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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살인’ 추모열기 “여성의 위기감 터져 나온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5-24 10:51  | 조회 : 370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5월 24일(화요일)
□ 출연자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피의자 정신질환자로서 처벌 감경 받을 수도 있어
- 치료 관리 제도 제대로 되어 있는지 점검해 봐야
- 4대 강력범죄 피해자 87%가 여성, 위기감 터져나온 것
- 최근 SNS상의 여성혐오 문화, 법적 제제 생각해 봐야
- 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사회적 파장이 큽니다. 경찰에서는 피의자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결론 내렸죠. 이와 관련해서 시민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부분을 고민해봐야 할지, 이 부분 집중적으로 다뤄보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이하 이수정):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앞서 시민들의 인터뷰 들으셨죠? 참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일단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환청이나 피해망상 같은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사회적 제재가 필요한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여기에 대한 찬반 논란도 뜨겁습니다. 그리고 정신보건법이 바뀌면서 중증 정신질환자라고 해도 바로 입원시키기 어렵잖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수정: 일단 환자가 치료받을 의지를 갖느냐 여부가 굉장히 중대한 입원 요건으로 고려되도록, 이렇게 강제입원이 쉽지 않도록 개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행정입원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지자체의 장이 결정하면, 또 이번에 경찰청에서 발표한대로 일반 대중에게 위험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이는 경우 입원을 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지금 그와 같은 판단을, 물론 정신과 전문의가 사후에 판단을 하겠지만, 일단은 경찰이 임의로 간이판단해서 그 다음에 감정을 받도록 절차가 되어 있다 보니까 혹시 남용되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정병진: 네,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우려인데요. 이 부분에 대한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어찌되었건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런 이야기입니다. 조현병이라는 것은 그러니까 정신질환, 그러니까 병인 거잖아요?

◆ 이수정: 네, 그렇습니다.

◇ 정병진: 그러다보니까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피의자는 환자라는 이유로 책임을 조금 감면받게 되고 피해자만 억울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정신질환자가 사건 피의자인 경우에는 어떤 처벌이 이루어지나요?

◆ 이수정: 물론 정신질환자로서 감경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일부 감경이 될 수 있고요. 그런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재판부에서 법리적으로 결정하는 부분이라서 정신질환자가 무조건 형사 책임을 감면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는 형사책임 부분이 문제가 아니고요.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동안은 재범 위험이 없는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우리나라에 제대로 갖춰져 있는가가 사실은 지금 따져봐야 할 문제로 보이고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치료감호법을 조금 더 확대해서 적용한다거나, 아니면 출석 후에도 보호관찰관들이, 이분들은 꼭 약을 먹어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투약의 과정을 이번 사건처럼 부모한테만 맡겨놓는 것이 아니라, 보호관찰관들이 그 이후의 사례 관리를 지속적으로 하느냐 여부가 앞으로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요건이라고 보입니다.

◇ 정병진: 네, 보호 관찰을 단순히 부모에게만 맡겨서는 안 되고, 심한 경우 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차원에서 이 부분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런 지적입니다. 조현병을 앓고 있어도 계획범행이 가능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예후가 있다면서요? 미리 알아차릴 수 있는 징후가 있다고 하던데, 예를 들어서 가족이나 이웃에게 난폭한 행동을 할 수도 있고요. 이런 부분을 치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선제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다면 이게 범죄로 이어지는 극한의 상황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의견도 나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수정: 네, 굉장히 설득력이 있고요. 사실상 이번에는 비 면식 관계에 있는 낯선 사람을 공격했지만, 지금 감호소에 있는 정신분열증 환자들 중에서 실제로 피해자가 가족인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가족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유형의 정신분열증의 경우에는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폭력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면서 피해망상이 아주 심한 경우에는 사실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서 입원을 시키는 것이 필요하고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치료감호법에서 장기 치료감호로 정부 법원에 입원시키는 것, 이런 것도 사실 넓게 보면 형별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용서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볼 것이 아니고, 어쨌든 국가가 나서서 열심히 치료를 집행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안이라고 보입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범죄심리학적으로도 조현병이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봅니까?

◆ 이수정: 네, 약물만 먹으면 증상은 얼마든지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을 지속적으로 먹도록 주변에서 계속 지도를 해야 하는데요. 문제는 이분들이, 물론 본인들이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본인은 병증이 없다, 자기는 아프지 않은데 왜 자꾸 약을 먹으라고 하느냐? 이렇게 인식이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누군가의 지도 감독이 필요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정병진: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의 사회적 파장이 큽니다. 많은 시민들이 강남역으로 발걸음을 옮겨서 추모의 행렬을 이어가고 있고, 꽃과 각종 메모를 남기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반응은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 이수정: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반응이라고 보이고요. 왜냐면 4대 강력범죄, 거의 87% 정도가 여성이라고 하면, 대부분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 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들을, 사실 저부터 많은 여성들이 위기감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와 같은 위기감이 이번 사건으로 봇물 터지듯이, 이렇게 불안감이 조성된 것 아닌가? 그런 염려가 들고요. 또 한 가지 우리가 전략적으로, 이건 차별적으로 대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최근에 SNS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과도한, 근거 없는 혐오주의가 팽배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어떤 제도를 도입해서, 그와 같은 이유 없이 대상자에게 근거 없이 욕설을 하거나 이렇게 되는 부분들은 사실 법적 제재도 필요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 정병진: 네, 여성 혐오 논란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무래도 이번 범죄의 경우에는 조현병을 가진 피의자가 여성에게 강력 범죄를 행한 것이고요. 이에 앞서 여성혐오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당해왔고, 여러 가지 경로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번 피의자가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초기의 발언이 나오면서 문제가 커진 것 같습니다.

◆ 이수정: 네, 그러니까 이번 사건은 조현병에 대한 대책이 틀림없이 필요하고요. 여성이 범죄 피해자로 많이 내몰리는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분석해서, 결국 가정폭력으로 치사가 되거나 그런 사건들은 그것 나름대로 다른 전략이 필요한 것이고요. 인터넷에서 광범위하게 번져나가는 여성에 대한 혐오주의는 무조건 표현의 자유라고 허용할 것이 아니고, 그런 종류의 혐오 범죄, 증오 범죄를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제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라고 보여집니다.

◇ 정병진: 네, 그러니까 이번 사건하고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조금 헷갈릴 수 있지만 조금 구분해서 봐야 하고, 각각에 대해 제도적인, 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시죠?

◆ 이수정: 네, 그렇습니다.

◇ 정병진: 추가적으로 우리가 더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 무엇일지, 지금은 사회적인 논의들이 한창 진행되고 있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책적으로 여성 혐오에 대한 처벌 이후에, 앞으로 우리가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 이수정: 일단은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여성과 남성을 떠나서 누구를 위해서든 꼭 필요한 일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행정 개선사업을 대대적으로 할 필요가 있겠다, 우리가 지금까지 무엇이 위험한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그냥 관행적으로, 관성적으로 사용을 해 왔는데, 사실상 흉악범죄가 발생하는 지역들이 이제는 많이 확인되고 있거든요. 그러한 환경을 어떻게 조금 더 안전하게 개선하는가 하는 것도 지자체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이번 사건이 굉장히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급이 크고요. 특히 많은 여성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범죄 자체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해석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수정: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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