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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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보기]"보편요금제 도입 바로보기!"-안호림 교수 5/26(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28 11:03  | 조회 : 2902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5월 26일 (토요일)
■ 출연 : 안호림 인천대 교수

아나운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디어 관련 이슈에 대해 분석해보는 <안호림의 미디어 똑바로 보기>시간입니다. 인천대 안호림 교수 모셨습니다. 일주일간 안녕하셨어요?

안호림: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오늘은 어떤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오셨습니까?

안호림: 지난 대선 때 정책에 대한 핵심 공약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통신비용 절감에 대한 정책이었습니다. 이른바 보편요금제 도입안인데요. 지난 11일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다음 달에 보편요금제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라면 핸드폰을 휴대하고 있을거라 생각이 들어 오늘은 보편요금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아나운서: 현 정부에서는 관련정책을 하나, 둘 시행해왔는데, 마지막으로 보편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이죠?

안호림: 현 정부는 통신비 절감을 위해서 세 가지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선택약정 할인율 확대, 두 번째는 저소득층 통신비 감면, 그리고 보편요금제입니다. 이중 첫 번째인 선택약정 할인율 확대는 2017년 9월부터 실시해서 20%였던 할인율을 25%로 늘렸습니다. 현재까지 약 1천만 명 정도의 가입자가 추가적인 할인혜택을 받았다고 합니다. 두 번째, 저소득층 통신비 감면은 지난 12월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올 하반기부터는 65세 이상 어르신들 중 저소득층인 기초연금수금자의 경우, 월 만 천원의 통신비 감면 혜택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도입되려면 국회에서 법안 통과라는 관문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아나운서: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정확하게 무엇이 바뀌는 것인가요?

안호림: 보편요금제라는 새로운 저가요금제 상품을 SK텔레콤이 의무적으로 출시하게 되는 것입니다. 보편요금제는 현재 통신사들의 월 3만원대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통신 서비스를 월 2만원대에 제공하는 것입니다. 매월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기가)가 제공됩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만 이러한 의무가 주어집니다. 하지만, KT와 LG 유플러스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비슷한 요금제를 채택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보편요금제는 한 번 도입되면 동일한 요금 수준으로 계속 유지되는 것인가요?

안호림: 아닙니다. 2년마다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통신비 협의체에서 보편요금제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적절성에 대한 검토를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검토결과에 따라서 과기정통부 장관이 최종적으로 요금수준을 결정하게 됩니다. 보편요금제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사실상 정부가 통신요금을 결정하게 되어 시장 원칙에 배치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대선 공약은 기본료 폐지였었지 않습니까? 기본료 폐지는 어떻게 된 것이죠?

안호림: 정부 출범이후 기본료 폐지를 검토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의 반발이 거셌고, 정부로서도 이를 관철시킬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 대안으로서 보편요금제를 추진한 것입니다. 사실 보편요금제는 심상정 후보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정부 입장은 기본료 폐지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고 장기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료를 폐지하게 되면 이동통신사들의 수입이 약 7조원 줄어들게 된다고 합니다. 설사 법적으로 가능하게 된다고 해도 과연 실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아나운서: 가장 늦게 보편요금제 도입 결정이 이루어진 것은 합의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겠죠?

안호림: 이동통신사들과 일부 학계 인사, 그리고 알뜰폰 업체들이 끝까지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기는 했지만 한 번에 통과된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2017년 11월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라는 통신절감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논의기구를 만들었습니다.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차례에 걸쳐 회의가 있었지만, 각자의 입장이 크게 달라 합의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규제개혁위원회 또한 두 번에 걸친, 격론이 오간 회의 끝에 최종 결정에 도달했습니다.

아나운서: 이동통신사의 주된 반대이유는 이익 감소가 가장 크겠지요?

안호림: 이동통신사들의 반대 이유는 비단 이익 감소만은 아닙니다. 첫째, 정부의 통신요금 결정으로 시장개입이라는 의견입니다. 알뜰폰 활성화, 제4세대 이동통신 허용 등 경쟁활성화를 통한 방법이 있는데 규제기관의 직접적인 시장개입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둘째, 그동안 이동통신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경쟁 활성화를 목표로 했었는데, 보편요금제는 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이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동통신사들의 경제적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보편요금제 도입이 이루어지면 이동통신사가 입게 되는 손실은 얼마 정도라고 예측됩니까?

안호림: 이동통신사들은 약 2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동통신 3사가 거둔 영업이익은 총 3조 9445억원입니다. 보편요금제가 실시되면, 다른 요금제도 이에 맞춰 하향 조정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매출감소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이미 올해 1/4분기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은 선택약정할인율 확대와 취약계층 요금감면 실시 등으로 인해서 작년에 비해 많게는 20.7%, 적게는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나운서: 며칠 전에 핀란드 한 회사가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OECD국가 중 매우 비싼 편에 속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해서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안호림: 리휠이라는 핀란드 국제 경영컨설팅 회사가 지난 7일 스마트폰 요금에 대한 국가간 비교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대상은 유럽연합 소속 28개국과 OECD 회원국 총 41개국입니다. 리휠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데이터요금은 41개국 중 2번째로 비싸다고 합니다. 한국은 1기가바이트당 가격이 13.9유로(약 1만 7906원)로 두 번째로 비쌉니다. 가장 싼 국가는 핀란드로 0.2유로(258원)입니다.

아나운서: 리휠은 분석 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도 많던데요.

안호림: 리휠은 최소무료통화 1000분 이상의 요금제만을 비교했습니다. 30유로 이하 4G 요금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량도 비교했는데, 한국은 1GB로 39위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통상적인 국가간 통신요금비교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방식입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신뢰할 수 없는 결과라고 비판했습니다. 리휠의 조사가 한국의 데이터중심요금제와 선택약정할인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알뜰폰은 이 조사에서 누락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나운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어떤 것입니까?

안호림: OECD는 음성, 문자, 데이터의 사용량에 따라 이동전화 사용패턴을 몇 가지로 구분하고, 패턴별로 각 국가의 이동전화요금을 계산해서 비교합니다. 이것을 모바일 바스켓(basket)이라고 부립니다. OECD국가들의 이용패턴을 감안하여, 사용량에 따라 대표적인 사용패턴 몇 가지를 설정해서 국가간 요금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많은 국가에서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국가간 통신환경이 상이하고, 사용자들의 이용패턴도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은 통화량이 많은 국가에 속하지만, 동유럽 국가들은 통화량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우리나라는 후불제가 주를 이루지만, 유럽은 선불제 요금 가입자 비중이 높습니다. 이런 차이가 충분히 반영되기 힘든 문제가 있습니다.

아나운서: 우리나라는 독자적으로 코리아인덱스라는 비교방법을 개발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리아인덱스를 사용한 분석 결과는 어떠한가요?

안호림: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 통신요금이 비싼 편은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코리아인덱스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저가요금제에서는 비교대상 국가 6개국중 낮은 순서로 3위입니다. 극단적으로 요금이 비싼 캐나다, 일본을 제외하고 데이터 제공량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한국은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아나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비싸지는 않다는 결과인데요. 하지만 통신비 부담이 너무 크다는 느끼는 국민들이 정서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안호림: 사용량에 비해서 요금이 비싸지 않다는 것이지, 통신비를 적게 지불하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대비 가구당 통신비를 따지면 한국의 통신비 비중은 높은 편입니다. OECD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월평균 가계통신비 중 이동통신비는 조사대상 국가중 1위였습니다. 음성전화, 인터넷, 이동전화를 모두 포함한 소득대비 통신비 비중으로 따지면 4.3%로 역시 1등입니다. 평균인 2.7%와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나운서: 요금제가 너무 고가요금제 위주로 되어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안호림: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는 기본상품은 월 3만 3천원 정도인데, 데이터 제공량은 300MB에 불과합니다.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이에 비해서 두배인 매달 6만 6천원의 요금을 지불하면 데이터 사용량이 최대 74GB까지 늘어납니다. 무려 200배가 넘는 차이입니다. 가격 차이에 비해 혜택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고 비판 받습니다. 독일, 스웨덴, 미국은 유사한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1GB,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는 2GB, 영국은 3GB입니다. 코리아인덱스를 이용한 분석결과에도 고가요금제로 갈수록 혜택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동통신사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통신사간 요금차이가 거의 없어서 사실상 선택권이 없는 문제도 있습니다.

안호림: 미디어미래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3사의 이동전화요금은 사실상 동일합니다. 이 때문에 통신 3사는 가격 담합의혹을 계속 받아오기도 했습니다. 담합여부는 알 수 없지만, 가격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결과에는 정부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가격 인가제를 적용해 왔기 때문에 업체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기 어려웠던 이유도 있습니다.

아나운서: 통신비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은 민간기업인데 정부가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는 것은 아닐까요?

안호림: 통신은 전기, 수도, 교통과 같은 필수적인 서비스입니다. 유선전화는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국가가 독점하거나 강력한 규제를 받아 왔습니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이동전화도 연장선상에서 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동통신은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정부의 직접적 개입이 아닌 경쟁활성화를 통해 가격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을 취해왔습니다. 보편요금제와 같이 직접적으로 정부가 개입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아나운서: 그럼 보편요금제 도입 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안호림: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합니다. 하지만, 과연 보편요금제가 최선의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습니다. 현재로서는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만약 법안 통과에 실패할 경우 다른 대안이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이동통신 산업의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성장가능성에도 막대한 영향이 있는 정책이니만큼 한 번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통신사들도 매년 수조원의 수익을 올려온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합니다. 정부의 보편요금제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사들이 왜곡된 요금체계를 개선하는 시도는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통신사들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이유에는 이런 태도가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나운서: 국민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이동전화, 모두가 편하고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래봅니다. 오늘도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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