 내 걸로 만들어서 도전하니까 되더라,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그렇게 책을 쓰시고 강의를 하시는데, 책 글쓰기 학교라는 것은 어떻게 만드신 건가요?
◆ 가재산: 앞에 말씀드렸지만 저는 재주가 거의 없는 사람이라 늘 책을 썼지만 죄책감이 생기고요. 특히 글재주가 없기 때문에 너무 드라이하게 책을 쓰는 게 아닌가. 그래서 우연히 10년 전에 에세이 클럽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수필 공부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고 수필은 문학적 분류에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재주가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예요, 나는 안 돼. 저도 조금 그런 생각이 있었지만 회원들이 자꾸 빠져나가서 결국 클럽이 10년 만에 문을 닫는, 쫑파티를 하게 됐습니다. 쫑파티에 저도 가게 됐는데 그때 제가 손을 들고 요즘 책 쓰기가 유행이라는데 꼭 글쓰기만 해야 하느냐. 책과 글쓰기를 한 번 바꿔보자는 제안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주위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서 그러면 지금 제안한 가재산 씨가 회장 하면 되겠다. 그래서 요즘 이야기로 바가지를 썼습니다.
◇ 김명숙: 잘 쓰셨네요.
◆ 가재산: 그래서 사실 좀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100명 정도만 회원이 모이면 회장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정말 놀랐는데요. 1개월 만에 150명이 됐고요. 지금은 회원이 300명 됐는데 돈을 내고 공부하는 연회원만 70명 정도가 돼서 매달 공부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만큼 내 책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텐데요. 그런데 책을 쓰려고 하면 겁도 나는데, 그 겁이 왜냐면 내가 전문가가 아닌데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하지 않나. 아니면 에세이를 쓴다고 하면 내가 문장력이 타고난 게 있어야 하는데. 이런 걱정근심부터 시작하는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아요. 그런 분들에게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어떤 조언을 해주시고 싶으신지요? 생각만으로 책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아서요.
◆ 가재산: 솔직히 저도 글 쓸 때 주어가 목적어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고 썼기 때문에 실제로 왕초보였거든요. 그런데 10년 동안 공부하다 보니까 이게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특히 남이 쓴 것도 어디가 잘못됐는지, 그런 식견이 생기더라고요. 일례로 제가 뭘 느꼈느냐면 제가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기고하거든요, 신문잡지에. 그런데 옛날엔 계속 고쳐달라더니 요즘엔 고쳐달란 소리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공부하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특히 요즘 베이비부머 700만이 쏟아져 나오고 백세시대에 들어서 시니어들이 뭔가 하면서 살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책과 글쓰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건 확실한데요. 제가 400명 앙케트 조사한 걸 봤더니 이건 나이와 관계없더라고요. 40대가 21%였고요. 50대가 25%, 60대 이상이 54%. 결국 남녀노소 관계없이 관심이 있었고요. 400명 중에 86%가 책 한 권 꼭 내겠다는 통계를 봤습니다. 정말 책 쓰기 글쓰기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지금 저희가 문자 사연을 보니까 정말 많이들 보내주고 계세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요. 글쓰기에 대한 욕심, 관심 많이 있으신 것 같은데, 그 가운데 6002번 청취자분께서 ‘당신의 전성기는 언제나 오아시스처럼 목마름을 해결해주시네요. 책 쓰기라니, 반갑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답답함을 써서 풀어보고 싶었는데 오늘 많이 요령 배우겠습니다’ 하셨고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1858 청취자분 ‘재작년에 83인 아버님의 자서전을 써드렸습니다. 너무나 기뻐하셔서 보람 있었습니다’ 하셨어요. 그런데 지금 자서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이 질문을 제가 드리고 싶은데, 자서전은 연세가 드신 분들이 관심 있어 하고 쓰신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가끔 출판기념회 같은 데 가서 보면 자서전 썼다고 해서 갔지만 결국 책을 받아서 안 읽게 되고 그냥 집에 놓아두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자서전도 결국 좋은 책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을 것 같아요. 가족이나 친구, 주변 사람들한테 그냥 보여주는 식의 자서전이 아니라 정말 좋은 책으로 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가재산: 저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고요. 그런 고민하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실제로 출판기념회 가서 얻은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 있으면 내가 100만 원 현상금을 걸겠다는 농담도 해봤거든요. 자서전 하면 나폴레옹 같은 영웅이나 케네디, 처칠 같은 유명 정치인만 생각하는데요. 요즘은 누구나 자서전 쓰기를 생각하더라고요. 특히 부모님들이 참 질곡 같은 세월을 살아온 성공스토리. 이런 걸 잘 정리해서 자식들한테 보여주고 싶다는 분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런데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냥 버려진 자서전이 되지 않기 위해서 몇 가지 꼭 명심할 게 있더라고요.
◇ 김명숙: 그게 오늘 포인트인 것 같아요.
◆ 가재산: 첫 번째, 자서전이 단순한 살아온 일대기나 신변잡기를 쓴 것은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한테만 관심이 있는 거더라고요. 출판기념회에서 받은 책을 안 보는 이유가 바로 그거거든요. 제 경우 사례가 있거든요. 저도 중학교를 참 어렵게 들어가서 담임선생님 이야기를 참 구구절절하게 써서 우리 가족들한테 보여줬거든요. 아들딸, 특히 와이프, 또 며느리까지도 메일을 한 번 보내봤거든요. 그랬더니 2주 후에 만나봤더니 읽은 사람이 없더라고요. 특히 와이프는 아주 혹독하게 ‘그 정도 고생 안 한 사람이 어딨어’ 이 얘기에서 정말 실망했습니다. 그게 현실인 거죠. 그걸 아셔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살아온 일대기 쓰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영웅이 아니고 정치가가 아닌 이상. 두 번째는 주제 잡을 때 크게 잡습니다. 훌륭한 아버지로 쓰면 사실은 누구나 비슷한 스토리로 전개되기 때문에 눈이 가지 않거든요. 그 순간 그만두거든요, 읽다가. 사실 쪼개야 합니다. 글은 현미경으로 보란 말이 있거든요. 깊이 들어가면 훌륭한 아버지가 아니고, 어떤 분은 아버지하고 막걸리를 먹은 두 시간 스토리를 썼는데 기가 막히더라고요. 이게 중요하거든요. 특히 세 번째로는 대필시키는 것 많은데요. 대필시키는 건 누가 읽어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진심 정성 이런 게 깃든 글인지 아닌지 금방 알거든요. 다시 말씀드리면 내 생각을 쓰는 게 아니고요. 독자가 읽고 싶어 하는 것, 알고 싶어 하는, 관심 있는, 이걸 쓰는 게 자서전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명숙: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너무 크고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제도 정말 작은 스토리라도 핵심 있게,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좁게 시작해도 괜찮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 가재산: 그게 감동을 주지, 큰 것은 전체를 써버리면 그 순간 책을 읽다가 덮어버리는 게 사실입니다.
◇ 김명숙: 자서전도 그렇고 에세이도 거의 비슷한 맥락일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아까 이런 것들은 문장력도 필요하겠고 자기 감성이 많이 드러나는 거지만, 또 자료가 있어야 출판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책을 만들려면 자료조사도 정말 제대로 철저히 충분히 시간을 갖고 사전조사를 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요. 자료 조사하고 책으로 만들어져서 출판하기까지 회장님만의 꿀팁이 있다면?
◆ 가재산: 사람마다 책 쓰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저는 앞에 말씀드린 대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고 봐요. 우선 긴 목표를 하나 세우는 거죠. 제 사례로 말씀드리면 저는 장기목표 중기목표 단기목표 이렇게 잘라서 세웁니다. 장기목표는 앞에 말씀드린 대로 30권으로 수정했잖아요. 중기목표는 내가 5년 이내에, 환갑 때까지, 아니면 칠순 때까지 몇 권 쓰겠다. 저는 5년 동안 다섯 권 쓰겠다, 항상 정했거든요. 특히 단기 목표는 뭐냐면 내년도에 내 책 몇 권 쓸 거야, 라고 확실히 정하거든요. 그래서 제 핸드폰에 입력합니다. 12월 31일 제야의 종소리 들으면서 내년도 목표를 세울 때 내년도 이런 이런 책 세 권 쓸 거야, 라고 한 것을 제가 핸드폰에 입력해놓습니다. 핸드폰은 매일 보니까요. 저하고의 경쟁, 싸움해야 하거든요. 지키게 되더라고요. 왜 그러냐면 제 경험에 의하면 바쁠 때 책 쓰지, 한가할 때 책이 안 써지더라고요.
◇ 김명숙: 그런데 비슷한 말씀 다 하시더라고요. 책 많이 읽고 쓰고 하시는 분들은 다들 시간을 내서 읽고 쓰는 게 아니고 짬짬이 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가재산: 저는 바쁠 때만 책이 써지더라고요. 왜 그러냐면 시간 있으면 내일 해도 되고 모레 해도 되니까 착수가 안 되더라고요.
◇ 김명숙: 바쁠 때 책을 쓰는 게 하나의 요령인가요. 그런데 지금 핸드폰 이야기를 하셨어요. 이번에 또 재밌는 책을 쓰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핸드폰 하나로 책과 글쓰기 도전>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떤 건가요? 정말 핸드폰으로 책 쓰기가 가능한가요? 핸드폰으로 동영상 촬영하는 얘기는 들었지만
◆ 가재산: 핸드폰으로 책 쓴다면 전부 다 놀라시는 것 같아요, 거짓말이라고. 제 책 쓰기 요령 중에 두 번째가 바로 그건데요. 특히 나이가 들면 저도 포함해서 눈이 나빠지더라고요. 특히 타이프치는 게 너무 속도가 느리고요. 독수리 타법, 이걸로 상당히 책 쓰는데 애로사항이 있는 거죠. 이걸 제가 개발한 건 아닌데 같이 일하는 분이 IT 기술이 상당히 있는 분인데 이분이 핸드폰 가지고 여러 가지를 하고 있는 거예요. 자료수집뿐만 아니고 이걸 가지고 말로 해서 글을 쓰더라고요. 또 찍어도 글이 되고, 텍스트로.
◇ 김명숙: 그런데 저도 지금 하나 팁을 얻은 게, 저는 가끔 사람들한테 그러거든요. 나는 말로 하라면, 어디 가서 인사하라면 말은 하겠는데 글로 써서 내라면 도대체 한 줄도 못 쓰겠어.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누가 ‘그러면 핸드폰으로 녹음한 걸 나중에 글로 베껴 쓰면 되잖아’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정말 회장님도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 가재산: 녹음해도 전부 텍스트로 찍히는 것 아세요? 옛날 시골에서 할머니나 어머니들이 시집살이 어렵게 했잖아요. 그래서 술 한 잔 드시고 내 인생 소설 쓰려면 몇 권 나온다. 지금 가능합니다. 술 드시고요. 마이크 대고 하면 녹음이 아니고 그냥 텍스트로 찍히거든요. 핸드폰에 찍히고요. PC도 연결만 하면 다 되거든요. 그래서 옛날에는 녹음한 걸 다 딕테이션 해야 했는데 지금은 필요 없고 바로 찍히거든요. 그러니까 얼마든지 가능한 거죠.
◇ 김명숙: 말하는 걸 바로 글로 바꿔주는 애플리케이션 말씀하시는 거잖아요.
◆ 가재산: 그게 공짜 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특히 외국어 자료수집도요. 찍으면 이미지가 한글화돼서 그게 말로도 나오지만 텍스트로 뜹니다. 클라우드 시스템도 있어서 여기서 한 게 바로 컴퓨터에 뜹니다. 특히 저는 눈이 좀 나쁘기 때문에 쓴 글을 여기에 넣어놓고 들으면 다 읽어줍니다. 아주 예쁜 목소리로. 더 기가 막히는 건 그 걸요. 핸드폰과 TV를 연결하면 TV에서 그걸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책 한 권 교정을 예전에는 일주일씩 걸려 했는데 요즘은 5시간이면 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공짜로 전부 다 제공됩니다.
◇ 김명숙: 그러니까 나는 글 잘 못 써, 너무 염려하지 마시고 관계없이 핸드폰 하나 있으면 해결된다는 말씀이시잖아요. 궁금하네요. 저도 핸드폰으로 책과 글 쓰는 방법 제대로 배워서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 가재산: 그래서 이걸 확대하려고요. 세미나를 시작했더니 지금 매달 하고 있는데 폭발적 인기가 있어서요. 어제도 12회 차 했고요. 다음 또 13회 차 하는데 계속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김명숙: 저희 지금 청취자 질문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4521번 청취자분, ‘60대 가정주부입니다. 평소에 일기를 자주 쓰는 편이고 에세이 읽는 것도 좋아합니다. 마음에 드는 글을 보면 따로 메모해서 자료로 모아두고 있어요. 여행수기 같은 것을 써보는 것이 꿈인데 나중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요. 그런데 남의 글을 모아두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득이 되는 자료와 독이 되는 자료,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이런 것도 정말 관심거리가 될 것 같아요. 책 읽다 보면 좋은 구절 있고, 그런 것도 메모 같은 걸 모아놓는데 이걸 나중에 내가 책 쓸 때 펼 수 있을까? 이런 고민도 하실 것 같은데.
◆ 가재산: 아주 좋은 습관 가지고 계시네요. 책 글 쓰는데 아주 기본적인 걸 하시고 계시는데요. 결혼정보회사 아시죠? 결혼정보회사가 적령기가 안 된 젊은 사람들은 눈에 안 띈다고 하네요. 그런데 결혼적령기를 넘은 사람은 바로 눈에 띈대요. 이 말씀은 뭐냐면 자료가 아무리 많아도 목표가 정해지지 않으면 그 자료가 의미 없는 거예요. 앞에 말씀드린 대로 자료가 의미 있으려면 내가 목표가, 내가 이 책을 쓸 거야. 테마를 정하고 언제 쓸까 하면 유용한 자료만 탁탁 모이고요. 쓸데없는 자료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득이 안 되는 자료, 득이 안 되는 자료, 이런 구분이 아니고요. 목적에 목표만 정해놓으면 거기에 필요한 자료가 모인다는 사실을 아시면 굉장히 유용한 자료들이 모이게 됩니다. 그게 참 중요할 것 같아요.
◇ 김명숙: 자료가 득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데 이분은 남이 쓴 좋은 글을 따로 메모해놨다가 자기가 나중에 책을 쓸 때 그걸 이용해도 되느냐, 이런 질문을 하신 것 같아요.
◆ 가재산: 자료가 많이 있는 건 굉장히 좋은 거죠. 다만 거기에서 자기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건 별도의 일이죠. 다만 유용한 자료가 되려면 목표를 세워놓으면 훨씬 유용한 자료가 많이 모인다. 이런 뜻이죠.
◇ 김명숙: 그걸 응용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충분히 자료가 많으면 자기 것으로 만들 기회가 많으니까, 그런 말씀이시죠. 오늘 저희가 책 쓰기 글쓰기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궁금증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없는 관계로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나만의 책 한 권 쓰기를 꿈꾸고 계시는 청취자분들께 지금까지 쭉 좋은 말씀을 해주셨지만 정리 차원에서 마무리 말씀을 해주신다면 어떤 말을 꼭 한마디 하고 싶으신지요?
◆ 가재산: 다른 것보다 사례를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엄진성 씨가 여기 출연하신다면서요. 지금 38인가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만났을 때 책을 쓰고 싶다고 그러더라고요. 해봤느냐 그러니까 생각만 했다고, 그래서 저희 책 글쓰기 모임에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때 힌트를 얻은 거죠. 이게 목표가 있으면 되는구나. 출판기획서 한번 써 봐라. 출판기획서는 언제까지 어떤 책을 어떻게 쓸 거다, 이런 게 계획서거든요. 써왔는데 괜찮게 써왔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조금 알려줬거든요. 그랬더니 그걸로 도전하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책 글쓰기를 핸드폰으로 한다고 했잖아요. 이 기술을 젊으니까 금방 터득한 거예요. 그래서 정말 놀랍게도요. 왕초보인 생각만 있던 친구가 3개월 만에 초안을 써왔더라고요. 기가 막히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출판사 내가 20개 찍어줄 테니까 한 번 보내보라 했더니 5곳에서 연락이 와서 그 책이 1년 전에 나왔고요. 지금 두 번째가 엊그제 나왔고 세 번째 책이 곧 나온답니다.
◇ 김명숙: 이렇게 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다른 비법이 있는 게 아니라 일단 목표를 세워놓고 구체적으로, 그리고 기획서를 탄탄하게 짜보고, 도전하고. 그리고 방법은 요즘 누구나 갖고 있는 핸드폰을 이용해서 쉬운 방법이 있다는 말씀까지 나눴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가재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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