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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궁금하게 있어서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09-08-31 10:46  | 조회 : 1649 
편성표상 그 시간에 들으셨으면,
- 라디오 북클럽- 을 들으셨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8월 28일자 방송분은 <살다> 오토가와 유자부로 著 입니다.
아래 방송 내용분을 옮겨 놓고 연결된 페이지도 링크 시켜 놓겠습니다.

http://www.ytnradio.kr/program/?f=2&id=6232&page=1&s_mcd=0243&s_hc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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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사무라이, 죽기를 거부하다

우리는 이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 잘 모릅니다. 여러 종교에서는 인간이 태어나게 된 배경을 비장한 교리로 설명하고 있지만 ‘왜 태어났나’하는 물음에 딱히 달아줄 대답이 사실 없습니다. 일단 태어났으니 무조건 살고 보는 것이지요. 세상은 내가 죽어 없어져도 언제 네가 태어나기는 했냐며 여전히 잘 돌아가지만 우리는 가슴속에 ‘내가 죽어서는 안 될 이유’, ‘내가 꼭 살아야 하는 이유’를 적어도 수 십 가지쯤은 안고 살아갑니다. 온갖 구구한 이유를 갖다 붙여서라도 나만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죽음이란 건 아무튼 누구에게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인 게 틀림없습니다.

<살다>라는, 기막힌 제목의 책은 17세기 일본의 막부시대가 배경으로, 주군의 죽음과 관련한 하급 무사들의 순사(殉死)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아랫사람들에게 인품으로나 위엄으로나 넉넉하였던 주군이 세상을 뜨게 되자 사람들이 술렁거립니다. 누가 그 뒤를 따라서 장렬하게 배를 그을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이지요.

물론 순사를 한 무사의 집안은 그 충절을 인정받아서 자손에게 벼슬이 주어진다거나 녹봉이 조금 더 후하게 얹히기도 하나 봅니다만, 어찌 되었거나 애꿎은 생목숨들이 보란 듯이 제 손으로 배를 가르는 일은 그 시절 일본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주인공 마타에몬이 순사를 거부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가장 먼저 죽어야 할 사람인데 주변 사람들은 숱하게 죽어나가는 데도 그는 살아있었던 것입니다. 한창 나이의 사위는 애당초 할복하였고, 십대의 팔팔한 아들마저도 아버지의 불명예를 털어버리려는 듯 자결하고 말았건만, 그래서 딸은 의절하고 병든 아내는 마음의 애처로움을 이기지 못하여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건만, 마타에몬은 그래도 살았습니다. 그는 중얼거립니다.

‘내가 괜히 살아 있는 것이 아니야.’

“너는 왜 안 죽고 아직도 살아있어?”라는 주변의 경멸과 냉담을 버텨내길 십여 년, 보랏빛 창포가 함초롬히 피어난 쓸쓸한 정원에서 그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사는 데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오늘의 책, 오토가와 유자부로의 <살다>(이길진 옮김/열림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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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지난 8월 28일날 라디오를 듣다가
>
>책 소개 하는 걸 언뜻 들었는데, 책 제목이 뭔지 모르겠어서요 ㅠㅠ
>
>
>그날 4시 54분 쯤? 들었는데...........
>
>너무너무 궁금한데.. 좀알려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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