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화) - 영화가 오리지널인 뮤지컬

M1) I Will Wait For You (Les Parapluies De Cherbourg) - George Perris
M2) Lady Marmalade (영화 <물랑루즈>) - Lil' Kim, Christina Aguilera
M3) We're All In This Together (영화 <하이스쿨 뮤지컬>) - V.A


<원고>
우리가 즐겨보았던 여러 뮤지컬 영화는 사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졌던 뮤지컬을 영화로 각색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 마이 페어 레이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모두
무대에서 공연된 뮤지컬이 원작인 영화들이죠.
최근 화제를 모은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같은 영화도, 뮤지컬이 원작입니다.
그런데 뮤지컬 형식을 따르고 있는 몇몇 영화의 경우,
원작 뮤지컬 없이, 영화가 오리지널인 경우도 있습니다.
쉘부르의 우산 같은 영화가 대표적이죠.
쉘부르의 우산은 1964년에 자크 데미가 제작 감독한 프랑스 영화입니다.
알제리 전쟁이 한창이었던 1957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에 있는 작은 항구도시 쉘부르를 배경으로
한 커플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죠.
흔한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평범하게 보이는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뛰어난 영상미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에 고전 걸작 영화로 손꼽히게 되었죠.
"쉘부르의 우산"은 그 때뿐만 아니라 지금 기준으로도 상상하기 힘든 시도를 했습니다.
바로 영화에 나오는 모든 대사를 노래로 만든 것이죠.
90분에 달하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인물들이 평범한 대사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짧은 대사도 모두 노래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 전반에 노래와 음악이 끊기는 일이 없죠.
실제로 감독은 이러한 이 작품의 특징에 대해 "시네 오페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쉘브루의 우산 이후 비슷한 시도는 별로 찾아보기 힘듭니다.
영화를 위해 새롭게 음악을 만드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시도이기 때문이죠.
더구나 70년대 이후에는 유행의 변화로 일반적인 뮤지컬 영화도 제작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01년 제작된 물랑 루즈라는 영화는 이례적인 경우에 가까운 것이죠.
바즈 루어만 감독,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뮤지컬 영화 물랑 루즈는,
기존의 뮤지컬을 각색한 것이 아니라,
영화를 위해 여러 노래를 새롭게 작곡하고,
잘 알려진 팝 음악을 편곡하면서 극 전체에 맞게 음악을 새롭게 재구성했습니다.
이 영화는 2001년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니콜 키드먼도 여우주연상의 후보에 올랐죠.

기존 무대 작품 없이
새롭게 노래를 만들고 구성하는 뮤지컬 영화의 좋은 예는
디즈니 에니메이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 같은 디즈니 에니메이션은 이후 무대화되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뮤지컬 영화는 디즈니가 선호하는 장르입니다.
에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실사영화에서도 이런 뮤지컬 형식을 자주 찾아볼 수 있죠.
TV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 하이스쿨 뮤지컬이라는 작품이 좋은 예입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뮤지컬 제작기를 다룬 이 영화는,
등장인물의 만남과 헤어짐 같은 여러 장면이 노래로 표현되는 뮤지컬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