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지식카페
  • 진행: 이미령 / PD: 박준범

방송내용

백석 시인의 <국수>, 이상국 시인의 <함흥냉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7-31 10:19  | 조회 : 1201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여름을 소재로 한 시를 소개하는 이번 한주, 오늘은 ‘냉면’을 노래한 시 두 편을 소개합니다. 

이열치열이라고, 여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보양식을 먹어야 하고, 사실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더 어울린다고 합니다.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국물에 명태회나 꿩고기를 고명으로 얹어서 먹는다- 그야말로 겨울풍경이지요. 
시인 백석은 <국수>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겨울밤 쩡하니 익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제목은 ‘국수’이지만, 영락없이 냉면을 노래하고 있지요. 이렇게 냉면은 한겨울 음식이고 추운 지방의 별식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냉면-하면 삼팔선 너머 고향을 떠올리는 분들 많으신데요, 이상국 시인은 <함흥냉면>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함흥은 없고 냉면만 남았다//함경남도 바닷가/집은 멀고 고향 잃은 음식이다//그해 겨울 눈 내리는 흥남에서/LST를 타고 떠나온 뒤//함흥냉면에는 함흥이 없고/메밀이 들어 있다//못 가는 북방의 냉기처럼 서늘한/더운 날엔 한참 혀가 기쁘라고//굵은 고추무거리에/푸덕한 명태 버무려 회를 얹은//잇몸을 간질이는 면발을 끊어내며/척척 감아 날래 먹고 나면/왠지 섭섭한 음식//함흥은 못 가고 냉면만 먹는다”

함흥냉면, 평양냉면, 누군가에게는 지독한 향수병을 안겨주는 음식입니다.

오늘은, 
냉면을 노래한 두 편의 시, 백석 시인의 <국수>(<백석전집>실천문학사)와 이상국 시인의 <함흥냉면>(<달은 아직 그 달이다>창비) 소개해드렸습니다.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