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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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보기]"파격적이었던 평양정상회담 이모저모"-안호림 교수 9/22(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9-27 15:04  | 조회 : 1923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9월 22일 (토요일)
■ 출연 : 안호림 인천대 교수

아나운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세상을 비추는 창,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안호림의 미디어똑바로보기>시간입니다. 인천대학교 안호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호림: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오늘 주제는 왠지 말씀 안하셔도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호림: 청취자 여러분께 퀴즈를 내도 대부분 정답을 맞추실 것 같네요. 이번 주는 온통 이 기사로 뒤덮여있었는데요. 지난 19일 9개 중앙일간지의 1면 사진이 모두 똑같았습니다. 정말 드물게 일어나는 일인데요. 다름아닌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대한민국 국가정상으로서는 세 번째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북미대화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와중에 이루어진 방문이라 더욱 기대가 크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나운서: 말씀하신대로 연초부터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왔던 북한 비핵화와 남북화해의 움직임이 최근 삐걱대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기대도, 당사자들의 부담도 큰 회담이었을 것 같네요.
 
안호림: 최근 북미간 대화가 고착상태에 빠지면서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하루 앞두고 전격 취소하기도 했는데요. 북한 비핵화가 실질적인 진전이 없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반면, 북한은 북한대로 미국이 약속한 종전선언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양측 입장이 팽팽해서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할지 난감한 상황이었는데요. 그래서 이번 회담은 난관에 부딪힌 북미회담의 물꼬를 다시 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회담의 성과가 미국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될 거라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아나운서: 미국은 회담 직전에도, 회담 당일에도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잖습니까?
 
안호림: 맞습니다. 방북 하루 전인 17일에는 미국의 긴급한 요구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개최되었습니다. 회의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며 맹비난하면서 대북제재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문대통령의 방북 3시간 전인 18일 오전 5시 40분 발표문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 간에 16, 17 양일에 걸쳐 입장을 조율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발표문에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압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재확인했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 번 기존입장을 확인했습니다. 미국의 이런 메시지들은 두 가지로 볼 수있는데, 첫째 김정은 위원장에게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으라는 신호고, 둘째, 북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남북관계가 너무 빨리 진척되는 것에 대한 경고라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은 이런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양측이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나운서: 하지만, 첫날 보여준 두 정상의 분위기는 마냥 좋기만 했습니다.
 
안호림: 문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52분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를 동행하고 마중 나왔습니다. 문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활짝 웃으면서 반가운 포옹을 하기도 했죠. 이날 북한은 여러 가지 파격을 보여주었는데요, 바로 문대통령이 북한군의 의장대인 명예위병대를 사열할 때 예포21발을 발포한 것입니다. 예포발포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때는 없었습니다. 예포는 외국 국가수반에 대한 최고의 예우입니다. 또한 명예위병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각하’라는 존칭으로 칭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그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만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북한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이름과 직함을 먼저 외치고 그 다음에 외국 정상이름을 언급하는데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 이름과 직함을 생략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남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할테니 미국을 설득해서 북한도 정상국가가 되게 해달라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아나운서: 또 다른 파격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안호림: 영빈관에서 남북정상회담 장소인 노동당 본부청사로 이동할 때 카퍼레이드를 한 것입니다. 이것도 이번 방문에서 처음 이루어진 것입니다. 게다가 두 정상이 같은 차에 타지 않았습니까? 북한 주민들 앞에서 남북 지도자가 나란히 같은 차에 타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남북화해 의지를 직접 보여준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회담 장소도 남랐는데요. 노동당 본부청사는 우리로는 청와대격인 건물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는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회담이 이루어졌습니다.
 
아나운서: 무엇보다 역시 중요한 건 두 차례의 정상회담 결과로 나온 남북공동성명이겠죠?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었나요?
 
안호림: 상당히 많은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에 비하면 내용이 훨씬 구체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두 가지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북한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를 계속할 용의가 있다고 천명했습니다.
 
아나운서: 예전보다 진일보된 입장이라고 봐야할까요?
 
안호림: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는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과 발사 시설입니다. 이를 없애겠다고 한 것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뜻입니다. 지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할 때 해외 기자단의 취재는 허락했지만, 외국의 전문가들이 참관하지는 않았습니다. 외국 전문가들을 참관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검증을 받겠다는 것이니까 발전된 입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변 핵시설은 우라늄 농축이 이루어지는 북한의 핵심적 핵시설입니다. 이를 폐쇄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도 큰 진보이긴 합니다. 그런데, 단서가 붙어있죠.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이라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아나운서: 그 문구 때문에 해석이 분분할 거 같은데요.

안호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은 담기지 않았다고 평가절하 되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즈 는 일정한 진전이 있었지만,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에는 미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일경제는 핵리스트, 기존 핵무기 국외반출, 핵물질 생산 중단의 알맹이가 없는 선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언론이 모두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점입니다. 그전까지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친서나 제 3자를 통해 밝히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자신의 국민들 앞에서 대외적으로 밝힌 것이기 때문에 그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뉴욕타임즈도 이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의 반응일텐데요.

안호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매우 흥미진진(very exciting)하다고 평하면서 환영했습니다.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북한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라고 평했다고 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현지시각으로 19일 성명을 발표해서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환영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성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안에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간 협상에 즉각 착수하겠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북미 실무자간 비핵화 협상이 국제원자력기구 본부가 위치한 오스트리아 빈에서 조만간 가동될 전망입니다. 일시 중단되었던 북미대화가 다시 열릴 것 같습니다.

아나운서: 비핵화가 핵심이긴 하지만, 남북공동성명에는 다른 내용도 담겨 있었죠?
 
안호림: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관심은 비핵화에 집중되어 있고, 사실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주목해야할 것은 남북간 군사대결을 중단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번 공동성명의 첫 번째 항목이기도 하죠. 성명에서는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에서 실질적인 전쟁위험을 제거하며, 근본적인 적대관계를 해소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CNN은 ‘전쟁 없는 시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놓으면서 이 점에 더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아나운서: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겨있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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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림: 공동선언문 부속문서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습니다. 서명은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했습니다. 문서는 남북간 육, 해, 공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상호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서해안 평화구역 및 시범적 공동어로를 설치하고, GP라고 하죠? 비무장지대 감시초소를 시범적으로 철수합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비무장화하고, 서해와 동해의 완충지대 내 해상기동훈련을 중지하고 비행금지구역도 설치됩니다. 합의서 내용 실천을 위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에도 합의했습니다. 언론과 청와대에선 실질적인 종전선언이라고까지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남북간 군사대결이 중단된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큰 성과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 이외 다른 내용은 또 뭐가 있었나요?
안호림: 외신의 큰 흥미를 자아낸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한 것입니다. 북미대화의 진척 정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만약 성사된다면 한다면 역사상 최초로 북의 지도자가 남한을 방문하게 됩니다. 이산가족 여러분들이 크게 환영할 만한 내용도 있습니다. 금강산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고,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아나운서: 이번 방문에는 재벌 총수들도 여럿 포함되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안호림: 이재용 삼성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이른바 4대재벌 주요인사와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등이 동행했습니다. 남북관계가 진전될 경우 예상되는 경제협력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제스쳐로 해석됩니다. 청와대도 당장 가능한 영역보다 미래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미리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공동선언문에 담긴 구체적인 경제협력내용은 많지 않습니다. 올해 안에 동, 서해안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고, 금강산관광산업 정상화와 서해경제공동특구, 동해관광 공동특구 조성에 합의하기로 한 게 전부입니다. 그래서인지 판문점선언 때와는 달리 경협주들은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아나운서: 문재인 대통령은 곧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죠?

안호림: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해서 현지시각으로 24일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있었던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오갈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 비핵화에 대한 보다 진전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어느덧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네요. 교수님은 이번 회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

안호림: 이번 회담은 성과만큼이나 많은 숙제를 남겨두었습니다. 그동안 모두가 확인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는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번 회담으로 다시 희망의 불씨를 살려내어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안이 중대하다 보니 언론도 이번에는 쓸데없는 트집이나, 과장된 기대를 보이는 일은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 핵문제는 민족 전체의 생사와 안녕이 걸린 문제이니만큼 앞으로도 차분하고 객관적인,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래봅니다. 24일에는 한미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부디 좋은 성과를 거두어서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정착에 큰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아나운서: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안교수님도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호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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