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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100명 추첨안 실망...영상·편지 상봉 추진해달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26 08:52  | 조회 : 3006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6월 26일 (화요일) 
□ 출연자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의회 대표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 100명 추첨...기대 오히려 무너졌어
-95세 할아버지 추첨 탈락...실망하고 돌아가는 일 있었어
-2000년부터 상봉 이루어진 이산가족 4158세대에 불과
-이산가족 전체 비율 중 20% 이상이 90세 이상 고령자
-90세 이상의 고령자 분들 이 순간에도 돌아가신다고 봐야
-북한 내부 소식 다 알 수 있는 시대...근본적으로 상봉 방식 바뀌어야
-무엇보다 생사확인이 제일 중요
-영상 상봉, 서신 상봉 등 상봉 경로 다양화할 필요 있어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지금 들으시는 이 소리의 배경은 이산가족 상봉 현장입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고요. 북미 정상이 함께 만나서 평화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입니다. 그런데 이산가족의 만남, 쉽지 않습니다. 정부도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행사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산가족의 답답함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전례와 같이 각각 100명씩 이산가족을 선발해서 상봉행사를 진행한다, 이렇게 한다는 건데요. 하루하루 시간이 촉박한 고령의 이산가족들에게는 너무 좁은 문이다, 이런 평이 나오는 것이죠. 해결방안이 없을까요. 이산의 아픔을 직접 겪은 이산가족이기도 한데요. 남북이산가족협의회 심구섭 대표,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죠.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의회 대표(이하 심구섭): 안녕하십니까.

◇ 김호성: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지금 마음이 많이 설레시겠어요.

◆ 심구섭: 예, 그렇습니다.

◇ 김호성: 남북 지도자가 판문점에서 두 차례나 만나고요. 조금 전에 제가 오프닝 멘트를 통해서 언급했습니다만, 북미정상회담까지 열리고 그러는데. 정작 이산가족 상봉을 앞둔 이분들이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로 감회가 교차했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 심구섭: 처음에 판문점 선언할 때 저희가 상당히 놀랐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싱가포르에서 미국 대통령하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담화문, 합의문 나왔는데. 그중에서 저희가 놀란 것은 북한에서 미군 유해를 보낸단 얘깁니다. 거기에 따라서 이산가족 문제도 앞으로 잘될 것이다, 이렇게 기대하고 있고 상당히 많은 이산가족들이 과거에 비해서 이번에는 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함께 했거든요. 그러나 근래에 보도된 것을 보면 기대가 너무 어그러지기 때문에 실망이 더 많습니다. 어제 대한적십자사에서 100명을 추첨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는데 그중에는 95세 된 분이 어제 그 자리에 왔다가 실망의 가슴을 안고 되돌아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 김호성: 예, 저도 봤습니다. 보면 지금 말씀하신 행간의 의미는 뭐냐면 이산가족 상봉행사라는 것이 말 그대로 진짜 이산가족들이 만나는 아주 거대한 장이 돼야 하는데 매번 찔끔찔끔 행사에 그친다, 이런 실망감 아니시겠어요.

◆ 심구섭: 그렇습니다. 지금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진 게 18년 됐습니다. 2000년부터 18년 동안 지금 당국 간에 합의해서 만난 분들이 남북한 합해서 4185세대예요. 그러면 이 많은 이산가족 중에서 4000세대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것도 18년 동안, 또 근래 와서 3년 만에 이뤄지는데 100명씩 만난다는 것은 하나의 이산가족에 대해서 더 깊은 상처를 주는 겁니다. 저희가 너무나 실망이 많습니다.

◇ 김호성: 그러면 말이죠. 이 같은 소규모로 이뤄지는 이산가족 상봉이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 심구섭: 저희가 볼 때는 말이죠. 근본적인,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했지 않습니까. 18년 전 그때하고 지금하고 많이 변했는데 모든 방식을 새로운 방향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북한에, 이제 북한 사정도 알지 않습니까. 북한의 교통 사정이 어떻다는 것. 지금 금강산에서 만난 사람들이 100명씩 추첨해서 함경북도에서, 황해도에서 평양에 와서 다시 금강산에 온다는 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게 상당히 부담돼요. 저희가 요 근래에 북한 이산가족들 말씀드리면 국경지대에 와서 전화통화를 주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함경북도에서 국경지대 오는데 3일 만에 와요. 그러면 이산가족을 100명씩 만나는 게, 200명씩 만난다 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 북한에 부담된다는 것을 저희가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근본적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그러면 그 머나먼 길을 많은 시간을 소요하면서 와서 만나는 방식 말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 제시돼야 할까요?

◆ 심구섭: 지금 이산가족들은 말이죠. 90세 이상 된 분들 많지 않습니까. 이분들은 북한에 가족이 살아 있느냐, 사망했느냐, 어떻게 지내느냐, 우선 생사 확인이 제일 중요해요. 그렇다면 지금 얼마나 좋은 시대입니까. 스마트폰으로 영상전화도 되고 커피 한 잔 값이면 세계 어느 나라하고도 전화가 다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100명씩 상봉하는 것에 중점 두지 말고 우선 북한에 있는 가족들 살아 있느냐, 사망했느냐. 또 북한에 있는 가족도 남한에 있는 가족이 사망했느냐, 어떻게 됐느냐, 이것을 알리는 것. 생사 확인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전에 한 번 영상 상봉이 이뤄진 적이 있어요. 몇 번 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에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교통사정 이런 걸 감안한다면 영상 상봉을 추진해서, 직접 만나면 좋죠. 만나고 손잡고 울고불고 밥 한 끼 같이 먹는 것도 좋죠. 그러나 그것이 어려우니까 영상 상봉으로 하든 또는 스마트폰으로 얼굴 보고 하든 이런 방향으로 시기에 따라서 바꿔야 한다 생각합니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세계 어느 나라하고 다 전화가 되지 않습니까. 왜 우리가 이렇게 100명씩 만나는 것, 부담되고 이렇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 김호성: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걸 정리해보자면, 일단 생사 확인을 먼저 하고, 그다음에 생사 확인이 됐다면 영상 상봉을 추진하고, 그다음에 여건이 되는 범위 안에서 일단 직접 만나서 서로 가족들끼리의 새로운 재회의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하자, 이런 말씀이시잖아요. 

◆ 심구섭: 네. 그것이 된다고 하면, 지금 우리가 편지 왕래도 안 되고 있습니다. 엽서, 편지 왕래가 검열 관계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 엽서를 A4용지 크게 해서 통일 엽서 이래서 거기에 엽서에는 사진 같은 거 다 스캔해서 보낼 수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해서 편지 왕래가 안 되면 엽서라도 주고받는 이런 방식을 해달라는 얘깁니다.

◇ 김호성: 서신 상봉도 사실상 필요하다는 말씀이세요.

◆ 심구섭: 그렇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이 같은 일이 안 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 심구섭: 이렇게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이번에 적십자회담도 종래의 방식을 탈피하지 못했어요. 북한의 실정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장비도 지원해주고. 옛날 독일하고 서독하고 문제가 해결된 거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 지금 쌀도 상당히 남아돌지 않습니까. 이런 걸 지원해주고 장비도 지원해주고 이산가족들 찾아가는 그런 기동성 있는 자재도 지원해주고. 이래서 북한에서 호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급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지금 이산가족 1세대들은 아까도 언급하셨습니다만 워낙 고령화하셔서 이제 사실 이렇게 자꾸 지연되다 보면 생존해 계시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데요. 상황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습니까?

◆ 심구섭: 지금 이산가족들 13만1896명이 신청돼 있는데요. 90세 이상이 1만2391명이에요.

◇ 김호성: 그러면 전체적으로 20%가 넘는 비율이에요.

◆ 심구섭: 그렇습니다. 그런데 90세 이상 된 분들은 지금 오늘도 이 순간에도 한 분, 두 분 돌아가신다고 봐야 해요. 이 많은 이산가족들, 나이 많은 분들, 이분들 한을 달래자면 종래 같은 10년 전 15년 전 그런 방식을 떠나서 새로운 방식을 해 달라. 이런 걸 저희가 건의하고 싶습니다.

◇ 김호성: 이게 지금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한계에 있다면 민간 차원에서 이 같은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심구섭: 저희는 민간단체에서 지금도 북한 이산가족을 찾아서 연락하고 있는데 지금 문 대통령이 처음 북한 사업으로써는 조림사업을 말씀했습니다. 북한에 산을 우리가 상상, 저희는 몇 번 국경지대 가봤어요. 나무 한 그루 없습니다. 그럼 이산가족 문제와 병행해서 지금 이산가족들 단체가 많이 있습니다. 각 도민회가 있고 또 구민회가 있고 시민회가 있고. 많은 데는 20억 30억 지금도 있어요. 그러면 이산가족 국민회 이런 데 연계해서 조림사업을 같이 실시하고. 그러면서 북한에 가서 가족도 만나보고, 이유가 좋지 않습니까. 조림사업으로 간다, 또 나무 심는다. 이런 조림사업을 병행해서 하는 게 낫지 않은가. 지금 조림사업을 산림청 소관해서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알고 있기론 30억 예산 지원해서 북한에 조림사업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호성: 사실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하지 못하고 떨어져 계신 기간만큼 나무가 자라났다면 50년, 60년 이상 자라났을 나무들일 텐데 말이죠. 이런 사업 같은 것들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제안도 해놓고 계시는 건가요?

◆ 심구섭: 요전에 저희가 미국 교포가 북한에 조림사업을 10년 동안 한 분이 있어요, 산림청하고 해서. 저희가 통일부에 제가 한 번 건의해봤습니다. 했더니 그 분야가 달라요. 이분하고 산림청하고 또 산림청 연합회 이래서 조림사업을 하고 있는데. 저희가 이산가족 문제를 이 분야하고 연계해서 조림사업과 동시에 이산가족을 북한에 방문해서 가족을 찾고 편지를 주고, 이런 걸 추진하려고 지금 시도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대표님은 직접 이산가족 당사자이시기도 하고요. 또 적지 않은 나이도 지금 되고 계시는데, 안타까운 이산가족 사연들 정말 많을 것 같거든요.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심구섭: 저희가 북한의 이산가족을 민간단체에서 주선하고 있어요. 그런데 금년 봄에 북한에 일흔 된 딸이 여기에 아버지 어머니가 90세 넘었어요. 북한에 일흔 된 딸을 국경지대에 와서 아버지 어머니하고 통화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5분 동안 서로 울다가 얘기 못해요. 그리고 그걸 다 녹음해놨는데 저희도 참 눈물도 흘렸어요. 또 한 가지는 북한에 인민군으로 전쟁에 나와서 반공포로가 됐죠. 반공포로 이해하실지 모르겠는데. 그런데 어머니가 인민군으로 참전했다가 전사통지서가 안 나왔기 때문에 매달 정거장 나가서 아들 오는 걸 기다렸다 이거예요. 그 아들 얘기를 남쪽에 있는 아들하고 북한에 있는 가족하고 전화통화 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어머니가 날 기다리다가 정작 돌아가셨다 하니까 숨 막히고 우는, 참 기가 막힌 이야기 많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모쪼록 이 같은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서, 또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 방식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해결해나가는 데 한 역할 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심구섭: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의회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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