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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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살림 “정리정돈부터 시작하라” - 정승범 디자이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1-16 11:57  | 조회 : 5534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1월 16일(월요일)
□ 출연자 : 정승범 아이엠 크리에이티브 대표

우아한 살림 “정리정돈부터 시작하라”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누구나 세련된 유러피안 감성의 인테리어와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의 공간을 꿈꾸지만 현실은 거리가 멀죠. 사용하지 않는 그릇, 철 지난 옷, 여기저기 떨어진 아이 장난감 등 집 안 곳곳을 아무리 치워도 깔끔하게 정리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새해부터 새로 마련한 ‘우아한 살림’ 코너에서 요리와 인테리어 관련 팁을 알려드리고 있는데요. 오늘 모신 분은 아이엠 크리에이티브 대표인 정승범 디자이너입니다. 안녕하세요.

◆ 정승범 아이엠 크리에이티브 대표(이하 정승범): 네, 안녕하세요.

◇ 김명숙: 저희 당신의 전성기 오늘, 새해부터 마련한 ‘우아한 살림’ 코너에서 앞으로 함께 하실 텐데요. 저희 청취자 분들에게 인사부터 나누고 시작할까요?

◆ 정승범: 네, 이 시간에 굉장히 큰 목표와 각오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새해도 시작하는 만큼, 제가 70억 세계인들에게 지식을 전파하거나, 인류문화유산을 계승하거나, 이런 목표를 세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제가 어제 정한 목표인데, 한 사람이죠. 한 사람. 우리 청취자가 한 사람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 듣는 한 사람이 이 프로로 인해서 ‘아, 나도 우리 집을 한 번 바꿔봐야 되겠다.’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저는 성공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 프로그램이 청취율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 김명숙: 어떻게 아셨어요? (웃음) 그런데 이런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집은 뭐 보여주는 곳도 아닌데, 편안하기만 하면 되지, 굳이 뭐 힘들게 치워가면서, 돈 들여서 예쁘게 치장하고 그러냐?’ 이런 분들에게는 어떻게 말씀을 하십니까?

◆ 정승범: 네, 굉장히 많죠. 그런데 그런 마음이 이해가 가는 게, 저도 예전에는 집이 재테크 수단이거나 잠자는 곳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10시간 정도가 있을 때, 친한 친구와 10시간 있는 것과 서먹서먹한 사람과 10시간 있는 건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만약 친한 친구와 10시간 있는다면 그 시간은 수다도 떨고,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너무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텐데, 얼굴은 아는데 모르는 사람이거나, 서먹서먹한 사람과 있게 된다면 그 시간이 굉장히 긴장되고, 피곤할 거라는 거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집이 친구 같은, 아니면 오래된 추억이 있는 곳이라면 그 집에 사는 사람은 그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 10시간이 쉼이 될 거라는 거죠. 그런 집에 사는 사람의 행복감과 에너지가 어떨까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우아한 집을 만들자는 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과 자녀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되고요. 그렇게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명숙: 네,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있는 집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면 그렇게 편안하고 따뜻한 집, 우아한 집을 위한 출발,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사실 엄두가 나지 않아서 못하시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아요.

◆ 정승범: 네, 의욕은 많은데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저도 그런 상담을 자주 받는데요. 오늘 주제가 정리정돈이니까 정리정돈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명숙: 네, 이야기가 있는 집, 따뜻한 집은 정리정돈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요즘 인테리어 책 같은 걸 보면 ‘버리기의 기술’ 이런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일단 쓸모없는 물건들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건가요?

◆ 정승범: 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정리정돈을 물건을 버리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러나 정리정돈은 다이어트와 유사한 점이 많아요. 제가 뱃살을 좀 빼고 싶어가지고 며칠 동안 무조건 안 먹은 적이 있거든요. 그러나 보시다시피 뱃살이 그대로 있지 않습니까? (웃음) 그래서 다이어트 전문가들은 무엇을 버릴까가 아니라 먹을까에 집중하라고 하잖아요. 영양소 공급을 통해서 균형 있는 몸을 만들라고 하는데요. 그런 것처럼 정리정돈을 잘하려면 버리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우리 집에 균형 있게 물건을 배치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만 찾아낸다, 이렇게 바라보시면 정리정돈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김명숙: 그러면 꼭 필요한 것을 찾는 다는 게 정리정돈의 기준이라는 말씀이신가요?

◆ 정승범: 네, 그래서 꼭 필요한 걸 어떻게 찾아내느냐는 말씀이신데요. 저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기준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정리정돈을 이야기할 때 청취자 분들이 주방부터 말씀하시는 건가? 3년 지난 물건을 버리라는 건가? 유행이 지난 물건을 정리정돈 하라는 건가? 이렇게 생각하셨다면, 이 시간에 그 생각을 과감히 버리시고요. 어떤 물건이 우리 가족의 이야기인가, 아닌가로 바라 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왜 이야기가 정리정돈의 기준이냐면, 제가 직업이 디자이너니까 많은 집을 방문해요. 그런데 요즘 어떤 가구가 유행한다, 어떤 게 멋있다고 하면 다 그것들로 집을 채워 넣는 거죠. 그리고 나는 좋은 집을 만들었다고 착각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느 동네를 가면 아파트 1층부터 16층까지 다 같은 거실 스타일로 되어 있어요. 굉장히 심각한 거죠. 그런데 우리 집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집이잖아요. 마치 70억 인류 중에서 똑같은 얼굴이 없듯이, 누구나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영역이라는 거예요. 또한 우리 집은 우리 가족이 수십 년간 살아온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정리정돈의 기준이 된다고 보면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 김명숙: 그러니까 무조건 버리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물건을 남기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보자, 이런 말씀이신 것 같고요. 지금 사연이 하나 들어왔는데요.

“맞벌이 부부입니다. 직장에서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 집안을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아요. 그래서 큰 붙박이장 안에 지저분한 물건들을 몽땅 넣어두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필요한 물건을 찾아야 할 때 시간이 한참 걸려요. 시간도 적게 걸리는 정리 노하우는 없을까요?”

이런 분들 많죠. 저도 사실 그래요.

◆ 정승범: 그렇죠. 수납공간은 굉장히 필요한데,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은 거죠. 당장 지저분한 물건을 대충 채워넣는 저장고가 되잖아요. 그런데 이 부부의 이야기는 공감이 많이 되고, 정리정돈이 일로 바라보면 굉장히 힘들거든요. 그래서 당장 무엇을 하자고 생각하지 마시고, 주말 같이 여유가 될 때 부부가 같이 수납공간을 열어서 차근차근 물건만 바라봐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이 물건을 버려야 할지, 남겨야 할지 보이거든요. 그런 다음에 천천히 하셔야하고요. 일로 바라보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 김명숙: 네, 어떤 경우에는 수납공간이 오히려 물건을 쌓아 두는 공간처럼 되는 경우가 있어요.

◆ 정승범: 네, 맞습니다. 집에 냉장고에 음식 오래 놓아두었다가 곰팡이 생기는 경우 종종 있잖아요. 그런데 수납공간에 비하면 냉장고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에요. 2017년 1월에 아무거나 넣어 두면 2018년에도 그 자리에 있는 거죠. 그리고 더 위험한 것은 막상 물건이 필요할 때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래서 또 사게 되고, 다시 채워놓게 되고, 이런 위험한 공간이죠.

◇ 김명숙: 네, 그런데 또 집에서는 혼자 사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주로 가족들이 함께 사는 경우가 많잖아요. 부부끼리는 괜찮은데 시부모님이랑 함께 산다거나, 특히 나이가 들수록 버리는 걸 못하잖아요. 이런 사연도 있어요.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시집 올 때 해왔던 옷장을 버린 이후로 어머니가 크게 노하셔서 물건에는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사춘기 딸아이는 문을 꼭 닫아두고 살아요. 정말 잡동사니가 가득하거든요. 생각 같아서는 다 갖다 버리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 정승범: 이런 경우에는 정말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경험을 하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박스를 하나 가져와서 꼭 필요한 것만 남겨놓고 나머지를 그 박스에 과감하게 다 담는 거죠. 그리고 딸하고 약속하는 거죠. 이 박스 안에 있는 물건을 한 달 동안 쓰지 말자고 약속하는 겁니다. 그렇게 약속을 하면 박스 속에 있는 물건 없이도 내가 사는 데 불편함이 없다는 걸 경험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말이 필요 없는 거죠. 자기가 경험하고 나면 설득이 저절로 되는 거예요. 그리고 시부모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부담스럽죠. 그런데 아마 장롱이 좋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와 추억이 있어서 그런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그런 이야기가 집중해주시면 같이 공감이 되고, 이게 언제쯤 버리면 되겠다는 것들을 느끼게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 김명숙: 말씀을 듣다보니까 정 대표님의 인테리어 철학은 아주 보기 좋고 깔끔한 것보다는 따스한 이야기가 있는 집, 이런 것을 지향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지난번에 모 방송에서 전현무 아나운서 집을 바꿔주시는 걸 봤는데, 그때 전현무 아나운서가 집을 바꾸고 나서 자기 생활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 걸 봤거든요.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이 있죠?

◆ 정승범: 네, 실제로 그분이 너무 바쁘셔서 집에서는 잠을 자거나 밥 먹는 기능 외에는 하는 게 없다. 그런 집 말고 내기 집에 가서 편하게 쉴 수 있는 집이 되면 좋겠다고 부탁하는 거예요. 그래서 같이 정리정돈을 먼저 했죠. 그랬더니 전현무 씨도 깜짝 놀라더라고요. 우리 어머니가 나를 정말 이렇게 키우셨구나, 이런 것도 생생하게 느끼고. 책, 일기장, 소품을 보면서 저절로 발견하더라고요. 그만큼 이야기를 담는 데에 정리정돈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 후에 그런 추억들과 함께 사니까 집에서의 삷이 얼마나 바뀌겠어요. 그래서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 김명숙: 나름대로 자기 정돈의 길도 되는 것 같아요.

◆ 정승범: 그렇죠.

◇ 김명숙: 저희가 ‘우아한 살림’에서 정승범 디자이너와 함께 하게 된 기념으로 청취자 여러분들을 위한 신년이벤트도 준비 했잖아요. ‘반짝반짝 우리집’, 저희 홈페이지에 여러분의 집 사진과 함께 특별한 사연을 올려주시면 집안 조명을 싹 바꿔드리는데요. YTN라디오 홈페이지 들어오셔서 팝업창을 클릭해주시거나 ‘당신의 전성기 오늘’ 홈페이지에 오시면 됩니다. 인테리어에서 이 조명이 상당히 중요하잖아요.

◆ 정승범: 네, 조명이 바뀌면 집도 넓어 보이고, 각도에 따라서 정리되는 효과도 있고요. 저희가 빛을 통해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빛을 비추는가에 따라서 사람까지도 달라 보이는 거죠. 그렇게 조명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 김명숙: 네, 현관문 들어갈 때 빛, 아이 방, 특히 부부 침실의 조명, 상당히 중요하잖아요? 집에서 그걸 다 통일시키는 게 어려울 것 같아요.

◆ 정승범: 요즘에는 통일을 잘 안 하죠. 방마다 특별한 감성을 넣는 것에 집중하고요. 저희 자랄 때는 그냥 밝게 해주는 게 조명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집과 사람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것이 조명이다, 이렇게 인식하고 조명을 하고 있어요.

◇ 김명숙: 네, 조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주에 더 자세히 나눠보도록 하고요. 오늘 처음 나와 주셨는데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승범: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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