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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영 소설집 <순이 삼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23 10:35  | 조회 : 1035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현기영 소설집 <순이 삼촌>을 소개합니다.

할아버지 제삿날에 고향 제주도로 내려간 화자. 오래 간만에 일가친척들과 만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궁금한 한 사람의 안부를 묻게 됩니다.
순이 삼촌.
촌수는 멀지만 이웃사촌으로 지내던 분이지요. ‘삼촌’이라고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촌수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 어른을 남녀 구분 없이 삼촌이라 불렀다는데요. 
나이 스물여섯에 혼자 몸이 되어 삼십년 긴 세월을 수절하며 지내온 순이 삼촌. 하지만 며칠 전에 이미 세상을 등졌다는 슬픈 소식을 듣게 되는데요, 게다가 자신이 평생 일궈오던 밭에서 숨을 거뒀다는 것입니다. 
제주 출신의 소설가 현기영씨의 중편소설 <순이 삼촌>은 이렇게 불현 듯 접한 이웃의 부고를 통해 그녀의 생을 더듬어보게 되는데요.
1948년에 벌어진 제주 4.3 사건. 순이 삼촌은 하필 자신의 밭에서 동네 주민들과 함께 학살을 당할 처지에 놓입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환청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다 결국 극적으로 살아났던 그 밭에서 운명을 달리하게 되는데요. 
순이 삼촌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서 작가는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제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파헤칩니다. 독자들은 작품 속에서 믿기지 않는 역사적 사실을 마주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되는데요. 
작가의 이 작품집에는 제주 4.3사건을 그리고 있는 작품 외에도 백성들의 허기를 달래줘야 할 진휼미를 착복한 탐관오리의 처참한 최후를 그린 소드방놀이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고운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 하지만 민초들에게는 굶주림의 계절이었고, 백성들이 억울하게 숨져간 밭에서는 탐스런 작물이 영글지만 차마 먹지 못합니다. 배도 고프고 마음도 고팠던 신산한 근현대사의 민초들, 그 눈물겨운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시죠.

오늘의 책,
현기영 소설집 <순이 삼촌>(창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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