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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옥 시인의 <능소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8-01 10:37  | 조회 : 980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여름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시를 소개하는 이번 한주, 오늘은 여름을 대표하는 꽃 ‘능소화’를 노래한 이영옥 시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여기가 세상의 막다른 끝인가/뼈와 살 밖으로 흘러나온 줄기 끝에/능소화 소스라치게 피어 있다/폭염의 고요를 들추면/밤새 복받치게 운 것 같은/발그레한 네 눈동자가 있고/숯불처럼 피어올랐던 시간을/후욱 꺼뜨렸던 암흑의 순간을 지나/이제 꽃은 단 몸을 식히려는지/소나기에 긴 머리를 풀어헤친다/답을 얻지 못한 질문들은/허방에 누워 죽음을 살고/너는 아름다움에 병든 병인처럼/핏빛 입술을 달싹이며/독약이 온몸에 퍼지는 찰나에/여름의 끝으로 갔다”

추운 겨울과 꽃들이 만발하는 봄에는 숨죽이고 있다가 햇볕이 너무 뜨거워 꽃들이 시들고 나면 그제야 화들짝 놀란 듯 피어나는 꽃 능소화. 시인도 ‘소스라치게 피어있다’고 노래하네요. 
능소화는 길게는 8~10미터에 이르는 덩굴나무로, 노랗고 붉은 빛이 화사한, 7~8월에 피어나는 전형적인 여름꽃입니다. 
담장에 심어두면 담을 타고 하늘높이 쑥쑥 자라기 때문일까요, 능소화의 꽃말은 뜻밖에도 ‘명예’와 ‘영광’이라고 하는데요. 장원급제를 꿈꾸던 양반에게나 어울리는 꽃이어서 상민들은 자기 집 울에 심을 생각을 꿈도 꾸지 못했고, 심었다가는 곤장을 맞았다고 합니다. 꽃이 빈부귀천을 가릴까마는, 사람들은 어찌 그런 좀스런 생각을 했을까요? 
능소화는 꽃이 질 때면 동백처럼 꽃봉우리째 뚝 뚝 떨어집니다. 여름 무더위도 그렇게 뚝 뚝 떨어질 날이 오겠지요?

여름을 느끼게 해주는 시, 
오늘은 이영옥 시인의 <능소화>(<사라진 입들>천년의시작)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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